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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책을 많이 읽었던 중고등학교 시절, 나는 고전이라고 불리는 책들에 심취해있었다. 세월이 흐른 지금, 책의 제목을 보고 이야기가 가물가물 떠오른 나를 보고 ‘안되겠다’라는 생각에 다시 잡은 책이 바로 ‘제인 에어’이다. 왠지 ‘폭풍의 언덕’과 섞여져 혼란이 되었었는데 찾아보니 두 작가가 자매였다. 이 기회에 그 책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제인 에어라는 여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제인 에어는 어렸을 때 부모님을 여의고, 외삼촌댁에서 살았다. 외숙모와 사촌들의 괴롭힘을 겪던 제인은 자선학교인 로우드 학교에 가게 되고, 이후 손필드의 가정교사로 취직을 하게 된다. 저택의 주인인 로체스터와 사랑에 빠지게 된 제인은 그와의 결혼을 결심하지만, 결혼식 당일 정신병에 걸린 로체스터의 부인 이야기를 듣고 결혼을 중단하게 된다. 제인은 로체스터의 집을 떠나 정처 없이 다니다가 우연히 세인트 존이라는 목사의 집에서 머물게 되고, 얼마 뒤 그가 자신과 사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죽은 삼촌의 유산을 사촌들과 나눠받은 제인은 어느 밤 자신을 부르는 로체스터를 찾아가고, 화재로 시력과 한쪽 팔을 잃은 그를 보고 마음 아파한다. 둘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결혼을 하게 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내가 왜 이 책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지 조금 알 것 같았다. 나는 불행한 이야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읽고 나면 그 이야기가 사실인 듯 내내 가슴을 후려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러한 비극적인 내용들은 빨리 머릿속에서 잊어버리려고 한다.
둘의 사랑이 결실을 맺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해피엔딩으로 볼 수 있겠지만 시력과 팔을 잃은 로체스터의 모습은 어렸을 때 나를 굉장히 슬프게 만들었던 것 같다. 이번에 읽을 때 나는 그만큼의 아픔을 느끼지는 않았지만 대신 나는 사랑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상대방의 아픔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그것을 따뜻하게 감싸줄 수 있는 마음. 그것이 사랑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보편적인 행복이 아닌 용기 있는 결정을 내린 제인의 사랑이 대단해 보였다.
이 책은 발표되었을 때 독립적 자아의식을 가진 여주인공의 성격으로 사회적 파장을 몰고 왔다고 한다. 끊임없이 자신을 짓누르는 불우한 환경에서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제인의 모습은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빛을 발하는 것 같다. 현실의 무게에 힘들어질 때 이 책을 읽으면 누구나에게 고통은 있다는 것을, 또한 누구나 고통을 이겨낼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음으로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단숨에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더 깊이 있게 이 책을 다룬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선택한 책은 덮고 보니 초등학교 고학년용이던데 어쩐지 너무 쉽게 넘어가는 느낌이었다. 성인을 대상으로 완역한 책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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