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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분(發憤)의 3가지 방법
"발분(發憤)의 3가지 방법" 내용보기
워낙 얘깃거리가 많은 책이라 뭘 갖고 써야 할지 망설여 진다. 루쉰(魯迅)의 , 정약용의 , 사마천의 에 대한 상세한 해설서이다 보니 그도 그럴만 하다. 루쉰의 부분을 읽을 때는 루쉰을 갖고 써야겠다 싶었고, 정약용을 읽을 때면 목민심서로 쓰겠다 싶더니, 다 읽은 지금은 사기가 끌리고 있다. 가 2천년이 넘는 시간동안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역시 지은이인 사마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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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얘깃거리가 많은 책이라 뭘 갖고 써야 할지 망설여 진다. 루쉰(魯迅)의 <광인일기>, 정약용의 <목민심서>, 사마천의 <사기>에 대한 상세한 해설서이다 보니 그도 그럴만 하다. 루쉰의 부분을 읽을 때는 루쉰을 갖고 써야겠다 싶었고, 정약용을 읽을 때면 목민심서로 쓰겠다 싶더니, 다 읽은 지금은 사기가 끌리고 있다. <사기>가 2천년이 넘는 시간동안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역시 지은이인 사마천의 개인사와 무관하지 않을 듯 하다. 궁형이라는, 남성으로서 죽음보다 치욕적인 형벌을 받은 자가 쏟아내는 분기가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까지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발분(發憤)이라는 단어가 바짝 가까이 다가선다. 사기는 두 부류의 인간형이 등장한다. "먼저 현재의 세계 중심을 타도하고 자기가 그 중심이 되는 길이다. 또하나의 길은 자기는 세계의 중심이 되지 않고 세계의 중심이 될만한 사람을 돕는 일이다" 후후, 2천년을 넘어 전해오는 것은 발분의 정신만은 아닌 듯 하다. 어쩌면 우리의 세태와 그리도 닮았는지. 하지만 씁쓸한 마음을 숨길 수 없는 것은, 작금의 현실은 이상이나 명분이 아닌 이익을 중심으로 중심과 주변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사람 사는 세상에서 정치보다 더 중요한게 있다면, 사기와 같은 명작에서 빼놓았을 리가 없다. 바로 사랑이다. "배필의 사랑은 임금이 신하에게서도 얻을 수가 없고 아버지가 아들에게서도 얻을 수 없다. 어찌 명(命)이 아니겠는가" 새겨들을 말이다. 사마천에 비한다면 루쉰의 분은 개인적이라기보다 국가적이고 민족적인 것이었다. 중국 민중들에게 계몽을 넘어서 혁명을 요구했던 그의 분은 차라리 기(氣)로 표현하고 싶다. 남의 눈이나 이에 상처를 입혀놓곤 보복을 반대하고 관용을 주장하는 그런 따위의 인간에게 절대로 접근해선 안된다. 나를 미워하는 놈은 나를 미워하도록 놔둬라. 나는 한놈도 용서하지 않을테니까" 다산이 맞이했던 분은 개인적이기도 했지만, 그에 앞서 시대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다산 자신 그 시대를 뛰어넘는데 한계가 있었다. 당시 최고의 선각자라 할 다산에게서 발견되는 이런 모습은 어쩌면 조금 답답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한 대목이다. "法非不具 患不行耳, 즉 법이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 아니고 다만 행하지 못한데 결함이 있다" 하지만 아니다. 다산이 살아간 시대는 법 자체가 바뀌어야 마땅한 시대였다. 다산은 시대의 법을 뛰어넘지 못했다. 다만 다산이 목민관을 향해 외친 말은 지금도 귀감이 될 만하다. "大貪必廉"이라고 했다. "청렴한 자는 천하에서 가장 영리한 장사꾼이다. 그러므로 크게 탐하는 자는 반드시 청렴하다" 부패척결이 시대의 키워드가 된 작금에 이보다 더 돼먹지 못한 정치꾼을 설득할 수 있는 말이 있을까. 아니, 大失을 뻔히 알면서도 小貪에 몰두한 그들이야말로 오히려 순진했다고 해야할까. <사기열전>을 사다 놓고 책장에서 썩히고 있는게 벌써 몇 달째다. 서두르고 싶어진다.
k****9 2002.06.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