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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된 소득을 전제로 한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의 행로
인터넷, 디지털이 대중화된 우리 시대의 보헤미안 이야기이다. '보보스(부르조아+보헤미안)'와는 또 다르다. 어쨌든 보보스는 일 안해도 먹고 살만한 '부르조아'들 가운데 자유/일탈을 문화적으로만 즐기는 부류라면, 디지털 보헤미안은 전통적인 아날로그 보헤미안의 속성을 그대로 이어받은 가난하고 자유롭고 일하는 그룹이다. 아직 성공하지 못한 부르조아거나 쇠락한 부르조아의 일부, 정규직 프롤레타리아로 편입하지 못했거나 자발적으로 하지 않은 부분의 일부에서 생겨났다. 떼돈 벌지 못하더라도 자유롭게 스스로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신경제의 붕괴 이후 독일 역시 세계 다른 나라들과 다르지 않게 정규직 일자리 감소와 청년 실업자 증가가 일상화 되었다. 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끊임없는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겨우 겨우 살아간다. 좋은 시절은 갔다.
한편에서는, 과거 아날로그 보헤미안의 자유롭고 분방한 삶을 따라가는 경향이 나타났다. 보보스가 성공한 자들이 소비 영역에서 그런 경향을 일반화 시킨 그룹이라면, 디지털 보헤미안들은 생산 영역에서 의무로 가득한 삶이 아닌 스스로 선택하고 즐기며 돈도 꽤 벌 수 있는 삶의 행로들을 발견해내고 있다.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을 통해 꿈을 이뤄가고 있다.
웹2.0, 위키노믹스, 블로그스피어, UCC, 전자상거래. 롱테일, 소셜네트워크.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키워드들을 주동하는 그룹이 바로 '디지털 보헤미안'들이다. 게릴라처럼 준동하기도 하고, 떼거지로 어딘가에 몰려앉아 쑥덕거린다. 자신들의 문화를 생산하고 열심히 퍼나른다. 일과 놀이와 여가가 혼합되어 구별할 수가 없다.
독일은 유럽 내에서 인터넷의 보급과 활용도가 가장 활발하고 뛰어난 곳이다. 저자들은 독일의 사례를 중심으로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의 담론들과 시사점들을 꼼꼼하게 짚어내고 있다. 독선적인 의견 개진보다는 풍부한 인용과 사례 분석을 통해 다양한 해석의 갈래들을 펼쳐 보인다. 때문에 다소 분량의 압박이 느껴지고 결론이 애매하게 뭉뚱거려진 부분들도 있다.
디지털 보헤미안이 압도적 주류가 되는 날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가면 갈수록 점점 더 중요해지는 소수이자 비주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량 생산 체계 속에 정규직으로 들어앉아 불안한 일상을 보내는 것에 대한 하나의 좋은 대안이자 제한된 소득을 전제로 한 삶의 정신적 풍요를 꾀할 수 있는 좋은 행로가 될 수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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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일자리의 수는 매년 현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50%가 훨씬 넘는 이들이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 같다. 자본의 입장에서는 고정비용이라 할 수 있는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 생산성을 높이는 지름길이라는 판단을 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직접 창업을 하지 않는 이상 누군가에게 고용되어 돈을 벌어야 하는 이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내키지는 않는 게 사실이다. 우리는 이를 신자유주의라 부른다. 두 차례의 석유 파동 이후 자본주의가 생존을 위해 채택한 이러한 흐름은 인간 아닌 시장 그리고 자본을 최우선에 둔다는 점에서 지금까지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라 있다. 그런데 이러한 움직임을 가속화시키는 게 있으니 바로 ‘디지털 보헤미안’이라는 단어로 불리는 이들이다. 이들을 어떻게 정의해야 될지는 책을 다 읽은 지금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저자가 제목을 통해 밝힌 ‘창조의 시대를 여는 자’로 이해해도 좋은 것일까? 신자유주의와는 구분을 두어야 한다고 저자는 못을 박아두었지만, 되도록이면 안정적인 환경에서 생활하고픈 내 욕구가 커서 그런지 나는 이 새로운 계층의 출현을 마냥 긍정적으로만 바라보기는 힘들었다. 누군가에게 고용되면 시간에 대한 통제능력을 상실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나라는 특히 그 정도가 심해, 직장생활을 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정해진 시기에 일주일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휴가를 떠난다. 적당한 휴식이 업무 능력을 향상시킨다고는 말하지만, 적은 인력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려 드는, 특히나 어마어마한 실업 인구가 존재하는 현 상황에서 충분한 휴가 보장은 꿈만 같은 이야기일 테니 말이다. 누군가에게 속박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일에 몰두할 수 있는 디지털 보헤미안들의 삶은 그런 의미에서 긍정적이라 평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삶은 행복할 것이다. 문득 ‘프리랜서’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전문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비정규직, 계약직의 또 다른 이름으로 사용되기도 하는… 방송작가는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퇴직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판례가 말해주듯 디지털 보헤미안들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일이 항상 존재한다면 좋겠지만, 하나의 조직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이들에겐 고정적인 수입이라는 게 존재치 않는다. 자신이 원하는 일에 몰두함으로써 느끼는 만족감이 아무리 크다 할지라도 기본적인 생활의 유지가 힘들 정도로 경제적으로 빈곤하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블로그 커뮤니케이션’ 부분이었다. 과거에는 생산과 소비의 주체가 분명하게 양분되어 서로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컴퓨터를 이용해 소비의 주체가 생산의 주체로 변모하기 시작했는데, 블로그는 이러한 움직임을 돕고 있다. 단순히 자신을 드러내는 창구로써 뿐만 아니라 타인과 교류하고 더 나아가 하나의 가시적인 힘을 창출할 수 있는 매체로서 블로그가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나 역시 곳곳에 블로그, 미니홈피 등을 꾸려놓았는데, 안타깝게도 내가 운영하는 곳들은 그다지 많은 이들에 의해 주목 받고 있지는 못하다. 하지만 과거처럼 일일이 사람과 대면해야만 하는 시스템이었더라면 난 아마도 지금보다도 더 타인과의 교류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회사, 정규직, 지시 받는 일, 그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은 채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일을 창조하고 즐기며 그 일로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디지털 시대의 자유주의자. 이 책의 제일 앞 페이지를 펼쳤을 때 우리는 ‘디지털 보헤미안’에 대한 저자의 정의와 만날 수 있다. 비관적인 냄새는 전혀 맡을 수 없는 이 정의가 현실이 될 수 있을지를 알기 위해 우리는 아마 기다려야 할 것이다. 이들이 세상의 변화를 선도해 나가는 주체인지 아니면 기존의 사회 흐름으로부터 배제된 소외계층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시대의 몫으로 남겨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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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시트콤<못 말리는 번디가족>에서 그의 아내 페기가 도대체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고 묻자 남편이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뭔지 생각해 봐. 그러고 나서 그것을 위해서 돈을 지불할 사람을 찾아보는 거야." 그러자 폐기가 대답한 말이 걸작이었다. "도대체 종일 소파 위에 앉아 있는 일에 누가 돈을 지불하겠어요?" 홀름 프리베, 사샤 로보 [디지털 보헤미안] 중 ================================================= 지금 공감하신 분 있나요? 그냥 누워만 있고 싶은데, 돈을 벌었으면 좋겠다구요? 위 말만 듣고 페기를 무작정 비난하기 전에 물어보고 싶네요. 혹시 그 일에 천부적인 창의력과 누워만 있겠다는 불굴의 의지가 있나요? 그렇다면 그런 대답도 아주 의미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답니다. 오하이오 주에 살고 있는 척 램(Chuck Lamb)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원래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어떻게 이뤘느냐? 자신을 죽은 것 처럼 꾸미고서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곳저곳에서 누운 자세를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진들을 자신의 홈페이지 (www.deadbodyguy.com )이란 사이트에 올렸습니다. 결과요?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영화, 텔레비젼 드라마, 그리고 사진작가에게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시체역활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그의 홈페이지에 할 수 있는 역활도 근사합니다. "죽은시체연기 / 코메디언 / 연사 / 경찰 / 트럭운전사 / 건설현장 일꾼" "엄마(아빠!) 나 OOO 하면서 살거야!" 그냥 무작정 야단치지 마세요. 우리가 보기에 조금 빗나간 재능도 인터넷이란 자원을 받는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깐요. (PC 방에서 게임으로만 묻힐 줄 알았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이 한 장소에 10만명이 모여서 구경하는 산업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요?) 나의 재능을 특화시켜서 강정화했다면, 이미 시장은 당신을 찾았을지도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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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가슴 두근거리는 삶을 살아라"라는 책의 구체적인 지침서라고 말하고 싶 습니다.
보헤미안은 무엇(누구이며)이고 과거의 아날로그 보헤미안과 현재의 디지털 보헤미 안이 추구하는 모습을 비교하고 현재의 진행중인 모습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바보스럽고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다. - 벤저민 그레이엄 -
그들의 모습이 바보스럽고 창조적이며 대부분이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이지만 새로 운(현재, 가까운 과거) 트렌드에서 그런 모습을 상업적으로 연결할려는 움직임을 포착하고 어떻게 디지털 보헤미안이 더욱 그들의 일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가를 보여줍니다.
돈을 벌고 싶다면 평판을 쌓아라. - 찰리 멍거 -
보헤미안이 과거의 배고픔과 예술의 정신이었다면 디지털 보헤미안은 주목의 경제 (주목화페)를 넘어선 존중(평판)의 화폐를 가짐으로써 부를 모으기도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 물론 예술적인 의식을 목적으로 두고 부를 위장전술로 사용하라는 주장이 들어 있습니다. )
- 주목의 화폐 : 구글, UCC , SHOW를 하라 등 경제 - 존중의 화폐 : 일종의 평판으로 신뢰와 존경을 바탕하는 경제
저자가 주장하는 사상을 그대로 받아 드려서 100% 동의하거나 받아들여 실천할 수 없을지라도 그 내용을 곰곰히 생각하면 저자의 통찰(예리한 분석)에 고개를 끄덕이 게 됩니다. 거기에 저자의 방대하고 넓은 식견에 감탄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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