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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라는 제목에 낚여서 보게 된 책인데, 뒤편의 십자가 책형을 소재로한 33편의 그림과 그림 소개글이 흥미로워서 끝까지 읽게 되었다.
내용은 한마디로 하이틴 로맨스 같은, 불치병에다 가정 불화에 괴로워하는 소녀 프리다를 미술의 세계로 이끌어주는 멋진 외모에다 미술사에 통달한 남자 야콥의 만남으로 인한 사랑의 설렘이 기본으로 깔려 있으며, 여기에 야콥이 쓰고 있는 '십자가 책형으로 보는 서양 미술사' 기사 이야기가 얽혀 들어간다. 결국 피렌체에서 만난 둘은 유럽 대륙을 누비며 유명 성당과 미술관을 찾아가 주요 작품들을 보는 여행을 함께 하게 된다. 아콥을 통해 이성에 대한 사랑과 예술, 기독교에 눈 떠가는 동시, 프리다는 점점 시력을 잃어가게 되고,,, 뭐 그러다 해피엔딩되는 줄거리이다.
'프리다'라는 여주인공의 이름은 물론 프리다 칼로가 떠오른다. '야콥'이라는 남주인공의 이름에서는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를 쓴 야콥 부르크하르트가 떠오른다. 소설 속의 야콥은 기독신앙도 독실하므로 왠지 야고보라고 읽어 주어야 할 것도 같다. 하지만 소설 속에서 야콥의 역할은 거의 바사리에 가깝다.
독특한 책이기는 하다. 제목과 달리 피렌체에 대한 부분은 아주 조금이다. 전체적으로 좀 산만한 느낌도 있고 너무 등장인물의 대화를 통해(거의 야콥의 일방적 강연) 서양 미술사를 쏟아부어 놓는 단점도 있다. 그러나, 확실히 다 읽고 나면 르네상스 시기 조토와 마사초부터 시작해서 이탈리아 르네상스, 북유럽 르네상스, 매너리즘, 바로코, 로코코, 낭만주의, 사실주의, 인상주의, 초현실주의, 큐비즘,,,하는 서양 미술사를 십자가 책형 그림과 그 화가들로 인해 주욱 꿰게 된다는 것! 그리고 뒤에 수록된 부록이 참 맘에 든다는 것!
개인적으로 고야의 <1808년 5월 3일>과 빅토르 스파레의 <수감자의 부활>까지 십자가 책형에 포함한 시각이 참 좋았다. 그리고 현대 작가여서 처음 본 뤼크 튀망의 <가스실>이 인상깊었다.
(솔직히 프리다의 짝사랑 타령 읽는 게 지루하긴한데,,, 읽다 보니 둘이 포옹하거나 키스하는 장면에 내 입술이 바짝바짝 타는 거는 또 웬 괴기스런 현상인지. 현재 난 프리다 나이의 두 배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지.)
*** 아래 그림은 고야의 <1808년 5월 3일>이다. 프랑스 군대의 폭력을 다룬 작품이라고들 하는데 이 소설의 저자는 이 흰 옷 입은 사내를 예수로 보아, 이 그림도 '십자가 책형'을 소재로 한 그림으로 소개하고 있다.
![]() [1808년 5월 3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