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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Jekyll & Mr Hy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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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에게 고전을 가까이 하게 도와 주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그림과 텍스트를 함께 배치한 교재를 보여 주는 것이겠습니다. 코믹 북으로 아이들에게 고전에 대한 두려움을 잊게 해 주는 것은, 그래서 오래 전부터 시도되어 온 포맷이기도 했죠.  이 책은 꽤 오래 전에 초판이 나왔다고 합니다. 1944년 1월이니, 아직 2차 대전의 향방이 그리 확실히 정해지지도 않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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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에게 고전을 가까이 하게 도와 주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그림과 텍스트를 함께 배치한 교재를 보여 주는 것이겠습니다. 코믹 북으로 아이들에게 고전에 대한 두려움을 잊게 해 주는 것은, 그래서 오래 전부터 시도되어 온 포맷이기도 했죠.


 

 

이 책은 꽤 오래 전에 초판이 나왔다고 합니다. 1944년 1월이니, 아직 2차 대전의 향방이 그리 확실히 정해지지도 않았을 시점입니다. 그림체를 보면, 그리 투박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첫 장을 넘겨 보면, "이 쿠폰을 팩스로 보내면 할인가를 적용해 준다"는 문구가 있는 것으로 보아, 제가 가진 이 판본은 1970년대 정도에 찍은 것으로 보입니다. 종이 질이 그저그렇긴 하나 올컬러 판인데 가격이 고작 10센트라는 건 학부모나 아이들 모두에게 매력적이었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당시에는 부모님들이, 코믹 북으로 고전을 접하는 방식에 그리 반겨하지는 않았으리라 짐작합니다만.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는 이중 인격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고 있죠. 물론 선한 쪽은 닥터 지킬(발음은 "지킬" 혹은 "제킬" 중 어느 편이라도 무방합니다)이요, 악한 쪽은 하이드씨입니다. 영어권에선 이름 앞에 무슨 호칭 접두어가 붙느냐 하는 문제가 꽤 민감하게 다뤄지는 매너입니다. "닥터"를 취득했는데 그저 "미스터"로만 불리면 당사자가 꽤 불쾌해 하죠. 반면 그저그런 하층민에게 그래도 "미스터"라고 불러 주면 경우에 따라 제법 대접하는 결과가 나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하이드 같은 이에게 "미스터"가 붙은 건 "닥터 지킬"과 짝(대구)를 이루는 표현이기도 하며, 동시에 극악무도한 짐승 같은 자를 두고 다소 비꼬는 식으로 부르는 방식이기도 하겠습니다. 

 

 


타고난 천성을 개량할 여유를 갖지 못했거나, 환경이 나빠 인성까지 망가진 자에 대해서는, 마냥 관용을 베풀 필요까지는 없다 해도, 그저 비난을 퍼부을 일만도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환경이 나쁘면 그런 여건에서 사람이 올바로 행동을 여지가 적어지기 마련이므로, 우리는 어느 정도 그런 범죄자에 대해서도 연민의 정을 갖게 마련입니다(물론 그에게 당한 피해자들의 처지를 생각하는 순간, 이런 생각은 온데간데 없이 사그러듭니다). 그런데, 나무랄 데 없는 교양과 사회적 지위를 쌓고도, 겉으로 보이는 온화한 가면 속에 잔악한 마음을 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범죄를 저지른다면 이는 진정 도덕적 비난이 가해져야 마땅한 행동이요 인격이 아닐 수 없죠.

우리가 아직도 이 고전에 대해 충격을 받는 것은, 특정 약품을 복용하고 다른 존재로 변신한다는 SF적 요소 때문만은 아닙니다(그런 소재를 두고라면 훨씬 자극적인 현대적 오락물이 많이 나와 있으므로, 굳이 고전을 찾지 않을 것입니다). 어째서 겉으로 보아 멀쩡한 이들이, 심성에 그토록 어두운 면을 감출 수 있는가? 왜 한 영혼에 두 개의 인격이 존재할 수 있는가? 같은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이 작은, 한번 변신에 맛을 들인 지킬 박사가, 나중에는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하이드로 바뀌는 증상으로 치닫는다는 결과까지 취합니다. 결국 인간은, 인격의 어느 한 구석에 타락한 면을 허용하면, 선한 본성으로 회귀하기보다 짐승 같은 국면으로 오염되기가 더 쉽다는 시사도 되는 셈입니다. 이것이 개체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 아니면 인간 보편의 특성인지는 더 깊은 성찰이 필요하겠지요.

어린이들에게 이 작품을 읽히는 것이 교육적으로 어떤 의의가 있는가. 아이들 역시 이중적인 면이 있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유치원만 보내도 벌써 표정 관리를 할 줄 알고, 어른을 속이려 드는 방법을 배웁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인격의 분리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는지 약간의 암시라도 해 주는 건, 일종의 백신 접종과도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이야기의 흥미 요소를 떠나서도 어느 정도는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v*****7 2014.09.1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