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지도 못한 반전. |
|
괜찮다. 노스탈직 호러 단편들을 모아놓은 이 책.
'...밝은 조명으로 가득찬 스테인레스 세계에서 인간은 오래 살 수 없다고 나는 생각해. 왜냐하면 인간한테는 환상이 필요하거든. 환상이 있기 때문에 인간은 자기가 의미없이 살고 있는 것도 납득할 수 있고 그래도 살아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거야...' (p.36)
그렇다. 너무나 밝은 조명이 비춰서 옷장이 슬그머니 열려도 샤워중 문득 찬바람이 썰렁해도 다 비춰주고 다 잠겨줘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면, 호러나 스릴러의 재미는 전혀 맛볼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은 몇퍼센트 안되는 뇌를 사용하면서 그 정체성을 유지한다면, 나머지 뇌가 깨어나면 어떻게 될까? 인간도 변태 (육체의 상태를 바꿈)이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말로서 살인의 추억을 고백하는 '올빼미사내'
그리고 '세상의 기묘한 이야기'중 하나의 에피소드로도 소개되었던 '어제의 공원'에선 반복되는 운명 속에서 소중한 사람을 어떻게 구해내야 하는지, 아니면 체념해야 하는지. 체념하고 나서 잊어버리려지만 자신의 운명일땐 어떻게해야 하는지...그걸 깨닫는 순간 어쩜 눈앞이 아찔하면서 세피아색으로 바뀌는 건 아닐까.
축제의 한공간에서 만난 미묘한 소녀, 그리고 몇십년 지나 만난 얼음속의 모습 ('아이스맨')
죽었지만 한남자에 대한 두여인의 집착 ('사자연') 속에서 중년이 지난 여인이 창백한 얼굴에 그리는 새빨간 립스틱,
'월석'을 보기 위해 만국박람회에서 자신의 앞에서 뛰었던 꽃무늬원피스의 검은핸드백을 들었던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과 투영 등
요코미조 세이시의 기형적 호러보단 찝찝함은 덜하지만, 아찔하게 놀라고 뒤돌아서면 잊을 수 있는 가벼운 맛은 아니다. 보다 호러의 맛을 알고 있는 작가란 생각이 들었다.
|
|
제가 어렸을 때 가장 무서워했던 괴담은 '빨간마스크'였지요. 피로 물든 빨간 마스크를 하고 학교 앞에서 아이들을 기다리다가, 붙잡고 물어보는 겁니다. "너는 혈액형이 뭐니?" 하고. 혈액형별로 입을 찢어준다는, 지금 생각하면 참 어처구니없는 괴담이었던 것 같습니다. (혈액형이 뭔지 그가, 혹은 그녀가 어떻게 알까요..물론 괴담이었으니, 알 수도 있었겠지만은..)지역마다 차이는 있었지만, 제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아 저를 괴롭힌 것은 빨간마스크였습니다.
그런 저의 기억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만든 한 권의 책이 여기 있네요. '도시전설 세피아'-슈카와 미나토. 이 작가는 제가 생각하기에 아주 특이한 사람입니다.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꾼이지만, 저의 취향과는 약간 안 맞는 구석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엽기적이고 잔혹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랄까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제가 갖는 이 사람에 대한 인상은 그렇습니다. 그런 인상은 이 책을 읽기 훨씬 전에 읽은 <새빨간 사랑>에서 받았었죠. 읽어보신 분들은 알 겁니다.
하지만 이 책은 좀 더 낫네요. 아니, 괜찮은 작품입니다. 물론 이것도 제 기준입니다만. 뭔가 가슴 한 켠을 쓰리게 하는 아련함이 있다고 할까요. 5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두 어 작품은 <새빨간 사랑>에 실린 작품과 비슷한 분위기라 어째 무섭습니다. 이 사람의 머리속은 무슨 생각으로 가득할까 궁금할 정도로 상상력이 우리의 상식을 뛰어넘습니다.
표지를 이루고 있는 올빼미 모습을 한 사람이 등장하는 작품 <올빼미 사내>는 어쩐지 코믹하지만, 뒷부분에 가면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괴담을 현실에 재현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고 해야 하나. 가장 마음에 든 작품은 <어제의 공원>입니다. 죽은 친구를 살려내기 위해 시간여행을 계속하는 주인공에게 숨겨진 엄청난 비밀. 여러분은 만약 이 사람의 입장에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이스맨>은 글쎄요. 작가의 마음을 헤아리기 어려운 작품 중 하나였다고만 말해 둡시다. <사자연>은 일본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작품이었어요. 고풍스럽다고 해야 할지, 괴기스럽다고 해야 할지. 아마도 주인공이 화가이기 때문일까요.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작품이죠. 마지막 작품인 <월석>도 꽤 마음에 듭니다. 지금 우리의 생활을 돌아보게 해주는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지요. 마음이 아프면서도 왠지 훈훈함마저 느껴지는 괜찮은 이야기입니다. 저는 처음에 이 단편의 제목을 보고 작가가 월석에 무척 흥미가 많은 사람인가 보다 했답니다. 전에 읽은 <새빨간 사랑>에도 월석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도시전설 세피아>는 이 작가의 데뷔 작품집이라고 합니다. 제 생각에는 <새빨간 사랑>보다 훨씬 나은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고보면 세상에는 글 쓰는 직업을 가질 사람이 정해져 있나 봅니다. 5개의 단편으로 순식간에 책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그 흡입력.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상상력과 이야기 전개 면에서는 대단한 사람입니다. 엽기적인 면에는 눈살을 찌푸리게 되면서도 은근히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하는 이야기꾼. 남은 여름이 가기 전에 가슴 속으로 파고드는 오싹한 한기를 한 번 느껴보시는 게 어떻습니까.
아니면, 저에게 당신의 이야기를 해 주세요. 어렸을 때 혹은 지금도 당신이 무서워하는 도시전설은 무엇인지... |
|
올요미모노 추리소설 신인상을 수상한 작품인 올빼미 사내. 사실 올요미모노 상이란 것은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들어 본 상의 이름이다. 일본에는 정말이지 다양한 상이 존재하는군.. 이란 생각도 잠시. 나는 금세 책속으로 몰입해 들어갔다. 총 다섯편의 단편이 수록된 도시전설 세피아. 도시전설은 우리말로 하자면 도시괴담정도가 되려나? 문득 내가 어린아이였던 시절 유행했던 괴담들이 문득문득 떠올랐다. 지금 기억하는 것 중에 제일 오래된 기억은 역시 홍콩할매귀신 이야기랄까.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였는데, 그때 싸구려 잡지에도 그런 이야기가 실렸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괴담류를 취급했던 잡지였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만, 당시에는 꽤나 무서워서 혼자 다니는 걸 되도록 피하려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세피아란 색감. 내가 사진을 찍으면서도 무척이나 좋아하는 색감이 바로 세피아다. 왠지 오래되어 바랜듯한 느낌이랄까. 흑백사진의 선명함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을 줘서 무척 좋아하는 색감인데, 세피아란 낡은 것이란 이미지를 준다. 도시전설도 그런 것이겠지. 한때 유행하고 기억속에 남은 어떤 것. 그래서 이 두 단어가 잘 어울려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첫번째 단편인 올빼미 사내는 스스로 도시전설이 되어버린 남자의 이야기이다. 도시전설을 만들어내고, 유포한 후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 올빼미 사내가 되어 버린 남자. 그는 사람들이 그 괴담을 진실로 믿게 하기 위해 사람들을 죽이러 다닌다. 어찌보면 흘려 들어 버릴만한 것이 도시괴담이지만, 그것이 현실이 되면 공포가 된다. 1인칭 시점으로 편지글로 구성된 올빼미 사내. 그의 고백은 섬뜩하며 광기에 사로잡혀있다. 이 단편을 읽으면서 생각한 건데, 괴담이나 전설은 그자체로만 존재해야지 현실이 되면 진짜 공포가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의 반전이 압권. 그것을 본 후 난 한번더 이 단편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것 하나로 이야기의 흐름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어제의 공원은 섬뜩하면서도 슬펐던 느낌이 강했다. 매일매일 그 시간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던 과거의 어느 날. 운명은 이미 그렇게 되도록 되어 있었고, 그것은 되돌릴 수 없었다. 그것을 피하고자 하면 더욱더 큰 아픔과 슬픔이 기다릴 뿐. 이 단편 역시 마지막의 반전에서 소름이 끼칠 정도로 섬뜩함을 느꼈다. 그러면서도 깊은 슬픔이 느껴졌달까. 공포와 슬픔, 잘 어울리기 힘든 소재이지만 멋지게 어우러져있던 단편. 아이스맨은 마츠리란 공간과 갓파라는 다소 환상적인 소재가 등장하지만, 그 이면은 섬뜩할 정도였다. 원래 갓파는 우리나라 도깨비처럼 사람들에게 장난치길 좋아하지만, 해는 끼치지 않는다. 그런 갓파의 이미지, 마츠리의 시끌벅적한 풍경 속에서 동떨어진 섬뜩함이 이 단편의 주요 내용이랄까. 그 갓파의 정체와 주인공이 오랜 시간이 지난후 다시 만난 갓파의 정체. 그리고 주인공의 선택이 아주 섬뜩했다. 사자연은 죽은 자에 대한 집착이랄까. 그러한 것이 전반적인 내용이다. 원래 죽은 자에 대해서는 환상을 갖기 쉽다. 죽은 자는 산자들에 의해 미화되기 쉬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한 여성 화가가 한 여성과 인터뷰를 하는 형식이지만, 그녀의 고백이기도 하다. 그들의 과거에 얽힌 이야기. 그것은 커다란 비극을 낳았다. 이 단편 역시 반전에 주목. 마지막 수록작품인 월석은 인간의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는 죄책감에 대한 이야기랄까. 사람들은 누구나 상대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나 죄책감을 가지게 된다. 그것은 마음 속에 존재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눈앞에 나타난다면? 세련되었지만 섬뜩하며, 애틋한 슬픔과 아픔이 느껴지지만 엄청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도시전설 세피아. 어느 것 하나 빼놓고 싶지 않을 만큼 모두 섬뜩함과 강렬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던 책으로 기억될듯 하다. |
|
책 표지를 보는 순간 '기괴'하다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사람인지, 짐승인지.. 아무튼 우리 주변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기괴한 모습을 지니고 있는 사내. 그리고 그 옆에 작은 글씨로 '올빼미 사내는 있어..'라고 쓰여 있는걸 보니 이 사람이 올빼미 사내인듯 싶다. 작년 이맘때쯤 '야시'라는 소설을 만났었다. 그 책도 이 책의 출판사와 같은 '노블마인'이었고, 책 표지에도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은 기괴한 괴물이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단편이었고, 일본소설이었고.... 작년에 읽은 책들을 통틀어 그 책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푹 빠져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흥미로웠고, 지금까지 5번 정도는 완독한 듯 싶다. 이 책을 보자마자 '야시'와 비슷할 것 같다는 이미지가 떠올라 받자마자 바로 책을 펼쳐들었다.
어렸을 적 초등학생이었던 우리들 사이에서는 빨간 마스크 괴담과 분신사바라는 놀이가 유행이었다. 길거리를 가다가 입이 찢어진 빨간 마스크 여인을 보면 예쁘다고 칭찬을 해주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소문. 그리고 친구 둘이서 책상위, 종이에서 분신사바를 여러번 외치고 우리가 질문을 하면 귀신의 힘으로 그 답을 알려준다는 괴담. 어느 학교든, 어느 지역이든 귀신에 관련한 괴담과 학교에서의 괴담은 존재할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간담이 서늘한 소문들을 그 때는 놀이처럼 친구들과의 공유물로 즐겼던 것 같다. 이 책의 첫번째 이야기도 그러한 도시괴담을 소재로 한 단편이다. 도시전설을 신봉하는 한 사내. 사람들 사이에서 전설로, 영원히 남을 수 있다는 걸 알게된 그는 그 스스로 도시전설이 되고자 한다. 큰 선글라스를 낀 올빼미 사내는 사람을 향해 '호우~ 호우~'를 외치고 상대방이 똑같이 대답을 하지 않으면 눈을 파먹는다는.. 그런 올빼미 사내를 그 스스로 만들어 버린다. 처음에는 놀이처럼 행했던 행동들이지만 점차 집착하게 되고 은근히 즐기게 된다. 그리고 그는 어느새 올빼미 사내가 되어버렸다. 이야기의 소재가 굉장히 특이했다. 지금까지는 전혀 접해보지 못한, 아니 상상조차 해보지 못했던 이야기. 그래서 더 기괴했고, 신비했고, 중독적이었다. 그 뒤의 이야기들도 굉장한 흡입력을 지니고 있다. 장르를 구분짓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정도로 신기한 소설이었다.
슈카와 미나토라는 작가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일본 특유의 소재의 다양성을 지니고 있으면서, 기괴한 이야기를 잔인하거나 보기 싫게 쓴 것이 아닌, 신비하고 약간은 슬프게 그려낼 수 있는 힘을 지닌 작가인듯 하다. 이번 책을 통해 주목할만한 작가와 만나게 된 것 같아 뿌듯해진다. |
|
슈카와 미나토 ! 나는 이 책을 통해 이 작가의 팬이 되버렸다. 평소 피튀기는 괴기물과 스릴러를 별로 선호 하지 않는 편이다. 스릴러의 극적 반전과 사실적 긴장미가 어느 정도 윤색되어 버렸기 때문일까? 아마 대강의 내용 중복에 식상한 나머지 무감각해 진건 아닌지..
책은 다섯 가지 독특한 단편을 보여준다. "올빼미 사내" "지킬박사와 하이드" 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가?
도심속에 전설이 있었다. "빨간 마스크"나 "데케테케" 와 같은 믿지 못할 전설. 올빼미 사내는 아이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다. 신비의 존재로 혹은 두려운 존재로 도시전설의 대가 에도가와 란포의 소설에 빠져든 주인공은 괴인 이십면상(二十面相) 을 추종하게 되고 동네에서 실제 행불된 왕따 소년 이사오를 동경한 나머지 현실과 전설을 혼동하게 된다. 급기야 올빼미 맨을 흉내 내며 사람을 놀래키고 도시 전설로 자리 매김하는 자신을 뿌듯해 한다. 나중에 저지르는 살인은 도시전설의 마지막 구현이라고 봐야 할 듯.. 人面獸心 이 아닌 獸面人心 으로 변해 버린 자신이 결국 전설을 지키기 위해 獸心 으로 화해 버린 인간의 광기를 다룬 이야기다. 올빼미 사내는 도심속에서 소외된 자의 나약한 의지가 올빼미 탈을 쓰게 되면 광기와 폭력으로 돌변하는 인간의 이중성을 지적한 작품이다.
"어제의 공원" 개인적으로 최고의 작품으로 꼽는다. 만일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 나와 함께 놀던 친구가 귀가후 사망한다. 나는 밥을 먹고 TV를 보며 이 소식을 듣는다. 좀전에 놀던 친구가 죽었다. 거짓말이야! 믿을 수 없어 !! 방금전까지 놀던 친군데.. 항변해 보지만 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다시 공원에 가보았다. 아니, 이런 친구가 살아 있다. 다시 공원에서 놀았다. 그리고 헤어지고,,,, 저녁을 먹으며 TV를 보았다. 그리고 친구의 죽음을 알게 된다. 친구는 더 비참하게 죽었다. 친구는 모두 세 번 죽는다. 나는 친구의 죽음을 막을 수 없다. 오히려 막으려 하면 할수록 더욱 비참하게 죽는다. 현실과 과거, 나는 시간여행을 한 것일까? 믿을 수 없는 현실과 믿도록 강요받 는 과거, 대체 종잡을 수 없다. 친구는 살아있는 것일까? 죽은 것일까? 친구의 죽음을 막기 위해 나는 무었을 해야 하는거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왜? 나도 죽었기 때문이다. 아들에게 공원의 전설을 얘기하던 중 평소와 달리 흡연을 허용하는 아들의 이상한 점에 나는 알게 되었다. 나도 죽었음을.. 잠시 동안 멈칫한다. 아들의 눈물을 들여다 보았기 때문이다. 나와 같은 시간 여행을 했을 아들을 보니 처량하다. 나는 앞으로 죽을 것이다. 아니 죽었다.
아이스맨 어린시절 해수욕철이 되면 바닷가에서 물놀이를 하고 저녁엔 근처의 서커스 구경을 했던 기억이 있다. 손님몰이용으로 그들이 제시하는 반인 반수의 모습 에 당시에 매우 놀랐던 추억이 가끔 떠오른다. 지금은 사기 였음을 잘 알고 있지만, 마찬가지로 "갓파 "라는 상상의 동물 사체로 돈을 버는 사람이 있다. 할아버지 댁에 놀러온 나는 우연히 "갓파 사체" 를 구경하게 되고, 논코라는 여자애와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된다. 갓파가 가짜 인줄만 알았던 나는 살인을 유유히 자행하는 갓파 주인의 행동에 충격을 받게 되고 더욱이 갓파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진짜 사체임을 알아버린다. 논코와의 인연을 뒤로 하고 어느덧 시간이 흘러 다시 찾은 갓파 전시 버스에서 무심코 갓파 사체가 논코임을 알게되고 양도 받는다. 냉동창고 회사에 취직한 나는 냉동인간이 되어 버린 그녀를 곁에 두고 영원히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너무 어려서 이루지 못했기에 나는 그 약속을 영원히 지켜주고자 한다. 나는 예전에 그녀와 한 약속이 떠올랐다. " 오빠, 앞으로 계속 나랑 있어줄 거야? 언제나 옆에서 나를 지켜줄 거야? 무슨 일이 있어도 떨어지지 않을 거야?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말해줄수 없어 "
사자연 영화 "더 팬" 이란 영화를 기억하는가? 사자연은 이 영화보다 더 기막힌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학창시절 매우 존경하는 사람이 생겼다. 기미히코란 화가 지망생이다. 그는 자살했다. 하지만 너무 아름다운 사람이다. 오늘부터 그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나말고 그를 존경하는 사람이 한 명 더있다. 시노부 씨. 그녀 역시 기미히코를 너무 좋아한다. 오죽 좋아했으면 그의 형과 결혼 했고 아들까지 얻었다. 그러던 어느날 기미히코 묘소 참배를 가게 되고 시노부씨의 기미히코의 묘비에 대한 기이한 행동을 통해 그녀의 사랑이 범상치 않음을 알게 된다. 비뚤어진 광적인 사랑은 결국 거짓 결혼과 태어난 아들을 기미히코화 시키는데.. 종전에 알았던 기미히코의 자살 사유가 석연치 않음을 알게되고 시노부씨의 광기는 폭발하고 만다. 시부모와 남편을 살해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마침내 그녀의 아들은 자유를 얻기 위해 기미히코화된 자신을 얼굴에 자해를 가한다. 젊은 시절 연예인이나 존경하는 사람을 마음으로 사랑하다 가까이 가고 싶은 마음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스토커로 돌변하기도 한다. 그렇게 믿고 따랐던 존재가 어느날 갑자기 추악한 존재로 변해버린다면 내가 투자한 인생은 누구에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 사랑의 형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아들 인생까지 망쳐버린 시노부의 절망적 사랑에 어떤 말을 해줄수 있을까? 사랑은 집착이 아님을..
월석 매일 출퇴근 하는 전차에서 나는 보았다. 아파트 창가에서 나를 쳐다보는 어머니의 얼굴을, 내가 종용한 퇴직자의 원망어린 얼굴을 보았다. 고통이다. 이미 지나가 버린 일이지만 후회가 밀려온다. 그렇다고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 내 마음의 형상이 빚어낸 신기루일까? 눈을 씻고 바라보지만 영락없는 어머니와 퇴직자다. 어느날 그 아파트를 방문했다. 이럴수가? 그들의 창가에서 밖을 바라보고 있다. 정신차리고 보니 마네킨이다. 저주 받은 마네킨..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응어리지고 켕기는 일화를 가지고 있다. 효도를 다하지 못한 응어리와 퇴직을 권해야만 하는 켕기는 일 따위를 마음속에 품고 있다. 저주 받은 마네 킨은 나의 양심을 질타한다. 지금이라도 잘하라고 채찍질하는 듯하다. 현재 나의 아내는 죽음을 앞두고 있다. 그녀에게나마 잘하리라 마음 먹는다. 전차안의 나를 쳐다 볼 아내가 부담스러워서만은 아니다. 월석을 읽으면서 괴기와 소름에 만감이 교차하면서 한 편으로 매우 따뜻한 작품이란 평가 를 하고 싶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다한 행동이라 할지라도 마음의 한 구석에 자리 잡은 뜨거운 휴머니즘은 한 번 상처 받은 이상 죄책감으로 자리 잡고 치유하기 매우 어렵다는 점을 느꼈다. 마네킨은 이 휴머니즘을 드러내주는 거울이 아닐까? |
|
세번째로 읽게된 슈카와 미나토의 소설. 나토의 단편만은 쌍수를 들고환영이다.
한권의 책이지만 단편이고 서로다른 개성을 가진 작품들이기에 전체평보다는 단편하나하나의 평을 해야될것같다. 먼저 '올빼미 사내'가장 미스터리 적이고 호러적인 요소를 간직한 소설이라고 본다.스스로 전설이 된 사내의 이야기는 어제의 공원 다음으로 재미있게 읽었으며,정말 이런 전설이 있는건 아닐까 생각할만끔 잔잔한 오싹함을 준 단편이다. 두번째 이야기 어제의 공원,많은 분들이 최고로 꼽았을 단편이다.정말 짧은 단편속에서도 구색을 맞추 스토리와 감동,신비로 움.그리고 예상치 못한 반전.웬만한 장편에 버금가는 수준을 가진 최고의 단편이었다.몇번을 다시 읽어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이야기. 세번째 이야기 아이스맨.사실 이 이야기는 어제의 공원 다음으로 읽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다지 내 입맛에 맞지 않았다.뭔가 감질난다고 할까..하지만 뭔가 붕떠있는듯한 묘하고 신비스러운 느낌이 좋았던 단편. 그리고 네번째 이야기 사자연.주인공의 목소리가 직접 이야기를 이끌어감에도 불구하고 전혀 어색한감 없이 부드럽게 흘러갔다.비정상적이고 아주아주 살짝 역할수도 있는 스토리였지만 찾아오는 마지막에 찾아오는 반전과 오싹함은 그야말로 최고!!
그리고 이쯤에서 생각했다.정말이지 이분 반전 최고구나. 마지막 이야기 월석.깔끔하고 부드러운 이야기가 책의 마지막을 아주 잘 장식해주었다.아파트의 창문으로 자신이 해고시킨 동료와 임종을 지키지 못한 어머니의 모습이 자꾸 보이는 주인공의 이야기이다.사람의 죄의식에 관한 신비스럽고 슬픈이야기.약간의 교훈과 함께 책을 덮고나서 가슴 뭉클함을 느낄수있을것이다.
단편이니 만큼 스토리가 아니라 느낌위주로 소개했기때문에 찬사투성이 이지만 일단한번 믿고 책을 구입하시길^^ 이 한권으로 장편소설 다섯권 읽은만큼의 뿌듯함과 즐거움을 느낄수있을것이다 |
|
<새빨간 사랑>에서의 그 섬뜩함과 단편임에도 단편임을 느낄 수 없었던 구성의 탄탄함으로
보통 작가와의 첫번째 만남에서는 그저 막연함 호기심으로 가득하기 때문에 그저 새로운 작가와의 만남이라는 사실 자체로 적당히 만족하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기대되는 작가와의 두번째 만남에서는 실망하면 어쩌나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그 모든 생각들을 떨쳐내고 읽기 시작한 <도시전설 세피아>는 기대 이상이라는 말로는 모자란 만족을 안겨주었다! 첫 단편 '올빼미 사내'를 읽으며 이미 나는 그에게 a+의 점수를 주고 있었다. 다른 작품들은 그냥 담담하게 읽어나가던 나를 여러번 계속해서 감탄하게 만든 작가. 뒤이은 작품들은 더욱 나를 벅차게 해주었다!
묘사가 탁월하다고 생각되는 작가가 있고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는 작가가 있다. 겨우 두번째 작품에서 이렇게 높은 점수를 주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시대상을 반영하면서도 그 안에 작가특유의 해석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는 묘한 매력을 갖는다. 광인이라고 여겨질 만한 캐릭터를 버젓히 내세운다고 해도 소름끼치는 내용에서도 아련함이 묻어나는 인간적인 이야기들이 특히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앞으로 또 얼마나 멋진 작품들로 나를 즐겁게 해줄지 기대되는 작가 슈카와 미나토와의 즐거운 만남이었다!
|
인상깊은 구절″아빠는 몰라도 돼.″
도시전설 세피아? 대체 그게 뭐야!? 가끔은 책 제목만 보고 실망하면서 읽기 시작할 때가 있다. 바로 이 책이 그랬다. 도시전설 세피아…으으, 제목이 이상해. 게다가 단편집. 나는 단편집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꺼려졌다. 하지만 읽을 책은 이것밖에 없었고 나는 하는 수 없이 책장을 넘겼다.
지나친 기대는 실망을 부르고 지나친 실망은 기대를 부르는(?)걸까.... 도시전설 세피아의 마지막 책장을 닫았을 때 나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진짜, 이런 글을 쓰는 사람과 만나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단편집의 첫번째 이야기인 [올빼미 사내]는 [빨간 마스크]같은 도시 전설의 이야기다. 단 빨간 마스크가 떠도는, 징그럽고 공포스런 소문일 뿐이라면 올빼미 사내는 한 사내에 의해 만들어져 실존하게 된 도시 전설이라는 점이 다른 부분이랄까. 아니, 그런 문제 이전에 전설이 아니게 되겠지. 자신의 손에서 나온 올빼미 사내에 몰입하다 정말로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한 사내의 이야기.
(이 단편집은 전 편이 뒷통수를 아프게도 후려 치는 반전이 묘미이기 때문에 스토리에 대한 것은 대부분 생략 하겠다.)
그리고 두번째 이야기 [어제의 공원]. 친구가 죽기 전의 어제로 계속해서 돌아가 10살짜리 소년 엔도는 친구를 살려 보려 노력한다. 마지막 부분에서 나는 주인공의 아이가 한 대사에, 아빠는 몰라도 돼, 라는 그 짧은 한 마디에 슬프고도 안타깝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이해하기 싫은 기분을 느꼈다.
세번째 이야기 [아이스맨]은 정말이지 기묘한, 축제의 어두운 이야기.
네번째 이야기인 [사자연]은 반전에서 정말이지 기가 막혔다. 어쩌면 이렇게 사람을 배신할 수 있을까. 슈카와 미나토의 능력인걸까, 하고.
마지막 이야기 [월석]은 이 단편집 속에서는 가장 밝은 이야기일 수도 있는 이야기였다.
이 책을 읽고 놀란 것은 반전이라는 것을 별로 느끼지 못하는 무감각한 내가 정말이지 뒷통수를 야구방망이로 후려 맞은 것 처럼 충격을 받을 만큼 엄청나게 암울하고, 또 현실적인 인간의 심리 묘사에 있었다. 슈카와 미사토는 인간을 그리기 위해서는 어떤 소재라도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한다. 데뷔작인 올빼미 사내부터 시작해서 정말이지 책을 다 읽은 후에는 잠시동안 머릿속이 텅 비어 그 안에 다섯개의 이야기만 둥실둥실 떠다니게 만들 정도로 몰입도가 높은 작품이었다. |
|
세피아의 사전적 의미는 ‘서양화에 쓰는 채색의 하나. 오징어의 먹물에서 얻어지는 짙은 갈색으로, 주로 수채화에 쓴다.’ 이다. 또한 ‘수채화와 펜화에 쓰이며 그림자를 흐리게 하는 데도 쓰인다. sepia라는 말은 그리스에서 라틴으로 전해져 잉크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작가의 작품을 노스탤지어 호러라고 부르기에 찾아본 것이다. 마치 흑백 사진을 보는 것 같고 흐려지는 내 그림자를 되돌리려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아련한 향수와 추억과 오래된 집념과 집착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눈앞에 펼쳐진다. <올빼미 사내>는 어린 시절 동네마다 있었던, 도시에서 도시로 전해지던 아이들끼리 오싹한 이야기를 믿던 전설을 자신 스스로 만들어 그 전설이 되고 싶어 한 사람의 이야기다. 우리 어린 시절에도 이런 이야기는 하나쯤 있었다. 학교마다 있던 유관순 누나 초상화에 얽힌 이야기며 밤마다 이순신 장군 동상이 걸어 다닌다는 이야기, 조금 뒤 아이들에게는 홍콩 할매 귀신 이야기가 있었다. 그런 이야기는 그저 이야기에 지나지 않고 나이가 들고 나면 추억담이 된다. 하지만 누군가 한 명쯤은 그런 이야기를 진짜로 믿고 진짜로 만들어 추억이 아닌 사실을, 거기다 주인공은 자신이고 싶어 어떤 짓도 마다하지 않을 수도 있다. 추억이나 어린 시절의 기억이 모두에게 그저 한번 생각하고 웃고 마는 그런 지난 이야기는 아닐 테니까. 어쩌면 주인공은 그런 것이 아쉬웠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잊혀 진다는 것이. <어제의 공원>은 방금 놀다가 헤어진 친구가 죽었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는 열 살 어린 소년이 친구와 함께 놀던 공을 놀던 공원에서 줍자 다시 시간이 어제로 돌아간 것을 알고 어떻게든 친구를 살리려 애쓰지만 일이 점점 커져버렸던 기억을 그 공원에서 이제는 나이가 들어 아들과 함께 놀던 중 회상하는 이야기다. 아무리 애를 써도 시간을 되돌린다 해도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으니 그저 그때까지의 시간만이라도 소중히 간직하고 기억하자고 작가는 작품 속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노스탤지어 가득한 가슴 찡한 이야기다. <아이스 맨>은 어린 시절 시골 할아버지 댁에서 보았던 갓파를 얼려 보여준 이상한 버스와 그 버스로 자신을 이끈 어린 소녀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던 소년이 어른이 되어 그 버스를 다시 만난다는 이야기다. 황순원의 <소나기>의 변형으로, 호러 소나기처럼 느껴진 작품이다. <사자연>은 한자로 死者緣쯤 되지 않을까 싶은데 맞나 모르겠다. 스무 살의 나이에 죽은 한 남자의 일기가 책으로 묶여 나온 것을 어렸을 때 우연히 접하고 그 남자에게 사랑에 빠져서 화가가 되었다는 한 화가가 취재하러 온 자유기고가에게 이야기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이 가장 노스탤지어 호러라는 말, 아니 나는 공포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어렸을 때의 순수했던 마음이 섬뜩한 집념으로 변하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다. <월석>은 지하철을 타고 어떤 아파트를 지나게 되면 꼭 자신이 해고했던 남자와 똑같은 남자가 서 있는 것을 보게 되는 남자의 이야기다. 추억이라는 것이 때론 죄책감으로 밀려올 때도 있다. ‘어버이 살아실제 섬기기란 다하여라. 어버이 가신 뒤엔 애달다 어이하리’ 라는 정철의 시조만 웅얼대다 우린 모두 후회하는 삶을 결국은 살게 된다. 잘했든 못했든 세상에 효의 끝은 없는 법이니까. 하지만 적어도 정말 못할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고 부모님이 자식을 원망이야 하시겠냐마는 어렸을 때 자식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남들보다 힘차게 뛰어가시던 부모님 뒷모습 하나쯤은 가슴속에 있을 것이다. 정말 딱 한번만이라도 부모님을 위해 앞서 뛰어가며 애쓰는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달 밝은 밤, 달 속에서 미소 짓는 사랑하는 사람, 소중한 사람, 돌아보고 싶은 사람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새빨간 사랑>을 읽고 미스터리적인 면이 참 좋았었는데 이 단편집의 단편들은 그 단편들보다 더 좋다. 색깔이 확실하고 공통점이 분명해서 약간 따로 국밥처럼 여러 가지가 섞인 느낌이 들었던 <새빨간 사랑>에 비해 질적으로 높은 퀄리티를 주게 될 것이다. 거기에 <새빨간 사랑>의 엽기적인 면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독자들도 이 작품은 읽기에 좀 더 수월할 것이다. 호러 노스탤지어지만 그래도 우리의 향수를 자극한다는 것은 덜 엽기적으로 다가갈 테니까 말이다.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이제 <꽃밥>을 봐야겠다. 이 작가는 단편의 대가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뭐, 지금도 대가라고 말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