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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의미를 찾고 있습니다. 이영도작가의 판타지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 시리즈를 통하여 눈물과 통치자의 덕목에 관한 철학(?)을 깨우치게 되었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http://blog.yes24.com/document/4041360). 그리고 중국인의 심연을 그려내고 있는 쑤퉁의 작품 <눈물>에서도 민초의 눈물의 의미를 다시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눈물에 대하여 쓰고 싶었다. 바람으로도 무너뜨릴 수 없는 그 장성을 눈물로 무너뜨린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눈물이라는 것은 비관과 낙관의 양면을 모두 갖고 있다. 가난하고 힘든 백성들은 눈물을 갖고 있기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이다. 가진 것이라곤 오직 눈물뿐이지만, 그래도 행복하다.”고 한 작가의 속내를 듣고 보면 바람보다도 눈물의 힘에 무게를 두고 싶었던 것으로 이해가 됩니다. 금년 여름 우리는 곳곳에서 일어난 산사태를 보면서 바람보다도 무서운 물(그것이 눈물이 아니라 빗물이었지만)의 위력을 새삼 깨닫게 된 바 있습니다. <눈물>의 스토리를 요약한 출판사의 리뷰를 인용합니다. 스포일러를 피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진나라 말, 북산에 유배 온 황제의 숙부의 억울한 죽음을 애도하며 눈물을 흘렸다는 이유로 마을사람 삼백여 명이 죽임을 당한다. 몇 십 년 후, 여전히 마음대로 울 수 없었던 북산의 마을 여인들은 눈을 제외한 신체의 다른 부위로 몰래 우는 방법을 터득한다. 머리카락으로 우는 법을 배우던 비누는 어머니가 일찍 죽는 바람에 그 비법을 제대로 전수받지 못해 울면서도 그 눈물을 감추지 못한다. 가난하지만 성실한 고아 청년 완치량과 혼인하고 한창 달콤한 신혼을 즐기던 어느 날, 남편 치량이 옷도 제대로 갖춰 입지 못한 채 만리장성 노역으로 끌려간다. 마을 여자들은 물론, 무당까지도 그녀가 남편에게 도착하기도 전에 길에서 죽고 말 거라고 말리지만 남편에 대한 사랑과 걱정만으로 비누는 천 리 길을 나선다.“ 소설 <눈물>은 장성공사에 끌려간 남편 완치량이 겨울옷도 챙기지 못한 것을 걱정한 비누가 생계를 이어갈 뽕나무를 처분한 돈으로 겨울옷과 노자를 마련해서 북쪽땅 대연령까지 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 여정은 황제의 폭압정치를 통하여 사람의 성품을 잃은 세상사람들의 면모를 엿볼 수 있게 합니다. 읽으면서 가장 마음 아팠던 점은 아이들의 변한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백춘대에서 만나 무덤파기에서부터, 죽은 백춘대 문객 진쑤의 관을 고향으로 호송하는 길까지 동행하게 되는 사슴인간 사내아이가 비누에게 보이는 인간성을 상실한 포악함을 읽다보면 연민을 느끼다가도 세상의 종말이 있다면 바로 이런 세상일 것 같다는 느낌에 소름이 돋기까지 합니다. 눈물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쑤퉁의 상상력은 눈물이 눈에서만 흐른다는 생리학적 당연성을 뛰어넘고 있습니다. 마을사람들이 황제에 반역한 자의 죽음을 애도했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한 뒤, 감시받는 상황이 되면서 심지어 어린 아기까지도 울음과 눈물을 삼키는 방법을 체득하게 되는데 가슴에 담아둘 수 없을 정도로 넘쳐흐르는 눈물을 귀, 이마, 유방과 같은 다른 신체를 통해서 흘릴 수 있다는 독특한 생리학의 장을 열고 있는 것입니다. 아마도 눈물이 단순한 눈물이 아닌 감정의 흐름이라고 읽고 있음이 틀림없습니다. 또한 눈물의 맛도 그려내고 있는데, 보통은 눈물에 담겨 있는 무기염 때문에 조금은 짭짤한 맛을 내는 눈물이 달고 쓰기도 한 다양한 맛을 가진다는 설정도 사실은 그리 틀린 말이 아닙니다. 감정에 북바쳐 우는 눈물과 양파나 최루액과 같은 화학적 자극에 의해서 나오는 눈물의 맛은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눈물>에서 작가의 관심은 오로지 비누에게 집중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시촌에서 대연령에 이르기까지 천리길을 가면서 만났다가 헤어지는 다양한 군상들의 뒷이야기는 없습니다. 오로지 비누와 같이 한 시간동안만 등장하는 존재로 그려지고 있어 조금은 아쉽고 미련이 남는 느낌입니다. 앞서 말한 사슴아이, 청개구리, 자객 샤오치 등이 어떻게 되었는지 황제가 죽은 다음 폭동을 일으킨 오곡성 사람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쑤퉁의 이런 절차탁마는 비누가 도패 일곱 개를 가지고 천리 길을 가능동안 먹고 입고 자는 일을 어떻게 해결했는지는 전혀 언급이 없는 데서도 궁금증을 더하게 한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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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을 흘리며, 만리장성을 쌓는 정인을 보기 위해 떠나는 여행.
2편에서는 복면을 썼던 샤오치의 출생의 비밀과 그가 행했던 일, 칠리동에 도착한 후 비누가 떠나는 남편이 있는 대연령으로 떠나는 여행중에 겪은 눈물탕약 등의 다양한 사건, 황제와 관련된 일과 대연령의 도착에서 생긴 일까지.. 1편에서 얽힌 실타래가 하나씩 풀리기 시작한다. 잘 짜여진 구성과 빠른 이야기 전개로 이야기에 따라가다 보면, 책장의 마지막 페이지에 도착해 있다. 다양한 이야기 속의 인간군상의 모습이 보인다.
#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눈물의 힘!
비누가 자객으로 오인을 받은 오곡탑 내에서 풀려나고 난 뒤, 겨울옷을 찾으러 가다 곤란한 상황을 당했을 때, 아이들이 구해주고 난 후, 비누가 아이들에게 보이는 눈물 그렁한 모습을 보였을 때, 사내아이들이 비누를 보며 한 말이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비누는 힘든 상황에 슬퍼하고 감정을 드러내고 눈물을 보이며, 곤란한 상황들을 이겨내었다.
비정하고 인간의 이성을 망각했던 아이, 어른들도 비누의 눈물이 몸에 닿으면 몸이 뜨거워지며, 자신이 있고 있었던 감정을 떠올리게 된다. 눈물탕약으로 눈물을 흘리면 비싼 돈을 준다는 유혹에도 굴하지 않았던 건,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비누였기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속상하고 슬픈 일이 있을 때 눈물을 흘리고 나면, 속이 시원해지며, 힘이 생기는 것을 느낀다. 펑펑 울고 난 후에, 다시 싸울 힘을 얻는다고 할까. 또한 자신의 부끄러운 잘못을 고백할 수 있는 것도 눈물이 주는 힘이라 생각한다. 부를 중요시하고,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마음과 가난하고 약한자를 동정하는 중국인의 기질이 책에 스며있다고 할까. 자신의 이익을 위해 냉정하지만, 눈물에 약해지고 반성하는 모습에서 희망을 보았다고 할까. 약한 사람들만 내는 자기 방어의 무기라고 생각했었는데, 타인의 마음에 아파하고 동정하는 이가 낼 수 있는 공명의 힘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배웠다.
신화의 틀을 유지하면서, 새롭게 신화를 재해석하는 작가의 센스와 구성이 돋보였던 소설이었다. 무엇보다 한 사람만을 생각하며 걸었던 천리길의 행보. 사랑하는 이가 있다면, 초심의 마음과 마지막의 마음이 일관되었던 비누의 그 마음이 순수했기에 눈물도 빛을 발하지 않았나 생각해보았다. 눈에 볼 수 없기에 진심과 눈물은 오해받기 십상이다. 힘들다고 포기하지 않고, 눈물을 흘리면서 끝까지 자신의 원했던 일에 도달했던 비누의 그 마음을, 잊지 않기로 다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