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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약 5천년 - 6천년전, 태호복희씨(太昊伏羲氏; 전설상의 중국 시조)가 천하(天下, 여기서 천하는 중국에 국한하겠다.)를 다스리고 있을 때 용마하도(龍馬河圖; 머리는 용이고 몸은 말의 형상을 한 신비로운 짐승이 하수(河水; 지금의 黃河)에 출현하였는데 그 등에 55개의 점 무늬를 가지고 나왔다고 한다)로써 팔괘(八卦; 주역의 기본 괘)를 만든 것이 역(易)을 만든 최초의 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최초 창시자는 태호복희씨다.(이견이 많이 있을 수 있으나 전통적인 학설에 의지하면 그렇다는 얘기다) 이어 주(周) 문왕(文王)이 법을 받아 신구낙서(神龜洛書; 낙서는 洛水(黃河의 지류)에 나타난 신구(神龜; 신령스런 거북)에서 유래 한다. 제순(帝舜; 순임금)의 명을 받은 하우씨(夏禹氏; 후의 우임금)가 9년 동안 치수(治水)할 당시 신령스러운 거북이 낙수에서 출현하였으며 그 등에 나타난 45개의 점 무늬에서 신묘한 이치를 깨달아 치수 사업에 성공하였다고 한다)의 의(義)를 풀이해서 후천팔괘(後天八卦)를 그리고 육십사괘(六十四卦)를 창안하여 괘사(卦辭)를 만들었으니 이 때 비로소 역(易)의 체계가 확립된 셈이다.
이 괘사를 바탕으로 384효의 효사(爻辭)를 만든 것은 주(周)나라를 세운 문왕(文王)의 아들이자 무왕의 동생인 주공단(周公旦)이다. 이 괘사와 효사를 상세히 풀이한 것이 바로 전(傳) 즉 십익(十翼)인데 이는 통상적으로 공자(孔子)가 완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역을 창시한 원조(元祖)는 복희씨와 문왕, 두 성인(聖人)을 들 수 있고 이에 대한 체계와 해설은 주공단과 공자인 것이다.(공자는 주공단도 성인으로 추앙한다.)
주(周) 문왕(文王)은 당시 쇠퇴해가는 세상 풍조를 깨우치기 위하여 이 역(易)의 원리를 인용하여 만민을 교화시켰다. 그것이 바로 주역(周易), 흔히 말하는 사서삼경(四書三經)의 마지막 책으로 알고 있는 역경(易經)이다.
주역은 결국 고도의 철학(哲學)적 해석방법인 의리학적(義理學的) 주역(周易)과 인간의 길흉사를 점치는 상수학적(象數學的) 주역(周易)으로 나뉠 수 있는데 여기선 철학적 해석방법인 의리학적 주역으로서의 학문을 얘기한다.
주역은 경(經)과 전(傳)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상경 30괘와 하경 34괘로 64괘사를 구성하며 384효의 효사를 곁들여 이를 완성한다. 경전은 성인(복희씨, 주문왕, 주공단)이 쓴 경(經)과 이를 현인이 풀이한 전(傳)으로 구분한다. 공자의 십익(十翼)을 전(傳)으로 보는 학자도 있고, 공자를 사상이나 경륜에서 성인으로 추앙하는 학자들은 십익을 경(經)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십익은 크게 괘, 효사를 직접 풀이한 ‘단(彖) 상, 하권’, ‘상(象) 상, 하권’, ‘문언(文言)’과 주역의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체계적으로 설명한 ‘계사(繫辭) 상, 하’, ‘설괘(說卦)’, ‘서괘(序卦) 상, 하’, 잡괘(雜卦) 등으로 나눌 수 있다.(공자가 십익(十翼)을 지었다는 설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다. 송대의 구양수가 “역동자문(易童子問)”에서 십익이 공자가 만든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 이후 진위에 대한 논란이 있어 왔다.)
역(易)의 원리는 주역 계사상전 제 11장에 나와 있는데 “역(易)에 태극(太極)이 있으니 이것이 양의(兩儀, 음양)를 낳고 양의가 사상(四象)을 낳고 사상이 팔괘(八卦)를 낳는다(易有太極 是生兩儀 兩儀生四象 四象生八卦)”라고 하여 역이 일생이법(一生二法)의 원리에 의해 이루어짐을 말하고 있다. 이 말은 곧 역이 태극에서 시작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태극은 만유의 본바탕으로 만물이 생성되고 소멸되는 자연의 이치를 담고 있는데 이의 모양은 우리나라의 국기인 태극기에 잘 나타나 있다.
1997년, 종로 흥사단에서는 대산 김석진 선생님의 주역 강의가 주중과 주말에 열리곤 했는데 나는 이 강의를 듣지 못했다. 꼭 한 번 강의장에 들어가(처음 강의를 시작한 날) 본 기억만 남아 있을 뿐 주역의 대가(大家)셨던 선생님의 강의를 듣지 못한 게 지금에 와선 큰 후회가 되었다. 그때 나는 어떤 엉뚱한 일에 휘말려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참 부질없고 허무한 일에 몇 년을 매달린 기억 밖에는 없다. 차라리 선생님 강의나 경청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더라면 시간낭비도 하지 않고 더 좋았을 것을 하는 뼈저린 뉘우침만이 남아 있다.
대산 선생님은 야산(也山, 李達, 1889-1958)선생님의 제자신데 이 분은 한국 주역사에서 빼놓지 않고 거론되는 거학(巨學)이시다. 이 분에 대한 전설과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는 수많은 얘기가 전해오지만 여기선 생략하겠다.
이 책은 삶의 변화와 인생의 궁극적인 면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는 꼭 보아야만 하는 귀중한 보서(寶書)이다. 동아시아 정신의 핵심이 이 주역(周易)안에 아로새겨져 있다. 수많은 성현과 학자들이 이를 궁구(窮究)하면서 일생을 살아갔다.
결국 주역(周易)은 자연의 이치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마음자세를 가르치는, 자연과 더불어 올바른 인간으로 살아가라는 가르침을 주는 학문인 것이다. 따라서 이를 열심히 공부하면 때를 알고 변화를 깨달아 미래를 예측하고 자기의 갈 방향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대산 선생님이 86년부터 흥사단에서 고전주역강좌를 통해 강의 했던 것을 근거로 일반인들이 혼자서도 능히 공부할 수 있도록 가능한 쉽게 번역한 친절한 안내서이다.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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