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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존 포드 감독이 1948년에 만든 <아파치 요새 Fort Apache>는 1860년대 남북전쟁이 끝난 뒤 인디언과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인디언을 보는 눈길이 다른 두 사람과 새롭게 사랑을 이뤄가려는 젊은이의 사랑을 다룬 흑백 영화다.
서부 영화하면 떠오르는 감독과 배우가 나왔으니 볼거리가 풍성하지만, 살아온 바탕이 다른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길 것은 많지 않다.
2. 아파치 요새에 새로 온 사령관 오웬 써스데이 중령(헨리 폰다)은 일만 챙기는 사람이다. 사람들이 모여 술 마시고 춤을 추는 모임을 갖는 것도 그리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수우 무리와도 싸워 이긴 적이 있으므로, 아파치 인디언 무리 따위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중대장으로 있는 커비 요크 대위(존 웨인)는 인디언들과 사이좋게 지내도록 애를 쓴다. 인디언들이 무리를 지어 멕시코쪽으로 옮겨가는 것을 살던 곳으로 다시 되돌리려 한다. 요크 대위가 인디언 추장을 어렵사리 만나 제 살던 곳으로 돌아가겠다는 다짐을 받고 돌아온다.
요크 대위는 "수우와 아파치는 다릅니다. 싸우면 우리가 더 다칠 수도 있습니다..."며 아파치 무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써스데이 중령은 요크 대위한테 "그런 미개한 무리들과 한 다짐은 쓸 데가 없어" 하며, 이 틈을 타서 부대원을 죽인 인디언 뿐만 아니라 다른 인디언들도 다 무찔러야 한다며 싸우러 간다.
3. 오래 묵은 병사들과 장교들만 있는 요새에서 젊은이라면 서로 보기만 해도 끌릴 판이다. 마이클 오로키 소위(존 에거)는 사관학교를 갓 나온 잘 생긴 사내다. 그래서 써스데이 중령의 딸 필라델피아 써스데이(셜리 템플)는 오로키 소위를 보자마자 첫 눈에 뿅간다.
오로키 소위를 보자 "나를 보러 왔죠? 내 생각 많이 했어요?" 하며 반기다가 다른 볼일로 왔다는 걸 알자 곧바로 삐진다. 사랑에 빠지면 눈에 보이는 게 없다. 그 사람만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필라델피아의 아버지는 오로키 소위와 노닥거리는 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들이 말을 타고 놀러 나갔다가 인디언한테 죽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기까지 하자, 오로키 소위한테 따끔하게 말한다. "다시는 내 딸을 만나지도 말고, 말도 하지마!"
그런데 세상의 어버이들이 아무리 애쓰도 안 되는 일도 있다. 젊은이들이 서로 사랑하는 일을 어찌 말린다고 되랴. 끌리는 마음을 떼어놓을 수가 없는데...
4. 제 아들딸들을 챙기는 어버이의 모습은 영화 속의 미국도 마찬가지다. 오로키 소위가 네 사람을 데리고 인디언들을 찾아 떠나려고 하자, 소위의 아버지는 인디언과 싸운 적이 없는 햇병아리 장교인 아들이 행여나 다칠까봐 총 잘 쏘는 사람을 뽑아 데려가도록 한다.
영화 속의 미국 기병대는 계급이 엉망이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써스데이 중령도 장군이었으나 중령의 달삯을 받고 있다고 하며, 오로키 소위의 아버지는 본디 소령이었는데 이제는 주임 상사로 일하고 있으며, 뷰포트는 남부군에서 소령을 지냈으나 이곳에선 하사로 있고... 그래서 이곳에 오기 전에 북군이든 남군이든 장교였던 사람들은 같이 '비임관 장교 모임'을 하기도 한다.
모래 들판에 우뚝 선 큰 바위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유타주에 있는 모뉴멘트 밸리는 서부 영화에 단골로 나오는 모습이지만, 기병대와 아파치 인디언들의 싸움이나 병사들의 훈련 모습 따위는 봐줄만 하다.
그런데 병사 몇 사람을 죽인 인디언들을 기병대가 무찌를 때 끝마무리가 어떻게 되었는지 보여주지 않으며, 아파치 무리들과 써스데이 중령의 무리가 싸울 때 어떻게 끝이 났는지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나중에 요크 대위가 알려주는 말로 끝이 나는데, 조금 싱겁다.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끝나는 모습도 보여줘야 할 텐데, 마무리가 아쉽다.
4. 헨리 폰다와 존 웨인이 같이 나왔으니 어느 쪽으로 눈길이 더 갈까? 인디언도 생각하고 아랫사람들도 생각하는 요크 대위 노릇의 존 웨인은 언제나 미더운 모습을 보여 주지만, 사이좋게 지내야 할 인디언들과 어리석은 싸움을 벌이면서도 제 생각을 굽히지 않는 써스데이 중령을 맡은 헨리 폰다가 더 오래 남는다.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는 어리석음을 가져다 준 그 시절을 탓해야 하나...
영화 디브이디는 오래된 영화인 탓에 좋지 않다. 싼 게 비지떡이다. 화면이 어둡고 깨끗하지 못하며, 보너스는 그냥 글로 나온 배우와 감독, 영화를 소개할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