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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시 - 인간의 생각들에 관한 진지한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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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시 (The Stanic Verses) 살만 루슈디    언젠가 누군가 내게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고 물었다.  나는 주저없이 살만 루슈디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아, 악마의 시를 쓴 시인 말이죠? 아직 살해당하지 않고 잘 살아 있죠? 라고 물어왔다.  소설가 살만 루슈디의 출세작으로 치자면 "자정의 아이들"이겠지만,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작품을 들라면 두말없이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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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시 (The Stanic Verses)

살만 루슈디

 

 언젠가 누군가 내게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고 물었다.

 나는 주저없이 살만 루슈디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아, 악마의 시를 쓴 시인 말이죠? 아직 살해당하지 않고 잘 살아 있죠? 라고 물어왔다.

 소설가 살만 루슈디의 출세작으로 치자면 "자정의 아이들"이겠지만,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작품을 들라면 두말없이 "악마의 시"를 든다.

 그가 누군지, 어떤 작품을 쓰는지 모르는 문학에 무지한 사람들조차도 대충 언론을 통해서 작품 이름과 이슬람교의 살해 협박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루슈디가 가장 안타까워 하는 점이 바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다는 것과 작가가 직접 작품에 대해서 해설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상징과 의미를 담고 있는 문학 작품을 작가가 해설하는 부작용은 바로 독자들의 독서를 제약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많은 억측과 편견에 대답하기 위해서 고육지책이었다고 한다.

 나는 이 책을 두번의 시도 끝에 마쳤다. 한번은 소설 1장을 마치고 2장을 읽던 도중에 이슬람교 창시자의 이야기가 등장하는 부분에서 도무지 나 자신의 종교적 배경 지식의 무지를 극복할 수 없었다. 두번째 독서는 이 책이 이슬람교의 과격화 과정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 가에 관한 저서인 "From Fatwa to Jihad" (아직 한국에 소개되지 않았다)를 읽고 난 후다.

 루슈디의 소설은 처음에 그 세계로 들어가기가 상당히 어렵다. 작가의 현란한 서사 기법과 마술적 리얼리즘을 동반한 풍부한 상상력으로 우리가 알던 보통 소설과는 매우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일단 성공적으로 들어가기만 한다면 지금껏 맛 보지 못한 책 읽기의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  

 악마의 시는 사랑, 종교, 인종, 변신, 국가 간의 이동을 그린 깊이 있는 책이다. 루슈디 본인이 주장하듯이 그는 독자들을 위해서 글을 쓰지 않는다. 자신이 그리고자 하는 세계를 자신의 생각으로 그리는 것으로 소설을 쓰는데 만족한다고 한다. 그만큼 대중의 기호에 관계없는 자신만의 진지한 소설을 쓴다는 말일 것이다.

 이 책의 큰 줄기는 악을 상징하는 살라딘(Saladin)과 선을 상징하는 기브릴(Gibreel) 두 주인공의 '변신' 과정이다. 자신이 신의 대리자인 대천사라고 믿게 되는 기브릴의 꿈을 통해서 종교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던진다. 그의 꿈은 이슬람교의 창시자 마호메트와 성지 순례에 나서는 사람들에 관한 두 가지 우화로 나뉜다.

 책을 읽지 않고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이란의 호메이니가 루슈디에게 사형 선고를 내린 이유는 바로 그가 마호메트를 불경하게 묘사하고 그의 12 아내들을 창녀에 비유했기 때문이다. 그 보다 더 큰 죄는 바로 예언자의 마음을 투시하고, 악마의 계시와 관련된 혼란한 그의 인간적 동요를 적나라하게 묘사했기 때문이다.

 나는 책을 읽고 한 가지 큰 질문에 봉착했다.

 역사와 종교를 다루는 소설의 표현의 자유는 과연 어디까지 일까? 루슈디가 주장하는 것처럼 표현의 자유란 남의 기분을 상하게 할 자유까지 포함하는 것일까? 그의 주장대로 생각이 다르다면 같은 방식으로 맞서는 것이 자유 민주주의 원칙일까? 그는 조디 포스터 주연의 영화 "피고인"이 보여주듯이 도발적인 행동을 한다고 해서 폭력으로 강간하는 것은 나쁘다고 못 박는다. 자신의 책이 제기한 질문들이 도발적이라고는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폭력으로 작가를 보복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이 질문은 내가 책을 읽기 전에 책을 둘러싼 논란을 통해서 익히 접한 물음이었다. 사실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를 읽은 독자들이라면 루슈디의 책은 그다지 불경스럽지 않음을 금방 깨달을 것이다.

 이 책이 20세기 최고의 책 중에 하나로 꼽히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선과 악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일신을 섬기는 종교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선과 악의 이분법. 이러한 틀 속에서 변신을 꾀하는 인간들. 성공하는 자도 있고 실패하는 자도 있다. 루슈디가 그리는 마가렛 대처 시절의 영국 이민자들의 삶 역시 변화와 적응을 위한 적절한 비유의 장이다.

 이 소설은 선과 악이 결국은 하나라는 것, 한 가지 생각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는 세상, 그리고  그 다양하고 복잡한 생각들이 얽힌 세상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개인의 부단한 변화와 변신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s*****7 2009.07.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