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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창작 연습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시나리오를 쓰고 싶어하는 작가지망생, 영화제작지망생들에게 유용한 책임에는 틀림없다. 전체적으로 12주, 혹은 12일 과정을 잘 따라 가다보면 막연해 보이던 시나리오 쓰기가 명확한 실체로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작가지망생이 아닌 나같은 사람에게도 유용한 점이 있다.
먼저 영화를 보는 눈을 키워준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영화를 보니 제작자나 감독의 의도를 조금은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이 생겼다. 특히 '맞은 편 강가에서 배를 띄우는 수법'(70쪽)이라든지 '다이빙 보드의 대사(99쪽)'같은 장치들이 눈에 들어오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차차 잘 만들어진 영화란 어떤 영화인가를 생각해 보는 계기도 되었다.
또한 이 책이 갖는 강점은 생각의 폭을 넓혀준다는 것이다. 그동안 영화는 영상으로, 책은 활자로만 사상이나 감정을 전해준다고 생각했었는데, 영화는 행동의 언어라는 사실, 그리고 시나리오 작가는 그러한 행동을 통해서 말(언어)를 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시나리오 작가가 된다는 것은 내 안에 또다른 나를 만들어서 현실 속의 나와 싸움을 붙이는 것이라는 설정도 참 재미있다. 마치 프로이드가 말한 자아(ego)와 초자아(superego)가 서로 경합을 벌이는 것처럼 말이다. 자아는 자꾸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동원해 일을 벌이려고 하나 초자아는 그것을 현실감있게 조정하려고 든다. 이러한 대결구도가 영화에서도 펼쳐진다는 사실이다.
끝으로 이런 책을 두고 그런 획일적인 방법으로 영화를 이해하거나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느냐고 비난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 어떤 기초나 방향도 없이 일을 시작할 수 없는 법. 이러한 책이 있으니 그러한 비난도 가능하리라 본다. 이를 능가할 만한 더 좋은 책들이 한국에서도 나오길 기대한다. [인상깊은구절] 인간이란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니라 울기 때문에 슬픈 것이다. 이 행동주의야말로 드라마의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