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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읽는' 길라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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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그리스 신화의 신들에게는 각자를 상징하는 상징물이 있어서, 어떤 물건을 들고 있는지만 보아도 어떤 신을 그린 그림인지를 알 수 있다고 말이다. 번개를 들고 있으면 제우스, 갑옷을 입고 창을 들고 있는 여신은 아테나,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이런 상징체계는 유럽 회화가 발달하고 사회가 보다 복잡해지면서 정교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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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그리스 신화의 신들에게는 각자를 상징하는 상징물이 있어서, 어떤 물건을 들고 있는지만 보아도 어떤 신을 그린 그림인지를 알 수 있다고 말이다. 번개를 들고 있으면 제우스, 갑옷을 입고 창을 들고 있는 여신은 아테나,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이런 상징체계는 유럽 회화가 발달하고 사회가 보다 복잡해지면서 정교해지고 복합적으로 발전했다. 이러다보니 어지간히 학식을 쌓거나 교양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그림을 '이해'하기 힘들어졌고, 식자층은 이런 분위기를 즐기며 더욱 복잡한 상징체계를 고안하는 움직임마저 생겼다. 마침내는 르네상스가 끝날 무렵, '알레고리'라고 불리는 상징체계를 집대성한 책이 집필되기에 이른다. 바로 체사레 리파의 <이코놀로지아>다.

 

<이코놀로지아>는 그리스 신화뿐만 아니라, 르네상스의 그림에 등장하는 온갖 상징과 표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상세하게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체사레 리파에 대한 존경심이 무럭무럭 솟아나온다. 동시에 당시 사람들은 이 많은 것을 모두 숙지하고 그림을 그리거나 감상했던 걸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기야 이런 것을 조금씩 알아가는 것만큼, 추론하면서 알아맞히는 재미도 만만찮으니 나름대로 그런 상황을 즐기기도 했을 것 같지만 말이다.

 

<이코놀로지아>가 다루는 문화 세계는 방대하면서도 무궁무진하다. 여러 나라의 신화와 전설, 문화를 말 그대로 망라하고 있다. 당대 유럽의 교양문화를 연구하는 데 참고해도 손색없을 정도이다. 이탈리아에서 회화의 일반론에 대해 집필한 책이 이렇게 다양한 문화를 포용하고 있다니 놀라웠다. 당시 유럽이 활발하게 교류했기 때문일까, 미술만큼 국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예술 분야도 없기 때문일까.

 

<이코놀로지아>는 저자의 꼼꼼함과 역자의 치밀함이 혼연일체를 이루고 있는 책이다. 이렇게 정보량이 방대한 책은 제대로 번역하지 않으면 암호문같은 번역이 되어버리기 십상이다. 이를테면 프랑스 이름을 이탈리아어 발음으로 번역한다거나 해 놓으면, 독자로서는 도통 무슨 이야기인지 알 도리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부분을 꼼꼼하게 찾아내어 원문 발음대로 적고, 상세한 설명도 곁들이고 있으니 정말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백과사전같은 구성을 취하고 있는 책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코놀로지아>는 작게는 미술작품의 의미를 '읽는' 안내서 역할을 훌륭하게 하고, 크게는 당대 유럽 문화의 분위기와 유행까지 담아내고 있다.

p*******1 2010.06.05. 신고 공감 0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그림 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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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3년 이탈리아인인 체사레 피라란 사람이 이코놀로지아라는 이름의 책을 집필했다. 그 뜻은 그림을 정리한 책이라는 뜻이었다. 당시에는 그림을 공방에서 그렸었다. 그런 공방에서 사용되는 미술가들이 사용하는 어휘들을 정리한 아마도 최초의 책이었을 것이다. 오늘날 미술경매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시장의 부동자금이 갈 곳을 잃어서 투기성으로 몰리는 탓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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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3년 이탈리아인인 체사레 피라란 사람이 이코놀로지아라는 이름의 책을 집필했다. 그 뜻은 그림을 정리한 책이라는 뜻이었다. 당시에는 그림을 공방에서 그렸었다. 그런 공방에서 사용되는 미술가들이 사용하는 어휘들을 정리한 아마도 최초의 책이었을 것이다.


오늘날 미술경매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시장의 부동자금이 갈 곳을 잃어서 투기성으로 몰리는 탓도 있겠지만, 전반적인 경제적 수준의 향상이 미술시장을 활성화할 단계에 우리의 경제가 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 천박한 와인문화가 신경을 거슬리는 것처럼, 천박한 미술애호가들이 사람을 짜증나게 하기도 한다. 사실 그렇게 생각하는 나 자신도 상당한 시간을 미술이란 분야에 투자했지만, 미술을 그리 잘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내 경험상으로는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이론적인 면에서 무척 빈곤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들의 내부에서는 분명히 무엇을 느끼고 있지만, 그것을 언어적인 면으로 표현해내는 점에서는 무척 취약한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미술운동에는 미술가가 아닌 사람들이 그것을 응호 하는 대변인의 역할을 하곤 했었다. 아마도 그런 점이 더욱 미술과 일반인의 거리감을 늘리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이 책은 미술의 개념이나 미술의 사조, 미술이라는 것의 미학적 원리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림을 읽는 독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몇몇 작품들을 선택하여 그 그림 속에 숨겨진 중의적인 의미를 찾아낸다. 일반적인 시각으로 보아서는 찾아낼 수 없기에 그 그림을 주문한 패트런들도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이다.


그러나 미술인들은 그런 숨겨진 상징들을 잘 찾아내고 그 의미를 발견해내곤 그들끼리의 의미를 나누곤 했었다. 그것이 바로 그런 상징과 의미체계를 정리한 이코놀로지아라는 책의 존재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가 미술을 읽는데 상당한 도움을 주는 책이다. 일일이 설명을 들을 필요가 없이, 그림이 말하는 것을 읽는 독해력을 높여준다.


그러나 여전히 남는 갈증이 있다. 예술이란 무엇이며, 예술이 주는 가치는 무엇이며. 내가 예술 작품 앞에서 어떤 감동을 느껴야 하는 것인가는 아직도 여전히 개인적인 직관의 영역으로 남겨져 있는 것이다. 요즘 일반인을 위한 미술 이해를 돕는 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도 많이 모자란 듯한 느낌이다. 과연 언제쯤 그런 책이 나올수 있을까.


s***g 2007.11.1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