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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아든 순간 '테오'라는 이름을 보고 '음- 화가 고호와 그의 동생 테오에 관한 이야기책 인가 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것이 무서운 선입관인가 보다. 책을 펼치니 주인공이 마치 나를 오래 보고 있었다는 듯 이 책을 읽고 있을 나를 상상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대개의 고전 동화가 공주는 나약하고 예쁘지만 곤경에 처하고 갑자기 어디선가 멋진? 왕자가 나타나 공주를 구하고 공주와 결혼을 한다거나 새엄마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나쁜 역할로 주인공을 괴롭히며 등장한다.
그러나 '어린이를 위한 첫 소설1'이란 타이틀이 붙은 이 책에서 어느날 갑자기 주인공의 삶에 들어온 새엄마(바람처럼 한순간에 테오는 그렇게 아빠와 내 인생에 들이닥쳤어-p.18)는 여느 새엄마처럼 잘보이려고 노력하지도 않고 자기의 패턴대로 살아가면서 주인공과의 끈끈한 우정을 쌓고 있다.
그리스 출신의 에너지 과학자인 테오도라는 그리스 전통음식인 '무싸카'를 만들어 주기도 하며 오디쎄우스, 알렉산더 등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늘 명랑하고 활기가 넘쳐 흐르는 테오에게 레아는 어느 순간 빠져든다( 두 주에 한 번, 나는 마치 놀이동산에 가는 날을 기다리는 어린아이처럼 아빠 집에 가는 주말을 기다렸어. 테오와 같이 있으면 절대 지루하지 않았으니까-p.35).
테오에겐 런던에 유학중인 바실리라고 하는 아들이 있어 그와도 우정을 나눈다. 방학 동안 아빠와 테오 그리고 레아는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두 주를 보낸 후 테오의 집이 있는 섬 이스미니아를 간다. 이쯤해서 친엄마가 혹시 테오와의 사이를 질투하는 건 아닐까 걱정하는 레아, 그러나 엄마는
"나는 네가 엄마를 사랑해서 얼마나 행복한 지 몰라. 네가 외할머니를 사랑하는 것도 더없이 기쁘단다. 레아야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야. 네가 테오를 좋아한다고 해서 엄마에 대한 사랑이 줄어드는 건 아니잖니? 엄마는 네가 테오와 잘 지내서 참 좋단다. 네가 테오 때문에 우울해한다거나 테오가 너한테 못되게 굴면, 엄마는 참기 힘들 거야."
라고 말한다. 아아 멋진 엄마다. 여기서 감동 백배!
이렇게 행복한 몇 년이 흐른 후 어느날 갑자기 테오는 레아의 삶에서 사라져 버렸다. 오랜 시간이 지나 열여덟이 된 레아는 테오를 만나기 위해 고대 그리스어를 대학 전공으로 선택하고 잠가둔 폴더의 비밀번호를 누른다. 그리고 테오에게 이메일을 보낸다. 테오를 만나러 가는 레아.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삶에 다가가 그 사람의 인생이 이렇게 달라지게 할 수 있다니. 테오가 아니었으면 알지 못했을 마케도니아의 왕 알렉산더와 오디세우스, 헤라클레스, 오르페우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아름답게 우정으로 물들이는 이야기, 오랜만에 마음이 뿌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