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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기억을 걷다]동남아 여행전에 읽으면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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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여행을 다녀온 친구랑 2.28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이 책 생각이 났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내 리뷰가 없었다. 블로그 열심히 하기 전에 읽은 책이었나 보다. 그래서 리뷰 올리기 위해 대강 다시 읽어 보려고 했는데 그만 책에 푹 빠져서 주말 내내 생각하다가 읽다가 먼 산보다가 하면서 진지 모드 상태로 있었다. 왜 이리 한 줄 한 줄 읽으면서 가슴이 뻐근하니 아픈지. 3년 전
"[아시아의 기억을 걷다]동남아 여행전에 읽으면 좋을듯" 내용보기

대만 여행을 다녀온 친구랑 2.28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이 책 생각이 났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내 리뷰가 없었다. 블로그 열심히 하기 전에 읽은 책이었나 보다. 그래서 리뷰 올리기 위해 대강 다시 읽어 보려고 했는데 그만 책에 푹 빠져서 주말 내내 생각하다가 읽다가 먼 산보다가 하면서 진지 모드 상태로 있었다. 왜 이리 한 줄 한 줄 읽으면서 가슴이 뻐근하니 아픈지. 3년 전에 비해 내가 아는 것이 좀 더 많아진 탓인지, 두번째 읽으니 더 와 닿는 것이 많았다. 

한마디로 이 책은 기존의 역사문화 기행서랑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무겁고 진지한 책이다. 책은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 대만, 이들 나라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되었는가에 대한 역사배경을 고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남아시아 여행가기 전에 읽으면 정말 좋을 책이다. 무작정 태국의 섹스산업을 비판하기 전에, 크메르 루즈의 학살을 비판하기 전에, 보트 피플을 값싸게 동정하기 전에,,,,그리고 무엇보다 못사는 나라의 국민이라고 제국주의 압제에 오랫동안 시달리면서 싸워온 그들 민중들을 열대의 게으른 인종들이라고 함부로 말하기 전에 읽어야 한다는 말이다.  

책은 말해준다. 태국, 필리핀 등 저렴한 물가로 물건이든 서비스든 넉넉히 살 수 있는 해안가의 리조트 단지로 대표되는 이들 동남아 관광지가 사실은 2차대전과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당시 미군 휴가지로 개발된 곳임을. 그러므로 길가에 상하의 실종 상태로 서서 손님을 끄는 그들 나라 여성을 두고, 그들의 정조관념이나 그들의 개방적 성문화를 논한다는 것은 구매자들의 양심을 속이는 자기 기만일 뿐, 실제 그들의 민족성이나 전통문화와 아무 관련이 없음을. 그리고 미군이 철수한 이후 생긴 그들나라 과잉투자된 관광산업의 공백을 일본인, 우리나라, 중국 남성들이 아무 문제의식 없이 돈과 더불어 뿌려대는 X액으로 채우고 있음을.

또한 책은 말해준다. 반공영화인 <킬링필드>에 속아 우리는 왜 크메르 루즈가 도시를 소개하고 지식인들을 농촌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는지를 보지 못하고 있음을. 즉, 우리는 그들의 식량난의 원인을 제공한 미국의 무차별 포격으로 인한 산업파괴와 농지황폐화를 보지 못하고 있음을. 그리고 학살의 잔학한 전시물에만 눈멀어 이웃 사회주의 형제국인 베트남의 캄보디아 침략을 덮어버리고 있음을.

또 책은 계속 말해준다. <비정성시>의 양조위가 왜 벙어리일 수밖에 없었는지를. 우리나라 여순, 제주, 광주항쟁처럼 동족에게 학살당한 대만의 2.28의 진실과 일제에서 해방되자마자 또다시 점령군의 총부리 앞에 서게 된 대만 민중의 입이 있어도 말할 수 없었던 현실을.

또 보트피플은 어떠한가. 대부분 부유한 화교였던 남부 베트남의 난민들과 달리 중국 국경에 인접한 화교들은 가난하여 본국으로 돌아갔어도 중국으로부터 30년째 버림받고 있다. 중국이 베트남을 침략했기에 돌아갈 곳을 잃게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한편 베트남의 경우, 보트피플의 탈출을 방조하며 뒷돈을 챙긴 고위급 인사들이 있었음을 고발한다. 탈출을 앞두고 돈이 급해진 화교들은 해외 친지에게 급전을 요청했으며 이렇게 해외에서 쏟아져 들어온 달러는 통일전쟁 이후 베트남의 재건에 큰 몫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아시아의 노벨 평화상인 막사이사이 상의 이름을 제공한 필리핀의 막사이사이 대통령이 얼마나 미국의 이익에 복무했는지를. 이렇게 또 또 또,,,, 결국 읽다보면 이 책에서 알려준 동남아시아의 이야기는 하나도 새롭거나 충격적이지 않은 바로 우리 나라 우리 민족의 현대사였다.

이런 내용들은 웬만한 현대세계사 서적에서도 깊이 다뤄주지 않는다. 한번쯤 읽고 이들의, 그리고 우리의 현재와 과거를 되짚어 보는 것도 유용한 독서경험이리라. 더군다나 외국인 노동자들이 현실적으로 우리 이웃이 되어 같이 살고 있는 지금, 그들을 배척함으로써 우리 또한 지배계급의 일원이라는 쓸데없는 착각을 갖고 계신 분들이 주위에 많이 보이지 않는가?

여하간, 동남아 지역으로 여름 휴가 계획을 짜고 계신 친구분들께 강추한다.


현재 30만 명에 달하는 중국 내 베트남 난민은 이들 중 중국 본토로 향했던 난민들이다. 직접적으로는 베트남이 그들의 등을 밀었지만 사실 중국 또한 그들의 뒤를 민 장본인이다.(중략)
이들 난민들의 어깨에 대를 이어 짊어져 있는 역사적 무게를 가늠하는 것은 의외로 간단하지 않다. 그 역사를 직시하기 위해서는 짧게는 중-소 분쟁에서부터 시작해, 인도차이나에 대한 지역적 패권주의의 충돌, 전쟁, 이념적 배반과 같은 아시아 현실사회주의의 음습한 그늘 아래 피어난 온갖 부정적 과거의 역사를 들추어내야만 한다. 그 그늘 아래에는 난민 이상의 역사적 의미가 숨겨져 있다.(중략)
지난 한 세기를 고난과 실패로 점철한 사회주의에 대한 인류의 실험은, 혁명이 세계가 아닌 국가와 민족 앞에 무릎을 꿇을 때 봉착하게 될 거대한 장벽을 실증했다. 자본의 세계화 앞에 일국사회주의는 더더욱 무력할 수밖에 없다. 중국과 베트남의 자본주의화는 스스로 그것을 웅변하고 있는 참이다. 자본주의의 쓴 맛을 제대로 경험한 적이 없어던 이 두나라의 인민은 이제 자본주의 체제의 난민이 되어 그 결과를 온몸으로 경험하고 있다.
본 책 중 '중국의 베트남 난민, 그 그늘 아래'부분 발췌 인용



m******n 2011.06.13. 신고 공감 7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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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화 그 현장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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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정치로 무소불위의 힘을 부리던 군사정권에 항거하는 움직임과 함께 접한 사이공의 흰옷! 순박한 주인공이 학생 운동에 가담하여 매판자본에 신음하는 민중들의 해방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학생 운동 중 검거되어 고문을 당하는 와중에서도 무력 앞에 굴복하기보다는 열렬한 투사로 변모하는 과정을 어렴풋하게 떠올리며 리포트 형식에 담은 아시아의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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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정치로 무소불위의 힘을 부리던 군사정권에 항거하는 움직임과 함께 접한 사이공의 흰옷! 순박한 주인공이 학생 운동에 가담하여 매판자본에 신음하는 민중들의 해방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학생 운동 중 검거되어 고문을 당하는 와중에서도 무력 앞에 굴복하기보다는 열렬한 투사로 변모하는 과정을 어렴풋하게 떠올리며 리포트 형식에 담은 아시아의 우울한 자화상을 더듬어 본다.

  전대미문의 학살 뒤에는 미국과 프랑스의 제국주의의 야욕이 도사리고 있었음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방대한 자료와 통계수치를 일일이 다 기억하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미지의 세계로 항해하며 새로운 앎을 찾아가는 행로로 가닥을 잡아 나갔다. 배낭여행의 메카로 알고 있던 방콕의 거리가 윤락 여성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기지촌 화되어 간다는 이야기는 생경하게 다가왔다. 전쟁과 식민지의 잔상들이 지금껏 이어지고 있으며 마닐라와 서울이 3대 섹스관광지 중 하나라니 굴욕적인 현대사로 받아들여진다. 전쟁에 파병 중인 미군의 군화에 짓밟혀 유린당하는 아시아 여성들의 피해는 인종주의를 넘어서 청산해야할 공공의 과제로 남는다.

  킬링필드의 역사를 안고 있는 캄보디아! 크메르 민족의 찬란한 황금시대를 입증하는 앙코르와트의 유적을 언젠가는 답사해보리라는 꿈이 앞서 인간의 야만성과 참혹함을 입증하는 툴슬렝은 묻어두고 지내왔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편치가 않았다. 미국을 등에 업고 미국이 조종하는 대로 동족을 대량 학살하여 권력을 유지하려는 크메르루주의 폭압적 실체 앞에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삶의 방식과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무고한 사람들을 고문하고 대량 학살한 역사의 현장을 보존하는 박물관은 참혹한 역사의 현장을 비춰주고 있다. 수많은 혼령들의 한 서린 삶을 해골로, 각종 고문 도구로 폭압자들게는 일침을 가하고 있는 듯하다.   

1945년 일제의 폭압 아래 신음하던 우리 민족은 광복을 맞았지만 혼란기를 제대로 수습해 새로운 역사를 펼치기도 전에 열강의 이권 개입으로 전쟁이 일어나고 말았다. 유사 이래 분단 고착국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힘든 실정이다. 베트남 역시 1945년 9월 호치민은 하노이에서 독립을 선언하고 베트남 민주공화국 수립을 선포했지만 프랑스의 침탈 아래 또 다시 분단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그 후 1954년 친미정권인 응오딘지엠은 미국의 지원 아래 단독 선거를 통해 베트남 내에서 실권을 장악하게 되었다. 열강은 국익을 내세워 끊임없는 내정간섭에다 약소국을 좌지우지하는 권력을 쥐고 있었다.

  아프가니스탄을 중심으로 한 골든 트라이앵글이 전 세계 아편 생산을 주도하는 기반을 조성한 미국 ! 지금껏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내세우고 있지만 여전히 아편 사업에 손을 대고 그것을 미국 본토로까지 배급하는 장본인으로 이율배반적인 일도 서슴지 않고 있음을 보면서 인간성 회복과는 거리가 먼 길을 걸어가고 있음을 절감한다.

  법륜 스님이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지냈는데 그 상의 유래를 접하고 보니 마뜩찮은 상임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평화를 실천하며 어려운 이들을 위해 헌신적인 활동을 하는 이들에게 내려지는 상이기에 그 의미가 무엇보다 크다고 여겼을 정도였다. 하지만 막사이사이상은 미국의 지원 아래 공산 게릴라 토벌에 혁혁한 공을 세운 국방장관에 대한 예우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철저한 반공 주의자를 후원하며 친미 세력의 발판을 다지는 계기로 삼은 것이다. 그 의미를 망각한 채 막사이사이상 수상자가 우리나라에서 나왔다고 좋아만 해서는 안 될 일로 비춰진다.

  글을 읽는 내내 머릿속이 복잡했다. 아시아의 그늘을 하나씩 들춰내며 정체성을 찾아 나가는 일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듯하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우리가 몰랐던 사실을 알리며 현실을 직시하라는 당부를 하는 듯하다. 강물이 흘러 대양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소수 민족들이 연대하여 과거의 참화에서 벗어날 수 있길 바란다.

 

n*****9 2008.05.10.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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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하고 있던 아시아의 기억을 걸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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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등은 지역적으로 가까운 나라임에도 심리적으로는 아메리카나 유럽보다도 멀게 느껴지던 나라들이다. 실제로 이 책을 읽기 전에 캄보디아나 라오스 같은 나라가 아시아 내에 존재하고 있는지 조차도 모를 정도로, 이와같이 가난한 그래서 선망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인도차이나 반도 주변의 나라들은 나의 관심 안에 조그만 위치도 차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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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등은 지역적으로 가까운 나라임에도 심리적으로는 아메리카나 유럽보다도 멀게 느껴지던 나라들이다. 실제로 이 책을 읽기 전에 캄보디아나 라오스 같은 나라가 아시아 내에 존재하고 있는지 조차도 모를 정도로, 이와같이 가난한 그래서 선망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인도차이나 반도 주변의 나라들은 나의 관심 안에 조그만 위치도 차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아시아의 기억을 걸으면서 우리 나라가 광복 이후 민주화를 겪으며 그리고 여전히 제국주의의 틈 바구니 안에서 놀아나며 일반 민중들이 겪어야 했던 고난, 역경들이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똑같은 색깔과 이미지로 그들의 민중에게 닦쳤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들 역시 '이승만'과 '박정희' 아래 진실한 민주화가 억압 되었고 '6.25전쟁'과 '5.18광주 민주화 운동'을 거치면서 수많은 사람이 죽고 아픔을 겪었다는 사실은 아시아 라는 이름 안에 그들과 동질성을 느끼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또한 자신의 체제 안정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심지어 (자신이 전쟁을 선포하여 몰아내겠다고 한) 불법 행위를 비밀리에 행하면서 다른 나라를 황폐화 시켰던 미국에는 대단한 역겨움을 느낀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이 경제적으로 부유해졌다는 이유로 동일한 아픔을 겪었던 그리고 여전히 그 아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같은 지역권 내의 형제 국가들을 돌아보지 못하고 과거 미국과 일본의 제국주의가 한국에서 행했던 일들을 그들 나라에 고스란히 행하는 제국주의의 행로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씁쓸했다. 나 조차도 화려한 외관과 편리한 물질에 눈이 먼 나머지 그들 나라에서 숨쉬고 있는 한국의 과거 기억을 외면하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이 책을 쓰기 위해 그 지역의 근현대사의 사건들과 그 사건들이 야기된 원인에 대해 깊은 조사와 고찰을 해야만 했을 것 같다. 새로운 시각에서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을 바라보고 그들의 아픔을 공감하게 해 준 이 책이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

h*****x 2007.08.14.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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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아시아의 기억을 걷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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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현 저 | 그린비 | 272쪽 | 498g | 2007년 07월 25일 | 정가 : 13,900원 즉흥적으로 대만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첫날 우여곡절 끝에 방문한 타이베이 228기념관에서 본 타이베이의 과거는 가이드북에서 읽었음에도 충격이었다. 여행 이야기도 할 겸 역사에 대해 알 아는 친구와 이야기 하던 중, 228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이 책을 소개받았다. 낯설지 않은 저자였다.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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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재현 저 | 그린비 | 272쪽 | 498g | 2007년 07월 25일 | 정가 : 13,900원


즉흥적으로 대만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첫날 우여곡절 끝에 방문한 타이베이 228기념관에서 본 타이베이의 과거는 가이드북에서 읽었음에도 충격이었다. 여행 이야기도 할 겸 역사에 대해 알 아는 친구와 이야기 하던 중, 228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이 책을 소개받았다. 낯설지 않은 저자였다. [느린 희망]을 아주 어설프게 읽었던터라 별다른 두려움 없이 이 책을 읽기 시작했으나, 생각보다 읽기 힘든 책이라는 것을 페이지 넘길 때 마다 절감했다. 어쩌면 [느린 희망]도 너무 몰라 쉽게 읽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간 대만을 비롯해 필리핀, 태국, 중국, 인도네시아를 다녀왔던 터라 이 책을 읽으면서 접하게되는 사실(!)들에 더욱 놀랐다. 그저 아무 생각없이 싼 값에 돌아다녔던 관광지의 역사적 사실들은 이제와서 마음을 무겁게 했다. [희망을 여행하라]에서 공정 여행을 이야기하며 접했던 사실들의 시작과 바탕이 되는 이야기를 보는 기분도 들었다. 큰 전쟁의 후방기지로 미군 휴가지로 선택된 곳들에 생겨난 생계형 성매매산업에 대한 이야기와 성을 매수한 이들이 '동남아 여자들은 정조관념이 없다'는 말로 마음의 무게를 덜었던 일도 한국 남성이 예외가 아니기에 참으로 슬픈 일이었다. 미국이 밟고 간 곳을 일본, 우리나라, 중국 남성들이 순서대로 쓸고 다니고 있다. 전쟁을 겪고 여성이 몸을 팔아 누군가를 먹여살린 나라에 제국주의 대통령을 세워지고, 독재를 경험하고, 민주화항쟁을 겪으며 비슷하게 발전해온 아시아 다른 나라의 경제사정이 우리만 하지 못하다고 무심결에 무시했던 마음 없지 않았던 것 같다. 미안해졌다. 

곳곳에 걸려 있는 왕의 초상화를 손가락으로 가르킬 수도 없는 나라 태국의 이야기도 놀랄만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반공영화인지도 모르고 끌려가서 눈물 펑펑 흘리면서 봤던 [킬링필드]가 내가 알았던 사실과 얼마나 동떨어지게 먼 상황인지를 읽으면서 또 한번 놀랐다. [킬링필드]의 기억이 얼마나 머리에 박혀 있었으면 2007년에 [우리가 몰랐던 아시아]를 읽고 어렴풋이 사실을 알았음에도 이리도 묘하게 잊어버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놀랐다. 반공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많은 일들도 우리와 멀지 않기에 아팠다. 보트피플에 대한 이야기는 말만 들었지 실제로 그들이 누구인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관심도 없었다. 그들의 대다수가 농어민 화교이기에 중국 땅에서 30년 난민으로 살아가야 했던 이야기들이 머리를 맴돌며, 같은 사상을 갖고 있으면서 왜 싸울까라는 내 의문이 어느 정도는 풀려나갔다. 모든 전쟁의 원인은 권력쟁취의 욕심이구나라는 생각을 다시한번 했다. 그리고, 영화에 단골로 나온 골든 트라이앵글의 이야기와 누구와 하는지 모르는 미국의 미약과의 전쟁 이야기도 알았음에도 속이 텁텁했다. 그리고 대만에 다녀와서 정말 힘들게 본 [비정성시]의 답답하고 느린 화면을 이해하지 못한 나에게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며 답답함을 풀어준 '비정성시의 어두운 골목에 서서'는 내가 보고 느낀 타이베이 228기념관에 대해 다른 시선을 갖도록 생각의 폭을 넓혀주었다.

나는 역사가 재미없었다. 연결고리가 없고 외울 것이 끝도 없이 많은 암기과목일 뿐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왜?'라는 질문의 연결고리가 생기면서 재미있어지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왜'를 보여주는 역사서가 없기에 답답한 마음이 들었었다. 그래서 연결고리를 제대로 만들어준 이 책이 반가웠다. 그러나,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접하게된 과격한 현실은 참으로 읽어내기 힘들었다. 문득, 내가 나이가 있으니 이런 사실을 알아버리고도 멀쩡하게 버틸 수 있지 않나라는 생각도 해봤다.



k******m 2011.07.14.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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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아야할 슬픈 아시아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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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대륙은 다른 유럽이나 아메리카 대륙에 비해 유독 침략이 많았고 근대에는 유럽 열강들의 식민지가 되어 수탈의 대상이 되었었다.전후 식민지에서 벗어나 독립을 하는가 싶더니 다시 열강들의 이해 관계에 따라 이번에는 식민지가 아닌 우방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이권을 뺏기고 이념조차도 강요받았다.아시아의 보석 태국은 미국의 공산주의 방어라는 정치적 목표 아래 정국의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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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대륙은 다른 유럽이나 아메리카 대륙에 비해 유독 침략이 많았고 근대에는 유럽 열강들의 식민지가 되어 수탈의 대상이 되었었다.
전후 식민지에서 벗어나 독립을 하는가 싶더니 다시 열강들의 이해 관계에 따라 이번에는 식민지가 아닌 우방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이권을 뺏기고 이념조차도 강요받았다.
아시아의 보석 태국은 미국의 공산주의 방어라는 정치적 목표 아래 정국의 혼란을 비롯 절대 왕조의 몰락,군부 구테타,민주주의 정립의 과정을 겪으며 나라를 본의 아니게 관광이란 이름으로 세계의 창녀촌으로 만들어 버렸고 그 오명을 벗어나려고 애쓰고 있다.
공산주의 이념적 형제국인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베트남의 캄보디아 침공으로 악몽의 킬링필드를 만들어냈다.200만의 희생자를 낸 킬링필드의 해골은 캄보디아 대형 지도에 매달려 있다가 철거 되어 유리문을 매단 두 개의 다단장에 갇혀 지금도 영혼이 구천을 헤매고 있다.
캄보디아를 침공한 베트남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전후 독립이 될 줄 알았는데 미국의 사주를 받은 프랑스가 다시 진주하여 30년 전쟁의 서막을 열었다.욕심 많은 프랑스가 베트남에서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전쟁에서 발을 뺌으로서 1차 전쟁이 끝나는가 싶더니 미국의 괴뢰 정권 수립으로 우리에게도 유명한 2차 전쟁 즉 월남전이 시작되었다.
당시 공산 세력에 대항한 자유 진영의 싸움으로 부각되어 있던 월남전은 미국과 유럽,인도차이나 반도 각 나라의 이합집산에 따른 전쟁이었고 그 전쟁은 겉으로는 베트남의 승리였지만 결국은 승자도 패자도 없는 전쟁이었다.
전쟁이 끝난 후 경제 성장을 이뤄가던 베트남은 다시 중국의 침공으로 베트남 내 중국인 즉 수많은 화교를 핍박하여 보트피플을 만들어냈다.그런데 중국은 이들을 난민으로도 자국민으로도 대우해 주지 않는 철저한 이중성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자국에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인도차이나반도에서 골든트라이앵글이라는 세계 최대의 마약 생산 기지를 만들어 낸다.자국의 이익을 위한 군자금과 괴뢰 정권을 지원할 자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무기 밀매뿐만 아니라 마약 공장까지도 서슴치 않고  지원하는 미국을 보면서 과연 그들이 세계의 경찰을 자처할 권리가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어 본다.결국 미국이 골든트라이앵글에서 생산한 마약의 40%가 미국 본토에서 소비되고 있다고 하니 이것도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의 유일한 식민지였던 필리핀도 전후의 혼란에서 피할 수는 없었고 미국은 여기서도 자신의 입맞에 맞는 인물을 지도자로 내세운다,부정부패를 일삼던 상류계급에 맞서 청렴했던 막사이사이가 미국의 지원을 받던 미국의 사나이였고 아시아의 노벨상인 막사이사이 상은 미국의 지원으로 제정 되었다.
저자는 동아시아의 슬픈 역사의 기억 밟기를 대만과 일본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영화 비정성시로 대만의 얼얼빠(2.28일)와 장제석의 관계를 설명하고 일본 적군파를 살펴봄으로서 고도성장기의 일본의 어두운 그림자를 이야기 한다.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가지고 조용히 그들만의 세계에서 살아가던 동아시아는 유럽의 침략으로 식민지가 되거나 꼭두각시 정권이 되어서 본의 아니게 세계사의 무대에 초라하게 서게 되었다.폭력과 약탈의 아픔에서 그 누구도 구해주지 않고 상류계급은 오히려 더욱 심하게 폭력을 휘둘렀다.그리고 그들의 수난과 아픔은 그들의 후손들에게 그대로 대물림 되고 있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그래서 우리는 지나간 역사를 잊지 않아야 한다.
아시아의 아픈 역사를 ,아시아에 사는 민초들이 감당해야 했던 아픔을 잊지 않아야 한다.
그러면 저자의 말처럼 아시아라는 길을 따라 세계로 걸어나가는 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n*****6 2007.08.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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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안의 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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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하얀 가면을 걸친 흑인과 무엇이 다른가? 가난한 사람은 부자의 시선으로 공부 못하는 학생은 잘하는 학생의 눈빛으로 자신을 질책하며 가면 무도회를 떠돈다. --- 박구용(전남대 철학과 교수)---   아시아의 기억을 한 없이 거슬러 걷다 보면 저기 저만치 진실된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지금에 와서 우리는 그 기억을 굳이 볼려고 하지 않고, 어쩜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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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하얀 가면을 걸친 흑인과 무엇이 다른가?

가난한 사람은 부자의 시선으로 공부 못하는 학생은 잘하는 학생의 눈빛으로 자신을 질책하며 가면 무도회를 떠돈다. --- 박구용(전남대 철학과 교수)---

 

아시아의 기억을 한 없이 거슬러 걷다 보면 저기 저만치 진실된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지금에 와서 우리는 그 기억을 굳이 볼려고 하지 않고, 어쩜 보고 싶어 하지도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알고 싶었다. 진실된 우리의 모습을.... 그 목마름에 갈증을 해소 시켜주는 단비와 같은 책이였다.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대만의 역사가 우리와 다르지 않음을 알았다. 몇 십년전에 태국에서 일어났던 일이 우리나라에서도 있었고, 대만에서도 있었다. 베트남전쟁에는 우리나라 군인들이 많이 파견됐었고, 한국전쟁이 발발했을때는 필리핀 군인들이 많이 파견됐었다. 베트남전쟁으로 인해 한국이 경제적으로 수혜를 많이 입었고, 한국전쟁으로 인해 쓰러져가던 일본이 경제적인 수혜를 입고 일어설 수 있었다. 그 배후에는 미국이 있었다.

 

우리는 비슷한 아픔을 겪었던 아니 겪고 있는 아시아인들이다. 무서운 것은 우리가 그들의 가면을 걸치고 그들과 같이 되려고 한다는 것이다.

 

 

a*****8 2007.08.0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아시아의 삶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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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의 종전이후에 동아시아에서는 제국주의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를 불태운다.  그러나 악순환의 되풀이와 그로인한 나락의 지경에 다다르게 되는 현실을 맞이한다.  물론 그 거대 폭풍우에 휘둘려 고통받고 사라진 무수한 꿈과 희망은 어디서도 보상받음이 없이 묻혀만 갔다.  그래서인가 지금의 우리들은 그것에 대해 들추어 보고 싶어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워낙 얽힌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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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의 종전이후에 동아시아에서는 제국주의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를 불태운다.  그러나 악순환의 되풀이와 그로인한 나락의 지경에 다다르게 되는 현실을 맞이한다.  물론 그 거대 폭풍우에 휘둘려 고통받고 사라진 무수한 꿈과 희망은 어디서도 보상받음이 없이 묻혀만 갔다.  그래서인가 지금의 우리들은 그것에 대해 들추어 보고 싶어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워낙 얽힌 매듭이 많아놔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엄두가 나지 않고, 누구에게 답을 찾아야 하는지도 막막해서.....

 

대부분의 동아시아 나라들이 서구 열강의 식민치하를 겪었고, 같은 동아시아의 일본의 침략에 의해 가슴 아픈 상처를 갖고 있는 처지라서 지금도 그 골은 깊을 수 밖에 없다.  역사나 정치등에 관심이 별로 없는 이들의 입장에서는 한 곳이 아닌 프놈펜에서 도쿄까지의 기억의 발자취를 살피면서 변화와 이해관계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어설프나마 나름의 구도를 잡아보게 되는 묘미에 이끌리게 된다.  스스로 알아보기 이전에 보다 쉽게 나열하고 있으니, 다소 견해의 차이는 있을망정 혼자 끙끙대는 것보다는 용이하다.  과거 극도의 혼란스런 상황에서 다양한 문제들과 대안 또 어떠한 행동의 예측들이 있었는 가를 알아야 할 필요는 확실하기에......

 

권력의 독식을 위해 희생시키고, 이념을 실천하기보다는 그것을 빌미로 해서 커다란 결탁과 음모가 있었음을 ....., 물론 재건의 요소는 제공되고, 힘은 생겨 났을지는 모르나 조종되고 이끌려가는 흐름의 불안을 아직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은 여전할 지도 모른다.  우리도 그러한 역사의 고리안에서 같은 되풀이를 하였기에 안스러움이 배가 된다.  미국이란 나라의 힘을 절감하며 그들에 의한 동아시아의 반전은 밝음만이 아닌 그 이면을 더 확실히 꼬집고 있다.  여전히 미군철수를 주장하는 우리의 현실을 보면 불안하게 홀로 서기를 하는 아이같기도 하지만......

 

 그들은 입김만큼의 자리매김을 아직도 바라고 견제하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생각의 힘이 자라는 만큼 우리도 그만의 힘을 키워 자주적인 중요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오늘날 세계가 서로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유지하게 되었고,  경제적인 부분이나 민주주의, 사회화, 성장등이 같아져 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역사의 흐름안에서 우리의 슬기를 발휘해서 창조할 것은 많다.  아픈 역사를 더 이상 되풀이 해서는 안되는 이유를 확실히 알고 있기에 우리의 생각을 정리해 나갈 필요는 더 더욱 절실한 것이다. 

 

베트남전쟁의 길고긴 사연도, 각 나라에 무수한 이들이 죽음으로 드러날 수 밖에 없었던 희생의 장소들 모두와 아직도 난민의 실정에 있는 보트피플의 사정은 딱하기만 하다.  사정을 아는 이들만이 느낄 수 있는 기막힌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하려고도 않는 지금의 우리들은 각성해야 한다.  좁디 좁은 지역안에서 동시다발로 많은 사건과 뒤집혀 버린 정황을 맞이한 이도, 그것을 정리한 이 또한.... 우리 동아시아 민족들이었던 점을 기억해야 하는 것이다.  왜 그들이 우리에게 이러한 혼란을 맞이하게 했는지, 그만큼의 성과가 있었는지 되돌아 보면서,  우리 입장에서 묻힐것도 묻어 버리고 싶은 것도 각성하는 자리로 삼아 책임과 노력을 절실히 다지는 기회가 되었으면 싶다.  찬란한 동쪽의 빛을 비추기 위해서, 아시아는 다시금 어떠한 지배의 굴레도 맞이하면 안되는 것이다.

m*******7 2007.08.1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더디고 힘들게 되짚어 걸어야만 했던, 아시아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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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디고 힘들게 되짚어 걸어야만 했던, 아시아의 기억. 언젠가 아시아의 ‘문학 심포지엄’에 대한 기사를 본 기억이 있다. 이는 유럽과 일본의 제국주의의 식민지였던 동아시가 공통된 울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출발하였다. 그것은 20세기 내내 제국주의의 침탈과 파행적 근대화로 고통 받은 아시아는 21세기에 들어온 지금도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인식에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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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디고 힘들게 되짚어 걸어야만 했던, 아시아의 기억.



언젠가 아시아의 ‘문학 심포지엄’에 대한 기사를 본 기억이 있다. 이는 유럽과 일본의 제국주의의 식민지였던 동아시가 공통된 울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출발하였다. 그것은 20세기 내내 제국주의의 침탈과 파행적 근대화로 고통 받은 아시아는 21세기에 들어온 지금도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하여 아시아 문학인들이 문학예술을 통해 함께 꿈을 꾸고 평화연대를 이룩하자는 취지였다. 그때 난 역사시간에 배운 단편의 지식으로 대충 짐작은 갔지만, 이런 모임까지 만들게 한 공통의 슬픈 역사의 내면으로 들어가면 더 침울한 무엇이 기다리고 있겠구나 생각했던 것 같다. 


19세기 유럽의 제국주의는 식민지 개척 및 내정간섭을 통해 아시아의 제국주의로 번식되어 갔다. 영국은 인도를, 프랑스는 인도차이나를, 네덜란드는 동인도제도를, 러시아는 시베리아인들과 중앙아시아의 이슬람교도들을, 스페인은 필리핀을, 다시 미국이 필리핀을, 점령하고 통치했으며, 돌연 제국주의로 돌변한 일본마저 같은 동아시아인 한국 및 동남아시아를 진출하였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하나둘씩 독립되었지만,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라는 이념의 갈등 속에 아시아의 진동은 끊이지 못했고 분쟁과 충돌 속에 여전히 노출되어 있었다.


이렇게 유재현의 「아시아의 기억을 걷다」는 서구 열강과 같은 동아시아인 일본에게 마저 상처를 입은 아시아의 슬픈 역사를 되짚어보고 있다. 저자가 서두에서 ‘아시아는 지리가 아니고 역사이며 이념’이라고 밝히듯, 이 책은 또 하나의 이념으로써 아시아의 역사를 새롭게 쓰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이 책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하나둘씩 독립을 이룬 동아시아의 모습이다. 이후 아시아는 제국주의의 그늘아래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지만, 그 독립은 애초부터 쟁취가 아닌 또 다른 역사적 희생을 깔고 있는 것이었다. 권력과 이념 뒤에 숨어진 수많은 결탁과 음모는 아시아를 또 다른 희생양으로 만들었다.


카오산 로드 부근의 민주기념탑에 깃든 의미는 무엇인지, 캄보디아의 킬링필드는 무엇이며, 라오스 골든의 트라이앵글은 어떻게 조성되었는지, 필리핀의 막사이사이 대통령은 누구인지, 인도차이나 반도 중 태국만 왜 공산화가 되지 않았는지, 기나긴 베트남 전쟁의 속사정은 무엇인지, 등 아시아인으로써 아시아의 역사에 대해 내가 너무 무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대만, 카오스, 등 너무도 친숙한 이름이지만, 그동안 이곳들을 값싼 동남아시아 여행지 정도로만 생각했던 나를 반성해본다.


개인적으로 너무도 더디게 읽은 책이다. 그것은 수십 번 가던 길을 멈춰 뒤를 돌아보게 하고, 다시 숨을 고르게 하는 어려움 때문이었다. 아마, 이 책 사이사이에 몇 권의 책들이 겹쳐 읽어졌던 것 같다. 쉼 없이 단숨에 읽어 내려가기에는 한 세기 이상의 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했던 많은 내용의 양과 어려움도 있었지만, 가볍게 넘어가기에는 아시아의 슬픈 역사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고 할까?    


아시아의 역사는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제국주의의 침탈과 독재정치의 횡포, 전쟁, 종교와 지역간의 분쟁 등은 아시아의 역사를 슬픔과 울분으로 적셨다. 그러므로 아시아의 기억을 되짚는 것이 힘겨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런 아시아의 기억을 걸어봐야 하는 이유는 과거는 미래를 잉태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쓰이게 될 아시아의 역사는 달라져야 할 것이다. 아시아는 열등하지 않으며, 서구를 추종하는 노예가 아니며, 버림받은 민중이 아니다. 이제 우리는 아시아의 그릇된 운명을 거부하고, 미래의 자손들이 울분과 슬픔으로 아시아의 역사를 걷게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2007.08.21

c******3 2007.12.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