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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부산토박이인 내 두번째 고향은 단연 밀양이다. 전도연이 아니라 송강호가 아니라 10년이면 변한다는 강산으로 쳐도 내 삶에서 벌써 두번은 변했을 스크린속 밀양을 확인하러 칸의 시상식 하루 전 번개처럼 극장으로 달려갔었다. 그리고 전도연의 수상소식은 신애의 이상한 슬픔에서 막 빠져나오려는 즈음 먼 이국으로부터 들려왔다. 지난 2월, 유럽에서 돌아오자마자 기차를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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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부산토박이인 내 두번째 고향은 단연 밀양이다. 전도연이 아니라 송강호가 아니라 10년이면 변한다는 강산으로 쳐도 내 삶에서 벌써 두번은 변했을 스크린속 밀양을 확인하러 칸의 시상식 하루 전 번개처럼 극장으로 달려갔었다. 그리고 전도연의 수상소식은 신애의 이상한 슬픔에서 막 빠져나오려는 즈음 먼 이국으로부터 들려왔다. 지난 2월, 유럽에서 돌아오자마자 기차를 타고 쏜살같이 달려간 곳 또한 밀양이었다. 그렇게 한해에 수십번 드나드는 곳, 나는 밀양이 고향인 내 부모님의 하나뿐인 딸이다.

 

자꾸 웃었다. 결코 유쾌하거나 웃기기 때문이 아니었다. 신애의 슬픔이 이해되지 않아 "저게 뭐야." 하며 웃다가, 신애 옆을 신비한 공기로 맴도는 종찬 때문에 웃었지만 그보다 신애가 생전 처음 시도한 타인에 대한 믿음을 고스란히 받아내는 대상이 하필 하느님이라서 또 웃었다. 예배시간을 틈타 미친 듯 중얼대는 정신나간 신애나 그녀의 곁이라서 두 손을 모으는 종찬이나 병자같긴 마찬가지다. 도대체 그녀에게 밀양은, 아들은 어떤 존재길래 하필 이곳에서 그토록 처절하게 무너지는 것인지 어리석게도 그녀의 삶이 오래도록 궁금했다. 

 

컴컴한 땅바닥에 철퍽 주저앉아 꺼이꺼이 울던 그녀는 끝내 일어설줄을 몰랐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 그리고 받는 것. 그래서 생애 가장 다급한 도움을 청하러 달려간 곳에서 종찬의 소소한 행복과 맞닥뜨리자 끝내 말없이 돌아서던 신애를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타인을 자신의 영역에 들여놓기를 지독히 거부하던 그녀가 갑작스레 신과의 연애를 선언한 순간 방관자인 나는 스크린의 엔딩 크레딧을 간절히 소망했는지도 모르겠다. 마침표를 찍지 않으면 하늘 끝까지 따라붙을 비루한 삶이 그녀가 싱크대앞에 서서 마구 퍼넣던 밥과 닮아있어 그녀의 인생을 엿보며 확장될 상상을 어서 관두고 싶었는지도.

 

가끔 교회에 간다. 성당도 좋고 작은 암자라도 좋은데 상상속의 나는 그때마다 두손 모아 기도한다. 신애 옆에도 내 옆에도 살아나갈 세상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밀양>의 마지막, 신애의 좁은 공간에 아주 따스하고 환한 햇살이 들 때 나는 도망치듯 밀양을 떠나왔다. 그래, 그녀의 비밀스런 고백과 창백하지만 견뎌나가야 할 삶 그리고 용서는 이제 나만 아는 유일한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여전히 내 부모님의 고향, 밀양에 갈 것이다.   

s*****d 2008.04.23.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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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에 썼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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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도연의 리얼리즘 연기와 이창동의 거장다운 연출력만 부각시켰던 '언론의 밀양'과 '내가 직접 확인한 밀양'은 너무나도 달랐다. 극장에 들어가기 전에 기대했던 것과는 너무나도 다른 것을 얻고 나왔기 때문이다.   군 입대 후 지금까지 깊이 고민해왔고 또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많은 주제들 중 하나가 바로 '종교'이다. (대충 결론은 불신기독이랄까나_-)    극장을
"2007년 5월에 썼던 리뷰" 내용보기

사실

전도연의 리얼리즘 연기와 이창동의 거장다운 연출력만 부각시켰던

'언론의 밀양'과 '내가 직접 확인한 밀양'은 너무나도 달랐다.

극장에 들어가기 전에 기대했던 것과는 너무나도 다른 것을

얻고 나왔기 때문이다.

 

군 입대 후 지금까지 깊이 고민해왔고 또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많은 주제들 중 하나가 바로 '종교'이다.

(대충 결론은 불신기독이랄까나_-) 

 

극장을 나서며 그런 '종교'에 대해

똑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과

대화를 나눈 듯한 기분이었다.

반갑기도 하고 한 편으론 나보다 먼저 더 힘있고 큰 목소리로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을 보니 괜한 질투가 나기도 했다.

-아직 어리다.;;-

 

그런데 이창동 감독은 본 작을

"신에 관한 영화가 아닌 인간에 관한 영화"라고 했다고 한다.

 

관객의 입장에서

종교를 도마 위에 대담하게 올려놓고 있는 것이 뻔히 보이는데

이게 무슨 뜻에서 한 말인지 잘 모르겠다.

사람이 치유받고 구원받는 것이 본인과 또 다른 인간을 통해서라는

것에서만 그치려고 했다면 충분히 다른 이야기 전개와 연출이

가능했을 것인데 말이다.

 

아무튼 다시 작품 안으로 돌아와서..

영화가 기독교를 비하했다거나

부정적으로만 봤다고 보여지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도

종교가 아무 기능이 없다거나 뻘짓만 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종교의 기능이

종교인들이 한 마음으로 믿고 따르는 한 분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분명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약한 인간들이 하나의 허상을 만들고 그 안에서 평온을 찾는

행위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한 관객으로서 (그 자체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는 남들한테도 그걸 강요하는 것 -_-+)

본 작품에서 종교가 신애에게 해준 것과 해주지 못 한 것을

'용서'라는 인간 행위를 앞 뒤로 극명하게 드러낸 것은 정말

슬기로운(적당한 말이 안 떠올라;;) 주제 표현 방식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본 작에서 아쉬웠던 것은-작품에 아쉬워해야 할 지..

신애한테 아쉬워해야 할 지..는 감독과 직접 얘기하기 전까지는

정확히하기 어려울 듯-결국 인간이 '용서'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는

것이다.

 

한창 종교 안에서 평안을 얻고 있던 신애는

자신의 아들을 죽인 유괴범의 딸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을

보고도-눈이 마주쳤음에도-모른 척하고 넘어가는 섬찟한 짓을

자행한다. 그러고는 돌연 직접 용서를 하겠다며 교도소에 있는

유괴범에게 찾아간다. 

 

인간 한계-사실 개인적으로 이게 우리의 한계가 된다고 한정짓고 싶지도 않다.-를 극복하는 모습을 기대하는 순간.

 

박찬욱 감독 '복수 3부작' 에서의 송강호와 이영애를 보게 된다.

복수 시리즈에서 이 캐릭터들이

복수의 허무함을 보여주기 위해 처절한 복수를 연기했다면

밀양의 전도연은 복수 대신 정신혼란과 

용서의 한계를 끝내 넘어서지 못하는 나약한 인간상을 드러내는

연기를 보여준다.

자신의 죄는 고백 기도 한 방으로 용서받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타인의 죄는 왜 용서하지 못하나 모르겠다.-_-

 

아무튼 이렇게 흐르던 영화는

정말 개인적으로 원했던 순간. 바로 다음에서 끝이 나버리며

영화 내내 쌓였던 답답함을 날려준다.

(요새 영화들 보면 엔딩을 너무 질질 끌어서

마지막에 답답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 작품은

마치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끝내는 기분이었다랄까..)

 

종교인 비종교인 모두-허나 서로 다른 각도에서-

감상 중 마음이 답답할 것 같은 영화.

흥행은.. 되려나_-

이런 작품을 많이들 보고 이야기 나눠야 하는데 말이다.

m*****7 2009.01.26.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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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조연은 어떤 역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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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연기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전도연) 부여된 역에 충실하는 자제력이 얼마나 빛을 발하는 가를. (송강호) 삶에 대한 세심한 관찰, 그리고 시덥지 않은 장치 없이도 깊이 있는 문제를 던지는 것이 좋은 감독의 역할이란 것을. (이창동)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게 한 영화.   이 영화는 사랑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아니 오히려 용서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기도 하다.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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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연기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전도연)

부여된 역에 충실하는 자제력이 얼마나 빛을 발하는 가를. (송강호)

삶에 대한 세심한 관찰, 그리고 시덥지 않은 장치 없이도 깊이 있는 문제를 던지는 것이 좋은 감독의 역할이란 것을. (이창동)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게 한 영화.

 

이 영화는 사랑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아니 오히려 용서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기도 하다.

무엇을 용서하고, 누구를 용서하고, 용서의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복수, 용서에 관한 테마를 3연작으로 찍어낸 박찬욱 감독의 작품보다

오히려 이 '비밀스러운 햇볕'이 묵직한 힘을 가지는 듯한 느낌은 나만의 것일까.

 

포스터가 몇가지 있는데 저 포스터가 제일 맘에 든다. 사실 영화에 나오지 않는 장면이지만.

햇볕이 비치는 길거리에 나앉아 울고 있는 그녀의 뒤에서 뜬금 없이 우산을 들고 제대로 달랠 마음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그.

 

이 영화가 영화제에서 상을 타건 못타건.

내가 전혀 겪지 못한 일을 가슴 깊이, 살에 닿게 느끼도록 만드는 힘. 그것이 바로 이창동의 힘.

그리고 당연 전도연에 가려서 언급조차 안되고 있지만, (그만큼 전도연의 연기가 대단한 것이 사실.)

송강호는 가려져 있는 저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제대로 된 배우.

1******n 2008.11.1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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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씨의 열정이 인상적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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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전도연씨가 열연하고 칸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작품이어서 꼭 보고 싶었다. 영화의 내용은 (보고 싶은 사람은 읽지 마시길… 먼저 보시고 읽어보시길): 자세히 나와있지는 않지만, 그렇게 가정에 충실하지 않았던 (특히 아내에게)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고 신애 (전도연 분)는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내려와서 새 삶을 시작한다. 내려오는 길에 차가 고장 나서
"전도연씨의 열정이 인상적인 작품" 내용보기

밀양

 

전도연씨가 열연하고 칸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작품이어서 꼭 보고 싶었다.

영화의 내용은 (보고 싶은 사람은 읽지 마시길먼저 보시고 읽어보시길):

자세히 나와있지는 않지만, 그렇게 가정에 충실하지 않았던 (특히 아내에게)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고 신애 (전도연 분)는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내려와서 새 삶을 시작한다. 내려오는 길에 차가 고장 나서 카 센터 사장인 종찬 (송강호 분)을 운명적으로 만난다.

 

신애는 피아노 학원을 경영하고, 성공을 위해 땅도 알아보고, 아들은 웅변학원에 보낸다. 이야기는 비극으로 이어져 아들이 유괴되고, 끝내는 죽어도 나타난다. 그 범인은 놀랍게도 웅변학원 원장이었다. 신애는 남편을 잃고, 아들마저 잃는 비극적인 길을 걷게 된다. 그때 약국 아줌마의 권유로 교회에 나가서 마음의 평정을 되찾는 듯 한다.

 

어느 날 신애는 자기 아들을 죽인 범인을 용서해주고, 또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고자 교도소에 심방 간다. 그리고 전 웅변학원장을 만나서 용서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려고 할 때에 그는 이미 하나님께 나가서 용서받았다고 말을 한다. (뻔뻔한 얼굴을 하면서 말이다.) 이 일로 신애는 다시 한번 치유할 수 없는 정신적인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자기가 먼저 용서해 주기 전에 왜 하나님은 그 사람을 용서하였으며, 어떻게 용서할 수 있는지 방황을 시작한다.

 

이야기는 머리를 자르려고 미장원에 가지만, 거기서 전 웅변학원장의 딸을 만난다. 그 딸은 학교를 그만두고 미장원에서 헤어스타일러로 일하고 있었다. 그는 머리를 깍다가 말고, 그 미장원을 뛰쳐나오고, 집에 가서 스스로 머리를 자른다. 잘라진 머리는 날리면서 수채구멍 근처로 향한다.

 

이렇게 끝나는 영화는 많은 여운을 남기면서 감독은 모든 결정을 독자들에게 맡긴다.

이것이 기독교 영화인지, 아닌지, 기독교를 선전하는 것인지, 깍아내리는 것인지, 모든 결정을 고객에게 맡긴다.

 

영화에는 기독교와 직접적으로 부닥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약사가 적극적으로 전도하는 장면, 노방전도 장면, 부흥회 장면, 예배 장면, 목사의 기도 등등. 그러나, 사랑을 강조하는 목사의 기도 중에 김추자의 노래 거짓말이야의 시디를 트는 장면과 하늘을 두고 결코 패자가 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장면, 그리고 교회 장로로 나오는 약국주인과의 유혹과 잘못된 만남 등을 통하여 기독교의 부정적인 장면을 많이 할애하였다. 감독은 기독교인이 아닌 것 같다. 그러므로, 나름대로의 신앙관이나 신관이 기존 기독교인과는 많이 다를 수 있다.

 

결국 하나님이 용서하기 전에 자기가 먼저 용서해야한다는 사상과 스스로 과거와의 단절을 의미하는 머리카락 자르는 장면에서 스스로 그 일을 감당하므로, 하나님 없이 스스로 할 수 있음을 분명히 암시하는 것으로 보아 감독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겠다.

 

전도연씨의 리얼한 연기, 작품에 몰입하는 그 열정, 또 송강호씨 특유의 능글능글한 말투와 행동이 잘 어우러져 좋은 작품을 만들었다고 본다. 한국영화를 사랑하고, 용서, 사랑, 회복등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한번 보면 좋을 작품으로 추천하고 싶다.

d*****8 2007.11.13.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