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달 가까이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집회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사람은 TV뉴스를 통해서만 현장의 분위기를 짐작해 볼 뿐이다. 집회 참석자와 경찰병력 간의 물리적 충돌이 잦아지고 있다. 촛불 집회가 최초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라는 하나의 목적이 아니라 이명박 정권퇴진을 비롯한 정치적 성격을 띤 목소리를 내면서 본래 취지가 변질되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소고기 수입 문제로 가열된 국민의 정부에 대한 불신은 점점 심화되고 있는 듯 하다. 오늘 아침 뉴스를 들으니 재협상(엄밀히 말하면 내용 수정)을 끝내고 돌아온 정부 협상단이 소기의 성과를 이루었다고 말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늘 그랬듯 정부의 말은 좀 더 지켜보아야 할 일이다.
그러면 정부는 왜 이렇게도 국민들이 싫다싫다 하는 것을 구태여 하려 하는 것일까?
사실 미국산 소고기 수입문제가 유독 부각되었는데, 미국과의 FTA협정 이행 목록 중 하나이다. 양자간 협정의 목록은 소고기를 제외하고도 무수히 많다. 단지, 자동차나 가전제품과는 달리 소고기는 이 제품의 결격성이 사람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특수성을 가진 것 뿐이다
FTA!! 우리가 피할 수 없는 길인가?
지난 노무현 정부 시기 한미간 FTA가 체결되었다. 노무현 정부는 FTA는 우리가 피할 수 없는 길이고 피할 수 없다면 최대한 우리에게 유리하게 협정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줄 것은 주고 우리가 받아야 할 것은 받자고 하였다. 그래도 소고기 만큼은 철저한 원칙과 기준을 고수했었는데, 이번 이명박 정부가 부시에게 다 퍼줘버린 꼴이 되고 말았다.
작금의 현실은 국제적 신자유주의에 기반한 자유로운 국가간(경제 블럭간)무역을 한다. 이것이 세계화의 첨병이고 추세다. 이것은 문맥만을 놓고보면 정말 좋은 말이다. 양 국가이든 체제이든 각 이해집단 간에 자유로운 무역이 된다면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받고 서로의 경제를 성장시키는 시너지를 가져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이 책은 WTO,IMF,세계은행을 '불경한 삼위일체'라 규정하고 이 체제 및 기구들이 얼마나 최초 설립 취지를 벗어난 채 세계경제를 망쳐 왔는지를 하나하나 파헤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 열강의 몇 몇 나라(특히 미국과 영국)의 주도하에 세계경제체제를 만들어 간다. 그것을 '브레튼우즈회의' 라고 하는데, 책에서는 이 브레튼우즈 회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브레튼우즈는 미국과 영국의 계획과 협의에서 나온 결과물이지만 미국은 브레튼우즈를 장악하고 자국의 이익에 따라 지휘했다. 미국은 브레튼우즈를 통해 누구도 감히 도전할 수 없는 주도권을 지닌 세계권력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하지만 미국의 지배는 그 회의의 명백한 국제적 성격 때문에 그 본색을 드러내지 않은 채 '국제적 협의와 협동'이라는 겉치장을 두를 수 있었다. 그러므로 브레튼우즈가 이후 무시 못할 권능을 가지고 50년간 발달한 세계경제를 지휘하고 통제하게 된 것은 상당 부문 미국의 정치경제적 권력이 확장된 형태라고 볼 수 있다."(p.121)
이 한 문장처럼 그간의 세계경제를 압축하는 정확한 표현은 없을 것이다.
10년 전 브레튼우즈로부터 유래된 IMF의 구제금융을 받았던 우리나라... 아...우리나라... 한국은 IMF이후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단기적 차관으로 인해 국가신용의 파산위기는 넘겼지만 이후 기업의 구조조정과 전 산업체제 속의 비정규직의 확산은 지금의 소득 불균형과 유사 이래 최고의 빈부격차를 양산했다.
IMF의 지시대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무역에 관한 관세 및 제도를 수없이 철폐했는데 왜 우리는 더욱 어려운 경제상황에 처해있나? 이 물음에 대한 답도 책은 명확히 밝힌다.
"IMF체제 하에 놓인 대부분의 개도국(개발도상극)은 노동집약적 제조업 물품의 수출에 의존하는 것이 공통적인 개발 정책이었다. 이러한 정책은 동시다발적인 수출 운동으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가격하락과 직접투자(FDI) 유치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유발했다. 이는 또한 개도국들의 협상 능력을 약화시켰다. 그 결과 개도국들은 결국 임금 수준을 놓고 서로 경쟁하는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p.347)
이 말을 쉽게 풀이하면 IMF이전과 이후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그 전의 상황이 우물 안 개구리였다면 그 후의 상황은 태평양 한 가운데 떠 있는 뗏목 위 개구리라는 것이다. 간간이 유지해오던 내수경제도 나라 경제의 대문이 어쩔수 없는 선택으로 활짝 열리며 우리가 미쳐 준비하기도 전에 새로운 신세계를 맞은 것이다. 하지만 그 신세계가 장미빛 희망섞인 것이 아닌 내수경제를 깊숙이 침투하여 무너뜨릴만한 가시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IMF구제금융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와 남미의 여러나라들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저자는 밝힌다. 그러므로 더 이상 IMF금융 체제는 마치 신용불량 국가로 내몰린 한 국가의 채무를 조그마한 조건만 충족해주면 다 갚아주는 것처럼 포장하지 말라고 일갈한다
이러한 불경한 삼위일체(IMF,WTO, 세계은행)에 대항해 여러나라에서 세계화를 반대하는 시위 및 운동을 하는 조직들이 있다. 그들의 주장은 애초 설립 초기부터 그들은 세계경제를 몇 몇 나라들이 떡 주무르듯이 주무를 생각으로 세계경제체제를 만들었으며 실제 운용에서도 그러한 사례가 빈번하니 아예 없애버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또한 이러한 세계경제체제에 반대하는 이들의 목소리의 실행도 쉽지만은 않은 일임을 지적한다. 왜냐하면 마지막 6장에서 말하는 것처럼 이러한 세계경제체제들은 워싱턴을 위시한 정치권력과 월 스트리트로 대변되는 다국적 기업의 이익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불경한 삼위일체들은 자신들에 대한 반대세력의 저항에 대해 늘 "우리는 세계경제를 위해 일한다"라고 말하지만 결국 그들의 중심부에는 다국적 기업의 이익을 변호하는 자들과 세계경제를 비롯한 모든 것을 지배하려는 야욕을 지닌 지도 모를 미국의 정치가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고 한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3가지 정도의 대안을 제시한다. 하지만 한 사람의 독자인 내 생각에는 이것 또한 뜬구름 잡는 얘기다. 언제까지 지금의 현실이 이어져야 할까? |
|
<불경한 삼위일체 : IMF, 세계은행, WTO는 세계를 어떻게 망쳐왔나> 무소불위의 힘과 권력을 지니고 있는 세 ‘불량한 녀석들’-내게는 그렇게 들린다-IMF, IBRD, WTO는 과연 오늘날 지구상의 여러 나라들에게 어떤 존재인가? 저자 리처드 피트는 이 국제적 세 기구를 불경한 존재들로 보고 있다. 삼위일체가 되어 세계를 망치는 존재들로 보고 있는 것이다. 신격적인 지위를 부여 받았지만 실제로 작용하는 힘은 역기능적으로 작용해 왔다는 것을 세세한 연구로 적시해 주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의 태생적 목적은 △국제적 통화문제에 대한 협력과 협동의 장치를 제공 ->국제통화 협력 △국제무역 확장 및 균형성장 촉진 -> 회원국의 개발에 기여 △환전의 안정성 촉진 ->환전질서 유지, 급격한 환전 가치 하락 방지 등이었다. IBRD(세계은행)는 △생산적인 목적으로 자본투자를 용이하게 함으로써 회원국의 재건과 국가발전을 돕고 △민간해외투자 촉진 △회원국들의 생산적 자원 개발에 국제적 투자 촉진 △사업규모에 상관없이 좀더 유용하고 긴급한 사업이 우선적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하고 △국제적인 투자가 회원국 내부의 사업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투자 등을 목적으로 한다. WTO(세계무역기구)는 GATT(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의 분신이다. 그러나 GATT 체제가 우루과이라운드를 거치면서 신자유주의로 향하는 행보를 내딛는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게 되는데 우루과이라운드는 여러 나라와 조직들의 무수한 반대와 저항들을 무릅쓰고 강력한 강제력을 지닌 WTO를 탄생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바 대로 각각의 기구들이 갖는 순기능적인 측면보다는 역기능적인 측면이 강조되고 있는 이유는 이들이 무소불위적인 권능을 가지고 본래적인 목적에서 벗어나 진로를 수정해 가며 어떤 특정한 집단.그룹 또는 국가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로 옮겨 가기 때문이다. 즉 자본세력들과 그 기구들을 지배하는 국가들의 이익창출에 더 열정을 가지고 있음이 점차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구상 어떤 조직도 대항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해진 세 기구가 일심동체로 이런 역기능을 수행하면서 세계를 망쳐놓고 있음을 이 책은 조목조목 따지고 있는데, 그 첫째로 떠오르는 것이 IMF 즉 국제통화기금이다. IMF는 위에서 당초는 △회원국간의 통화 환율 조절 △회원국간의 무역수지 균형을 그 목적으로 했었지만 이후로 몇 차례의 반전을 거치면서 지금은 거의 전 세계 국가의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또 때로는 재앙에 가까울 정도로 세계 대다수 민중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면 위기의 순간에 경제의 안정화를 목표로 하는 국제통화기금의 역할이 왜 이렇게 많은 나라와 민중들에게 영향을, 그것도 나쁜 영향을 미치며 또 각국에서는 이 기구의 역할에 저항하는 세력들이 늘어나는 걸까. 가장 단적인 예는 국제통화기금이 절망적인 상태에 빠진 나라에게 차관을 제공하면서 부가적으로 제시하는 ‘융자 이행조건’을 수단으로 삼아 한 국가의 경제정책 전반을 규제하는데 있다. 다시말해 일정액의 차관을 제공하는 대신 그 빌린 돈을 갚기 위한 금융수단의 확보를 위해 IMF가 제공하는 경제정책들 중에서 선택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면 IMF는 왜 이렇게 자신들의 정책에 자신만만해 하며 그것들을 추종하라고 하는가? IMF는 경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너무도 잘 알아서 어떤 맥락에서든 똑같은 묶음의 정책을 자동적으로 만들어 내는 신고전주의의 신자유주의적인 형식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IMF가 발의하는 정책들은 항상 수입품에 대한 관세장벽을 낮출 것을 요구하는데 이는 결국 자국내(채무국) 노동자들의 일자리 감소를 유발한다. 그리고 이자율을 높여서 경제를 냉각시키고 정부 서비스부분을 축소시키고 식료품에 적용돼 왔던 정부 보조금의 중단 내지는 감소를 가져오고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은 마당에 다시 물가마저 높아져 이중고를 겪는 재앙에 빠지게 된다. IMF의 차관을 받는데 수반되는 융자 이행조건은 해당국의 제반 문화.경제적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행조건을 받아들이기 위한 경제적 기반이나 토대 등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가혹한 이행조건들을 수행하기란 역부족인 것이고 이 무리수가 민중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됨으로써 당사국과 민중들은 점점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것이다. 이런 과정은 수십 년 동안 반복적으로 되풀이돼 왔으며 불과 10여 년 전에는 아시아 지역에 통화부족의 환난이 닥쳤을 때 IMF는 예외 없이 그 가혹한 잣대를 들이 댔었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이 IMF의 이행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IMF의 이행조건을 준수하기 위한 안정화 프로그램(사실은 구조조정 프로그램)은 △외환과 수입통제의 철폐 △환율평가절하 △정부지출에 대한 규제, 세금 인상, 보조금 폐지, 임금 상승 억제, 가격통제 철폐 △해외민간투자에 대한 수용 등등이다. 국제수지상태를 안정화 시킨다는 명목 하에 감시권한을 발동해 그 나라의 통화, 재정, 그 밖의 경제 프로그램들에 깊숙이 관여했고, 말로만 ‘회원국의 환경과 우선순위에 대해 정당한 관심’을 기울이는 척 하면서 회원국의 장기적인 경제구조조정에 몰두했다. 채무국들은 차관을 받기 위해 ‘그들을 부채에서 벗어나게 도와줄’ 것으로 추정되는 구조적 변화들을 시행해야 할 것인데 그 변화라 함은 위에서 밝힌 대로 더욱더 심화되는 시장자유적인 구조적인 개혁들이다. 이 상태에서는 국가가 회생해도 자의대로 국가를 운영해 갈 수 없는 시장국가가 돼 버리고 눈치를 챘을 때는 이미 거대 자본과 다국적 기업들의 난장판이 되고 난 후이다. 통화 위기를 겪는 국가들에 대한 IMF의 입장은 항상 △재정부문에 대한 부적합한 감시, 그리고 공공지출에 대한 빈약한 평가 및 관리 △단기적인 고리의 외국자본을 들여와 저리로 회생 가능성도 없는 기업에 투자 등이었다. IMF는, 1997년도에 통화 위기를 맞은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가 약 350억 달러의 차관을 대출 받고 추가적으로 다른 자원을 통해 770억 달러의 대출을 받는 대가로 경제 자유화 및 개혁 프로그램을 채택하도록 도와줌으로써 그들 나라의 국제적 신용도를 지켜주었다고 주장한다. 그 개혁 프로그램은 △자유시장의 힘을 증가시키고 △산업과 정부 간에 있었던 전통적인 긴밀한 유대를 단절시키며 △국내금융제도에 해외참여를 증가시키는 것을 포함한 포괄적인 개혁을 강요했다. 하지만 IMF의 이러한 강요들이 극심해지자 대중적인 불만들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저항은 주로 식량가격의 폭등으로 인한 저항과 임금감축, 일자리 축소, 정부 보조금 지원, 의료혜택 감소 등등 때문에 발생했다. IMF의 정책 이행조건들이 실행되면 가장 고통을 받는 것은 노동자 빈민, 중산층 일부, 학생을 비롯한 도시민들이다. 식량가격이 대중들이 일반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면 이미 사회적 계약은 깨지는 것이다. 모든 것이 긴축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IMF 체제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최소한 수만에서 십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죽어갔다. 또 매년 600만 명의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의 어린이들이 구조조정의 결과로 목숨을 잃는다고 한다. IBRD는 전후 유럽 국가들의 경제재건을 목표로 설립된 기구이다. 당초에는 세계적인 빈곤국가에 대한 지원 등은 안중에 없었다. 지금은 ‘빈곤 없는 세상을 꿈꾸는’ 것이 자신들의 임무라고 규정하면서 개발기구로 활동하고 있다. 자칭 세계은행 그룹이라는 거대기업은 빈곤 퇴치를 위해 연간 17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고 있다. 세계은행도 역시, 보다 약해 보이고 복잡하기는 하지만, IMF와 마찬가지로 간섭 조건들을 내세운다. 즉 직접차관과 정책적 요구조건들의 이행이 그것이며 가장 영향력 있는 개발기구이다. 그러나 개발에 치중하다 보면 부유한 나라보다는 자연 저개발국가에 눈길을 주게 되고 저개발국가에 대한 개발자금 차관은 종종 여러 가지 문제들을 야기한다. 1970년대에는 주로 농업분야에 대한 개발에 초점이 맞춰졌다. 농촌에 필요한 농업생산요소(비료와 종자), 농업 기반시설(농수, 전기, 도로)들을 갖추는데 차관 자본이 투여되었다. 이런 농업 기반의 확충으로 농산물 생산 증대를 가져오고 생산물 증대는 결국 소득증대를 가져와 빈곤을 퇴치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지역 환경에 대한 세부적인 감안 없이 시작된 사업은 난관에 부닥쳤다. 토지에 대한 개혁이 없이는 자본의 투하가 별무소용이었다. 자본의 투하가 이루어질수록 득을 보는 것은 토지 소유주였다. 이로 인한 소득의 불평등 내지는 불균형은 격차가 더 커졌다. 결국 세계은행이 벌인 대부분의 사업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리고 차관 자본의 대부분도 이제는 빈곤 문제를 떠나 전통적인 기반시설 확충으로 방향을 전환했고 차관을 하기 위해서는 IMF처럼 해당 채무국의 구조조정이 필요했다. 역시 세계은행의 구조조정의 목표도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무역 정책을 펼 것과 거시경제적 안정을 목표로 하는 정책을 실시하여 공공지출을 축소하여 재정적자를 줄이고 다음으로 가격조정, 투자규제, 높은 최저임금 같은 정부정책의 시장개입관행을 축소함으로써 자원배분을 향상시키는 것 등이었다. 미국의 레이건 행정부와 부시 행정부 시절을 거치면서 신자유주의가 세계은행에 주입되었다. 더구나 IMF의 차관조건은 자기들이 실제로 감독할 수 있는 열 가지 정도의 구체적인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채무국이 대강 이런 조건들의 4분의 1정도를 이행하면 새로운 차관을 제공하곤 했다. 반면에 세계은행 차관 조건은 이보다 훨씬 광범위했다. 종종 50개도 넘는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대부분의 경우 통계자료를 이용해 이행 여부를 감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러나 요구하는 이행조건이 너무 많다보니 채무국 정부나 세계은행이나 모두 정책조건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가 없었다. 따라서 채무국 이행조건 점검을 해당국에 맡겨버렸다. 상당한 문제점들에 대한 내부 반성의 결과로 세계은행이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에 수정된 신자유주의 모델로 방향을 전환했다고 본다. 새로운 모델은 친시장적 국가개입과 건실한 국가경영을 강조하고 빈곤이나 교육 같은 사회문제에도 특별한 관심을 보이며 부채경감에 대한 문제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렇지만 세계은행의 정책에 대한 끊임없는 비판이 제기된다. 개발에 대한 타당성의 심도 있는 평가를 하지 못하고 차관을 제공하는 경우에 빚어지는 환경문제 등은 세계 환경문제 NGO들에게 표적이 되었다. 환경파괴를 가져오는 사업에 세계은행 차관이 제공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아마존 북서부지역을 관통하는 장장 1500km의 고속도로 건설 차관이라든지 인도의 사다 사로바 댐 건설에 차관을 제공하는 것 등이다. 이 두 사업은 환경을 파괴하면서 개발하는 결과가 가져오는 후유증에 대한 반면교사 역할을 한다. IMF와 IBRD보다 늦게 태어났지만 그 파워는 훨씬 세게 느껴지는 것이 WTO(세계무역기구)이다. 1995년 1월 공식 출범한 WTO는 무역시장의 자유화를 주장한다. 무역 관세나 정부의 규제로부터 자유로워지면 시장이 원활하게 작동하고 그에 따라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루고 모든 사람들이 그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무역 자유화 기조는 비단 WTO 체제에서만 주창된 것은 아니다. 전후 세계경제의 재건을 위해서는 부족한 자원의 싼값 구입과 자원을 구입하기 위한 구입대금을 벌기 위해 공산품 판매가 원활해야 했다. 즉 공산품은 비싸게 대량으로 팔고 자원은 싸게 살 수 있는 체제가 필요했다. 무역의 자유화가 이뤄져야할 필연적인 이유였다. WTO는 2002년 기준으로 144개 회원국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이 전 세계 교역량의 97%를 차지하고 있고 의사결정은 대부분 만장일치제를 택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회원국이 세계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투표권이 주어지기도 한다. 현재 미국이 세계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이므로 미국은 WTO에서 17%의 의결권을 갖는다. WTO의 공식적인 목적은 ‘무역이 원활하고 자유로우며, 공정하고 질서정연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 기구는 분쟁해결에 대한 강제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는 IMF나 IBRD와는 다른 면을 갖고 있다. WTO는 자신들의 목적이 차별 없는 공정한 무역 체제를 창출하고, 무역환경을 안정화 하고, 예측 가능성을 높이며, 투명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WTO의 ‘공정’이란 개념은 자유무역이 이루어 낼 수 있는 엄격한 조건이라는 뜻으로 한정되어 쓰이고 있다. 그러면서 자유무역으로 인해 발생하는 제 문제에 대해서는 결론 내리기를 미루고 슬그머니 꼬리를 감춘다. 재화와 용역이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는 국경을 뛰어넘는 교역의 자유화가 이뤄지도록 국가적 규제를 제거하는 것이 WTO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자유무역과 환경문제가 충돌하는 경우 이들이 취하는 태도는 무역이 유리한 쪽으로 판결을 내렸다. 그리고 그 결정과정도 공개하지 않는 반빈주적인 행태를 띠고 있다. 애초에 GATT는 그 활동에 별다른 사회적 저항에 부딪히지 않았었으나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진행되면서 협상 진행과정에는 관세에 관한 것만 있는 것이 아니고 농업분야, 노동시장 부문, 환경문제 등 광범위 하게 토의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고 나면서 시민단체, 환경단체, 노동자, 세계화 반대 그룹 등을 대변하는 NGO들의 완강한 저항에 직면했다. 농민들은 무역장벽이 제거되면 다국적 기업들이 모든 시장과 토지를 장악하게 될 것을 우려했고, 노동자들은 당연히 줄어드는 일자리 때문에 항의를 벌이고, 소비자들은 혹시나 있을 유전자 조작 식품이 식탁에 오르는 것을 문제 삼아 항의를 벌였다. 자유무역에 대한 반대는 무역과 마구잡이식 성장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서 시작해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 원주민들, 농민들에게 미치는 영향, 그리고 WTO 제도 자체가 갖는 비민주적 본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관심사들로 엮여 있었고 이러한 다양성은 시위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 역할을 하기도 했고 때로는 여러 개로 분리 하면서 이중적인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 과연 WTO는 사라져야 하는가? 무역이 현대의 경제적인 삶에 필수적인 요소로서 정치적, 사회적 변화를 위해 이용될 수 있는 활동 중 하나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이 변화가 꼭 기업에 혜택을 주는 개혁일 필요는 없다. 다만 사회 속에 포함된 모든 조건들을 아우르고 포괄하는 근본적인 개혁이 없이 지금처럼 자본력과 제1세계 국가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자처하는 한 WTO는 그 존재이유가 없다. IMF, IBRD, WTO의 삼두체제가 만들어 내는 세계화는 음영의 대비를 시간이 흐를수록 뚜렷하게 만들고 있고 여기에 저항하는 세력들도 날이 갈수록 많아진다. 이런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 세 기구는 자신들의 정책방향을 재점검해야 하고 거대 은행, 다국적 기업, 제1세계 국가들을 대변하는 신념과 사고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 IMF는 원래의 역할에 수행하는 자리로 돌아가고, IBRD는 비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양심에 목소리에 따라 IMF와 거리를 두어야 하고, 그리고 WTO는 자유라는 이름으로 국민국가들을 한데 모아놓고 공정성, 공평성, 지속가능성을 확보해 나가는데 어느 정도 기여했던 여러 규제 장치를 해체해 왔지만 실상은 소비자 대중추수주의라는 가면 속에서 우익 엘리트주의를 옹호하는 추악한 조직에서 탈피해야 한다. 세계는 당신들의 것이 아니다. 그렇지 않을 바에야 세계를 망치고 있는 이 불경한 삼위일체는 하루빨리 해체해 버려야 한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독자를 향해 ‘쓸만한 부분’만 발췌해서 읽지 말고, 책을 집필하기 위해 저자와 16명의 필진이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들인 만큼, 특히 그 과정에서 책임저자는 두통을 앓을 정도였으니 만큼 아무래도 독자들이 분통을 터뜨리며 이 책을 집어던지거나 잠 안 오는 밤에 수면제 대용으로 삼지 말고 부디 끝까지 읽어 주기를 당부 한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이 책은 곱씹어 볼수록 색다른 맛이 난다. 노력과 정성을 기울인 음식은 그 맛이 다르듯 이 책은 읽기에 불편한 점이 많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읽을수록 진한 맛이 우러나는 것 같다.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저자와 필진들의 그 노력들은 충분히 보상되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