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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 생각하지 않으면 없어지고 생각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이 말은 김시습이 한 이야기다. 배움과 생각은 뗄 수 없는 관계이란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지만 행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없다. 부처는 절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절은 산에 있는 것도 아니고 도시 한가운데 있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농부가 농사를 짓다가 논 두렁에 앉아서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면 그 곳이 절이라고 했다. 그리고 세상 어디에서나 배울 것이 있다고 했다. 배우리라 마음먹고 주위를 둘러보면 배울 것 투성이다. 보도블럭 위에 삐죽 튀어나온 잡풀에게서도 배울 것이 있고 늘상 돌봐주어야 하는 아이에게서도 배울 것이 있다. 하지만 배우지 않고 생각에 대한 생각을 거듭하게 되면 스스로에게 빠지게 된다. 이것은 곧 독선과 편견, 고집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요 테마는 인(仁)과 지(知)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공자의 생애와 공자 사상의 전개, 그리고 현대사회에 미치는 영향 으로 나누어진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주목한 것은 인과 지에 대한 이야기다. 지자는 물을 좋아하고 인자는 산을 좋아한다(知者樂水 仁者樂山)이란 말이 있다. 이 책에서 이 말은 공자가 이야기한 인과 지에 대한 중요한 구분을 나누어 주고 있다. 지자가 물은 좋아한 이유는 지는 물처럼 때에 따라 다른 모양으로 쓰여야 한다는 뜻이다. 인자가 산을 좋아한 이유는 인은 굳건해야 하기 때문이다. 논어에서 공자는 군자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도를 가야한다고 하고 있는데 이 인과 지를 같이 지니고 있어여 군자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인이라는 것은 사람 본연의 가치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라는 것은 이성으로 알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지칭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람 본연의 가치와 이성이라는 것은 구분이 모호해서 많은 논란이 있다. 약한 자를 보고 안쓰러움을 느끼고 도와주는 것은 사람 본연의 가치인가 아니면 이성으로 알게 된 것인가? 어려움을 모르는 아이가 동정심을 가지게 되었다면 본연의 가치라고 할 수 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이 어려운 사람을 보고 자신이 도움이 필요했던 어려웠을 때가 떠올라 도와주게 되었다면 자신의 경험에 의한 즉 이성에 의해 격발된 동정심일 것이다.
공자의 이야기에는 주로 이렇게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 데 이것이 공자가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최한기라는 분은 우리나라가 외세의 침략을 받고 있을 그 당시 공자를 새롭게 해석해서 다시 공자를 받아들이자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비슷한 시기지만 중국에서도 앞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물론 위정자에게는 모두 외면 당했지만 시대가 변해가면 공자의 말을 다시 받아들이자는 주장이 공자의 영향이 많이 미치는 두 나라에서 나온 것은 공자의 사상의 유연성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공자의 일생은 행복보다 불행이 더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도 없이 어려운 집안에서 자랐으며 몰락한 가문 탓에 자존심은 있었지만 이것은 컴플렉스가 되어버렸다. 가정형편 탓에 안 해본 일이 없으며 어느정도 성취를 이룬 뒤에는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펼치지 못해 온 나라를 떠돌아 다녀야 했다. 제자들 앞에서 초상집 개 같다는 소리를 들을 만한 꼴을 보이기도 했고 제자들을 죽음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공자는 성인이지만 다른 부처나 예수 같은 성인들 처럼 기적을 일으키지도 못했고 또 언제나 완벽한 모습을 보이지도 못했다. 공자는 성인이지만 사람의 모습을 보였고 죽어서야 추앙받았다. 살아서 외면당하던 그의 이야기들은 나중에 맹자와 주자를 거치면서 절대적인 이야기로 승격되었고 공자가 무조건 적으로 옳다는 생각도 주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가 유학이라고 생각하면 절대 고집을 굽히지 않고 공자의 말만 옳다고 생각하는 꼬장꼬장한 사람이라는 인식도 여기서부터 온 거라 생각된다.
사상의 경직은 산만 보게 되고 물을 보는 것에 소홀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은 배움보다 생각이 더 활성화 되어 있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초중고 12년에 대학까지 16년을 배우지만 생각할 수 있는 배움을 얻지 못했다. 생각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교육을 받고 있는 지금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배웠다고 여기지만 진짜 배움을 이룬 사람은 별로 없다. 일례로 매일 신문에는 무지한 행동을 한 사람들에 대해서 나온다. 잘 못된 것을 알면서도 범죄를 저지른다.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행동을 한다. 돈으로 사람을 함부로 대하기도 하고 경우없는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른다. 이 무지한 상당수 사람중에 좋은 학벌을 가지고 오래 공부를 한 사람이 많다는 것은 배움과 생각을 동시에 하지 않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자의 사상은 오랫동안 내려오면서 발전했지만 중요한 순간에 동양사회에서 많은 장애물이 되어왔다. 하지만 많은 장애물을 극복했고 지금도 극복하고 있는 지금에서 공자의 말을 다시 한 번 되새김질 해볼 만한 것이다. 인간 본연이 가치를 알고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성적 판단은 인간 본연의 가치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이 인과 지의 연계점에서 우리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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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는 방대한 문헌 자료를 이용하여 공자의 일생을 자세히 밝히고 있다. 2부는 중국 전통사상의 주류가 된 유가 사상의 핵심을 잘 짚어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3부는 유가 사상이 중국 내외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자세히 분석하고 있다.
▲춘추전국시대 세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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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여년동안 중국의 정신적 지주였고 굳이 자세한 부연설명을 깃들이지 않아도 우리나라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너무나 유명해서 어느 정도 신격화된 이가 바로 공자이다.
중국도 5.4 신문화 운동이나 기타 근대화 과정에서 공자의 사상이나 그가 만들었던 제도를 근대화를 가로막는 커다란 짐쯤으로 치부하는 일도 있었고 유교문화권의 영향권에 오랜 세월 있었던 한국 내에서도 비슷하게 공자의 사상이나 그가 만든 제도 등이 너무 형식에 치우치고 오래되어 근래에 맞지않아 발전을 저해하며 과거에는 절대적이었을지 모르나 현대에는 전혀 통용될 수 없다는 논지의 책이 출간된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너무나 틀에 얽매인 사상이나 제도로 근대화를 막는다는 논지나 때로는 종교나 다른 현실적인 이해관계에 의해 비하 되거나 적으로 인식되기도 했으나 그런 이들에게 던지고 싶은 질문이 있다.
정말 얼마만큼 공자에 대해서 아는지 ?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언젠가 개그맨이자 영화제작자인 심형래씨가 방송에서 용가리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약간 격앙된 표정으로 이런 내용의 말을 한적이 있다. 영화평론가나 일부언론이 용가리 시리즈에 대해 악평을 하는데 이해할 수가 없다. 아직 시사회도 하지않았는데 보지도 않고 어떻게 비평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비슷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언젠가 한국영화는 수준이 낮아서 도무지 볼 수가 없다고 단정적인 결론을 내리는 사람에게 필자가 물어본적이 있다.
필자도 전반적으로 한국영화가 아직 제작비를 비롯한 제작환경이나 특수효과를 비롯한 기타 디테일한 면에서 아직 미국 상업영화에 못 미친다고 생각은 하지만 개 개의 영화까지 매도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해 그 사람에게 “한국영화 마지막으로 보신 게 언제입니까”하고 물었더니 대답이 가관이었다.
“한 7~8년은 된 것 같습니다.”,그래서 필자가 다시 물었다. “7~8년 동안 한국영화를 보지 않은 분이 한국영화에 대해서 아신다고 하는 게 이치에 맞지않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상당히 예전의 기억만으로 보지도 않고 지금영화를 평하시는 것은 비평 이라 기 보다 공상에 가까운 게 아닌지 싶네요”하고 말했더니 그분 얼굴이 빨개 지면서 잠시동안 말을 잇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필자도 공자의 철학이나 사상, 그가 만들었던 제도들이 100퍼센트 옳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공자의 사상을 다른 이들에게 강요할 생각도 없다.
법보다 철학을 중시하고 신분이 아니라 인격의 높고 낮음으로 사람을 구분한 공자의 사상이 현실이라는 벽에서 일부 맞지 않는 일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공자에게 영향을 받은 사람이나 비난하는 사람 모두 여기서 분명히 짚고 나가야 될 것이 있다.
중요한 것은 공자가 만든 제도나 기타 세세한 작은 것들이 아니다. 큰 줄기를 보지않고 작은 것에 연연하면 사물의 본질을 볼 수 없다.
중요한 것은 공자의 정신이다 도덕을 중시하고 신분으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며 누구나 교육 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 인간을 중시하고 사랑한 공자의 정신이다.
공자가 만든 제도나 관습들은 공자가 태어나서 살던 시절 지금으로부터 2500년 전에 맞게 태어난 것들이다. 그러니 당연히 현대에 맞지 않는 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음식을 먹을 때 서로 다른 메뉴를 선택했을 때 다른 메뉴를 선택했다고 그 한가지 사실만으로 한쪽이 잘못됐다고 할 수 있는가? 중요한 것은 메뉴가 아니라 먹는다는 사실이다.살기 위해서든 맛을 위해서든 때론 보신을 위해서든 근본은 음식메뉴가 아니라 먹는다는 사실이며 커다란 줄기를 보지않고 세부적인 것에 집착하면 부수적인 것과 근본을 구별하지 못하는 패닉에 빠져들기 쉽다.
공자를 따르는 사람이라면 맹목적으로 그가 만든 형식을 따르지 말고 그의 정신에 따라 근대에 적용하면 될 것이고 비판하는 사람이라면 공자는 옳지않다거나 형식에 얽매인 소인이라는 결론을 미리 내리지 말고 객관적인 시점에서 이책을 보면 도움이 될듯하다.
儒,道,佛3파의 출현이후 계속된 비교우위중심의 철학적 논쟁과 계속된 신격화와 비하 그리고 귀족으로 태어나 부친인 공흘이 공자나이 세 살 때 세상을 떠나 평민신분으로 몰락했던 개인적인 이야기와 그가 처했던 시대 사나 환경들에 그가 영향을 받고 또 그가 시대에 어떤 영향을 남겼는지 ,서양의 프로이드나 칸트 또는 근대사상가들과의 비교를 통해 생각하면서 이책을 보면 좋을듯하다. [인상깊은구절]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며,팔을 베고 자더라도 즐거움은 또한 그 가운데 있으니 의롭지 못하고서 부유하고 귀함은 나에게 있어 뜬구름과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