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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젊음의 엇갈린 사랑, 황홀경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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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운이다. 작가는 물론 책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없이 선뜻 집어든 책. 책장을 덮고 생각할 새도 없이 작가의 새로운 작품, 약력 등을 무작정 찾아나선다. 정갈하고 밀도있는 문체, 독특한 구성과 디테일한 심리 묘사 등 무엇 하나 버릴 게 없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소설을 접했다. 필립 베송. 국내에는 생소하지만, 프랑스에서는 가장 각광받고 있는 작가 중 한 명이다. 법률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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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운이다. 작가는 물론 책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없이 선뜻 집어든 책. 책장을 덮고 생각할 새도 없이 작가의 새로운 작품, 약력 등을 무작정 찾아나선다. 정갈하고 밀도있는 문체, 독특한 구성과 디테일한 심리 묘사 등 무엇 하나 버릴 게 없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소설을 접했다. 필립 베송. 국내에는 생소하지만, 프랑스에서는 가장 각광받고 있는 작가 중 한 명이다. 법률가란 독특한 이력이 눈길을 끌지만, 15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지인들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어느 날 문득 소설을 쓰고자 마음먹고, 습작도 없이 '인간의 부재 속에서'란 문제작을 완성했다.

 

전업작가로 지내고 있는 요즘. 2001년부터 지금까지 총 8편의 장편소설이 나왔다. 매년 평단과 대중에게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총 6편이 영화화된다고 한다. 아쉽게도 국내엔 '이런 사랑'과 '10월의 아이' 두 편만 출간된 상태다. 마치 김훈 선생의 간결함과 신경숙 작가의 심리묘사를 동시에 맛본 듯한 느낌이 강하다. 물론 상당히 배치되는 얘기일 수 있으나, 온전히 군더더기를 모두 털어내고, 인물의 감정과 대강의 줄거리로만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일찍이 한번도 맛본 적 없는 신선함이 느껴진다. 죽음과 배신, 동성애를 다루면서 이토록 담백하게 글을 써내려간다는 자체가 경이로울 따름이다.

 

피렌체의 어느 날, 루카가 강가의 익사체로 발견된다. 하지만 이야기는 죽은 루카가 죽은 자신의 상황을 바라보며 시작하고 있다. 강가에서 부패된 자신의 얼굴, 살랑이는 물결, 자신을 바라보는 경찰관, 장례 미사, 땅 속에 묻힌 후의 느낌 등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한다. 루카의 연인인 안나(약혼녀)와 또 다른 연인 레오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이 3명의 젊음이 교차하면서 풀려간다. 명망있는 가문의 스물 아홉살 된 루카의 죽음. 이를 둘러싼 의혹을 풀어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진다. 루카에겐 사랑하는 안나가 있었다. 문제는 안나만큼이나 사랑했던 남창 레오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안나는 루카의 집에 꽂혀있는 책에서 레오의 이름을 발견한다. 결국 루카의 몸에서 발견된 레오의 정액, 그동안 자신 몰래 만나왔던 레오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사랑의 배신에 힘겨워한다. 레오는 단 한번도 남창의 세계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소통 불능의 하루하루를 보내는 중, 정신적인 합일을 이룬 루카를 만나게 되었고, 그또한 루카의 죽음으로 세상과의 소통의 끈을 놓쳐버렸다.

 

결국 어느 기차역에서 서로를 마주한 안나와 레오. 서로에게 루카가 어떤 존재였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의 내면 묘사가 일품이다. 한 사람에겐 사랑의 배신을 안고 살아가게 만들었고, 또 한 사람에겐 소통을 끊고 예전 남창의 세계에 복귀시킨다. 허무한 결말은 마지막에서야 밝혀진다. 레오와 호텔방에서 사랑을 나누고 나오던 중, 취기가 오른 루카는 불면증을 우려해 약국에서 수면제를 샀다. 약사의 말을 무시하고 4알을 삼킨 채 거리로 나선 루카. 어느 다리에 이르러 정신이 혼미해지다가 발을 헛디뎌 강물에 빠지고 만다. 허무하게도, 어리석게도 루카는 그렇게 죽었던 것이다.

 

어찌보면 이 소설은 전반부만 살펴보더라도 전체 내용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뻔한 멜로다. 하지만 3명의 젊음이 순차적으로 짜내려가는 이야기에 푹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일단 문장 하나 하나가 절제된 단문이다. 건조하지 않고 울림이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내밀한 심리 묘사가 일품이다. 거기다 사족이 없을 정도로 완벽한 구조 속에서 이러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결국 필립 베송의 필력이리라. 우연치 않게 찾아든 새로운 프랑스 작가를 만나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문장 하나 하나를 리듬감 있게 음독하며, 김훈과 신경숙의 아우라를 맛본 황홀경의 시간이었다.  



t******2 2010.03.03. 신고 공감 11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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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았다면 몰랐을...
"죽지 않았다면 몰랐을..." 내용보기
피렌체의 늦여름... 아르노 강가에서 시체가 발견된다. 나이는 스물아홉, 집안 좋고 잘생긴 루카다.   이 이야기는.. 시체가 된 루카의 독백에서 부터 시작된다. 루카, 루카의 약혼녀 안나, 그리고 또 다른 애인 레오...   숨을 거둔 후 육체적 변화, 장례 절차와 매장의 순간 고요한 무덤 속에서의 고독함. 안나와 레오.. 둘 다 다른 방식으로 사랑한 루카..   어느날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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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의 늦여름...

아르노 강가에서 시체가 발견된다.

나이는 스물아홉, 집안 좋고 잘생긴 루카다.

 

이 이야기는..

시체가 된 루카의 독백에서 부터 시작된다.

루카, 루카의 약혼녀 안나, 그리고 또 다른 애인 레오...

 

숨을 거둔 후 육체적 변화, 장례 절차와 매장의 순간

고요한 무덤 속에서의 고독함.

안나와 레오.. 둘 다 다른 방식으로 사랑한 루카..

 

어느날 사랑하는 약혼자가 물에 빠져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안나.

자신의 연인에 대해 누구보다 잘알고 있다 생각했는데

죽고나니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죽음에 어떤 진실이 있는지 찾아가는 상황에서

안나는 경악할 만한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자기보다 어린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였다....

 

남창이라는 직업을 가진 남자 레오.

어느날 불쑥 자신을 찾아온 루카를 사랑하게 된다.

루카가 죽던. 그날

레오는 루카를 본 맨 마지막 사람이었다.

루카를 죽음으로 이끈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이 책은 참... 잔잔하다.

그리고 느리지 않게 잘 읽힌다.

격한 감정을 토해내지도 않고

억지로 사랑한다 말하지 않고 아프다고 말하지 않고

건조하면서도 깔끔한 느낌이 든다.

 

죽지 않았다면 전혀 몰랐을 루카의 이중생활.

하지만 나를 더 황당(?)하게 했던 것은

 

루카를 죽음으로 이끈... 바로 그 사실이다.

 

그 죽음의 결과를 알게 된다면...

풋하고 웃을지 몰라도 섬세하고 깔끔하게 표현된

사람의 심리는 읽는 내내 적당한 긴장감을 주어서 좋았다.

 

프랑스 문학이 나와 잘 맞지않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그런 나의 선입견을 확실하게 뒤집을 수 있는 그런 재미가 있었다.

시간이 된다면 이 작가의 책을 찾아서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YES마니아 : 로얄 k*****3 2011.03.04. 신고 공감 4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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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담배 연기처럼 사라지다!
"사랑, 담배 연기처럼 사라지다!" 내용보기
첫 장을 여니 죽은 남자가 말을 한다. 그의 이름은 루카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처럼 묘사한다. 죽은 자가 무슨 말이 그리 많은 지 관 뚜껑이 닫히고 몸이 썩는데도 말을 한다. 두 사람을 나락으로 떨어뜨려 놓고. 자신의 죽음이 살인인지, 사고인지, 자살인지는 다른 사람의 몫으로 남기고 자신은 편안하게 누워 살아 있었을 때의 찰나적 행복을 되새김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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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을 여니 죽은 남자가 말을 한다. 그의 이름은 루카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처럼 묘사한다. 죽은 자가 무슨 말이 그리 많은 지 관 뚜껑이 닫히고 몸이 썩는데도 말을 한다. 두 사람을 나락으로 떨어뜨려 놓고. 자신의 죽음이 살인인지, 사고인지, 자살인지는 다른 사람의 몫으로 남기고 자신은 편안하게 누워 살아 있었을 때의 찰나적 행복을 되새김질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작품의 제목인 이런 사랑은 루카의 두 가지 사랑을 뜻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루카를 제외한 두 사람의 사랑이라고 생각된다. 루카는 이미 사랑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인간이 되었으므로.


루카가 자신의 남자 친구임을, 유일한 사랑임을 알고 있는 안나가 등장한다. 루카의 실종을 신고하고 찾은 시체를 확인하고 망연자실해있는 루카의 부모님대신 장례 절차까지 챙기는 안나. 그런데 안나는 이제 죽은 남자 친구 루카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미망인이었다면 자신이 들었을 모든 이야기를 듣지 못한 관계로 그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조사하다가 낯선 남자의 이름을 발견하고 경찰서를 찾은 것이다. 그는 경찰에게도 유명한 남창이었다. 안나는 무너진다. 자신의 사랑은 거짓 위에 세워진 모래성이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루카와 처음 만난 순간 그가 자신의 진실한 세상의 유일한 끈임을 확신한 레오가 등장한다. 루카는 레오에게 비밀이 없었다. 심지어 안나에게는 선물하지 않았던 꽃을 레오에게는 선물했다. 레오는 안다. 자신이 루카에게는 진실이고 안나는 거짓임을. 루카에게 레오는 내면이고 안나는 외면이라는 것을. 그래서 그는 무너지지 않는다. 다만 그리워할 뿐이다.


이렇게 세 사람의 사랑은 새빨간 담뱃불에서 피워 오르는 연기, 그 가느다란 한 줄기 연기 속으로 허무하게 사라진다. 하지만 중독되어 자꾸만 그 연기를 꿈꾸고, 그 맛을 그리워하게 만든다. 그들의 사랑은 도대체 어떤 것이었을까? 사랑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어떤 사랑은 진실이고 어떤 사랑은 거짓이라 말할 수 있을까? 속았다는 것은 사랑받지 못했다는 뜻일까? 그럼 자신이 사랑을 한 것도 거짓일까? 사랑은 쌍방향으로 서로 만날 수도 있지만 일방통행으로 흐를 수도 있다. 세상에 많은 이런 사랑, 저런 사랑들이 있다. 그 사랑 모두가 가면을 쓰고 있을 지도 모른다. 이런 저런 사연 속에서. 그렇다고 그 가면을 쓴 사랑을 사랑이 아니라고 말한다면 두 사랑을 비난하는 것이 된다. 내 사랑과 네 사랑을.


가끔 사랑이라는 것이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랑에도 비밀은 있다. 그 비밀을 알고도 사랑하고 모르고도 사랑하고 알고 사랑을 그만두고 모르고 사랑을 그만두기도 한다. 사랑에 일정한 정의는 없다. 단지 사람들이 사랑을 할 뿐이다. 내가 사랑을 하고 그가 사랑을 하고 네가 사랑을 하고 그녀가 사랑을 하고 그들이 사랑을 하고 서로가 사랑을 하고... 그래서 이런 사랑도 있게 되는 것이다.


사랑은 영원한 미스터리다. ‘알면 다쳐.’라는 말이 너무 잘 어울리는 단어. 지금 이 책을 읽는다면 누군가는 내가 한 사랑은 사람을 사랑한 것이 아닌 사랑을 사랑했음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 또 누군가는 사랑할 수밖에 없어 사랑한 것이 아닌 보여주기 위해 사랑을 했음을 느끼게 될 지도 모른다. 지독한 공허함과 패배감, 상실감과 자괴감, 무력감을 사랑이 떠난 뒤 느끼게 된다면 그것은 어쩌면 사랑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그 사랑은 위선의 다른 말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독특한 형식의 작품이다. 루카, 안나, 레오가 차례로 나와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마지막에 산 사람들인, 한 사람을 사랑한 안나와 레오가 만나는 장면은 참으로 기묘하고 그러면서도 정직한 느낌을 준다. 허식을 벗어버리지 못한 안나와 허식 자체가 없는 레오의 닮은 점을 느끼고 그러면서도 무너지는 안나와 그것을 그저 바라보는 레오에게서, 그리고 각자의 길로, 있던 위치로 돌아가는 그들에게서 사랑은 아직 끝나지 않은 현재진행형임을 느낀다. 사랑에 대해 담담하게 말하면서 지독하게 후벼 파는 가벼운 듯 무겁고 무딘 듯 날카로운 어떤 사랑에 대한 서글픈 이야기였다. 아마 우리 모두의 말하지 않고 담고만 있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을...


덧붙임 : 원제목이 <이탈리아 소년>이라고 한다. 이 제목을 그대로 썼다면 작품의 제목이 주는 맛이 덜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런 사랑>이나 <이탈리아 소년>이나 비슷해 보이는데 차라리 원제목을 붙였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랬다면 작가가 말하고자 한 것이 더 잘 이해되고 설명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탈리아 소년... 그야말로 정곡을 찌르는 의미심장한 제목인데 다 읽고 난 뒤 원제목을 알게 돼서 좀 아쉽다.

d*****g 2007.10.23.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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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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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놀라운 경험... 다른 세상에 머물다가 현실세계로 돌아온 느낌이다. 어찌 이 놀라운 작가의 작품이 우리나라에 단 한권밖에 소개되지 않았는지 아쉬울 따름이다. 이제껏 프랑스 문학에서 10명의 작가를 만났다. 좋은 작가가 많았고, 그로인해 프랑스 문학에 매료되었다. 그러나 필립 베송, 단 하나의 작품으로 내가 읽은 프랑스 작품중 최고라고 엄지를 추켜 세우지 않을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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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놀라운 경험... 다른 세상에 머물다가 현실세계로 돌아온 느낌이다. 어찌 이 놀라운 작가의 작품이 우리나라에 단 한권밖에 소개되지 않았는지 아쉬울 따름이다. 이제껏 프랑스 문학에서 10명의 작가를 만났다. 좋은 작가가 많았고, 그로인해 프랑스 문학에 매료되었다. 그러나 필립 베송, 단 하나의 작품으로 내가 읽은 프랑스 작품중 최고라고 엄지를 추켜 세우지 않을수 없다. 단숨에 프랑스 소설 선두에 올랐음은 물론이요, 내 가슴에 기록되어진 작가 베스트 10에 오를만큼 대단한 기염을 토한다.

 

      나는 대형 치즈케익의 일부이고, 커다란 접시위에 단정하게 자리 잡고 있다. 플라스틱 나이프가 나를 작게 조각내어 다른 접시로 옮기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그 커다란 몸체의 일부였다. 작은 접시위로 옮겨진뒤,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기전까지, 안도감의 주체였던  동료들의 목소리가 점차 멀어진다. 웅얼거리듯 귓가에서 번지던 소리가 적막함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이내, 시야마저 흐릿해진다. 그리고 나는 느낀다. 다른 세계에 와있음을. 낯설고 기이한 다른 차원의 세계.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두려움과 긴장속에서 오감을 곤두세워 상황에 몰입한다. 자신에게 솔직해 지지 않으면 정체모를 낯선 위협에 맞설수 없다는 것을 느낀다. 벌거벗겨진듯 수치심마저 인다.

 

      필립 베송의 작품을 읽은 느낌이 그랬다. [이런 사랑] 이란 작품을 대단한 몰입, 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다소 미진한 감이있다. 내가 앉아 책을 들고 있는 그 공간 전부를 다른 차원으로 이동시켜 버렸다. 중간에 책을 덮었음에도 나에게 그 기분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정신없는 음악이 나오는 체육관에서 운동을 할때 마저도 그 기분이 사라지지 않았다. 나는 본능적으로 그 기분의 정체를 알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모호함을 견딜수 없었다. 과거의 기억과 경험 모두를 끄집어내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무언가에 당혹감만 커져갔다.

      생각.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것 저것, 어떤 생각을 하려는지 갈피도 잡지 못한채 그저, 좇기듯이  무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생각도 생각하게 만든다. 나는 분명 이런 감정을 싫어하는데... 골목길을 돌아가듯 늘 피해다니던 그런 감정속에 완전히 파묻히고 말았다. 그저, 가슴이 먹먹한 그 느낌. 작품이 먹먹한 내용인가? 아니다. 그건 아니다. 이 작품이 대체 어떤 부분에서 나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건 내 가슴 저 밑바닥에 가라앉아있던 어떤 기억들을 걷잡을수 없이 수면위로 솟아 오르게 만들었다.

      사랑? 사랑이 아니다. 이 작품의 제목은 [이런 사랑]이지만 이건 분명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뭔가, 인간 내면의 고독을 극단적으로 끄집어 올린다.

 

      상당히 절제된 문장들이었다. 극도로 예민하고 섬세한 문장들이었다. 그럼에도 너무 담담한 작가의 서술이 냉정함과 쓸쓸함을 더욱 증폭시켜주었다. 촌철살인 같은 문장이라 하기에도 어울리지 않다. 그처럼 날이 선 문장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묵묵하고 담담한 침묵이 나를 더욱 침몰시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 인간내면의 고독이 영상으로 그려진다면 어떨까. 만약 그렇다면 그것이 이 작품일지도 모른다.

     

      필립베송의 문장에는 격조가 있었다. 냉소적인 표현에서 조차 우아함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 우아함이 다른 경사각으로 읽는 이의 마음을 쓸어내려간다. 속수무책으로.

      소설이라기 보다 서사시에 가깝다고 표현해도 무리가 없지 않을까. 작가가 만들어 놓은 언덕과 내가 서있는 이곳 사이에는 분명 깊은 틈새가 있었다. 그 틈새로부터 시작된 감성의 자극이 오로지 나에게만 무언가를 요구하는 것 같은 무거움 때문에 책을 놓고난 이후에도 그 감정을 떨쳐버릴수가 없다.

      이정도까지 소설따위에게 감정을 점령당하고 싶지 않다. 이정도까지 벌거벗겨진 느낌으로 털어놓아버리는 나를 인정하고 싶지 않다.

 

      적어도, 이 작품에 대한 서평에서 만큼은 언어유희를 넣지 않는다. 작품에 대해 경의를 표할수 있는 나의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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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는 사랑하는 한 여자와 사랑하는 한 남자 사이의 또 한남자의 죽음에서 시작된다. 그렇다. 양성애자. 그리고 동성애자.

      사실, 한국사회에서 동성애자를 이해하기에 다소 무리가 있으리란 것을 안다. 그러나 나는 그 범주에서 다소 벗어난 인간이다. 그들을 이해한다고 까지 말할수는 없을지 몰라도 그 외면적인 사실때문에 본질적인 진실마저 왜곡해 버리지는 않는다.

 

      그렇듯이, 나와 다른 삶의 가진 그들의 선택의 여지 없는 인생에 대한 색안경을 벗어버리면, 그들이 말하려고 하는 진실에 더욱 근접할수 있다. 그저 나와 다를수 있는 많은 사람들중 하나라는 것만 인정해버리면 그들이 가진 놀라운 감성과 예술적 기질에 놀라움을 금하지 못할때도 여러번 겪게 된다. 그렇다 나는 그런 친구들이 있다. 외국에도 있고 한국에도 있다.

      나와 그들이 다를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특이한 성격을 지닌 것은 내 쪽일지도 모른다. 그들도 간혹 내게 말한다. 니가 더 특이한 놈이야, 라고.

 

      그렇듯 이 작품은 그런 편견에 늪에서 벗어난 상태로 접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이런 글을 남긴다는 자체가 우습다고 생각하지만 이 글은 한국어로 쓰여지고, 아직은 한국사람이 그런 편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기에 어쩔수 없다.

      작가는 동성애라는 상황에는 전혀 무게를 두고 있지 않다. 그저, 인간의 본질적인 무언가를 얘기하는 데 있어서의 장치일 뿐이다. 혹여, 그러한 편견이 있다면 그 때문에 감추어져버릴 무언가에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는 그저, 개인적인 오지랖일 뿐이다. 

 

      이 작품은 토마스 만이 다루고 있는 동성애와는 다른 각도의 작품이라 생각된다. 토마스 만의 작품은 토마스 만의 것이라 하면 필립베송의 작품은 독자의 몫이다. 토마스만은 동성애의 감정 표현이었고, 필립베송은 그저 어떤 감정을 말하려는 듯 싶지만 그것으로 끝났다. 그 감정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읽는 이의 몫으로 남겨진다. 

b******k 2008.12.0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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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랑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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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서점에서 충동구매했다. 허나 그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사다놓고서도 이 책을 읽지 않았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내가 왜 이책을 산 것인지.. 그 이후로 나는 책을 사는 것을 망설였다. 더이상 나의 충동이란 것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가 없었기에.. 이 책은 몇 달간 내 방 한구석에 처박혀 있었다. 어제서야 쇠말뚝을 뽑아드는 기분으로 책을 뽑아들었다.   이 책의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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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서점에서 충동구매했다. 허나 그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사다놓고서도 이 책을 읽지 않았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내가 왜 이책을 산 것인지.. 그 이후로 나는 책을 사는 것을 망설였다. 더이상 나의 충동이란 것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가 없었기에.. 이 책은 몇 달간 내 방 한구석에 처박혀 있었다. 어제서야 쇠말뚝을 뽑아드는 기분으로 책을 뽑아들었다.

 

이 책의 특이한 점은 총 3개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죽음의 원인을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어쨌든 죽은 루카. 그의 연인이었던 안나. 또 그의 연인이었던 레오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면서 진술되면서, 그 각각 인물의 시각으로 이야이가 진행되어 나간다.

 

이탈리아 피렌체 시내의 고풍적이고, 또 그 반대쪽의 퇴폐적인 양면적인 풍경이 읽는 재미를 더하여 준다.

 

양성애라는 소재가 들어가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하지만 양성애자였던 루카의 사랑이 그의 여자연인이었던 안나보다는, 남창인 레오에게 더 기울어져 있었던것 같아서 .. 왠지 루카의 안나를 사랑했다는 루카의 외침이 하나의 변명인 것만 같아서 씁쓸했다. 그는 한 번도 레오를 사랑했다는 언급은 하지 않지만, 말로 하는 것보다 더욱 짙은 정염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오늘 아침에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을 읽었다. 입속에 아침의 에스프레소 잔향이 맴돌듯, 내 마음속에 이 이야기의 향기가 가득하다.

 

 

p******o 2007.12.3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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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랑> 고독과 삶에 대해서-
"<이런 사랑> 고독과 삶에 대해서-" 내용보기
이제 볼을 쓰다듬던 부드러운 태양도,  찬란한 빛도,  가볍게 흔들리던 나무도 끝이다.  넘어설 수 없는 암흑, 절대 암흑만이 남았다.  이미 죽은 사람인 루카의 말로 시작되는 이야기. 어라?! 죽은 사람이 소설을 쓰고 있잖아?! 이런 전개는 새로 접하기도 했지만, 참 독특했다.  강물에 빠져 죽은 루카. 그리고 그의 약혼녀 안나. 그리고 그의 연인 레오. 루카의 죽음
"<이런 사랑> 고독과 삶에 대해서-" 내용보기
 

 이제 볼을 쓰다듬던 부드러운 태양도,

 찬란한 빛도,

 가볍게 흔들리던 나무도 끝이다.

 넘어설 수 없는 암흑, 절대 암흑만이 남았다.


 이미 죽은 사람인 루카의 말로 시작되는 이야기. 어라?! 죽은 사람이 소설을 쓰고 있잖아?! 이런 전개는 새로 접하기도 했지만, 참 독특했다.

 강물에 빠져 죽은 루카. 그리고 그의 약혼녀 안나. 그리고 그의 연인 레오. 루카의 죽음을 둘러싼 이 세 사람의 이야기가 <이런 사랑>이다. 자신의 죽음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정말 사소한 일인 듯 대하는 루카 때문에, 처음에는 루카가 정말 죽은 게 아니라 죽었을 때의 일을 상상하면서 쓴 걸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가슴아파하며 떠난 사람을 그리워하는 안나와 레오.


 의심할여지 없이 굳게 믿고 있던 사랑하는 연인에게서 자신이 몰랐던 비밀을 알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루카와 같은 어두운 그늘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아직 이런 상황을 겪어보지 못했기에 그런 영원한 빈자리에 대해서는 어떤 느낌일지 모르겠지만 정말 가슴 아프고 어떤 것으로도 위로받지 못할 거라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이런 사랑>은 세 사람 각각의 사랑이야기라기 보다는 사람의 고독과 단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루카와 안나의 회상만 해도 아주 뜨거운 사랑이기보다는 고독과 외로움을 감싸 안아줄 서로를 갈구했던 것임이 보인다. 루카가 자신의 죽음을 별 것 아닌 양 풀어나가는 것도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한 문체적 장치(?)가 아니었을까.

 동성애라는 문제에 있어서 아직 나는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바라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랑>에서 동성애는 그저 평범한 일상으로 느껴진다. 그건 아마도 동성애보다는 고독이라는 문제를 부각시킨 작가의 힘이 아니었을까.


 희한하게도

 지금 내가 가장 못 견디게 그리운 것은

 바로 이 순간들이다.

 아무것도 아닌 이 순간들,

 그러나 우리 삶의 전부가 담겨 있는 순간들. 


 모두가 관조적으로 사건을 바라보기만 하고 있는 독백조의 전개가 처음에는 견딜 수가 없었다. 왜 이렇게 사람들이 의욕이 없나 싶어 답답하게 느껴졌다. 철저한 고독과 조용함 속에서 가만히 책을 읽어나갈 수도 없었다. 점점 책을 읽어나가면서 어느 정도 그에 익숙해질 수 있었다.


 행복은 바로 아무것도 아닌 이 순간,

 떨리는 이 찰나,

 상쾌한 이 포근함,

 이 여유,

 하는 일 없이 한가로이 보내는 하루하루에 있을지도 모른다.

 때로 행복과 불행은 신기할 만치 닮아 있다.

 

 

k*******5 2008.02.17.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무미건조하지만 나름 씹는 맛이 있는 이들의 사랑... <이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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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사랑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허망한 사랑이라고 해야 할까. 사랑의 미스터리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사랑의 아이러니라고 해야 할까. 장르불문 불륜이라고 해야 할까, 장르확대 로맨스라고 해야 할까. 사랑의 배신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사랑의 지고지순이라고 해야 할까. 명명하거나 구분하기가 이렇게 힘드니, 출판사가 이도저도 아닌 ‘이런 사랑’이라고 번역물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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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독한 사랑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허망한 사랑이라고 해야 할까. 사랑의 미스터리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사랑의 아이러니라고 해야 할까. 장르불문 불륜이라고 해야 할까, 장르확대 로맨스라고 해야 할까. 사랑의 배신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사랑의 지고지순이라고 해야 할까. 명명하거나 구분하기가 이렇게 힘드니, 출판사가 이도저도 아닌 ‘이런 사랑’이라고 번역물의 이름을 붙인 이유가 조금은 이해가 간다.

 

  색다르다면 색다른데, 이 사랑의 중심에 서 있어야 할 주인공 ‘루카’는 소설이 시작되는 시점에 이미 시체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시체인 것이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죽음에 이르렀으되, 그 죽음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있으되, 이 수다스러운 주인공 루카는 조용히 할 생각이 없다. 그는 심지어 관 속에 누워 있을 때조차 수다스럽다.

 

  “머리는 비단베개 위에 얹혀 있다. 너무 편안해서 이대로 잠들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밀랍빛 안색 덕분에 경건한 이미지를 풍길 것이다. 물론 관 속이 비좁아서 몸을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마침 잘 된 일이다. 몸을 움직이는 것은 어차피 불가능하니까.”

 

  여기에 살아 있는 사람의 상념도 만만치 않다. 그와의 사랑을 철썩같이 믿고 있는 안나는 갑작스러운 연인의 죽음 앞에서 슬프되 의연하다. 정식으로 혼례를 치른 사이도 아니고, 온전히 한 집에서 동거를 하던 사이도 아니지만, 그녀는 갑작스러운 아들의 죽음 앞에서도 계급적 품위를 지키느라 여념이 없는 그의 부모를 옆에서 도와, 아직 흔적으로 남겨져 있는 그를 말끔하게 정리하려 애쓴다.

 

  “이 모든 것이 너를 웃게 하겠지, 루카? 내 편집증부터 시작해서 완벽하게 일처리를 하는 성향, 무슨 일이든 미루지 못하는 성미, 정리정돈에 대한 집착, 이 모든 것이 너를 웃게 했었지. 나를 만나기 전에는 정리정돈하는 이탈리아 여자를 만나본 적이 없다고 했으니까.”

 

  하지만 어느 순간 그의 죽음이 품고 있는 미스터리는 살아 남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그의 몸에서는 이제 ‘구더기들이 번식’하고 ‘눈구멍 속에서 유충들이 기어나오고’ 있는 중이지만 남은 사람들의 주변에서도 솔솔 의심의 냄새가 풍겨져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루카가 살아 생전에 또다른 사랑을 나누었던, 기차역에서 남자들에게 몸을 파는 젊은 남창인 레오가 등장한다.

 

  “... 우리는 서로를 몰랐지만 서로의 모든 것을 알아보았다... 우리 몸은 단번에 서로에게 익숙해졌다... 첫 경험과 익숨함이라는 두 감각은 우리를 동시에 쾌락으로 이끌었다. 현혹의 절대 경지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쌍둥이와 같은 일심동체의 떨림을 겪어야만 한다.”

 

  안나와의 사랑과 마찬가지로 레오와의 사랑 또한 루카에게는 소중했다. 그리고 안나에게 루카가 중요했던 것처럼 레오에게도 루카는 중요했다. 물론 두 사람이 다른 것이 성별인 것만은 아니다. 레오는 안나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안나는 레오의 존재를 몰랐다. (이렇게 보면 불륜의 상대는 때때로 유리한 고지에 있다. 대부분 불륜의 상대는 그 사람의 처 혹은 애인의 존재를 알고 있지만, 대부분 그 사람의 처 혹은 애인은 불륜의 상대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내가 견뎌야 할 사실이 하나 더 있다. 레오 베르티나는 내 일굴을 알고 있었다... 나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의 존재조차 몰랐는데. 다시 한번 불균형. 다른 취급. 레오 베르티나는 알 권리가 있었고, 나는 우롱당하는 역할이다.”

 

  그리고 이제 안나는 큰 결심을 하고 레오의 일터인 기차역으로 레오를 찾아나선다. 그리고 레오는 그곳까지 나오기는 했으나 어찌 해야 할지를 몰라 허둥대는 안나를 알아본다. 무엇을 확인하기 위함인지도 모른체 그들 두 사람은 그렇게 공통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후에 마주친다.

 

  “... 우리가 과거에 누린 행복은 분명 같은 맛은 아니었겠지만, 틀림없이 똑같은 밀도로 강렬했을 것이다. 우리가 나름대로 느끼는 이 동지애는 병원 응급실에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부상당한 사람들의 것과 같다.”

 

  루카와 안나와 레오... 통속적인 사랑 그리고 허망한 죽음으로 점철되어 있지만 소설은 세 사람이 번갈아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는, 그리고 이미 죽은 자의 목소리라는 신선한 형식으로 활로를 찾는 듯하다. 프랑스 소설 특유의 기름기 없는 건조한 상념이 계속되지만 중간중간 등장하는 인물들이 (루카의 부모님이나 사건을 맡은 형사와 같은) 양념의 구실을 한다. 눈을 희번득거리며 들여다볼만한 것은 아니지만 무미건조에도 불구하고 서걱거리는 씹는 맛이 있어 읽을만한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08.02.1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이탈리아 청년의 사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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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살의 이탈리아 명문가의 자제인 루카 살리에르는 이틀 전 연인인 안나의 실종신고가 들어오면서  아르노강에서 시신이 발견이 된다.   그의 몸은 이미 부패로 시신이 썩어간  일부와 수면제 복용사실이 드러나면서 그의 죽음을 둘러싼 수사가 시작이 된다.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이 소설은 3명의 화자가 등장한다.   한 명은 죽은 루카가 자신의 시신이 강에 떠밀려 드러난 모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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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살의 이탈리아 명문가의 자제인 루카 살리에르는 이틀 전 연인인 안나의 실종신고가 들어오면서  아르노강에서 시신이 발견이 된다.  

그의 몸은 이미 부패로 시신이 썩어간  일부와 수면제 복용사실이 드러나면서 그의 죽음을 둘러싼 수사가 시작이 된다.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이 소설은 3명의 화자가 등장한다.  

한 명은 죽은 루카가 자신의 시신이 강에 떠밀려 드러난 모습과 장례절차 속에 치러진 어두운 무덤 속의 묘사, 자기를 둘러싼 주위의 사람들인 부모, 연인 안나, 그리고 또 다른 사랑의 대상인 동성인 레오에 대한 연민을 드러낸 시각으로 그려진다.  

5년 전에 만나 연인으로서 지내왔던 그 모든 순간이 그의 죽음으로 인해서 무너져버린 그녀의 심정을 쏟아붓는 그녀의 고통스런 몸부림, 그의 부모가 모종의 의미있는 어떠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는 심증을 느끼고 있지만 차마 대놓고 물어보지 못한 상태에서 그의 아파트에 들어가 살펴보던 중 책에서 레오란 이름을 발견하면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자신의 연인에 대한 모습을 보게된다.  

기차역에서 오고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 중에서도 남성을 대상으로 남창일을 하고 있는 23살의 레오는 신문의 부고란을 통해서 루카의 죽음을 알고 자신이 세상과의 인연이 끊겨졌음을 비통해 하며 루카의 장례미사가 있는 곳으로 가서 사진을 통해 보았던 안나의 슬픔을 발견한다.  

 루카의 부모로 부터 레오란 존재에 대해 묻기까지 안나가 망설였던 가지고 있는 , 소위 말하는 명성있는 가문의 사람들의 위상이 실추될 것을 염려하면서 그의 부모가 내뱉었던 레오와 루카의 "교제"란 단어를 들음으로써 자신을 배반한 루카의 또 다른 사랑모습을 보게된다.  

 결국 그, 레오가 있는 기차역으로 간 안나가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인 레오란 인물을 찾으러 가면서 그 둘은 공통으로 사랑한 사람인 루카에 대해서 서로 다르면서도 같은 사랑의 방식과 모습을 보면서 그들 나름대로의 루카에 대한 추억에 잠긴다.  

 

이야기는 아주 간단한 세 사람의 사랑이야기가 주된 흐름이지만 작가의 글 흐름의 전체적인 개념이라고해야 하나?  고독, 고백, 침묵의 일관된 흐름이 각자의 머리 속에서 흘러나와서 독자들로 하여금 흡수를 하게 하는 방식을 하고 있다.  

그렇기에 책을 읽으면서도 루카의 청소년 시절부터 있었던 동성애에 대한 취향, 부모의 반대와 가문의 절대적인 귀족적인 분위기로 인해서 포기를 하면서 지내왔던 성향이 문득 비쳐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안나에 대한 사랑은 진실로 사랑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결혼해 주길 바라면서 같이 살기를 원하는 말에도 허락하지 않는 그간의 사정이 루카의 연민과 그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말하지 않는 침묵으로 일관한 행동이  결국은 두 연인 모두에게 큰 고통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루카의 이해할 수없는 불가사의한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오히려 그것을 밝히길 보단 거부하면서 외면했단 사실을 레오를 만나면서 깨달은 안나의 참담함, 레오를 첫 대면한 순간 그의 젊음을 보고서 게임 자체가 안된단 사실을 알고 좌절에 이르는 안나의 몸부림치는 처절한 행동이 안쓰럽게 다가온다.  

 레오 또한 자신의 이런 취향으로 인해서 경계의 선을 넘어선 자신들의 구역에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인 루카를 사랑하게되고 서로의 진정한 사랑을 이뤄가면서 세상의 끈을 유지했던 자신의 사랑이 끊어짐을 레오 나름대로의 고통과 그리움으로 그려진다.  

 경찰의 자살도, 타살도 아닌 사고사로 결론이 나면서 안나의 무너짐은 영원히 미제의 해답을 알 수없는 루카의 죽음에 대한 짐을 지고 살아가게 만든 루카의 처신이 못마땅하게 느껴졌다.  

 두 사람 모두를 사랑한 루카의 어이없는 실수로 인한 수면제 과량복용과 알콜에 의한 취기로 인해서 강에 빠져 죽은 그 사실을 두 사람은 영원히 알 수없는 채 오랜 시간동안을 각자 나름대로의 사랑의 상처를 안고 살아갈 모습을 작가는 루카 부모의 침묵과 안나의 고백, 레오의 고독을 비교하면서 그려낸 이 소설은 주관되게 일관성을 이루고 있는 작가의 또 다른 사랑의 방식을 전해주고 있기에 국내 제목인 이런 사랑이란 것을 통해서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다른 각도의 사랑의 모습을 본다는 점에서 새롭다고 할 수있을 것 같다.  (원제인 이탈리아 청년이란 제목도 그대로 해도 좋을 듯 싶단 생각이다. )

 다만 먼저 읽은 "포기의 순간"의 내용 안의 동성애처럼 이 책에서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기에 작가가 혹시 동성애자(?)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비슷비슷한 주제들이어서 신선감은 떨어진다.  

 다만 각기 다른 사랑의 색채로 한 사람을 사랑한 두 사람의 감정의 폭과 행동, 한 사람이 동시에 두 사람을 사랑한 행동이 소설의 소재로선 새롭단 느낌이 든다.


***** 나는 리뷰어다. 이벤트참여 리뷰입니다. *****

m*******n 2011.11.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