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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이 어디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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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이 날뛰는 한 누구도 평화로울 수 없는 법이다. 날카롭게 벼려질수록 성가신 것이 감각이다. 죽은 자가 왜 평화로운지 말할 수 있다면 세상살이가 왜 성가신지도 대답할 수 있다. - <그곳이 어디든> p235 4월의 첫 금요일, 토요일은 대전에 머물면서 두 번의 야구 경기를 관람했다. 야구장이 가진 시설적이고 감성적인 감각들에 푹 빠져있었다. 위의 발췌 문장과는 다르게 감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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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이 날뛰는 한 누구도 평화로울 수 없는 법이다. 날카롭게 벼려질수록 성가신 것이 감각이다. 죽은 자가 왜 평화로운지 말할 수 있다면 세상살이가 왜 성가신지도 대답할 수 있다. - <그곳이 어디든> p235



4월의 첫 금요일, 토요일은 대전에 머물면서 두 번의 야구 경기를 관람했다. 야구장이 가진 시설적이고 감성적인 감각들에 푹 빠져있었다. 위의 발췌 문장과는 다르게 감각이 날뛸수록 더할 나위 없는 평화로움을 느꼈다. 그런데 평화로움을 인식하는 바로 그 순간, 오래 지속되지 못할 감각이라는 사실과 일요일이 되면 다시 일상적인 감각 속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평화로움만으로 그 자리에 앉아있을 수는 없었다. 살아서 감각한다는 건 참 성가신 일이다.




주황색 톤의 야구장의 감각에서 이제는 회색 톤의 이 소설의 감각으로 돌아온다. 한번 빠진 늪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이 답답함을 감각하는 것뿐이고 그래서 감각하지 않기 위해 내세를 준비하는 인간의 과정을 보여준다 (아, 이 소설을 이렇게 한 줄로 뻔뻔스럽게 단정 짓다니... 어려운 책일수록 정리는 단순하게...).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승우 작가의 전작 <욕조가 놓인 방>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었다. 회사 구조조정의 위기에서 낯선 곳으로 가는 상황과 아내가 사랑하는 다른 남자가 병을 앓고 있는 일, 그리고 낯선 곳에서 만난 사람이 꾸려놓은 무덤 같은 공간이 있다는 설정이 너무나 흡사했다. <욕조가 놓인 방>이 2006년에 나온 작품이고 <그곳이 어디든>은 2007년도 작품이다. 유사한 설정의 소설이 연달아 나왔다는 점은 사실 잘 이해되지는 않는다. 같은 방식을 사용하면서라도 반드시 전달해야 하는 작가적 절실함의 결과라고 정리해야겠다.






YES마니아 : 로얄 i****a 2022.05.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