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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원씨가 번역한 컬렉션(혹은 총서) 중에 에드가상수상작품집이라고 해서, 전 4권까지 나와 있는 게 있다. 그것과 이 책은 다른 상품이다. 명지사에서 나온 그 책은 정식 이름이 Edgar Allan Poe Award for Best Short Story winners 이며, 그 4권은 말 그대로 역대 수상작을 모아 놓은 것이다. 이 책은 그 책과는 편찬 취지, 구성이 모두 다르다. 엘러리 퀸은 잘 알다시피 뉴욕에서 거의 평생을 보낸 위인이고, 그의 작품 중 퀸 시리즈는 전부 배경이 뉴욕이다시피하다. 이 뉴욕에 기반을 두고 있는 전미추리작가협회가, 대략 1940년대부터 부문별 상을 일정 후보군 안에서 주기 시작한 게 바로 '에드가 상'이며, 현재는 시상 영역이 다양하여 설사 앤솔로지를 만든다고 해도 그 정확한 명칭을 대지 않으면 혼란의 우려가 다분하다. '에드가 상 수상작'이라고 해서 모두 미스테리 장르가 아니며, 그저 단편(혹은 자신의 장르)에서의 미학적 성취도 하나만을 기준으로 상을 받은 작품도 많다. 그 중에는 추리와는 전혀 무관하게, 기발한 표현과 위트, 포복절도할 창의적 설정만으로 이 대열에 오른 경우도 있는데, 솔직한 분석으로는 작품 자체의 가치로 그런 리워드를 부여받았기보다는, 작가의 다른 커리어상의 기여나, 동료들과의 친분도 어느 정도는 그런 결과에 영향을 끼친 바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그렇다손 쳐도 재미는 최고였다). 이 책은 기수상작 모음이 아니라, 말 그대로 충분한 주목을 받지 못한, 그러나 현재의 눈으로 보아 상당한 성취를 달성했다고 여겨지는 단편 추리물들의 모음이며, 장르는 순수하게 미스테리물에 국한되어 있다. 편집자는 엘레너 설리번이며, 캐럴앤그래프社에서 1990년대 초반에 낸 '50편의 베스트 미스테리'를 정태원씨가 번역(원서가 나온지 얼마 안 되어 바로 국내에 소개되다시피했으며, 이 책은 개정판이다). 익히 알 만한 작가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도 있고, 작가 자신이 당대에 큰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잊혀진 경우도 있다. 어느 시대나 대중이란 충분한 심미안과 자격을 가지고 제 시대의 작품들을 평가, 향유할 능력은 부족하며, 심지어 평론가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이미 알려진 것, 혹은 알려져야만 하는 것이 활자의 형태로 남김 없이 우리 앞에 다 제시되었다고 생각한다면, 이 컬렉션을 보고 그 생각에 변화가 올 수도 있다. 커트 시오드맥 같은 사람은 괴기풍의 (공상)과학소설작가로 더 잘 알려진 사람이다. 나는 어렸을 때 이 작가의 '도노반의 뇌'를 읽은 적이 있는데, 아마 '뇌'를 소재로 이런 풍의 픽션을 최초로 시도, 고안한 이로 알고 있다. 1941년작 영화 '늑대인간'의 각본을 쓴 이고, 그의 TV물 '하우저의 추억'에서 폴 버호벤이 자신의 캐릭터 이름을 따 온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PKD의 원작에는 쿠웨이드라고만 되어 있음). 휴 펜트코스트는 이 외에도 여러 필명을 가졌던 저드슨 필립스의 잘 알려진 펜네임이다. The Corpse Next Door 역시 코넬 울리치 특유의 솜씨를 드러내는 가작이며, 데일리 킹의 '로스트 스타'역시1940년대의 정취를 잘 드러내는 볼 만한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