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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세계화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내용보기
한미 FTA 문제로 인하여 세계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더욱 뜨거워졌다. 『세계화의 문제점 100가지』라는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이 책이 세계화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에 기반해 쓰여졌을 것이라고 짐작했었다. 아마도 불어 제목인 ‘100 fiches pour comprendre la mondialisation’이 우리나라 말로 번역되면서 ‘문제점’이라는 단어가 쓰였기 때문에 그래 보였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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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문제로 인하여 세계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더욱 뜨거워졌다. 『세계화의 문제점 100가지』라는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이 책이 세계화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에 기반해 쓰여졌을 것이라고 짐작했었다. 아마도 불어 제목인 ‘100 fiches pour comprendre la mondialisation’이 우리나라 말로 번역되면서 ‘문제점’이라는 단어가 쓰였기 때문에 그래 보였던 듯하다. 하지만 작가는 세계화에 대한 비판적 논조보다는 세계화의 장, 단점에 대해 알아보는, 비교적 객관적 관점을 취하고 있었다. 경제학의 아버지(?)라 일컬어지는 애덤 스미스에서부터 리카르도, 라울 프레비시, 한스 싱어, 바그와티, 아기리 이마누엘 등 참으로 많은 경제학자의 이름을 이 책은 수록하고 있었다. 방대한 경제학의 역사를 훑는 듯, 하지만 책의 초점은 분명 ‘세계화’에 맞추어져 있었다.

‘이 책은 세계화에 관련된 논점과 근본적인 지식을 명확하고 구조적인 방식으로 소개하는 것이 목적이다’라는 작가의 말을 통해 볼 때 우리나라 번역서의 ‘문제점’은 부정적인 무언가를 의미하는 것일 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으로부터 세계화의 부정적인 속성을 발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를 이 책을 읽는 내내 취했다. 책에 대해 처음 가졌던 생각이 거대하게 머릿속에 박혀 다른 생각은 할 수 없었던 것일까? 책을 읽음으로써 우리는 1930년대부터 현재까지를 훑어볼 수 있는데, 내가 주목한 것은 다름 아닌 빈부의 격차 문제였다. 부(富)의 총량은 고정되어 있는 제로섬 게임에 입각해 세계 경제가 형성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지만, 오늘날 북반구 국가들이 누리는 부유함이 남반구 국가들의 희생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하다. 또한 오늘날, 국가보다 더욱 중시되는 수많은 국제기구들이 경제 부국, 특히 미국의 입장을 대변할 때가 많다는 점도 사실이다.


오늘날 세계는 하나의 시장을 형성했다. 각국 간의 경계는 점점 더 사라지고 있으며, 자본뿐만 아니라 노동마저도 오늘날에는 이동이 자유롭다. 리카르도의 국제 무역 이론에 따르면 무역에 참여하는 주체는 모두 무역 이전보다 이득을 얻는다. 오늘날 행해지고 있는 세계화 역시 이러한 가정 하에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가정은 가정일 뿐, 현실에서 100% 긍정되지만은 않는다.

오늘날 각국에서 행해지고 있는 개혁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개혁의 중심에는 언제나 ‘구조 조정 정책’이 위치하고 있다. 이는 국가의 경제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를 기하는 방식으로 경제 문제를 해결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인데, 이를 통해 시장의 효율성이 증진되었을지도 모르나 그로 인한 부정적인 결과 역시 만만찮다. 노동 시장의 유연성이 높아짐에 따라 근로자들의 고용 불안정 상황은 가중되며, 노동 집약적인 산업이 밀집해 있는 국가의 경우 특히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실업의 만연, 빈곤, 가족 해체 등의 상황 발생 빈도가 증가하겠지만, 이들 문제는 개개인의 도덕성 차원에서 다루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왜냐하면 시장을 중시하는 입장에서 보았을 때 사회복지 서비스는 ‘비용’ 차원에서 다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쩌면 무한경쟁의 시대를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차기 정부에서 영어 교육에 목을 매달고자 하는 까닭 역시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목표를 성취하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각 국제기구들이 제시하는 방식이 서구적 가치를 듬뿍 담고 있는 것처럼, 세계화 역시 누군가,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강자의 입장에 기반한 일종의 이데올로기라고 볼 수 있다.

다소 뜬금이 없는 소리일 수도 있으나,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 형성 및 유지의 문제가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무조건 오래 사는 게 행복을 보장해주진 않듯 세계화의 선두에 선다 하여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문제가 해결되진 않으며 삶이 저절로 행복해지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세계화의 움직임을 따라 더욱 거세어질 빈부 격차의 문제를 우린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소수의 성공한 이들을 본받을 모델로 설정하고 그렇게 되고자 달리기만 한다면 우린 우리를 잃고야 말 것이다.

q*****2 2008.01.3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