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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이가 할머니를 통해 가슴이 아픈 것은 무엇 때문일까? 세월이 흐르면 누구나 나이를 먹고 그렇게 자연스레 늙어가는 것인데, 할머니를 뵈면 그렇게 된다는게 슬프게 느껴져서..... 시골에 계시던 할머니가 치매기가 있으셔서 정작 올라오게 되시지만 그러한 노인을 돌보기란 자식들 입장에서도 핑계와 구실을 댈 수 밖에 없다. 평생 퍼주고 담아주고 했건만 정말로 보듬어 주어야 할 부모의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물론 병을 앓고 싶은 이도 없지만...., 그러기 이전에 죽어야 한다고 곱씹던 어른들의 푸념이 맴돈다. 식구들의 노력과 정성에도 한계가 있는 법, 결국 천사원으로 모시게 되면서 주말이면 찾아뵙는 그런 부모 모시기가 된 것이다. 사람이 그리운 이는 다가오는 이에게 정신을 또렷하게 차리고 그간의 궁금함과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언제 내가 아프냐는 듯이....., 그러던 중 다빈이에게 쪼글거리는 손을 내밀며 사는 곳을 적어달라 하시는데....그 안에 기억을 모두 담아 두시려고 하는 것인양, 잊지 말아야 한다는 다짐처럼 꼭 쥐고 세수도 씻지도 않으시는 통에 문제가 생겨 연락을 받게 된 다빈이.
자기가 적어 드린 주소가 지워져 애끓어 하시는 할머니와 그 모습을 보는 손녀 딸 아이의 마음, 그것이 바로 다빈이가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 원인이었던 것이다. 잊혀질까봐, 자신이 그것을 잊을까봐 두려워하는 할머니, 자신의 존재 조차도 잊게 되는 치매의 무서움을 그 와중에도 알고 계신 것이겠지. 기억에서 자신을 그리고 자식에게 잊혀질까하는 두려움이 본능처럼 손을 움켜 쥐게 한게 아니었을까.....
잊혀지고....버려지고, 관계를 끊어 버리는 매정한 세상에서 안심하고 서로를 사랑하고 존경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모색케 된다. 겉만 번지르한 모양의 세상이 아닌 서로가 감싸 안을 수 있는 사회로의 방법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