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에겐 절망할 권리가 없다” 카프카의 단편들은 소심하고 나약한 개인의 일상이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권위의 힘에 맞서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그린 것이 대부분입니다. 이들 소설 속 주인공들은 『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처럼 벌레가 되어버려 나중에는 가족들에게 철저히 버림받은 후 죽음을 당하거나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기 때문에 어쩌면 상당히 암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평전이나 일상의 자취들을 보면 소설을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지극히 권위적이고 자식들에게 일방적인 상처를 가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카프카는 소설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항거를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소설들이 대부분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고 있지만 강렬한 여운으로 남는 이유는 그만큼 주인공들의 몸부림이 처절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왜 카프카 소설을 읽어야 할까요? 그의 작품들이 어찌 보면 현실을 잔뜩 뒤틀어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을 찬찬히 헤집어보면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고 생생해서 문득 우리네 현실을 돌아보게 만든다는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때때로 카프카의 작품에 대해 지나치게 난해하다는 이유로 일찌감치 책장을 덮어버리는 독자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의 작품들 대부분이 시공간을 뛰어넘는 풍부한 비유로 이루어져 있고, 양파껍질처럼 벗겨도 벗겨도 그 실체를 온전히 알 수 없는 무한한 해석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비밀을 안다면 절대 책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카프카를 읽는다는 것은 자기 존재를 읽는 것이다!! 빛나는 비유들, 탄탄한 서술력, 인간에 대한 면밀한 관찰........ 카프카의 소설 속에는 이 외에도 인간을 바라보는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과 슬프기까지 한 유머가 곳곳에 포진해 있습니다.
나는 멋진 상처를 갖고 이 세상에 태어났다. 그것이 내가 세상에 나오면서 한 몸치장의 전부였다. -<P.124 시골 의사 > “왜 이 모든 걸 참고 계시죠? 당신은 그 누구도 당해 본 적이 없는 부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스스로를 지켜야 합니다. ‘예’와 ‘아니오’를 분명히 말해야 해요. 그러지 않으면 사람들은 진실을 전혀 알 수 없습니다.” -<P.176 화부> “그녀가 스커트를 이렇게 들추는 바람에, 넌 그녀에게 접근한 거야. 그리고 안심하고 그녀와 즐기기 위해서 어머니의 추억을 더럽히고, 친구를 배신하고, 네 애비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침대에 밀어 넣은 거야.” -<P.297 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