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카르트 이전의 시대는 자연이라는, 책이며 거울이 되는 현상 세계를 통해 신의 섭리를 깨달아 알아가려는 시도가 철학이었다고 하면 데카르트는 거기에서 벗어나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진 양식'을 이용하여 끊임없이 회의하며 인간 자신을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음으로써 근대철학의 지평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인간 이성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진리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 다시 '신'이라는 완전한 실체를 끌어들였다는 점에서는 일견 한계가 있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역시 문제는 '데카르트가 왜 근대철학의 아버지가 되었는가?'에 답하는 것이 아니라 '데카르트를 통해 나는 무엇을 얻었는가?'에 답하는 것이다. 나는 무엇을 얻었는가. 그의 책 [방법서설]을 통해 나는 이성을 인도하고 학문을 올바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얻었는가? 어느 정도는 맞고 어느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한 번쯤은 꼭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