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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아랍은 한 때 세계과학을 주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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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하면 우리가 떠올리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은 이슬람을 생각하고 그 다음엔 석유를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중동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각은 극단적이다. 테러단체 IS와 그들의 종교 이슬람까지, 사람들은 그들의 일면을 보고 이슬람 전체를 평가해 버린다. 더불어 서구가 심어놓은 편견마저도 그들의 실제인양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인다. 그러다 보니 그
"과거의 아랍은 한 때 세계과학을 주도했다고 한다." 내용보기

아랍하면 우리가 떠올리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은 이슬람을 생각하고 그 다음엔 석유를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중동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각은 극단적이다. 테러단체 IS와 그들의 종교 이슬람까지, 사람들은 그들의 일면을 보고 이슬람 전체를 평가해 버린다. 더불어 서구가 심어놓은 편견마저도 그들의 실제인양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인다. 그러다 보니 그들이 이루어낸 문화적 성취는 생각조차 하지도 않는다. 하물며 과학에 이르러서야 더 할 나위가 없다.

 

프랑스 릴 과학기술대학교 교수이자 수학자인 아메드 제바르는 우리들이 모르고 있지만, 유럽의 과학 발전을 이끌기까지 했던 아랍 과학의 황금시대에 대해서 우리에게 알려준다. 그가 말하는 아랍과학의 황금시대란 8세기부터 16세기까지 9세기 동안 아랍어로 실현된 과학적 산물과 활동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그가 소개하는 아랍 과학의 발전사는 중동을, 아니 이슬람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조금쯤은 편견에서 벗어나게 만들기도 한다.

 

7세기와 8세기에 걸쳐 진행된 이슬람제국의 정복활동으로 제국은 동으로는 중국, 서로는 유럽 그리고 남으로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접하는 거대한 경제권을 만들었고, 이는 아랍의 엘리트층과 일부 사회계층의 부를 키워주었다. 또한 제국에 속한 인구와 공동체가 다양화되면서 각 공동체의 지적 활동을 접하게 되었다. 그러다 7세기말경 우마이야 왕조의 칼리프 압드 알말리크가 결정한 아랍어 정책에 따라 그 동안 접했던 지적 활동들이 학술적 지식으로 체계적인 아랍화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아랍의 과학자들은 그리스와 인도, 바빌론, 페르시아의 지식을 대대적인 번역작업을 통해 아랍화하였으며, 거기에 구전을 통해 유지되어오던 고대지식도 포함시켰다. 저자는 이렇게 체계화되면서 발전해 온 아랍의 과학들을 수학, 천문학, 지리학, 의학, 화학 그리고 역학 등 6개 분야로 나누어 살펴보고 있다.

 

7세기 중반에서 8세기말까지, 이슬람제국이 세워지고 처음 150년 동안 아랍사회에서 사용된 수학은 일상생활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기하학적, 산술적 지식과 관련된 것이었다. 그러나 9세기경 계산도구와 방식이 설명된 교과서 형태의 입문서 출간이 이루어지자, 수학은 아랍의 사회적, 경제적 환경의 요청이나 천문학이나 물리학 같은 다른 과학분야들의 요청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학술활동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실제적 필요성과 관계없이 고대문헌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들의 해결에 주력하는 문제풀이의 과학이기도 했다. 이는 과학이 단순히 사회발전이나 요구에 부응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은 아님을 알려주기도 한다.

 

아랍 과학의 황금시대 동안 지식의 서열에서 가장 높은 위치를 차지했던 학문은 천문학이었다. 그렇기에 천문학은 아랍 이슬람 문명 안에서 출현 혹은 발전한 다른 과학들과 비교해 가장 많은 물질적 후원을 받았다. 천문학이 이렇게 성공한 이유는 종교적 제례와 연관되어 나타난 문제들과 관련되어 있었고, 개인과 집단, 나아가 정권의 미래를 알아보려는 행위, 즉 점성술과 관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지리학은 이슬람제국의 광활한 영토관리를 위해 처음에는 국가의 요구로 시작되었으나, 이후에는 상인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하여 발전해갔다. 저자는 이외에도 의학, 화학, 역학 등에 대한 발전양상을 설명한다. 이러한 학문들은 고대문헌에 대한 번역작업, 즉 아랍화가 이루어지면서 발전하였기에 저자는 당시의 아랍 과학자들의 번역서에 대한 소개에 많은 비중을 할애하고 있다.

 

유럽이 이렇게 발전한 아랍 과학에 관심을 보이며, 그것들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려는 시도가 처음 나타난 것은 10세기 말이었다고 한다. 유럽인들은 아랍의 과학서적을 번역하기 시작하였고, 그러한 노력은 15세기까지 지속되었다. 이때 0을 포함한 숫자 10개를 이용한 인도식 십진기수법이 유럽에 전해졌는데, 유럽인들이 아라비아 숫자라고 잘못 부르는 바람에 지금도 우리는 그렇게 부르고 있다. 그만큼 당시 아랍의 과학이 유럽에서 선풍을 일으켰음을 반증하는 것이리라. 한편 아랍의 점성술과 화학은 유럽 점성술 및 화학의 출발점이 되었으며, 유럽에서 지도가 발전한 시기가 12세기임을 감안하면 지리학도 분명 아랍 지리학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처럼 아랍과학은 자신들의 본거지에서 쇠퇴하기 시작한 시기에 전혀 다른 새로운 공간, 12~15세기 유럽에서 또 다른 꽃을 피운 셈이다. 이는 이슬람 문명의 과학자들이 그들 문명이 가지는 특수성에서 벗어나 보편성을 지닌 과학전통을 세웠고, 이들 전통이 유럽으로 전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런 아랍과학이 쇠퇴한 원인을 저자는 대외적인 환경에서 찾고 있다. 무슬림이 지배하는 지역에 대한 기독교도들의 공격은 이슬람제국의 지리적 공간을 협소하게 만들었고, 무슬림이 독점했던 지중해무역의 주도권을 이탈리아 상업도시들이 장악한 것은 과학에 대한 후원이 줄어듦을 의미했다. 대외적인 환경의 변화에 따라 학문에 대한 사회의 요청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는 현대사회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난다. 아랍이 현대 과학의 발전에서 예전의 그 영화를 찾지 못하고 변방으로 밀려난 이유는, 과학의 발전은 한 나라의 경제력이나 사회의 다양한 요구에 따라 발전하기 때문이다. 중동지역이 원유라는 천연자원으로 인해 부국이라고는 하나, 그들의 부가 왕족을 비롯한 일부 소수계층에게 집중되어 있고, 그 부를 가진 그들마저도 사회보다는 자신들의 욕망에 그 부를 사용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전혀 알지 못했던 아랍 과학의 황금시대가 어떻게 형성되었고, 또 그렇게 발전했던 아랍 과학이 어떻게 쇠퇴하였는지를 알아가면서 우리사회를 돌아보게 만든다. 전통시대 우리의 과학수준은 어떠했는지를 생각해보고, 지금의 우리사회는 과학이 발전하고 융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사회인지, 어떤지를 생각해 보게 만든다. 더불어 사회발전이 어떠한 형태로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해주는 것 같다.

k*****1 2016.06.16. 신고 공감 5 댓글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