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경거리도 아니오, 볼거리도 아닌데 그 곳에는 세계의 시선이 모여있다. 전체 인구의 70%는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하고, 50%가 영양실조이며, 3분의 2는 하수 시설이 없어 마실 물 조차 제대로 구하지 못하는 거기. 최저 임금보다 못한 임금에 만족해야 하며 전력도 없고, 포장 도로 조차 없는 거기에는 병원 대신 병영이, 학교 대신 감옥이, 진흙 바닥 생활을 하는 그들의 삶을 비웃기라도 하듯 관광을 위한 숙박시설만 있을 뿐이다. 그 어느 곳보다도 결핍과 불평등이 가득하면서도 ‘고칠 수 있는 병’에 사라지는 영혼만큼은 어느 곳보다도 풍부한 곳이 바로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 주이다. 그곳이 세계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원주민들의 위대한 저항이 10년째 계속 되고 있고(아니 500년째!), 진정한 민주사회로 대체하기 위한 혁명의 바람을 응축하고 세계 곳곳으로 전파하기 때문이다. 개발과 근대화라는 이름의 강요는 그들의 토지를 앗아가고, 정글로 깊숙이 밀어내었다. 존엄과 정의는 사라지고 그들의 이름과 존재는 가려졌기에 그들은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 폭력적 혁명이 아닌 근본적이고 민주적인 대화를 통하여 ‘단지 세상을 바꾸자고 제안’한 것이 그들이 요구한 전부였고, 단지 존재하려는 의지를 보였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군대와 백색경비대, 지주들의 폭력과 살육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던 그들은 이제 전 세계와의 연대를 통하여 미완의 혁명을 지속시키고 있다. 역사 속에는 이러한 악취가 나는 야만의 그늘이 늘 드리워져 있었다. 금덩이에 환장한 청교도 정복자들에 의해 붉은 피가 대지 위에 뿌려지고, 그 후손들은 ‘인디언 보호구역’이라는 박물관의 박제로 전락한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이 그러하고, 평화롭고 누구보다 자유로웠던 오스트레일리아의 원주민들을 ‘보호’와 ‘관리’라는 백인들의 정책에 의해 거리의 부랑자, 약물 중독자 같은 사회 부적격자로 만들어 버린 것이 그러하다. 이러한 근대화, 문명화의 탈을 쓴 야만적 행위는 19세기 식민정책에서 경쟁과 자유무역이라는 이데올로기를 무장한 21세기 ‘식민(食民)’정책에 의해 더욱 위험해지고, 노골적으로 변해버렸다. 원주민을 원시인으로 착각한 미천한 세력들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 존재, 물질, 가치를 자본의 노예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끼면서도 거부할 수 없게 만들고 있으니 인류 최대의 위기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우리의 말은 우리의 무기입니다’ 이 책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여 가장 기본적인 생존과 존엄을 찾으려는 사파티스타의 당위적 요구를 부사령관 마르코스의 여러 글을 통하여 전한다. 700페이지나 되는 분량이 질리게 하지만, 끝을 보고 나면 부수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멕시코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그들의 사상과 철학이 어떻게 변하고 대처하는지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말은 우리의 무기입니다’ 이 책의 제목이 매우 흥미롭다. 그들의 무기는 말이다. 무기는 본래 파괴 또는 방어의 목적을 지니지만 여기서는 다르다. 말은 소통이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말을 할 수 있다면 인류는 그토록 잔인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물며 인간은 스스로의 존재적 가치와 존엄을 이야기 할 수 있고, 설득하여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늘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통을 방해하는 자’들에게는 말은 가장 큰 위협이다. 그래서 그들의 무기는 말이다. 민주, 자유, 정의, 존엄을 위한 그들의 무기는 그들의 존재를 드러냄으로써 주변화 된 가치와 사람들의 바람이 되어 세계로 퍼져나간다. 신자유주의의 거대한 힘이 세계를 움직인다지만, 절벽의 꽃이 보이지 않는다 한들 향까지 감출 수는 없는 것이다. 내일의 나무는 누군가는 심어야 내일의 과일을 맺을 수 있는 것이고, 현재의 그늘은 그 자리를 벗어나야 지울 수 있는 것이다. 거울은 우리를 가둔 세상만큼을 비추지만, 유리는 건너편의 세상을 보여준다. 유리의 장막, 그것조차 깨버리고 건너편으로 한걸음 내딛는 힘은 끊임없는 관심과 의식의 진보, 용기 있는 실천에서 온다. 타인을 타인으로써 인정하고, 관리의 대상이 아닌 존중의 대상으로써 바라본다면 이것이 진정한 세계시민으로써 기본 자세이며 우리가 바라는 사회로 가는 정도가 아닐까? 사파티스타, 이제 멀지 않은 우리의 이야기임을 절감할 때다. |
| 첨 이책을 골랐을땐 제목만을 봤었다. 그리고 나서 이책에 대한 서평이라든지 그밖의 여러가지 이야기들를 들었다. 나는 멕시코하면 그냥 매운 멕시코음식, 멕시코의 화려한 전통의상만이 생각날 뿐이다. 그 나라의 정치나 경제에 대해선 아무런 관심이나 이야기를 들어본적이 없는 듯했다. 더군다나 '반군'이라는 그러한 단어는... 어느 나라나 힘없는 사람들이 억압받고 착취를 당하고 살지만 여기 멕시코처럼 심하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들이 얼마나 힘들게 싸우고 있으며 세상이 발전할수록 그만큼 더 많이 착취를 당하고 있는 듯 싶다. 우리가 일본 식민지 시대일때보다도 더 심하게 당하고 있다. 그저 평화롭게 살고 싶어했을 그 원주민들... 그들이 자신들의 말로써 전세계에 그리고 멕시코 정부에게 자신들을 알리고 있다. 억압당하는 자신들을, 그리고 더이상은 그렇게 살지 않겠노라고....반란군 부사령관인 마스코스가 이들의 대변하여 세계에 자신들의 취지를 알리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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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스'라는 인물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사파티스타'란 무엇인지...무지한 제게 조금이나마 앎의 깨달음(?)을 주고자 선택한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제게 앎의 즐거움과 더불어 글의 묘미랄까..생각의 멋스러움이랄까..아니 그 무엇보다도 마치 나에게 직접 이야기를 건네는 듯한 편안함을 주었습니다.
왜 사람들이 마르코스의 말에 열광하는지 그토록 많은 유명인들이 그의 생각에 동조하는지를 어렴풋이나마 저 역시도 약간의 흥분을 가지고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결코 어려운 말들의 나열이 아닌 조용히 스며드는 그렇지만 강한 울림이 있는 언어이기 때문일거라고 짐작해봅니다.
만약 혁명적인 사상이나 사건들에 관심이 없는 분들이라도 마치 문학작품과 같이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뼈가 있는 대화의 집합이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와 함께하는 이름없는 사람들 중 여성들의 이야기가 가슴에 많이 남습니다. 행동하는 여성! 그렇지만 너무나도 평범하고 생활속에서 조금씩 깨어나는 그들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인상깊은구절] 그녀는 뚜렷한 형체는 없지만 견고한 사회의 이부분, 날마다 "이제 그만!"이라고 말하는 사회에 속해있습니다. 처음에 그녀는 자신의 말에 깜짝 놀랍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 말을 되풀이함으로써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말을 실행함으로써 얻어지는 힘을 통해 그녀는 더 이상 그 말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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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읽어내려가다 그렇게 읽어치울 책이 아닌 듯한 느낌이 들 즈음해서 어느 순간부터인지 화장실용 책이 되어버려 근 5개월간을 내 손에서 헤매고 다닌 책. 멕시코의 역사에 대해 - 아니, 억압받는 민중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척 하게 하였고, 신자유주의의 모순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 책. 자본제 사회에 살고 있으며, 자본의 논리에 의해 생활하고 있지만 우리의 지향점이 '더불어 함께 사는 살맛나는 삶'임을 잊지 말아야 함을 상기시켜 준 책. 서로 가진 것을 나누고, 친교를 나누는 공동체 생활이 우리의 지향점이지만, 자본의 논리 앞에서 너무나 무기력하게 이기적으로 사는 내 모습을 바라보게 만든 책.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투쟁은 그들만의 것인지... 아니, 그들만의 것으로 만들어버리고 만 것은 아닌지. [우리가 건설하는 나라는 모든 공동체와 모든 언어가 어울리는 나라, 모든 발걸음이 걸을 수 있는 나라, 모든 사람이 웃음을 가질 수 있는 나라, 모든 사람이 새벽을 살 수 있는 나라입니다...]라는 마르코스의 말은 지금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끔 한다. [그들이 살 수 있게 우리는 싸웁니다. 그들이 살 수 있게 우리는 노래합니다....태어나고 삶으로써 우리는 죽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살 것입니다. 자신의 역사를 포기하는 사람만이 망각으로 되돌아갈 것입니다. 여기 우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항복하지 않습니다. 사파타는 살아있고,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투쟁은 계속됩니다' 멕시코 남동부 산악 지대에서 반란군 부사령관 마르코스.] |
| 마르코스, 그는 참 특이한 인물이다. 눈만을 드러낸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지만 인디오들의 권익을 위해 싸우는 자칭 부사령관(그러면 사령관은 누구인가)인 그의 눈은 분명히 백인이다. 많은 사람들의 집요한 추적끝에 그는 프랑스에서 공부한 지식인으로 밝혀졌다. 산속에 숨어서 게릴라전을 하는 그의 가장 큰 무기는 아이러니칼 하게도 인테넷이다. 그는 말한다. 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리라고. 왜? 그의 말에는 고난받는 사람들의 생생한 진실이 담겨 있기때문이고, 그들을 억압하는 멕시코 정부와, 그 정부를 조정하는 신 자유주의라는 것을 고발하는 가장 강렬한 상징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공식적으로 신자유주의에 대헤 반발하고 봉기한 최초의 그룹이다. 한줌의 세력도 안돼는 그들을 멕식코 정부가 소탕하지 못하는 것도, 그들의 무기인 말의 힘이 전세계의 지지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