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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기획은 80~90년대에 언더계의 가수들을 발굴해내서 오버로 진출시킨 역할을 했다. 동아기획 출신의 스타들이 김현식, 들국화, 신촌블루스, 이소라, 박학기, 장필순 같은 좋은 음악가들이었으니 동아기획은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발전, 혹은 다양성 확보에 분명하고도 확실한 비중을 차지했다. 동아기획 출신의 또다른 수퍼스타는 김현식 밴드에서 가출....아니, 출가한 김종진, 전태관의 봄여름가을겨울이었다.
봄여름가을겨울은 우리나라 가요의 일반적인 작곡 수준뿐만 아니라. 연주 수준과 녹음 수준에서도 늘 더 높은 목표를 추구했다. 이는 담백한 재즈와 블루스, 록을 선호하는 그들의 음악스타일도 배경이 되었지만, 한상원, 정원영, 김광민, 한충환, 송홍섭, 장기호, 박성식 같은 깔끔하고 높은 수준의 연주를 추구하는 음악가들, 쉽게 말해서는 당시 가요계 엘리트 집단들하고의 교류도 그들의 연주와 녹음 수준을 높이려는데 배경이 되었다.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와 (가사가 하나도 없는, 그래서 당시로서는 무지 대담했던) 연주곡들을 세 곡이나 담은 1집으로 주목을 받고, 훵키한 [어떤이의 꿈]을 담은 2집을 크게 히트시키자 김종진과 전태관은 그들의 "더 높은 목표" 달성을 위해 한 걸음 나아갔다. 김종진과 전태관은 연인에게 문자를 보내다가 배를 거꾸로 타는 바람에 도버해협을 건너서...가 아니고 태평양을 건너서 미국에서 이 3집 앨범을 녹음했다. 김종진, 전태관과 그들의 작곡 노트, 그리고 앨범사진 찍으러 덩달아? 따라간 김중만을 제외하고는 앨범제작과 기획, 녹음, 세션, 심지어는 여성 백코러스까지 모든 게 미국의 녹음실에서, 미국인들의 기술로 이루어졌다. 이런 시도는 당시로서는 가요계 최초였다. (한국의 가수가 100% 해외 녹음으로 정규앨범을 만든 경우는 이 앨범이 처음으로 알고있다.) 결과는 좋았고 목표는 달성되었다. 3집은 기술적으로도 가요앨범의 완성도를 높여주었고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했다. 첫 히트곡은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였다. 이 곡에서 "내게 더 많은 날이 있어~ 무슨 소용 있을까~~" 하는 여성 코러스들은 (한국말을 아마도 그날 처음 접한) 미국인들이었다. 유재하의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과 이정선의 [외로운 사람들]도 멋진 연주로 녹음되었다. 연주곡들도 오리지날 시카코 퓨전재즈 곡들처럼 세련되었다. 녹음 수준 향상을 집대성해서 보여주는 곡은 역시 [아웃사이더]다. 당시 가요앨범의 록 사운드를, 외국의 록 사운드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만들어낸 녹음은 이 곡이 처음이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헤드폰을 귀에 걸고 들어도 여전히 신선하고, 크고 강력한 사운드가 터져나온다. 좋은 기술이 언제나 좋은 음악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높은 수준의 녹음을 달성하려고만 하다가 봄여름가을겨울만의 음악 색깔을 지키는데는 오히려 실패하지 않았나 싶다. 미국인 엔지니어에게 너무 많은 칼자루를 쥐어줬다. 물론 봄여름가을겨울은 그 칼자루를 건네주려고 미국에 건너갔고 결과 역시 스스로들 만족했겠지만, 봄여름가을겨울의 팬인 나는 세련된 3집 보다는 투박해도 따뜻한 1,2집에 손이 더 많이 간다. 김종진과 전태관은 3집의 결과에 만족해서 4집 역시 같은 엔지니어와 세션맨들을 불러모아서 또다시 미국에서 제작했다. 4집은 음악성으로만 봤을 때 봄여름가을겨울 최고작이라고 불리워도 될 정도로 좋은 앨범이다. 하지만 역시 "그 색깔"은 3집의 연장선이었고 공교롭게도 4집 이후로 봄여름가을겨울의 인기와 전성기는 지난다. 결코 탓하려는게 아니고 그들의 시도에는 그때나 지금이나 큰 박수를 치고 응원을 한다.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결과"는 팬의 몫이고,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시도"를 하는 것은 음악인의 몫이다. 봄여름가을겨울은 오버그라운드 시장에서 실패 할까봐 두려워 하지 않고 꾸준히 음악적인 시도를 한, 당시 가요계의 대담한 아웃사이더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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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의 아웃사이더
제 고등학교때였나봐요. 저만 생각하던 사춘기를 지나, 지금의 현실, 사회, 정치.. 그 모든것에 어우러지는것들로 고민을 많이 할때죠. 입시 걱정을 지나 취업걱정을 하고, 내 고민을 지나 가족걱정을 하고, 우리라는 이름으로 나라 걱정을 하고.. 이렇게 복잡할때, 봄여름가을겨울의 의식있는 노래를 들으며 스트레스를 풀었었어요. 언제 들어도 생각있고 세련된 그들의 음악이 참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