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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끝에서 우회하기 - 최미애
"세상의 끝에서 우회하기 - 최미애" 내용보기
<2007년 9월 28일> 내가 '최미애'라는 여자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모델이라는 것과 프랑스인 남편과 아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캠핑카로 세계일주를 했었다는 것 정도였다. 몇 년 전 텔레비전에서 캠핑카로 여행하는 이들 부부의 모습을 다큐로 보여주었는데 그때 나는 고작 몇 분 정도만 보고 채널을 돌렸지만 강한 인상이 남아있었다.  이번에는 오토바이로 전국일주를 하는 이야
"세상의 끝에서 우회하기 - 최미애" 내용보기

<2007년 9월 28일>

 

내가 '최미애'라는 여자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모델이라는 것과 프랑스인 남편과 아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캠핑카로 세계일주를 했었다는 것 정도였다. 몇 년 전 텔레비전에서 캠핑카로 여행하는 이들 부부의 모습을 다큐로 보여주었는데 그때 나는 고작 몇 분 정도만 보고 채널을 돌렸지만 강한 인상이 남아있었다.

 

이번에는 오토바이로 전국일주를 하는 이야기이다. 오토바이라는 게 마음에 들었고 우리나라 일주라는 게 마음에 들었다. 가족이 아닌 대학제자와 교회제자 한명씩과 함께 떠난 여행기가 이 책 속에 꽉 들어차 있다. 

 

나는 책의 첫머리부터 묘한 감동으로 전율하며 책을 읽어나갔다. 이유는 분명치 않다. 단순한 설레임이었는지, 호기심이었는지, 부러움이었는지 알 수가 없다. 그 전율은 쳅터마다 간간히 이어졌고 책이 끝날때 다시 강하게 다가왔다.  

 

많지도 않지만 적지도 않은 내 나이가 되기까지 나는 여행다운 여행을 해본 적이 없다. 해외여행, 전국일주와 같은 단어는 그저 저 먼 곳, 닿지 않는 곳에 있는 신비로운 단어처럼 여겨질 뿐이다. 핑계가 아닌, 어쩔수 없는 여건들로 인해 나는 나 자신이 속해 있는 곳에 머물렀다. 이 책을 읽다보니 우물안 개구리가 따로 없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내가 발걸음을 내디딛 만큼, 내가 만난 사람 수만큼 내가 더 넓어지고 깊어지는 게 여행이 아닐까. 그렇다면 나는 얼마나 좁고 얕은 사람일까. 이렇게 마음만 먹으면 떠날 수 있는 그들의 여건이 부러웠고, 멋진 선생님을 둔 그 아이들이 부러웠다. 그러고보니 그 묘한 전율은 부러움이었고 또한 부끄러움이었나보다.

 

이 여행은 선생님과 제자들의 여행이니만큼 그녀는 선생님으로써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최고의 선물인 여행을 선물했으며 또한 그 기간동안 가슴에 새길만큼 좋은 말들을 많이 들려준다. 아이들의 단점을 격려하고 좋은점은 더욱 칭찬하고, 고마움을 한껏 표현하고 또한 만나는 사람들에게 항상 인사하고 웃어줄 것을 가르친다. 정말 멋진 선생님이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그 아이들을 통해 더 많이 배우고 있다고 고백한다.

 

서해를 거쳐 제주도와 거제도를 돌고 다시 남해에서 부산과 동해안을 거쳐 서울로 돌아오는 일정 속에서 그들은 더욱 겸허하고 깊어졌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여행후기처럼 인생에서 가장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고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을 것이다.

 

"내일 집으로 돌아가는 거예요?"

"그래!"

"여행이 이렇게 금방 끝날 줄은 몰랐어요. 어제 시작했던 것 같은데... 정말 아쉬워요."

"항상 아쉬움을 남겨야 해. 그렇지 않으면 똑같은 일만 계속하면서 살려고 하니까. 적당한 아쉬움과 미련은 '다음'이라는 기회를 가져다주는 좋은 시작이야. 그러니깐 너희들의 그 아쉬움 고이 간직했다 다음 여행에 잘 사용하도록 해." (306~307쪽)

 

만약 지금 누군가가 내게 "이 길이 맞는 길입니까?"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뭐, 잘은 모르지만 그냥 이 길일 거야."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테고, "확신해! 이 길이 바로 내가 원하는 길이야!"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이 있을 테고, "아냐, 이 길은 내가 원하는 길이 아냐. 그래서 지금 다른 길을 찾고 있는 중이야."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 "이 길이 나의 길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야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실 어느 길이 맞는 길이라고 나는 말할 수 없다. 또 어느 길이 정확히 내 길이라고 확신할 수도 없지만 분명한 건 도로를 운전하다가 더이상 앞으로 갈 수 없는 종점에 다다라서 '도로 종점. 우회하십시오!'라는 표지판을 보았을 때 화내지 않고, 당황하지 않고, 내 안의 욕심을 버리고, 겸허히 상황를 받아들이고, 편견을 버리고, 집착을 버리고, 두려움을 버리고 과감히 우회할 수 있을 때, 그때 비로소 나는 그 어려움에서 나올 수 있게 되고 선택된 자신의 길을 향해 달려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313~314쪽)

 

 

YES마니아 : 플래티넘 c*****4 2017.09.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