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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버마 국경지대의 분쟁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50여년간 타이-버마 국경지대의 밀림에서 자치와 독립을 요구하며 정부와 무장투쟁을 벌이는 버마 소수민족들은, 동시에 반독재 투쟁을 벌이는 다수 버마족 중심의 민주주의 진영과도 갈등과 모순 관계에 있다. 이 두 진영은 모두 군부독재를 반대하며 싸우고 있지만 그들 자체적으로도 다수인종대 소수인종이라는 갈등을 겪고 있다.
버마 랑군의 독재정부에 대항하여 과거 군사독재정부에 신음하던 한국의 상황과 비슷한 버마.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인 아웅산 수지가 이끄는 야당의 반정부 투쟁이 격렬하게 일어나는 나라이며, 우리와 마찬가지로 가차없는 탄압을 받고 수많은 반정부,반독재 애국투사들이 쓰러져 가는 나라이다. 21세기인 지금에도.
인도의 계급차별 우리에게 성자의 나라로, IT 강국으로 알려진 인도의 속 깊은 내면을 들여다 보면 섬뜩하다. 공식적으로 사라진 카스트제도에 의한 계급 갈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불가촉천민이라는 달리트가 여전한 카스트 전통으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또한 인도 내에서도 지역별로 존재하는 그들만의 심각한 계급 갈등으로 수많은 인구가 고통에 신음하고 심지어는 죽임을 당하고 있다.
스리랑카의 타밀 타이거 실론이라는 아름다운 섬. 거대국가 인도의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실론섬. 스리랑카 정부의 정치적 인종적 차별정책에 대항하여 타밀족 해방군인 타밀 타이거는 20여년 동안 무장투쟁을 해왔다. 2005년 쓰나미의 최대 피해자이기도 한 이들은 정부의 탄압과 국제사회의 무관심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네팔의 피플파워 독재정부에 의해 고통 받고 있는 또 하나의 나라 네팔. 그러나 군사독재가 아니다. 그러나 절대권력을 지니고 전횡을 일삼기는 군부독재와 마찬가지인 국왕의 왕조독재국가이다.이에 의해 희생 당하고 고통받는 네팔 국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이에 맞선 국왕의 무자비한 탄압. 도심에서 이 독재에 맞서 돌을 던지는 피플들이 있는 반면, 산간에서 무장투쟁에 나선 반독재 게릴라들도 있다.
카슈미르 분쟁 이제는 국제적으로 분쟁의 대명사가 될 만큼 잘 알려진 지역분쟁이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우리가 전혀 알지 못했던 사실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인도군60만명이 주둔하는 인도령 카슈미르. 인도군의 만행을 피해 탈출한 이들이 사선을 뚫고 넘어가는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그러나 정작 카슈미르 분쟁을 시작한 장본인은 파키스탄이라는 사실이 당혹스럽다. 그나마 911 사건이후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인도군의 학대에 시달리던 이들이 파키스탄으로의 탈출도 불가능해졌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한 가운데서 신음하는 지역 카슈미르. 끝은 보이지 않는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아시아의 위험한 분쟁지역을 직접 들어가서 그 땅을 밟고 선 채로 분쟁으로 인해, 혹은 정치적 탄압으로 인해, 혹은 알게 모르게 고통으로 신음하는 그 땅의 피해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들었다. 서방의 분쟁지역은 역시 서방언론의 보도를 통해 그 존재가 많이 드러났으나 정작 우리와 가까운 아시아 지역의 분쟁은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고 왜곡되어 보도되는 부분 역시 적지 않았다.
저자는 분쟁의 역사적 원인과 환경을 사전에 충분히 공부(?)하는 열의를 가지고-이렇게 하지 않으면 취재불능이라는 경험에 의한 것이다-처음에는 맨땅에 헤딩하는 저돌적인 열정을 가지고 시작하였다. 우리말로 표현하면 당돌한 우먼이다. 처음에는 무턱대고 분쟁지역을 기웃거리고 들이대다 이제는 발바닥에 굳은살이 박히고서야 분쟁지역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노련하게 취재하는 분쟁지역 전문 취재기자의 냄새가 나는 보고서이다.
해방군 게릴라들을 만나기 위해 밀림을 헤치며 산넘고 물을 건너, 마침내 그들을 만나면 취재는 둘째 치고 그들의 인간성에 푹 빠져버리는 감성 물렁물렁한 아가씨다. 그들의 친절함에 감동해버리고 떠나올 때 눈물 쏙 빼는 천상 여자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국경을 막고 안보내주는 군인들에게는 싹싹한 거짓말도 하고 때로는 사납게 으르렁거릴 줄도 아는 당찬 기자이기도 하다.
한국이라는 섬에서 CNN을 통해 가끔 보는 외신이 다가 아닌줄은 알고 있지만 국내에서 접할 수 있는 분쟁지역 뉴스란 그 한계가 손 한 뼘 정도인 것이 사실이다. 더군다나 권력의 홍위병 노릇을 하는 주류 언론이 보도하는 뉴스란 뻔한 것 아닌가. 그래서 이 책의 저자 이유경의 분쟁지역 취재보고서는 가치로 따지면 듣보잡 같은 주류 언론을 모두 합한 것보다 더 가치가 있다. 내가 아는 저널리즘이란 이런 것이다. 내가 바라는 보고서란 이런 것이다. 분쟁지역 전문기자 이유경은 몸을 사리기 바란다. 오래도록 저널리스트로 남아서 우리에게 참되고 가치있는 인간다운 소식을 전해주기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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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낯선 희망들 : 끊이지 않는 분쟁, 그 현장을 가다
어제는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후배와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 가지고 있는 고민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었고, 내가 생각하는 바를 충고해주었다. 술자리는 밤 늦게 끝났고, 술기운에 오랫동안 잘 수 있었다. 그동안 술자리가 많았다 많았다 라고 말을 했지만, 어제는 다음날 회사를 갈 필요가 없었기 때문인지 조금 편안했다고 말해야 될 것 같다.
어쨌든 달콤한 잠에서 깨어나서 처음 몇 페이지를 읽었던 이유경씨의 '아시아의 낯선 희망들'이라는 책을 집어들었다. 국제분쟁지역 저널리스트라는 거창한 이름의 직업을 가진 이유경씨가 지난 4년동안 아시아 여러 지역들을 취재하며 돌아다니면서 쓴 글이다. 솔직히 나에게는 저자의 어떤 예리한 시선과 깊숙한 통찰력을 느낄 수 없어, 일종의 여행기 이상의 감정은 느끼지 못했다.
그렇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저자가 느릿한 템포로 들려주는 아시아 지역의 분쟁지역의 속내는, 잊고 있었던 우리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끌어내는 듯 하다. 미얀마의 군부독재와 반군활동, 인도의 카스트와 종교간 분쟁, 스리랑카의 타밀타이거, 네팔의 민중항쟁 그리고 반군활동, 마지막으로 카슈미르 등.
분쟁지역에서는 그녀가 강조한 대로, 민간인들 특히 여성과 아이들은 가장 커다란 피해자이다. 그녀가 여성의 입장에서 고통받고 있는 이들 혹은 여성 반군게릴라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녀들의 사연이라든지 이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의 부재는 역시 아쉽다. 너무 감성적으로 치우치지는 경향도 없지 않은 듯 보였다.
하지만, 국내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9년간 일했다는 그녀의 경험은 분쟁지역에서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주류언론들의 잘못된 사실전달, 조작에 대한 시니컬한 비판로 나타나는데, 독자로 하여금 분쟁지역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한 이해에 커다란 도움을 주는 것 같다. 또한, 그녀의 여행이 일련의 분쟁지역 취재의 일환이었다는 점에서 우리는 피상적으로 바라보던 한 국가의 이미지에 대한 감상적 기대에서 벗어나 실상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게 한다는 점도 느끼는 점은 많았다.
나는 그녀가 향후에 노마드의 심정이라는 들뜬 감상적 자기만족에 치우치지 말고, 보다 날카로운 시선과 도전을 시도하길 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아마도 그녀가 쓴 책은 지금의 이 감상적인 책보다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감상적 여행기를 읽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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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상황들에 대해 궁금하여서 이 책을 선택하였다. 저널리스트가 쓴 책이라 현장의 생생함, 혹은 객관적인 거리에서 쓴 글들일줄 알았는데 개인적인 여행담 같은 기술이 책 읽기를 거슬리게 한다. 전쟁터에서 여행담이라니. '전쟁배낭여행기'같은 이런 글들의 논조는 그 상황의 실재성, 분쟁의 핵심들을 생각해보게 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전쟁의 상황을 쟁취하는 듯한 인상을 줘서 불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