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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부터 심장이 아파서 고생하고 있는데, 심장만큼 나를 힘들게 하는 게 관절이다. 3월부터 등 통증이 심해 잠을 못 자는데, 아직 심장의를 만나지 못해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4월에 예약을 했는데 10월에나 볼 수 있다. 미국은 전문의 보는 게 하늘의 별따기만큼 힘들다), 심장의 문제로 인한 방사통이 아닐까 걱정이다. 아무튼 등과 어깨가 아파 잠을 못 자는데, 등과 어깨의 이미징 결과는 마일드한 관절염이 있다는 것이다. 관절염이라니, 싶다가도 그럴 나이이구나 인정하게도 된다. 여름부턴 관절 통증이 목부터 발가락까지 모든 관절들에서 발생하고 있어 소파 이외의 의자엔 앉지 못할 정도다. 서맥과 관절통증의 결과 10분 이상 앉아 있기가 어려워 책 읽는 것도 자연스럽게 불가능해졌다. 이 시집은 실로 오랜만에 집어든 책인 셈인데, 어쩐지 겨울을 떠올리게 하는 이 시집을 읽는 동안, 한겨울에 소파에 앉아 이 시집의 시들을 차곡차곡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절기가 되면서 관절은 점점 뻣뻣해져서 겨울이 오는 게 벌써부터 두려운데, 이 시집과 함께라면, 나의 통증을 나와 분리시켜 좀더 초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철학자이기도 한 시인의 시들은 그렇게 나의 통증을 나로부터 분리시켜줬다. 통증은 일면, 내가 육체를 가진 인간이라는 점을 겸허히 받아들이게 하고, 살아 있는 생명들은 모두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순간 순간 깨닫게 해준다. 그런 측면에서 통증 자체가 반드시 나쁘거나 악한 것은 아니지만, 거의 일년이 다 되가도록 하루도 빠짐없이 통증이 일상은 삶을 살다보면, 인간성이 상실되어가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통증으로부터 나를 분리시켜, 오롯이 나를 느끼게 해주는 무언가가 있다는 건, 근 일년 만에 나를 찾게 해준 고마운 존재임에 분명하다. 그가 시 속에서 호명하는 이름들과, 그가 인용하는 문장들과, 권말에 실린 그의 시론까지, 시인의 시들이 전해주는 것들이 내게는 '힘'이 되었다. 겨울에는 지금보다 더 힘들어지겠지만, 나란 존재가 소멸되어 가는 것 같을 때마다, 이 시집의 시들을 한 편씩 읽으며, 꺼져가는 촛불을 살리는 마음으로, 살아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