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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에 대한 무수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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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돈이 없어서 굶어본 적은 없었다. 늘 음식에 대해서 부족함은 없었다. 단지 너무 비싼 음식에 대해서는 쉽게 먹지 못할 뿐, 삼시세끼를 먹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적어도 내 주변의 사람들 또한 자발적인 아닌 굶주림은 거의 본 적이 없다.  굶주렸을 때의 생물학적인 기작에 대해서는 생물학을 공부했을 때 간략히 배웠다. 그런데 독특하게도 이 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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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돈이 없어서 굶어본 적은 없었다. 늘 음식에 대해서 부족함은 없었다. 단지 너무 비싼 음식에 대해서는 쉽게 먹지 못할 뿐, 삼시세끼를 먹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적어도 내 주변의 사람들 또한 자발적인 아닌 굶주림은 거의 본 적이 없다. 

 

굶주렸을 때의 생물학적인 기작에 대해서는 생물학을 공부했을 때 간략히 배웠다. 그런데 독특하게도 이 책에서는 그 보다 더 디테일하게 설명해준다. 그렇다고 이 책이 생물학 책은 아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배고품과 관련된 생물학적 지식과 역사속 배고픔과 관련한 여러 사건을 소개하고, 사회적인 의미를 짚어보는 인문학책에 가깝다. 엄청 독특한 책이다. 이런 소재는 지금껏 본 적이 없다. 궁금했던 적도 사실 없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책을 읽으면서 배고픔이라는 소재로 이렇게 책 한 권이 완성될 정도로 이야기거리가 많다는 점에 놀라움과 흥미로움을 동시에 느꼈다. 진부하지 않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굉장한 책이다. 

 

왜 종교에서는 신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 단식을 하며, 사회 운동에서도 자신의 의사표현을 관철하기 위해서 단식을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또한 거식증에 대해서도 짚어주고, 미네소타 기아 실험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해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나는 이 실험이 가장 흥미로웠는데, 실험에 참가했던 사람들의 증상을 보면 인간이 음식을 섭취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제대로 알 수 있게 된다. 

 

다소 아쉬웠던 부분은 원서가 출간된지가 엄청나게 오래 되었기 때문에 책에서 다룬 많은 지식들이 지금도 유효한지에 대해서 다소 의심이 생겼다는 점이다. 그러나 감수자가 따로있는 만큼 책의 번역이나 내용을 까다롭게 편집했음을 알 수 있었다. 소식하는 사람이 장수할 확률이 높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책이 출간 된 이후 또 다른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아직 신뢰할 수 없음을 각주로 달아 준 부분을 보면 알 수 있다. 쉽게 만들어진 책이 아님은 내가 늘 믿고 읽는 출판사 답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해주었다.

 

과체중인 내가 살을 빼기 위해서 많은 다이어트를 시도하고자 하지만 절대 굶주림은 선택해본 적이 없다. 미네소타 실험을 보아도 알지만, 인간의 괴로움은 불행과 같음을 알기 때문에 금식은 내 인생에서 절대 있을 수 없다. 책을 덮고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이를 다짐하게 되었다. 

 

한 번도 깊이 생각해 본적이 없는 소재인 굶주림을 책을 통해서 들여다 보는 동안 굶주림을 상상하느라 심적으로 무척이나 괴로웠다. 그러나 책을 덮은 후에는 인간에게 굶주림이란 어떤 사회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지에 대한 마음의 양식을 듬뿍 먹은 느낌이라 포만감과 행복함이 느껴졌다.

p******i 2018.02.17.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배고픔을 둘러싼 다양한 고찰 : 『배고픔에 관하여』 샤먼 앱트 러셀ㅣ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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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은 사람의 기본 욕구 중 하나이다. 의식주(衣食住), 그 중에서 옷과 집은 당장은 없어도 어느정도 버틸 수 있지만(물론 그것 없이 산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먹을 것은 인간 생명과 가장 직결되는 문제이다. 일년 내내 더운 날씨가 유지되는 아프리카 부족들은 옷 없이도 살았고 집이라고 해야 아주 간단한 형태였다. 주변 자연환경에 따라서 옷과 집은 필수인지 여부가 차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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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은 사람의 기본 욕구 중 하나이다. 의식주(衣食住), 그 중에서 옷과 집은 당장은 없어도 어느정도 버틸 수 있지만(물론 그것 없이 산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먹을 것은 인간 생명과 가장 직결되는 문제이다. 일년 내내 더운 날씨가 유지되는 아프리카 부족들은 옷 없이도 살았고 집이라고 해야 아주 간단한 형태였다. 주변 자연환경에 따라서 옷과 집은 필수인지 여부가 차이가 있겠지만 배고픔은 다르다. 어떤 환경에 있든지 배고픔은 누구에게나 매우 절실한 것이다.

‘배고픔에 관하여’라는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이 책은 인간의 배고픔에 대한 통시적이고 통지역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식사 시기가 다가올 때 일상에서 느끼는 허기, 건강 목적의 다이어트를 위한 굶기, 종교적/정치적/사회적 목적을 위한 단식, 감금과 전쟁 상황처럼 강요된 굶주림 등 그야말로 배고픔과 관련된 여러 상황들을 역사적이고 지역적인 맥락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샤면 앱트 러셀은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간의 본능과 자연의 신비를 우아하고 지적인 필치로 그려낸 미국의 대표적인 자연과학 작가이자 에세이스트이다. 그녀의 전작들이 다룬 자연적인 현상처럼 배고픔 역시 살아 있는 생물이라면 예외없이 경험하는 현상이다. 배고픔이라는 이 현상을 이처럼 폭넓게 그리고 깊이 있게 조망하는 작가의 지식과 통찰이 놀라울 뿐이다.

저자는 크게 3가지 부분에서 배고픔에 대해 다루고 있다. 첫번째는 굶주림으로 인해 나타나는 신체적인 메커니즘이다. 음식을 끊었을 때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생물학적인 변화에 대해 서술한다. 두번째는 배고픔을 능동적으로 선택한 단식이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종교적 고행이나 마하트마 간디처럼 저항으로서의 단식 투쟁 등에 대해 설명한다. 세번째는 개인의 배고픔을 넘어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서의 굶주림에 대해 다룬다. 아일랜드 대기근이나 중국의 대약진 운동 당시의 기아 사태 등의 예시를 통해 배고픔이 끼친 사회의 붕괴 모습을 적나라하게 비추고 있다. 저자는 한 개인의 배고픔으로부터 시작하여 국가사회적인 문제로 시야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독자들이 배고픔을 범인류적 시각으로 바라보게 이끌고 있다.

“배고픔은 당신에게 필요한 것을 섭취하라고 신호를 보낸다. 배고픔은 당신에게 손을 내밀게 한다. (중략) 당신은 배고픔 없이 살 수 없는 존재다. 배고픔은 당신으로 하여금 세상과 교류하게 한다”


이 책은 결국 배고픔이 인류를 움직여온 가장 원초적이고 강력한 역동성의 근원이라고 말하고 있다. 배고픔을 피하고 안정적으로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인류는 농경을 시작했다. 그리고 더 많은 식량을 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흔히 ‘다 먹고 살려고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하는 것처럼 배고픔은 어쩌면 인류가 살아가는 원동력이자 죽을 때까지 해결해야 할 숙제인지도 모르겠다. 또한 배고픔을 해결하려고 인류는 발전해 왔으며, 또 배고픔 때문에 갈등하고 경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는 만성적인 기아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 풍족해진 우리 사회에도 세밀히 들여다 보면 하루 한끼를 걱정하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굶주림 해결을 위해 사회복지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고 전세계적인 구호 활동과 대책들이 실시되고 있다. 나 자신의 배고픔을 넘어 이 책을 통해 배고픔에 대한 지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었다. 아울러 불필요한 과잉 섭취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도 하게 되었고, 사회적인 굶주림 문제에 대해서도 좀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배고픔은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회가 또 국가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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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 2026.04.1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