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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작 「카모마일의 소환사」를 쓰신 자야님의 첫 출판작(맞나?), 『악처』를 읽어보았다.
분위기
악처의 장점은 무드를 잡을 줄 안다는 것이다. 도입서부터 저주받은 해적들의 뼈맞추기 의식을 보여주며 기괴하고 음울하게 시작한다. 그 후 지극히 표준적인 가치관의 소유자인 백작영애를 통해 해적의 생활상을 묘사하여 일상적인 해적들의 거동과 유희, 풍습이 얼마나 이질적인지를 보여준다. 거기에 해적왕 오라함과 지젤의 섬뜩한 저주...
주인공 올리버의 과거로 넘어가서는 오싹한 누나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모두 앞에선 연기를 하지만 밤에는 온갖 저주로 동생을 극한까지 몰고가는 그 소름끼치는 광기가 심약하고 몸이 여린 소년의 관점에서 그려진다. 난 괴담같은 거엔 대단히 강력한 면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리비아의 귀기서린 행동에는 닭살이 좀 돋았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 이번엔 지젤이 아닌 새로운 마녀가 등장한다. 혈통좋은, 아름답지만 매우 나른한 눈매를 지닌 암코양이같은 마녀 신시아. 느릿느릿하면서도 수완은 매우 좋고, 마녀답게 아는 것이 많으면서 또한 마녀답게 가르쳐주는 것은 적은 그녀. 마녀답다고 해야할까? 그런 신비한 분위기를 잘 표현해놓았다.
이어지는 달빛기사단에서의 생활과 기사들과의 부딪힘에서는 긴 기다림, 절박함, 그러나 가난도 세월도 절망도 꺾을 수 없는 기사의 긍지를 보여주고 있다. 조금 미화하는 감도 있긴 하지만, 또 조금 심하게 외곬수인 면도 있긴 하지만... 뭐 원래 그런게 기사 아닌가.
문체
무척 안정적이고 읽기 편했다. 난 이걸 제일 중요한 조건으로 본다. 흔들흔들 불안정한 문장으로는 제아무리 재밌게 써봐야 엉덩이 붙이고 읽기 괴로울 뿐이니까. 특히 요즘같으면 최소한의 문장력도 없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런 면에서 악처는 합격점 이상이다. 안정적일 뿐 아니라, 그 이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지적하고픈 점도 있다. 이건 단점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만원만 더 있으면 백만원인데」같은 아쉬움이라 할 수 있다.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악처는 무드잡는 기술이 좋다. 하지만 완벽하게는 아니다. 음울하고 신비로운 분위기에 한껏 취해서 문장 위를 달려가고 있는데, 갑자기 맹맹한 설명조 문장이라는 돌부리에 톡하고 걸려서 자빠지고 만다. 이것은 작가가 '보여주려고' 노력은 했지만 스스로 분위기에 취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캐릭터
그다지 캐릭터성을 강조하려는 것 같진 않다. 대부분의 캐릭터는 독창적 세계관의 힘을 빌린 개성과 적당적당한 전형적 속성을 반반씩 갖고 있다. 특별히 눈에 띄는 존재라면 지젤&오라함 커플, 신시아, 진저, 올리비아 정도. 지젤과 신시아는 둘 다 마녀니까, 특히 신시아는 출연도 많기 때문에 꽤나 인상이 깊었다. 진저는 여성적인 '캔디 마마'의 삶을 대변해주는 캐릭터라서, 올리비아는 광기로 인해서..
올리버에 대해서는 일단 판단을 보류하고 싶다. 현재로써는 캐릭터 조형이 그다지 마음에 들진 않는다. 내 안에서 올리버는 명확한 이미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해적섬에서의 그와 부케에서의 그, 기사단에서의 그가 보여주는 모습이 각각 다르고 이를 하나로 묶어줄 만한 무언가를 나는 찾지 못했다. 즉 애가 좀 오락가락하는 건 아닌가 싶은 기분이 들었고, 그다지 행동거지에 일관성이 있어보이지 않았다. 뭐 이 부분은 나의 개인적인 판단이 많이 개입될 수 있는 부분이니까 개의치 않아도 좋지만.
문제는 또 다른 하나, 주체성의 부족이다. 그는 정확한 사정은 몰라도 제국의 둘째 황자에게 극심한 원한을 품고 있다. 또 그것을 갚으려 하고 있다. 근데 하는 행동거지는 「굴리는 데로 굴러가겠습니다」랄까. 사소한 거 몇개를 제외하면, 뭐 하나 자기가 결정해서 하는 게 없다. 대부분의 행동거지는 지젤에 의해 레일이 깔리고 신시아에 의해 미세조정되고 있는 분위기다. 집사가 시키면 이거 하고, 기사단장이 시키면 저거 하고, 마녀들이 시키면 넙죽 그거 하고.
폼은 무지 잡으면서 뭐 이렇게 생각하는 건 없고 굴리는 데로 굴러가는지 알 수가 없다. 차라리 그들을 따르는 이유라도 명확하게 확립해서 보여주면 납득할 수 있겠지만, 딱히 그런 건 없어보인다. 명색이 자기 코드가 복수라는 주인공이, 그 복수를 향해가는 과정에서 주체성을 가지지 못하는 것은 좀 문제가 있지 않을까. 물론 마녀들 역시 목적이 있어보이고, 거기에 편승하면 그의 목적인 복수 또한 이뤄질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과하게 수동적인 그의 모습에 그리 매력은 느낄 수가 없었다.
스토리
쓸데없이 네타를 할 생각은 없다.(위의 언급에서 벌써 네타가 많긴 하지만 -_-) 일단은 기사단에 적을 두고 이야기를 진행할 것 같고, 아마 그 내용은 제국과의 크고 작은 충돌이 되지 않을까 싶다. 거기에 해적섬에선 멀어졌지만 해적의 이야기도 끝나지 않은 듯 싶고.. 올리버를 매개로 두 이야기가 계속 함께 진행될 모양이다.
아직은 서론에 불과할 뿐이라 판단할 재료가 많진 않지만, 단순히 세력 모으고 부하 모아서 제국과 한판뜬다는 식의 단순무식 10원짜리 스토리로 갈 것 같진 않다. 비중있게 묘사해둔 해적들의 과거 이야기도 꼬여들 것 같고, 마녀들도 옆에서 노선조정을 해 주고 있으니 앞으로 악처가 굴러갈 향방에 대해서는 예측하기가 힘들다 하겠다. 난 이런 게 좋더라. 앞날이 너무 뻔한 이야기만큼 시시한 것은 없다.
세계관
내적 개연성과 외적 독창성 둘 다 훌륭하다. 특히 디테일에 강한 듯 하다. 현재까지 등장한 배경은 해적섬, 항구도시 부케(및 그 외곽의 기사단), 붉은산 정도인데 각각 그 장소만의 분위기가 뚜렷하고 세부적인 생활상의 묘사가 몰입감을 높여준다.
해적섬에서 벌어지는 뼈맞추기 의식, 그들의 저주, 스컬댄스 등을 통해서 하나의 작은 왕국같은, 그러나 햇살 아래의 나라가 아닌 검붉은 안개가 엷게 서린 듯한 마녀의 영역같은 분위기를 잘 살려주고 있다. 부케에서는 '캔디 마마'라는 매우 여성적인 공간의 삶을 진저를 통해 능숙하게 보여준다. 간단한 대화나 토막난 일화들을 통해 자연스레 이미지가 떠오르게 만들고 있다. 특히 진저가 기사에게 홀리지 않도록 신시아가 대화를 지연시키는 장면에서는 무척 사실적이라 감탄했다. 그리고 붉은산에선 비참한 유랑민의 생활상이 보인다. 2권에서 좀 더 디테일을 더해가겠지.
드래곤이야 허구헌날 나오긴 하지만, 악처의 드래곤은 좀 다르다. 아직 실체는 코빼기도 안나오니까 잘은 모르겠지만, 악처에서 '악룡'이라 불리는 이 드래곤들에 대한 신시아의 분석에는 감탄해버렸다. 물론 신시아 자신에게도. 거창하게 새로운 마법체계니 독특한 문명이니 하는 것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부분 부분 세세한 곳에서 독창적이면서 악처에 어울리는 설정을 자주 발견할 수 있었다.
일러스트
일단, 개인적으로는 대만족이다. 쉽게 볼 수 없는 독특한 화풍인데다가 악처의 분위기와 잘 맞는다고 본다. 게다가 (그림에 조예가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엄청 손이 많이 갔을 듯 한, 무시무시할 정도로 세밀하게 묘사된 그림이다. 나는 치퍼 선장이 손에 쇠사슬을 감고 눈을 찡긋 하는 장면이 제일 좋았다. 표정이 살아있다고나 할까. 너무 음울한 그림만 넣지 말고 이렇게 밝고 익살맞은 삽화도 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뭐 그림이란 건 개인의 취향에 따라 판단이 극과 극이 되는 거니까 다른 분들 마음에 들지는 모르겠다. 적어도 대충 그린 그림은 절대 아니다. 그러니 익숙치 못하다고 거부하지 말고 새로운 화풍을 즐겨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총평
만족스럽다. 그러나 대만족은 아니다. 올리버는 좀 더 생동감있었으면 좋겠고, 문장은 좀 더 분위기에 흠뻑 취했으면 좋겠다. 이것은 좀 더 나은 글이 되기를 바라는 아쉬움이며, 다음 권에 대한 기대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7600원이라는 금액이 아깝지 않은 책이었다. 자야님께서 앞으로도 이런 멋진 글을 계속 쓰실 수 있도록, 건필을 기원하면서 글을 마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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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친구와 룰루랄라 하며 서점에 갔을때 발견한 책이었다. 사고싶은 책을 많은데 돈이 적어서 매우 고민하고 고민하던 나에게 보이던 것은 악처였다. 딱히 사려는걸 정해서 서점에 가는 내가 아니여서 흥미 반 궁금함 반으로 책을 꺼냈다. 별로 느낌은 오지 않았지만, 표지만큼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첫 소설은 표지로-' 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날은 뭘살까- 하는 큰 고민을 하다 악처를 집어들었다. 물론 다른 책도 사고싶고, 읽고싶었지만, 표지와 나의 마음을 끌던 타로카드다. 이런 그림을 좋아하다보니 바로 사버렸다.
표지 구성을 좋았다. 하얀 배경에 해골이라니-, 정말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책을 느긋히, 그리고 많이 볼 수 있는 곳은 나에겐 집보다는 이동하며 약간 시간이 있는 지하철이였고, 지하철보다는 학교였다. 그냥 평범한 중학생이여서 쉬는시간에 공부하는것도 아니고, 아침 독서시간도 있다. 덕에 책상서랍에 넣고 보는 나에겐 흰 표지란 최악적이었다. 책상서랍은 교과서와 노트,파일로 왠만하면 꽉 차있기 때문에 '악처'는 맨 위로 갈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표지가 더러워진다. 흰색이라니, 매우 잘 더러워지잖아! '책은 깨끗하게 보자' 라는 신념이 있어서 인지 더러워지는건 못 참는지라, 무릎위에 올려놓고 수업을 듣기까지했다.
내용은 정말 재밌었다. 별로 작가에 대해 아는건 없기에, 그 소설책만을 알수밖에 없기에 이 작가분에 대한 다른 생각이나 존경, 그런건 없이 봤다. 처음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뭐야, 왜이리 섞여- 라며 불평하며 읽었다. 그렇지만 1편부터(이해가 가지않은건 프롤로그 였다) 읽게되더니 뒷편이 궁금해졌다. 특히 수업시간이나 친구들이 불러 복도에 나가 보지 않을때는 약간의 짜증이 생겼다.
'악처'덕에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나 도서실에서 빌린 책들을 못 보게되었지만, 후회하진 않을 책이다. 뭔가 충동구매급과 표지보고 산다는 안 좋은 습관 덕에 사버린 '악처'지만 그 충동구매와 습관에겐 약간 고마워하고싶을 정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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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나왔던 아키타입의 소설 중에는 나는 감히 이 소설을 최고의 가치를 지닌 소설이라 말할 수 있다. 다른 소설들도 좋기는 좋았지만, 이 악처만큼은 아니었다. 아직 학생인 나는 그냥 재미로 이런 소설을 찾아 읽는 것일지도 모르고, 책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지만 이 악처는 무척이나 재밌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책속의 삽화 또한 소설과 무척이나 어울려 마음에 들었다.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그러나 어딘가가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는 소설. 나도 모르게 푹 빠져 이 소설 다음권이 언제나오나 기다리는 중이다. 이 소설의 내용은 내 부족한 필력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다. 그저 읽어보면 알거라고 밖에 할 수 가 없다. 책을 산다해도 그 가격이 절대로 아깝지 않을 것이다. 학생으로써 용돈으로 살 수 있는 책이 한정되어있는 나도 이 책은 정말 사기 잘했다고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리뷰같은 것은 써본적이 거의 없어 어떻게 써야할지 감도 못잡겠지만 이 책은 꼭 읽어보라고 권유하고 싶어서 써본 리뷰다. 그러니 이 부족한 설명으로만이라도 흥미를 가지고 이 책을 읽어주기를 바라고, 이 책을 사랑해주기를 바랄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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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제목을 보고 그 '악처'가 맞는지 확인까지 할 정도였다.
영문으로 BAD WIFE라고 되어있는 것을 보고 궁금해졌다.
환타지라는 장르에서 과연 무슨 스토리이길래 악처라는 제목일까.
악처는 일단 해적선의 이름이다.
따라서 해적들이 이야기이다.
자유항에서 바다 건너 섬에 해적들의 소굴이 있다.
프롤로그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이 풍기는데, 뼈를 맞추는 작업을 하는 해적들의 모습에서 전율이 흐를 정도였다.
해적들에게 내려져 있는 저주.
죽어서도 해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그 저주로 인해 해골들은 해적선으로 걸어가 노잡이가 된다.
아직 1권밖에 안나왔기에 이 저주로 인한 전개는 딱히 없다.
다만 프롤로그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다.
그리고 주인공 소개에도 꽤나 잘 어울렸다.
과거가 있을 것 같은, 그리고 아울러 뭔가 능력도 갖추고 있을 것 같은 주인공.
처음 해적들의 생활상이나 분위기도 참으로 재밌고 흥미진진하게 흘러간다.
특히 오라함과 지젤의 저주, 관계...
무대가 자유항으로 바뀌어서도 어색하지 않게 자유항 분위기로 넘어간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주인공에게 여러 사람들이 접근해온다.
해적섬에서 10년 정도 세상과 단절되어 있던 주인공이 드디어 세상으로 나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악처는 정말 처녀작이라 믿기 힘들 정도로 잘씌여진 글이다.
문장도, 글의 분위기도, 전개도 흠 잡을 것이 거의 없다.
물론 아직 1권밖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섣불리 평가를 내리기는 힘들겠지만, 일단 1권에는 합격점을 주고 싶다.
2권도 읽고싶으니까 말이다.
마지막으로 아쉬운 점을 말하자면 캐릭터들이 문제다.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특징도 있고 쉽게 구별도 간다.
다만 살아있다는 느낌이 조금 부족하다.
붕 떠있는 느낌이랄까, 연극하는 느낌이랄까.
특히 주인공의 변화가 너무 크다.
처음 프롤로그에서의 주인공과 후반 스토리에서의 주인공이 별개의 인물같다.
점점 철부지 꼬맹이가 되어간다는 느낌이다.
행동들이 유치하다.
작가 머릿속에서 확실히 정립이 안된채 글을 시작한 것 같다.
아니면 글에서 그 변화들을 표현하지 못했던지......
혹은 내가 잡아내지 못한 걸 수도 있겠다.
어쩄든 악처 대단히 만족도가 높은 글임에는 틀림없다.
앞으로도 계속 지켜보고 싶다.
그러니 어서 2권을!!!
덧. 올리비아가 나오는 과거 이야기는 정말 멋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