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루몽이란 책을 읽어 봤는지 홍루몽은 청나라 시대 조설근이 쓴 일종의 연애 소설로 당시에는 낙양의 지가를 올리던 책으로 속설에 의하면 이 책을 읽지 못하게 해서 자살한 처자가 나올 정도라고 하는데 워낙 인기가 많아선지 홍루몽을 연구하는 학문이란 뜻에서 홍학이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고 하고 중국을 공산화 시킨 마오쩌둥의 경우도 홍루몽을 굉장히 좋아해서 이 작품을 단순한 연애소설이 아닌 계급 투쟁 소설로 만들어 문화 혁명기간중에도 이 책이 불타오르는 일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홍루몽은 조선 시대에서 인기가 많았지만 성리학을 숭배한 유학자들이 이 책을 패관 잡설로 인식해서 못보게 하자 은밀히 필사해서 돌려봤다고 할 정도인데 지금도 인기가 많은 중국에 비해서 현재 국내에선 그다지 인기가 없어 보인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아류작도 무척 많은데 맨처름 이 책을 봤을적에도 그런 종류가 아닐까 싶었는데 책 소개문을 보니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올해의 작가'에 선정된 아시베 다쿠의 작품으로 중국 기서 『홍루몽』의 세계를 무대로 한 본격 미스터리물이라고 되어있다. 책을 읽어보니 홍루몽의 맨 처음부터 시작되는 것은 아니고 주인공의 가보옥의 누님이 황제의 후비가 되어 본가에 오는 장면부터 시작되는데 내용이 원작과 똑같다.만약 저자가 사후 50년이 안된 작품이라면 틀림없이 표절작이라고 문제가 되었을 거다. 원작을 흥미롭게 읽어서 홍루몽 살인 사건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미 읽어본 내용인지라 쉽게 읽을 수 있었는데 작가가 중국의 8대 기서중 하나인 홍루몽속에서 일어난 내용들과 저자가 저술한 살인사건을 교묘히 교차 편집해서 흥미로운 작품을 만든 것은 칭찬할 만 한데 이 작품에서는 원작이 화무십일홍,공수레 공수거와 같은 공허감과 허무감을 풍기듯이 불가사의한 사건들로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홍루몽 살인 사건은 8부작인 소설속 내용을 차용하다보니 원작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고스란히 차용되어 묘사되고 있어 원작을 모르는 독자들에게는 지루한 감을 주어 책의 몰입을 방해하고 있으며 책 말미에 등장하는 범행 동기와 트릭은 다소 무리한 점이 있어 본격물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미흡한 점이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중국의 8대기서인 홍루몽을 추리소설로 재미있게 만든 저자의 상상력은 칭찬해 줄 만한데 여타의 추리 소설과 달리 이 책의 말미에 붙은 주석과 작가의 해설은 매우 충실해서 다른 추리 소설도 이 책을 본받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
|
중국 고전 <홍루몽>을 토대로 해서 작가가 미스터리로 만든 작품이다. 홍루몽을 읽지 않은 나로서는 뭐라고 할 수 없지만 등장인물들은 모두 홍루몽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인 것 같다. 청나라가 세워질 때 개국공신으로 공을 세운 가씨 집안의 두 형제의 후손들이 녕국공과 영국공이라는 세습작위를 물려받아 그 위세를 떨치던 중 집안에서 황제의 비가 나와 더 위풍당당해졌지만 사실 알고 보면 그들 중 제대로 된 인물은 적고 그런 세습 부자들의 후손들이 그렇듯이 주색과 도박에 빠져 이루 말할 수 없는 방탕과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법이 무용지물이어서 누구도 처벌받지 않고 더 당당하게 살았다. 이런 시점에 그 집 안에 독특한 인물이 나오니 그가 가보옥이다. 그리고 가비가 친정 나들이를 한다고 두 가씨 집안을 터서 지은 곳이 인공 낙원 대관원이다. 가비가 그곳에 그녀의 자매와 사촌들을 비롯한 집안의 젊은 여인들과 보옥이 함께 모여 살도록 명하여 그곳은 마치 아름다운 여인들의 행복만이 가득할 것 같았지만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그때부터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그 전에 그곳에서 아버지가 집사로 있지만 자신만이 노비에서 풀려 관직에 올라 명판관 소리를 듣는 뇌상영은 살인을 예고하는 것 같은 시를 보고 가보옥과 함께 사건 해결을 하려하지만 사건은 기이하다 못해 해괴한 형태로 일어나 뇌상영을 혼란에 빠트리고 사람들은 계속 살인사건을 접하게 된다. 살인 사건은 모두 기괴하게 일어난다. 하나의 살인이 일어나 상을 치르던 중에 또 살인이 일어나고 집안의 우환을 위로하고자 베푼 연극공연 중에도 살인이 일어나고 사람이 방안에서 있다가 갑자기 사라졌다가 사체로 발견되기도 하고 사람들이 보는 와중에 원혼이 등장하기도 하는 참으로 표현하기 힘든 미스터리 사건의 연속이다. 현대 추리소설처럼 긴장감이나 독자를 확 사로잡는 것은 아니고 느리고 더디게 진행되면서 탐정이 변변하게 사건에 관여하지 못하는 것 때문에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읽어야 할까 보다는 살인의 미스터리이자 한 집안의 미스터리, 나아가서는 한 시대의 미스터리로 보면서 그 자체를 그대로 읽어 나가야 할 작품이다. 결국 범인은 끝에 가서 알 수 있지만 이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범인이나 탐정이 아닌 한 시대, 한 가문의 일대기이기 때문이다. 그 일대기를 보여주기에는 작품의 분량이 적을 수도 있지만 홍루몽을 읽은 독자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고 홍루몽을 읽지 않은 독자는 이 작품을 읽고 홍루몽이 읽어질 거라는 점은 틀림없다. 모든 것은 일장춘몽(一場春夢)인데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소설 속에서나 현실 속에서나 그것을 모르는 것 같다. 홍루몽, 홍루의 꿈 또한 그저 꿈이었을 뿐이다. 아마도 자신들이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 깨어나면 부질없는 꿈일 뿐이라는 환상을 여전히 망각하고 꿈이면 꿈인 대로, 현실이면 현실인대로 그렇게 제 맘껏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보옥의 사라져가는 미소만큼 덧없이 느껴진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마지막 사건에서의 어이없음은 뒤로 하고라도 작가가 보여주려는 의도에도 불구하고 시대극을 넘어서는 추리소설로의 충분한 느낌을 주지 못했다. 역시 원작의 힘이 컸던 탓이 아닐까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뭐, 그건 또 나만의 꿈이겠지만... |
|
아시베 다쿠의 『홍루몽 살인사건』은 3년 전에 구입한 책이다. 꼭 읽고 싶어서 구입을 했지만, 서평단 도서 등에 의해 독서의 우선순위에서 밀리다 보니 이제야 읽게 된 것이다. 좋은 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서평단 이벤트는 매우 유용한 독서의 경로이기는 하지만, 정작 읽고 싶은 책을 읽지 못하게 하는 부작용도 있는 듯하다. 늦게나마 책을 읽으면서 느낀 인상을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홍루몽과의 인연을 생각하며 감개무량했다. 내가 홍루몽을 처음 만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 정음사 판 2권을 통해서이다. 그후 고등학교 때 을유문화사 판 5권을 읽었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청년사 판 7권을 읽었으며, 최근에는 청계출판사 판 12권을 구입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1996년에 중국 여행을 했을 때는 베이징의 큰 서점에서 2권으로 된 인민문화사 판 홍루몽 원서를 구입하기도 했다. 원서를 구입한 것은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 한문, 그것도 간자체로 된 그 책을 내가 어찌 읽을 수 있겠는가? 홍루몽은 그 정도로 내 삶에서 큰 영향을 끼친 책이었다.
그렇게 마음에 새겨진 책을 3년이나 방치한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읽을 여유가 없었고, 더 중요한 이유는 혹시 실망을 할까봐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몇 년 전에 조성기 씨의 민음사 판 홍루몽 2권을 구입한 적이 있는데, 이것은 원작과는 관계없는 외설스러운 묘사로 일관하고 있었다. 등장인물의 성격도 원전과는 판이해서 황당했다. 이 책은 절반도 읽지 않고 버려버렸다.
이 책은 홍루몽을 추리소설 형식으로 고친 것이라고 한다. 혹시 조성기 씨의 홍루몽처럼 원작의 향기를 마비시킨 것이 아닌가 두려웠다. 그러면서 4박 5일 일정으로 중국을 여행할 때 이 책을 가지고 갔다. 홍루몽의 발상지인 중국에서 이 책을 읽으면 의미가 있으리라는 나름의 배려였다.
둘째, 홍루몽의 분위기를 살리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이 책에서는 진가경, 가영춘, 왕희봉, 사상운, 하녀 원앙과 청문, 향릉 등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데……, 원작에서는 진가경, 가영춘, 왕희봉, 원앙, 향릉 등이 세상을 떠나기는 한다. 그러나 의문의 변사가 아니라 이런저런 인과 관계가 나와 있다. 즉, 이 책은 홍루몽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은 부분이 많다. 그래도 흥미 있게 읽은 이유는 저자가 원작에서의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가능한 훼손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좀 더 깊이 상상력을 발휘하면 진가경, 가영춘, 왕희봉, 원앙 등의 죽음의 원인이 이 책에서의 상상과 통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셋째, 추리소설로서는 완벽하게 성공한 듯하다. 앞서 언급한 바처럼 나는 홍루몽 원작을 수십 번 이상 읽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마지막 순간까지 범인을 짐작하지 못했다. 홍루몽의 내용을 꿰뚫고 있는 나도 속일 정도면 대부분의 독자들도 흥미진진하게 마지막까지 읽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홍루몽을 이미 읽은 독자라면 다른 면으로 생각하면서 추억을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홍루몽을 읽지 않은 독자라고 하더라도 새로운 사건을 대하는 마음으로 책에 몰입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고전을 좋아하는 독자는 고전의 새로운 면을 만날 것이고, 추리소설 마니아는 고전과 추리소설의 조화를 만끽할 수 있을 테니 누구에게나 재미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
|
추리소설로서도 훌륭하지만 고전 명작 홍루몽에 대한 재해석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끝이 없을것같은 부귀영화와 숱한 미녀들에 둘러싸인 귀공자의 몽환적인 삶. 그러나 그런 꿈같은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현실의 어두운 측면과 추한 이면을 밝은 면과 적나라하게 대비시키는 작가의 생각은 찬탄할만하다. 그것은 원작 홍루몽을 읽을 때도 은근히 나를 신경쓰이게 만들었던 것이므로. |
|
"홍루몽" 이라는 중국 4대 기서(뭐 금병매가 대신 들어가기도 합니다만) 중 하나를 이름이나마 접해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듯.
이 책은 그 홍루몽의 주인공과 배경을 고대로 옮겨와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의 해결을 다룬 책이다.
홍루몽의 많은 부분이 살아있지만 실제 홍루몽 줄거리에 초점을 두기보다 그 대관원 안에서 가영춘, 왕희봉, 사상운, 향릉, 원앙과 청문, 그리고 마지막으로 임대옥!!! 까지도 죽게 된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것이다.
사실 홍루몽의 주인공이 워낙 많아서 복잡하지만 여튼 여기서도 모두 대관원의 유일한 남성인 "가보옥"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돌아간다.
가볍게(?) 인물 소개를 하자면
가보옥 : 대관원의 유일한 남성. 가씨 가문에서 그나마 제대로 된 유일한 남자.
임대옥 : 가보옥을 마음에 두고 있는 아가씨
설보채 : 임대옥과 쌍벽을 이루며 보옥의 짝으로 논해지고 있는 아가씨.
가영춘, 가원춘, 가탐춘, 가석춘 ; 가씨가문의(여기서 가씨 가문이란 가보옥의 집안 영국저와 보옥의 큰아버지 집안 녕국저를 둘다 일컬음) 4미녀. 원춘은 황제의 귀비.
기타 시녀들로 향릉, 원앙, 청문, 그리로 소녀 연극단
사상운 : 소년다운 면모가 있는 아가씨
묘옥 비구니 : 대관원 안에 사는 비구니
왕희봉 : 가보옥의 사촌형수
뇌상영 : 보옥네 집안 집사의 아들로 과거에 급제한 명판관(?). 대관원 안의 살인사건을 추적한다.
등등이 등장한다. 너무 많으니까 대충 일단 죽거나 사건에 관계되는 사람들만 썼다. 특히 임대옥과 설보채는 대조적인 스타일로 (임대옥은 가느다란 조비연, 설보채는 토실토실 관능적인 양귀비상) 지금까지도 여성 스타일을 나타내는데 쓰인다고 한다
여튼. 내용은 홍루몽에서처럼 결국은 찬란하던 집안이 기울어가는 과정을 포함하지만. 위에 인물들이 죽어나가면서 살인사건을 보옥과 뇌상영이 해결한다는 것.
그렇지만 요점은 한건의 사건도 막지 못했고. 진짜 범인을 알면 알수록 결국은 명문가의 수치스런 일면들이 등장한다. 결국 인간이기때문에 범죄를 저지르고 문제가 생긴다는 것.
사실 한사람 한사람 죽어나갈때마다 도대체가 해결될 것 같지 않고(너무 미스터리한 현상임; 초자연현상과 같은;) 누가 범인인지도 딱히 모르겠고(등장인물이 넘 많음) 무엇보다 범인의 의도가 전혀 종잡을수가 없어서 이건 추리극으로 분류해야할지 그냥 상상물이라고 해야할지 난감하다.
더욱이; 대관원이라는 극의 배경이 뒤에 해설에도 나오지만 호중천(壺中天)과 맞닿아 있어 도저히 현실감이 느껴지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대관원은 현실과 단절되어(남자들로부터 꽃같은 여자들을 지키는 울타리 같은?) 이상과 같은 공간이라 그곳이 무너짐으로써 모두가 꿈을 잃게 되는 모습이 엿보인다.
여튼. 홍루몽 하나도 대단한건데 이걸 나름 추리물로 풀어보려고 한 작가에게 수고의 박수를. 그리고 뭐랄까 새로운 시도라고 해야하나. 고전을 써먹는다는 것.
익숙한 장르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 즐거웠다. 홍루몽을 알고 보면 더 재미있지만 처음 보는 분들도 괜찮을듯.(물론 등장인물이 많아서 힘든건 매한가지;;ㅋ)
생각보다 괜찮은 작품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