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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랫동안 책장 안에 갇혀있던 ‘벽장 속의 치요’를 드디어 꺼내 읽었습니다. 오기와라 히로시라는 작가 이름이 낯선 듯 하면서도 왠지 익숙해 보인다 했는데, 소장 목록을 뒤져 보니 이 작품 말고도 ‘콜드게임’과 ‘소문’이 제 책장에 꽂혀있더군요. 뒤집어쓴 먼지도 억울한 텐데 책 주인이란 사람이 이 모양이니 정말 화가 났을 것 같네요.
‘옮긴이의 말’에 의하면 이 작품은 “섬뜩하면서도 애잔하고, 우습지만 슬픈 이야기.”입니다. 모두 아홉 편의 단편이 수록돼있는데 나름 적확한 한 줄 정리로 보입니다. 귀엽지만 참혹한 사연을 가진 14살 소녀 유령, 천진난만한 동화처럼 보이지만 호러보다 무섭고 너무나도 슬프고 끔찍한 참상이 깃든 단편, 내연녀의 사체를 토막 내려다 예기치 못한 블랙코미디 같은 상황에 처한 남자, 서로를 죽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친 부부의 긴장감 넘치는 저녁식사 자리, 치매에 걸려 꼼짝도 못하는 시아버지를 잔인하게 학대하던 며느리의 최후, 15년 전 실종된 여동생의 영혼이 보낸 신호 덕분에 여동생의 진실을 알게 되는 언니 등 섬뜩한 호러, 웃지 못 할 블랙코미디, 애잔한 판타지가 골고루 뒤섞인 작품집입니다.
인간의 악의를 민망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그린 작품(‘살인레시피’, ‘냉혹한 간병인’)도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따뜻함이 느껴지는 유령 이야기(‘벽장 속의 치요’, ‘Call’, ‘신이치의 자전거’), 호러가 아닌데 호러처럼 읽히면서도 끝내 가슴이 애잔해지는 이야기(‘어머니의 러시아수프’), 다분히 연극적인 블랙코미디(‘예기치 못한 방문자’) 등 다채로운 작품들이 섞여 있어서 딱히 어떤 하나의 경향을 지닌 작품집이라고 정의할 순 없지만 동시에 여러 맛을 즐길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매력이 가득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아직 오기와라 히로시라는 작가가 어떤 성향, 어떤 매력이 있는 작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히려 다양한 장르가 혼재된 이 단편집 덕분에 꽤 관심을 갖게 된 게 사실입니다. 일단 책장 속에 갇힌 그의 작품부터 먼저 구제해준 뒤 조금씩 더 관심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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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접하는 일본소설 30대 후반의 나는 그다지 일본문화를 접해 본 기억이 없다. 학교다닐때 말로 만 들어본 X재팬이란 그룹의 음악을 들어본 적도 없고, 일본에 관한 책이란 겨우 논노란 패션잡지 몇 권을 본 것이 모두이다. 물론 한국사람이 일본에 대해 쓴 글이야 자주 보았지만.. 그것은 다분히 한국적이다 단편을 엮은 이 책의 주 내용은 현존하는 자와 그 경계선을 넘은 자와의 관계, 유교문화속에 자란 나로써는 상상도 해보지 못한 성악설을 가장 잘 표명한 인간의 모습 , 싶을 정도로 어이가 없었지만, 점차 일본을 가장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인 와(화할 화, 일본식 발음) 속에서의 인간의 욕구의 표출인 오타쿠문화를 발견하게 되었다. 아시다 시피 오타쿠문화는 마니아보다 한 발 더 나아가 어느 분야에 미치다시피 한 일본의 문화현상으로 알고있다. 내 옆에 있던 영혼들의 슬픔을 느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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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장속의 치요를 처음 접했을땐... 일반 책보다 크기가 작지만 꽤 두꺼움에 부담을 느꼈었다. (최근에 읽었던 책들이 가볍게 읽을수있거나 두께가 얇아서 더 그랬던 것같다.)
표지에 보이는 귀여운 꼬마 소녀의 장편이야긴줄 알았는데.. 다시 앞으로 돌아가 내가 넘겨버린 문장이 있었던가? 하고 뒤적이기도 몇번...
9가지 이야기들은 무섭거나 잔인한 주제들인데.. 무섭지만 웃긴, 잔인하지만 허술한, 극악무도하지만 통쾌한...!! 상반되는 단어들의 조합이 이뤄내는 이야기들은 재밌기도 하지만 슬프기도한...
부담스러웠던 두께의 압박감을 느꼈었던 처음과는 달리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처럼 내가 상상하지 못하는 광대한 상상속 이야기들을 (제목인 <벽장속의 치요>이야기가 생각보다 짧아 아쉬웠던...)
책의 내용중 일부를 소개하자면... "예기치 못한 방문자"라는 챕터에서 살인을 저지른 사람의 그후를 전개하고 있는데... 살인이라는 절대있어선 안될 죄를 지었음에도 그 살인자편에 서게 만드는 묘한 느낌을 잊을수가 없다. ('내 정서가 이상한걸까?'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묘한 매력...... 옮긴이도 나와 같은 생각이 들었다는 글에서야 안도하게 되었던..)
읽을 분량이 줄어들을수록 아쉬움이 남는.. 이별로 인한 슬픔과 미련을 느끼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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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호러’(horror)로 단단히 무장한 9편의 이야기가 있다. 그렇다고 이 호러 즉, 공포가 주는 분위기가 극강을 달리지는 않는다. 무언가 펑키하면서도 섬뜩을 간혹 비추며 애잔하고 우습지만 때로는 슬픈이야기로 섞어놓은 9편의 단편집 <벽장 속의 치요>.. 그래서, 이렇게 후텁지근한 더운 여름에는 뭐라해도 무념무상속 이런 유의 가벼운 소설이 읽기에 좋고 눈에 착착 달라붙듯 쏠쏠한 재미를 주지 않나 싶다. 특히 이 소설은 ’경묘한 필치, 세련된 유머’가 돋보이는 문장으로 정평이 나있는 ’오기와라 히로시’만의 페이소스가 어우려져 이야기마다 몰입감을 주며 읽는 이로 하여금 ’펑키 호러’의 세계속으로 안내하고 있다. 사실, ’오기와라 히로시’ 작품은 <그 날의 드라이브>를 통해서 만나본게 처음이다. 그 속에서 펼쳐낸 어느 40대의 가열찬 인생 이야기는 오소독스 하면서도 패러독스한 맛은 우리네 인생사를 반추케 하는 그림들이었다. 그래서, 다시 찾게된 펑키 호러소설 <벽장 속의 치요>.. 각 호러 단편의 세계로 잠시 떠나보면 이렇다. 먼저, 책 제목이자 첫 번째 이야기인 <벽장 속의 치요>- 표지의 그림처럼 벽장속에 숨어사는 ’치요’라는 어린 꼬마 소녀유령과 직장을 다시 구하는 어느 한 남자의 잔잔한 동거 이야기다. 섬뜩하기 보다는 귀엽고 여린 꼬마유령의 사연을 통해서 뭉클한 이야기가 전해지니 아마도 꼬마 유령이 주는 애착심일지도 모르겠다. <Call>-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우정과 사랑의 행방을 좇으며 그린 이야기다. 그 속에는 가슴 아픈 사랑의 찡한 애잔함이 있지만.. 누가 호러의 주인공인지 주의깊게 읽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절묘한 서술 트릭의 묘미로 앞으로 다시 가 읽게 될 것이다. <어머니의 러시아 수프>- 어느 숲속에서 아버지는 없이 어머니와 어린 두 딸이 행복하고 고요하게 살고 있다. 마치 동화속 그림처럼 말이다. 그러던 어느날 불청객의 남자가 찾아와 어머니가 위기에 빠지는데.. 이 위기를 두 딸이 해결한다. 이것은 모두 아버지의 덕?이다. <예기치 못한 방문자>- 어느 한 남자가 실수로 뜻하지 않게 자신의 애인을 죽이게 됐다. 자수하려 하지만 두려운 나머지 집에서 시체를 토막유기 하려하는데 제목처럼 예기치 못한 방문자가 찾아오면서 겪는 한편의 좌충우돌 코믹 범죄극이다. <살인 레시피>- 음식을 만드는 조리법이 아닌 살인을 부르는 조립법 레시피다. 여기 부부가 그렇다. 서로는 이혼을 결심하듯 사이가 무지 좋지 않다. 하지만 컽으로는 좋은 척 서로를 위해 아니 음식으로 죽이기 위해서 식사를 준비하고 마주 앉는다. 과연 누가 의도대로 죽었을까..ㅎ <냉혹한 간병인>- 치매에 걸린 중증의 시아버지를 <늙은 고양이>- 단편중 가장 긴 이야기로 가족과는 왕래가 거의 없었던 숙부가 죽고나서 그 유산으로 집에 살게된 조카네 부부.. 하지만 그 집에는 숙부가 남긴 여러 그림과 늙은 고양이가 있다. 그런데, 이 고양이가 심상치 않다. 부인과 딸이 애완의 수준에서 자꾸 그 고양이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인데.. 혹시 죽은 숙부의 잔영이 들어간 것이 아닐까.. 이야기속 고양이에 대한 평가?로 대신한다. 어찌보면 섬뜩한 이야기다. "고양이는 다른 동물과는 달라요. 인간에게 지배당하는게 게 아니라, 인간을 지배하죠. 분명히 기르는 건 난데, 어느새 그렇게 돼 버린다니까요. 집 안에 작은 왕이나 여왕을 모시고 사는 거죠. 아니, 권모술책으로 군림하는 라스푸틴이랄까. 누구에게 접근해야 자신에게 가장 득이 될지 꿰뚫는 것 같아요. 방해하는 자는 배제하려 들고, 자신의 영역을 제 편할 대로 구축하는 방법을 본능적으로 아는 거죠. 사악하다면 사악하다고 할 수 있지만, 뭐, 그게 매력이랄까 마력이라서. 말하자면......" <어두운 나무 그늘>- 목가적인 전원의 풍광이 계속 지배한 이야기속에 어릴적 숨바꼭질 놀이를 하다 여동생을 잃은 한 여자의 이야기다. 15년이 지나 다시 찾아든 그 고향땅에서 그는 외사촌을 만나 그 집에 칩거하는데.. 2층 창밖의 큰 나무가 자꾸 눈에 거슬린다. 혹시 그 속에 잃어버린 여동생이 있지 않았을까.. <신이치의 자전거>- 우리네 어린시절을 보듯 두 남녀의 유년의 기억을 좇으며 향수를 떠올리게 한다. 바로 주인공의 독백과도 같은 이야기 속에서 친구와의 교감을 다룬 친근함에 애틋함이 묻어난다. 이렇게 ’오기와라 히로시’가 펴낸 9편의 호러 단편집들은 기존과는 다른 느낌이다. 즉, 공포의 극한을 보여준 이야기 아니라.. 어떤 이야기는 섬뜩함 속에 마지막 반전이 있고, 어떤 이야기는 우스운 상황속에서 인간의 무모함을 꼬집고, 때로는 애잔하면서도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잔잔한 호러가 아닐 수 없다. 그것은 ’오기와라 히로시’만의 페이소스가 어우러져 맛나게 버무려졌고, 어찌보면 현실과 다소 동떨어져 있는 듯하면서도 어딘가에 있을 법한, 혹은 있어도 무방한 이야기가 전편에 묻어나고 있다. 그것은 펑키 호러라는 새로운 감각답게 읽는 이로 하여금 쏠쏠한 재미를 주었으니 그만큼 매력적인 호러 단편집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이 더운 여름 고민하지 말고 여기 ’치요’와 함께 재미난 호러의 세계로 떠나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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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오기와라 히로시의 책은 이 번이 두 번째인데, 처음으로 읽은 것은 <네 번째 빙하기>였다. 무척이나 인상적이고 따뜻한 성장소설이었다. 두 번째로 읽은 <벽장 속의 치요>는 처음 발간되었을 때부터 찜을 해두었는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게다가, <네 번째 빙하기>를 구입하기 전까지는 같은 작가인줄도 몰랐었다... 그러나 지금 두 권의 책을 읽고난 후 난 완전히 오기와라 히로시의 팬이 되고야 말았다. 벽장속의 치요는 총 9편의 단편이 수록된 단편집이다. 전체적인 느낌은 굉장히 오싹하면서도 웃기고, 애달프고 또 한편으로는 황당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다. 책 한권을 읽으면서 이렇게 다양한 감정들을 맛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한 건 이 책이 처음이기도 하다. <벽장 속의 치요>는 한 샐러리맨이 퇴사한 후 새로운 집을 얻으면서 만나게 된 어린 유령 치요와의 기묘한 우정이야기이다. 왠지 유령이라고 하기엔 너무 순진하고, 귀엽고, 한편으로는 애처로운 치요. 칼피스를 마시고, 육포를 뜯으며, 관상을 보는 어린 유령의 모습. 치요의 과거는 너무도 가슴아팠다. 치요는 무사히 성불할 수 있을까? 아참, 이 이야기 속에는 진짜 악령도 등장한다.. 누굴까~~요? 아, 그렇다고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다. 이 단편은 대학 시절 우정을 나눈 세 남녀의 이야기인데, 그들과 사랑의 우정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중간에 들어서야 화자의 정체를 눈채채게 된 나는 급반전에 깜짝 놀라고 말았던 것이었다.. 오호라, 이런 트릭도 있구나 하고 무릎을 쳤던 작품이다. 그리고, 굉장히 따뜻함을 느낀 작품이기도 하다.. 지금도 내 눈에는 이미와 귀가 빨개진 유우지의 모습이 눈에 어른거린다. <엄마의 러시아 수프>는 어린 소녀가 화자로 등장하며, 전체적인 줄거리는 제정 러시아가 무너진 후 중국으로 건너온 러시아인 엄마와 두 딸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동화같은 귀엽고 따뜻한 이야기는 어느새 기묘한 이야기로 흘러 간다. 하지만, 엄마가 딸들을 위해 치른 희생으로 만들어진 러시아 수프와 쌍둥이 딸들의 정체를 안 순간 오싹하고 소름끼치는 감정보다는 결국 전쟁의 피해자였던 세 모녀의 처지가 가슴 아프게 느껴질 뿐이었다. <예기치 못한 방문자>는 프랑스 영화 <형사에겐 디저트가 없다>가 떠올랐던 작품이다. 예기치 못한 사건, 예기치 못한 방문자, 예기치 못한 결말.... 이게 분명히 잔혹한 일인데, 자꾸만 꼬여들어가는 그 상황에 결국 큭큭대고 웃고 말았다. <살인 레시피>는 제목 그대로이다. 서로를 죽이고 싶어하는 부부의 이야기로, 이야기의 1/2 은 남편이 화자가 되고, 1/2는 아내의 입을 통해 이야기가 진행된다. 서로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으면서 서로 죽일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결국 마지막에 웃게 만들어 버렸다. 나를 포함해 세사람이 미친듯이 웃었던 단편이다. (이 말뜻은 책을 읽어 보시면 알게 될 것임!) 하지만 한편으로는 굉장히 씁쓸한 맛이 남았던 단편이기도 하다. <냉혹한 간병인>은 아홉편의 단편중 가장 잔혹한 이야기였다. 이건 웃음의 전혀 여지가 없다. 시어머니를 치매로 보내고, 시아버지마저 치매에 걸린 상황에서 며느리가 시아버지를 대하는 태도는 소름이 끼쳤고, 그에 대한 보복은 잔혹하고 냉혹했다. 특히 화장실 거울의 "원통함을 풀리라"라는 글귀는 등줄기를 서늘하게 만들었다. 인간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인간이 얼마나 극악무도해질 수 있는지, 사람의 악의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으로 현대 사회의 문제인 고령화 사회의 문제를 더불어 생각하게 만든 단편이기도 했다. <늙은 고양이>는 이른바 고양이에 관한 속설에 관련한 단편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섬뜩하다기 보다는, 이 단편을 읽고 고양이를 사람들이 더 싫어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야기의 구성 자체로만 보자면, 고양이의 습성과 고양이에 대한 속설을 소설로 훌륭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그러나, 고양이는 딱히 무엇을 하는 게 아니다. 그저 사람이 그렇게 된 것뿐. <어두운 나무그늘>은 15년전 숨바꼭질을 하다가 실종된 여동생을 찾아서 예전에 살던 마을로 다시 돌아온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커다란 녹나무에 감춰진 비밀은 도대체 무엇일까? 단 두 명만이 등장하지만, 결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작품이었다. <신이치의 자전거>는 죽은 자와 산자의 교감이 돋보인 작품이다. <벽장속의 치요>에 나오는 치요는 메이지 시대의 여자 아이 유령이었다면, <신이치의 자전거>에 나오는 신이치는 화자의 어린 시절 친구이다. 신이치가 유령이 되어 나타나 함께 자전거를 타고 신사와 연못에 가서 그날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알콩달콩 너무나 귀여웠다. 신이치의 마지막 부탁, 그리고 나의 대답은 라져! 유령이 나오는 이야기가 이렇게 훈훈해도 되는 거야???!!!! 오싹하고 무서운 유령 이야기가 아니라 웃기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며, 애달프기도 한 유령이야기. 그에 반해 너무나도 무섭고 잔인하고 냉혹한 악의와 광기에 사로 잡힌 인간들의 이야기. 그 두 가지가 절묘하게 만나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요즘 세상에 인간보다 무서운 것은 없다고 한다. 이런 세상에서는 유령이나 귀신들이 오히려 사람을 무서워하고 피하게 되는 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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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깜찍한 표지
가장 맘에 든 것은 <벽장 속의 치요>였다. 이게 단편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어찌나 섭섭한 마음이 들던지.. 이대로 쭉 장편으로 이어졌음 하는 바램이 확확 오는 작품.
<예기치 못한 방문자>와 <살인 레시피>는 <날 보러와요>같은 연극으로 만든다면 참 재미있을 것 같다. <냉혹한 간병인>은 '기담'같은 영화로 딱인거 같고.. <늙은 고양이>는 일본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에서 바로 다룰 수 있을 것같은 에피소드. 게다가 서술트릭도 맛볼 수 있는 <Call> 잔혹동화 같은 <어머니의 러시아 수프> 어딘가 애잔함이 밀려오는 <어두운 나무 그늘>과 <신이치의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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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좋아하는 오기와라 히로시의 책이다.
우리나라에서 영화로도 개봉된 내일의기억의 작가의 책이다.
이책의 표지는 산뜻하다 마치 만화책을 연상시키고 가벼운 소설같기도하다. 또한 어린애와의 동거라니.. 물론 유령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책은 나름대로 호러 단편집이다. 사실 호러라기엔 너무나 재밌고 황당하지만말이다.
이책은 호러 단편집이다. 단.편.집. 이책의 첫 이야기인 벽장속의 치요를 읽고 나서야 단편집인걸 알게되었고.. 낙였다. 라는 느낌..? 벽장속의 동거라..재밌는데?하고 실컷 재밌있게 몰입하게 될때쯤 끝나게된다.. 그리고 "이거뭐야, 벌써 끝난거야?" 라고 외치게 되지만 정말 끝난것이고.. 독자는 혼자서 상상을 하게되는것! 그것이 이 이야기의 매력?이다.
두번째 이야기 Call 호러이야기라지만..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 그리고 마지막때 보여주는 약간의 반전..그리고 책장을 되돌아가게해주는 센스 이것이 매력! 세번째 이야기 어머니의 러시아 수프.. 아이들의 이야기에 마지막 한문장의 반전.. 가장 호러같은 작품.. 작가의 대단함을 알수있는 작품 이었다. 그외에 예기치못한방문자 라던가 늙은고양이 모두 상당히 재미있었고.. 그기법이 탁월했다.
이책은 이런 이야기들이 9가지나 들어있는 호러단편집이다. 사실 호러라고하긴 뭐하지만.. 각각의 이야기는 반전이나.. 나름대로의 섬뜩함을 가지고있으며 이야기들하나하나에서 작가의 매력은 발산된다. 또한 읽어봐야만 매력을 느낄수있다고 말해주고싶다. 색다른 묘미와 재미를 느낄수있을것이다.
상당히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게될것이다. 또한 호러지만 그다지?무섭지않으니 밤에 자기전읽어도 좋을것같다.
나는 이책이 기억에서 잊혀질때쯤 한번더 읽어보고 또 묘한 재미를 느끼게될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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押入れのちよ :: 荻原浩 나는 유령이나 귀신은 믿지 않는다. 아니, 믿지 않는다기보다 있을 수도 있다고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체험할 일이 없으니 TV쇼 등에서 그럴듯한 괴담을 연출해도 그다지 피부에 와닿지가 않는다. 오히려 열에 한번 정도는 실제로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만큼 넘쳐나는 괴담과 현실의 간극에 무료함마저 느낄 지경이다. 혼, 스피릿 이라는 것의 실체가 논리적으로 따진다 해도 분명 존재할 것 같지만 그것이 초자연적 현상이라 한다면 그 실체를 볼 수 있는 사람도 각별한 영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주어지고, 시공간의 뒤틀림으로 인한 착시 현상이라 한다면 녹화된 비디오가 현실에서 재생되는 일종의 홀로그램 같은 잔여 영상이라는 근거 있는 논리가 제시되기 때문에 그런 개념을 머릿속에 탑재하고 있다보면 좀처럼 공포심을 촉발시킬 일이 없게 되버리는거다. 그래서 괴담을 접하고 난 뒤 그것을 현실에 대입시켜 두려워했던 일은 여태까지 거의 없다. 단 한번, 고등학생이었을 무렵 어쩌면, 싶을 체험이 하나 있다. 여름 올림픽 기간이라 늦은 시간까지 TV 시청을 하고 있던 와중에 옆집 아이라고 생각되는 어린 여자 아이가 한시간이 넘게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좀처럼 울음을 그치지 않아 듣는 쪽이 지쳐버려 사정이야 어쨌건 항의를 하려고 대문을 연 순간, 뜻밖에도 울음 소리는 옆집 대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집 문과 그 집 문 사이,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앞 계단 부근에서 뚜렷하게 들려오는 거였다. 당혹스러웠던건 보통 때라면 새벽 늦은 시간이라도 계단 조명등이 켜져 있거나 그게 아니라면 엘리베이터 패널의 희미한 조명빛이라도 비쳐져야 할텐데, 아무런 빛도 없이 마치 눈을 감은 마냥 새까만 어둠이 눈앞을 막고 그 바로 한치 앞에서 어린 아이의 [엄마...엄마..] 하는 곡소리가 새어 나오는 것이었다.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끼며 엉겁결에 [거기 누구니] 하고 말을 건 순간 곡소리는 아무런 답변없이 뚝 그쳤다. 정녕 귀신이었을까, 내 착란이었을까. 이 책의 치요를 만나니 그때 그 [정체불명의 소녀] 가 떠오른다. 여담이지만, 그 당시 옆집은 휴가를 가 빈집이었던 것으로 확인 되었더랬다. 과장 하나 없는 생생한 경험인 것만은 분명한데, 도무지 그 미스터리를 지금까지도 풀어낼 수가 없다. 오래된 기억이니 착각이었다고 마무리 시켜도 좋겠지만, 이제와서 낭만적으로 생각하자니 차라리 그 유령이 실체였으면 좋았으련만, 싶은 마음도 든다. 그러면 게이타와 치요처럼 시공간을 뛰어넘는 따뜻한 교류를 해볼 수도 있지 않았을까. 어둠 속의 그 아이가 왜 엄마를 그리도 찾았는지, 어쩌다 아파트 그 층의 계단 위에서 울고 있었는지 사연이라도 물어봤음 좋았을텐데. 혹시 엄마가 아이와 함께 그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이라도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실제로 그 아파트는 유별나게 투신자살자가 많았다) 성불 시켜줄 능력은 없어도 위로 한마디 해줄 수는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유령이 무섭지 않은 건 그들도 비주류 라는 생각을 해서 일지도 모르겠다. 대체로 유령이나 귀신이 되는 존재들은 다 약자이지 않은가. 죽어서까지도 사람들이 그들을 배척한다면 얼마나 슬플까, 오죽 억울하면 피눈물을 흘릴까 싶은 마음에 눈앞에 나타난다면 선뜻 말이라도 걸어보고 싶어진다. 사람들이 귀신을 배척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어쩌면 개인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간혹 한다. 타인을 이해하려는 마음보다 자신의 안위부터 걱정하는 마음이 극단의 공포를 자극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말이다. 그 심리는 마치 어려운 사람을 도왔을 때 그이가 행여 자기한테 달라 붙어 더 많은 것을 요구하면 어쩌나 하고 지레 겁먹는 마음과도 비슷하다. 자신의 아이가 형편이 어려운 아이와 어울렸다간 잃는 것이 더 많을거라고 손사래를 치는 부모들에겐 그 아이들이 귀신과도 같은 존재가 아니련지. 오기와라 히로시의 이 호러 단편집은 그런 비주류에 대한 공감을 근저로 한 [비주류의 반격] 과도 같은 책이다. 반격이라 해도 그들이 워낙 약자라 힘도 미미하기 이를 데 없어, 때로운 귀엽고 사랑스러우며 때로운 처연하고 자조적이다. 작가가 표현하는 유령들은 하나같이 순박하고 애처롭다. (※[벽장속의 치요], [Call], [신이치의 자전거]) 그가 그리는 비주류의 복수와 반격은 섬뜩하기 이전에 통쾌감이 먼저 스며든다. (※[어머니의 러시아 수프], [냉혹한 간병인], [늙은 고양이]) 아니 어쩌면, 섬뜩함을 느끼느냐 통쾌감을 느끼느냐의 차이로 자신의 주류와 비주류의 입지를 확인하게 될지도 모른다. 작가는 악의를 품은 살의조차 어쩔 수 없는, 절박한 감정이라고 이해하며 희화시킨다. (※[예기치 못한 방문자], [살인 레시피], [어두운 나무 그늘]) 범죄에 대한 옹호없이 단죄는 이루어져도 원인에 대해선 공감하는 그의 휴머니티 덕분에 오싹해야 될 작품들이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다고 할까. 귀신이 복수를 한다, 사람을 해친다는 생각이 공포를 자극하는 것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영적 존재가 해를 끼쳤다는 사례가 확인된 적은 거의 없고 있다 해도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대체로 공포심은 알지 못하는 것을 접촉한다는 자아의 오만함을 위협 당하는 불쾌감과 혼자 있기 싫다는 고독에 대한 불안에서 발현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타자 이해와 소통에 대한 의지를 전제로 하면 의외로 공포심은 간단히 극복된다. 자아를 기어이 지키려는 이기심보다 겸허함을 갖고 타인을 대하려는 이타심이 강해질수록 두려움이 사라진다는 진리가 얼마나 절묘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