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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은 나온 지 오래되고 제가 처음 본 지도 오래되었습니다. 예전에 저는 무슨 생각으로 이 시집을 사서 보았을까요. 아마 제목 ‘그대에게 가고 싶다’ 때문이겠지요. 시 가운데서 그나마 조금 알 수 있는 건 사랑시입니다. 사랑시로 보여도 실제로는 사랑시가 아닌 것이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다른 뜻으로 쓴 걸 사랑시로 보면 시인은 그것을 아쉬워할까요. 내가 하는 말을 못 알아듣다니 하면서 화를 낼 수도 있겠군요. 학교 다닐 때 배운 한용운 시 ‘님의 침묵’에서 이 ‘님’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 나라를 뜻하는 거잖아요. 그때는 그렇게 쓸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 뒤에도 우리나라에는 독재정치, 군사정치가 있었네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 지배에서 풀려났지만 다음에는 같은 나라 사람한테 자유를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자유는 말할 자유죠. 시와 소설에는 진짜 마음을 숨기기도 합니다. 그런데 다른 뜻이 없는 말도 검열하는 사람은 억지로 뜻을 만들기도 하였지요. 그런 때는 무척 억울 할 것 같네요. 세상이 어지러울 때는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속에 감춘 다른 뜻을 찾아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세상이 좀 나아졌을 때는 보이는 것 그대로 보아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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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냄에듀(오세영 외)>중학교 1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에 실린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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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 안도현
혼자 가는 길보다는 둘이서 함께 가리 앞서지도 뒤서지도 말고 이렇게 나란히 떠나가리 서로 그리워하는 만큼 닿을 수 없는 거리가 있는 우리 늘 이름을 부르며 살아가리 삶이 사는 마을에 도착하는 날까지 혼자가는 길보다는 둘이서 함께 가리
------------------------------ * 목연 생각 : 이 시는 시 노래 모임 '나팔꽃'에서 펴낸
음반 <제비꽃 편지>에 수록된 곡명이기도 합니다. 혼자 가는 길보다 둘이서 함께 가면 좋기야 하겠지만, 그러나 철길은 영원히 만날 수 없는 평행선을 걸어야 하는 운명이군요. 서로 사랑하고 가까이 있으면서 같은 방향을 함께 가면서도 만날 수는 없는 운명은 어떤 운명을 말하는 것일까요? 첫사랑같은 인연일까요? 서로 사랑했지만 지금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사이 그러면서 서로 잊지 못하고 만날 수는 없지만 마음으로나마 함께 가는 연인이 떠오르는군요. 그래요. 만나지 못한다고 해도 이 삭막한 인생에서 혼자 가는 길보다는 둘이서 함께 갈 수 있으면 좋겠지요.
* 안도현(1961~ ) : 시인. 경북 예천에서 태어남. 원광대 국문학과 졸업.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작품 활동을 하고 있음.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 <모닥불>,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리운 여우>,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간절하게 참 철없이> 등과 동시집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을 펴냄.
* 자료 출처 : 2010학년도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국어교과서와 <그대에게 가고 싶다, 2002년, 푸른숲>에 실려 있으며, 감상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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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때였는데 문학선생님께서는 항상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10분동안 책을 읽게 하셨다. 목록과 주제는 선생님께서 정해주셨는데 이 책을 샀던 때는, 주제가 '시' 였다.
여러 책들이 있었지만 나는 '우리가 눈발이라면' 으로 기억되는 안도현님의 시집을 골랐다.
수행평가도 했는데, 산 책에서 시를 한편 뽑아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림으로 그리는 거였다.
'겨울 숲에서' 라는 시를 읽고 어린왕자가 떠올랐다. 시는 사랑시이지만 기다린다는 문장이 있어서 그랬나보다.
시가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이후로 시집을 자주 샀다. 겨울, 이제 겨울이다. 나는 겨울을 제일 좋아하는데, 차고 어두운 방안에서 스탠드에 의지해 글을 읽는 일이 좋아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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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안도현 시인을 제일 좋아했던 건 아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선물로 받은 <간절하게 참 철없이>를 읽고 마음이 따뜻해졌고 그래서 안도현 시인의 뒤를 조용히, 몰래 쫓았다.
예상대로, <그대에게 가고 싶다>역시 안도현 시인의 느낌을 그대로 전해주어 조금 기쁘기도, 약간 당황스럽기도 했다. 아직은 내가 겪어보지 못한 이런 감정들과 순수한 사랑의 길을 너무나 담백하고 솔직하게 말해주는 몇자의 활자 앞에서 나는 이 나이 먹도록 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고 산 내가 조금 부끄러워졌다.
물론 사랑의 감정을 노래한 것 뿐 아니라 다른 시들도 많지만 나는 유독 그 애틋함과 순수함, 마치 첫사랑을 내가 겪는 그 기분 앞에 마음이 설레이고 조마조마해진다. 조금은 나른함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너무도 차분하고 조용하여 그 내면에 흐르던 깊은 열정을 미처 느끼기 전에 찾아오는 나른함에 나는 잠시 눈을 감았었다.
안도현 시인을 사랑하게 되었다, 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기억에 남는 시 한편 읊고, 나는 조용히 돌아가야겠다.
분홍지우개
분홍지우개로 그대에게 쓴 편지를 지웁니다 설레이다 써버린 사랑한다는 말을 조금씩 조금씩 지워 나갑니다 그래도 지운 자리에 다시 살아나는 그대 보고 싶은 생각 분홍지우개로 지울 수 없는 그리운 그 생각의 끝을 없애려고 혼자 눈을 감아 봅니다 내가 이 세상에서 지워질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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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인 어느날 집 책꽂이에 꽂혀 있는 한 권의 시집에 손이 가게 되었다.
안개에 묻힌 들꽃이 잔잔한 부드러운 첫 장을 넘기자, -오는 봄날을 축하하며 우리의 삶도 이 시처럼 오는 봄날처럼 피어나길 기원하며- 라는 아버지의 글이 적혀 있다. 올 3월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선물 한 시집인 가 보다.
어쩌다 읽는 시집인데 느낌이 좋았다. 오가는 기차 안에서 조근조근 읽어가며, 시인의 나긋나긋한 사랑 노래에 젖어들었다.
-한 사람을 사무치게 사랑한다는 것은-그 별에 셋방을 하나 얻고 싶다-기다림이 아름다운 세월은 갔다-여럿이 손잡고 한꺼번에-
목차만으로도 빛나는 느낌에 마음이 설레었다.
길, 그대, 그리움, 사랑, 강, 별,, 시인의 언어에서 온갖 그립고 빛나는 것들을 떠올렸다.「저물 무렵」이라는 시를 보며 그 풍경과 노을이 마음 속에 스미는 듯 하여 그 붉은 빛처럼 아릿하고 황홀하였다.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고, 해가 저물고, 또 눈이 올 때면 다시 슴슴히 보고 싶은 시집이다. [인상깊은구절] 겨울 편지 흰 눈 뒤집어쓴 매화나무 마른 가지가 부르르 몸을 흔듭니다 눈물겹습니다 머지않아 꽃을 피우겠다는 뜻이겠지요 사랑은 이렇게 더디게 오는 것이겠지요 - 안도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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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님은 내가 좋아하는 시인 중 한 명이다. 약간은 거칠면서, 누구나 즐길 수 있게 시가 어렵지 않고 일관되게 보이는 긍정적인 시각이 매력이다. 특히 이 시집 [그대에게 가고 싶다]엔 쉬우면서도 참 좋은 시가 많다. 난 안도현님의 이 시집을 특히 좋아하는데 이 시집엔 좋은 시가 많지만 특히 이 '찬밥'이란 시를 좋아한다. 겨울이면 어김없이 생각이 나고.. 복사해다가 가까운 사람들에게 보내곤 하는 시 중의 하나다. 친구는 내가 이 시를 좋아한다고 하자 나를 보고 웃었다. 하지만 진짜인데. 주말을 지나고 날씨가 너무 추워져 버렸다. 추위에 지친 이들에게 '뜨끈한 국밥'이 되자. 이렇게 찬바람 부는 날엔 나도 '뜨끈한 국밥'이 되고 싶다. 이번에도 친구에게 줄 선물로 이 시집을 골랐다. 이번에는 책 표지가 참 눈에 띄게 예뻐서 가격이 오른것은 불만스럽지만.. 아직도 이 시집을 찾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니 그냥 넘기기로 했다. [인상깊은구절] 찬밥 - 가을이 되면 찬밥은 쓸쓸하다 찬밥을 먹는 사람도 쓸쓸하다 이 세상에서 나는 찬밥이었다 사랑하는 이여 낙엽이 지는 날 그대의 저녁 밥상 위에 나는 김 나는 뜨끈한 국밥이 되고 싶다 안도현 님 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