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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실재 간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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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는 불가능할 것만 같은 많은 이야기들로부터 사람들은 일종의 대리만족을 경험하는 것 같다. 하지만 허구성과 함께 개연성은 소설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이다. 작가의 상상력이 아무리 출중할지라도 그 이야기가 현실과 완벽히 동떨어진 형태라면 사람들은 이를 허무맹랑하다고 말할 뿐이다. 셜록 홈스(이하 홈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은 오랜 시간동안 많은 이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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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는 불가능할 것만 같은 많은 이야기들로부터 사람들은 일종의 대리만족을 경험하는 것 같다. 하지만 허구성과 함께 개연성은 소설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이다. 작가의 상상력이 아무리 출중할지라도 그 이야기가 현실과 완벽히 동떨어진 형태라면 사람들은 이를 허무맹랑하다고 말할 뿐이다.

셜록 홈스(이하 홈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은 오랜 시간동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자신이 탐정이 된 듯 작가의 상세한 설명을 따라가다가 마침내 끔찍한 살인사건의 범인이 잡혔다는 희열감에 빠져드는, 이야말로 셜록 홈스 시리즈가 지닌 매력이 아닐지 싶다. 게다가 미궁에 빠진 사건을 단칼에(?) 해결하는 홈스의 모습은 또 얼마나 멋진지... 그는 범인뿐만 아니라 동료 왓슨조차도 속일 정도로 독보적인 변장술을 수시로 선보였고, 뛰어난 관찰력을 발휘해 타인의 눈에는 사소함으로만 여겨지는 것들을 포착하기도 했다. 신은 어찌 한 인물에게 이토록 많은 재주를 허락하신 것인지 싶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현실에서 이와 같은 인물이 존재하는 게 가능하긴 할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코넌 도일(이하 도일)이 그의 첫 작품인[주홍색 연구]을 세상에 내놓은 게 1886년이니 벌써 100년도 더 전의 일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들 하니 그 때와 비교했을 때 지금 얼마나 많은 부분이 달라졌을지는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스테디 셀러로서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이나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게츠비>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는 이들도 많은 까닭은 바로 이 이야기들이 오늘날과는 다른 시대를 다루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홈스를 바라본 저자의 독특한 시도는 꼭 필요한 것이고, 진작에 이루어졌어야만 했던 것이란 생각이 든다.

개개인을 식별하고 통제하는 기술은 나날이 발달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제도가 체계적으로 설계될지라도 언제나 빈틈은 존재하는 법이다. 사람은 언제나 현재를 살아가며 과거라 하여도 이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영국 역사의 황금기라 일컬어지는 빅토리아 시대에도 빈틈은 있었고 수많은 범죄로 인해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의학을 공부했던 도일의 역량이 홈스라는 인물을 만들어내는데 큰 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할 수 없겠지만, 홈스와 흡사한 방법을 활용해 죽은 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었던 명탐정들은 그 시대에도 분명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홈스 시리즈에 대한 해설서임과 동시에 빅토리아 시대를 다룬 역사서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도일이 오늘날 살아 있었더라면 <CSI> 의 대본을 썼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했다. 작가로서의 기본 역량을 갖추었으면서 의학 지식도 풍부히 지닌, 도일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았으리란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모든 분야에 걸친 전반적인 지식보다는 특정 분야에 집중된 전문지식을 선호하는 오늘날의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홈스와 같은 인물이 또 다시 탄생할 가능성은 희박하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든다.

q*****2 2007.12.0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