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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티브 맥퀸이 모터싸이클을 타고 멋지게 달아나는 1963년 작품 <대탈주 The Great Escape >와 일본군에 잡힌 영국군이 타일랜드에서 다리를 세우는 일로 다투는 1957년 작품 <콰이강의 다리 The Bridge on the River Kwai>는 사로잡힌 사내들이 수용소에서 벌이는 일들을 그린 영화다.
이들에 앞서 1953년에 빌리 와일더 감독이 만든 흑백 영화 <제17 포로수용소 Stalag 17>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도이칠란트 군대에 사로잡힌 연합군들이 수용소에서 겪는 일들을 보여준다.
2. 4만명의 포로들이 갇혀 있는 다뉴브 강가의 포로수용소. 그 가운데 중사들 630명이 갇혀 있는 제17 포로수용소의 제4막사에는 75명이 하루하루를 보낸다. 막사 안에 있는 난로 밑을 파서 수용소 밖으로 달아나려 하지만 애꿎은 두 사람만 죽게 된다.
세프톤(윌리엄 홀덴)은 수용소에 갇혀 있으면서도 온갖 물건을 사고 팔면서 남달리 살지만, 달아나는 일에는 고개를 흔든다. "내기할까? 스위스로 가기는커녕 나가자마자 울타리 밖에서 잡힐 것이야" 이렇게 차갑게 말하는 세프톤을 싫어하는 이가 많지만 틀린 말이 아니다.
누군가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수용소를 지키는 무리들한테 일러바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누굴까? 도이칠란트 군대에 맞서 싸우다 사로잡혀 이곳에 왔는데 왜 끄나풀이 되었을까?
말없이 오카리나를 불어대는 조이가 그랬을까? 미국 여배우인 베티 그레이블을 끔찍이 좋아하는 애니멀이 말했을까? 차 값을 내라며 은행에서 독촉장이 날아오는 해리 샤피로가 그랬을까?
무기를 싣고가는 도이칠란트 군용 열차를 폭파시킨 던바 대위마저 수용소로 들어왔는데, 수용소 안에 일어난 일을 일러바치는 끄나풀을 잡지 못하면 대위의 목숨마저 내놓아야 할 판이다.
3. 싸움터에서는 제 목숨이 먼저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으니... 죽기 싫어 발버둥치는 사람들. 그 속에는 제 편의 뒤통수를 치는 끄나풀도 있다.
나라가 다르다지만 젊은 사내들이 서로 총을 겨누고 싸워야 하는 싸움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수용소에서 달아나려 하거나 고자질로 죽이는 일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저는 뒤에서 말만 하고 애꿎은 젊은이들을 앞세워 다른 나라로 쳐들어가게 한 히틀러 무리들이 잘못이지, 싸움터에 나와서 총들고 싸우다가 젊은 목숨을 바친 이들이 무슨 잘못이 있으랴.
젊은이들을 싸움터로 내몬 사람들은 뒷짐을 진 채 "앞으로!"만 외치고, 아무 생각없이 싸움터로 나선 이들만 죽이고 죽고하는 일은 이제 그만 해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때의 싸움터든, 요즈음의 이라크든 아프가니스탄에서든...
얼개를 촘촘하게 잘 짜놓아 볼거리가 많다. 러시아 포로들로 잡혀온 여군들한테 어떻게 해서든 가보려고 머리를 쓰는 애니멀과 해리의 모습이나, 러시아 여군들이 몸을 씻는 곳을 망원경으로 보려는 포로들의 모습은 안쓰럽기도 하지만 웃을 수밖에.
나중에 끄나풀을 찾아내서 쌈박하게 앙갚음 하는 방식이나, 수용소장의 말에 성이 나서 소장의 옷에 흙탕물이 튀게 하려다 걸렸을 때 풀어가는 방식이나, 수용소를 지키는 슐츠와 끄나풀이 막사 안에서 있었던 일들을 몰래 주고 받는 방식들은 남다르게 꾸몄다.
4. 2년반이나 수용소에 있을 때 세프톤 밑에서 온갖 물건들을 맡아 챙기던 쿠키가 나중에 제 나라로 돌아와 수용소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으로 영화는 나아간다.
오래된 영화이므로 디브이디 화면이나 소리는 그저 그렇다. 보너스로 예고편마저 없다. 우리말로 옮긴 것도 군데군데 엉성하다. '변호사'를 '빈호사'로 써놓지 않나... 그냥 이름난 영화를 싼 값에 구경하므로 텔리비전으로 보는 셈 쳐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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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lag 17
William Holden : Sgt. J.J. Sefton
Director : Billy Wilder
위의 정보를 얻은 곳에서의 누적평점은 8.3인가 그랬으니 꽤 높은 편인데, 1953년작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쟁 직후여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웃기려고 하는 대목이 많습니다. 옛날에 봤을 때에는 잘 몰랐었는데, 애들하고 보다 보니 그런 게 눈에 잘 보입니다. 예를 들어 Animal과 Shapiro 콤비 같은 경우죠. 수용소장인 Scherbach나 담당 하사관인 Schulz의 표정이나 말도 그렇고요. 옛날 것이라서 120분이 넘는 상영시간을 자랑하는데, 요즘 같으면 90분도 안되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간단한 줄거리를 기술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추가합니다.
Sefton은 거래와 사업을 통해 여러 가지 물품을 조달해서 재판매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에 넉넉하게 수용소 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Animal과 Shapiro는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이고요. 어느 날 포로 두 명이 탈출을 합니다만 나가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경비병들에게 살해당합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스파이로 잠복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막사장인 Hoffy, 보안담당인 Price, 다혈질인 Duke는 증거를 찾게 되고, 막사 내에 몰래 반입했던 라디오를 압수당한 다음 Sefton이 용의자가 됩니다. 게다가 일시 수용되었던 Lt. Dunbar를 데리고 갈 때 Sefton이 했던 말을 수용소장이 반복함으로써 의혹은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완벽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 그리고 아마도 하사관들뿐이기 때문에 군사법정을 개최할 수 없어서 - 엄중감시하는 것으로 그칩니다. Lt. Dunbar의 프랑크푸르트 역에서의 사보타지 때문에 압송될 우려가 있자 - 전쟁포로는 공식적으로 살해할 수 없지만 질서파괴자는 처형이 가능합니다 - Lt. Dunbar를 탈출시킬 계획이 수립되고 게슈타포에게 압송 직전 빼돌립니다. Price가 Schulz와 정보를 주고받는 것을 폭로한 Sefton은 Lt. Dunbar를 데리고 함께 탈출합니다.
Stalag을 찾아보니 하사관/병사용 수용소더군요. 장교들은 따로 수용하는데, 아마도 지휘자가 없는 군대는 군대가 아니기 때문이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