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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종이책
꼼꼼하게 가계부 쓰는 양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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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는 옷차림이 깔끔한 것을 좋아해서 진흙이 버선에 묻거나 해 행색이 초라해지는 것이 싫었지만, 빨래를 맡기면 종이 걸핏하면 하나씩 잊어버리고 왔다. 2월 13일, 단삼 2개, 면창의 1개, 수건 1개를 옛 집주인인 복개 어미에게 주어 씼어오게 했다. 1전 5푼의 값을 주었다. 다음날 집에 돌아간 꿈을 꿨다. 객지생활을 한 지 5년이 넘어 그 고통과 그리움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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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는 옷차림이 깔끔한 것을 좋아해서 진흙이 버선에 묻거나 해 행색이 초라해지는 것이 싫었지만, 빨래를 맡기면 종이 걸핏하면 하나씩 잊어버리고 왔다. 2월 13일, 단삼 2개, 면창의 1개, 수건 1개를 옛 집주인인 복개 어미에게 주어 씼어오게 했다. 1전 5푼의 값을 주었다. 다음날 집에 돌아간 꿈을 꿨다. 객지생활을 한 지 5년이 넘어 그 고통과 그리움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 깊이 스며 있었다."

 

리뷰 서두의 글에서처럼 이 책은 매우 흥미롭다. 편지 1,700통에 의하여 19세기 조선 양반의 실제 생활을 그려낸 <양반의 사생활>에서도 나왔지만, 돈 따위는 뭐니 하는 양반들이 실제로는 매일 꼼꼼하게 가계부를 쓰는 모습도 웃음을 짓게 한다.

 

예를 들어, 서두의 글 '휴가길'의 주인공인 이재 황윤석은 도성에서의 하급관리 생활을 위해 처자식을 두고 이른바 자취생활을 하고 있다. 남자 혼자 생활 하려니 이것저것 힘든 게 많은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지, 소실을 들일까 고민하지만 소실을 들이는 데에도 큰 돈이 필요하니 "종을 시켜 흰머리를 뽑게 했다. 그가 처음 벼슬한 이래 객지살이의 괴로움이 자심해 백발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없었고, 두풍도 있어 족집게로 머리털을 뽑으면 풍기운을 흩어버리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라고 할 뿐 달리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공무원 생활인들 쉬웠을까. 일 잘한다는 소문이 나니 상사들은 너도나도 일을 맡기고 그 공만 자기가 챙긴다. 결국 이재 황윤석은 "지금의 조신은 모두 자신이 편하고자 남을 볶으니 높은 벼슬 좋은 품직으로는 자기를 위하고, 고통의 바다 한보따리의 근심은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 우습다."라고 한마디 적는다.

 

이재 황윤석의 하급관리 생활과 휴가길을 다룬 '휴가길' 외에도, 이 책은 군 장교들의 만주지역 정탐기인 '첩보길', 아내의 죽음을 접한 남편의 절절한 심정이 담긴 '장례길', 서원을 빼았기게 된 안동사림이 서원을 구하기 위해 좌충우돌 동분서주하는 '상소길', 고도 유배지에서 새로운 성찰을 얻는 '유배길, '암행어사길', '요양길', '과거길', '마중길', '장길·보부상길'을 다루고 있다.

 

이전에는 접하기 힘들었던 개인문집을 통한 미시적 역사 또는 문화사를 다루는 책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야사 중심의 역사서적은 종래 정사 중심의 역사 해석과 다른 관점에서 새롭거나 더 나아가 반역하는 해석을 제시하는 반면에, 개인문집은 미시적 관점에서의 새로운 소스를 제공하는 점에서 다소 궤를 달리 한다. 그러나 그러한 미시적인 소스는 기존 역사서 이면에 숨겨진 실상을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결국 새로운 역사 해석으로 이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을 것이다.

YES마니아 : 로얄 s******i 2010.09.1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지구의 가죽에 윤기를 낸 그들의 삶에 경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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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개의 길을 통해서 조선의 역사를 본다! 기획이 독특한 것 같아서 사보았는데 역시 실망하지 않았다. 선정된 열 개의 길이 조선시대 사람들이 많이 걸어다녔던 일반적인 길이어서 그 길을 통해 보편적인 그들의 삶을 짐작할 수 있었다. 물론 휴가길이나 첩보길, 마중길 같은 것은 특수한 경우라 할 수 있다. 암행어사길은 암행어사를 숨어서 엿보는 사람들 마중하고 배웅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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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개의 길을 통해서 조선의 역사를 본다!

기획이 독특한 것 같아서 사보았는데 역시 실망하지 않았다.

선정된 열 개의 길이 조선시대 사람들이 많이 걸어다녔던

일반적인 길이어서 그 길을 통해 보편적인 그들의 삶을 짐작할 수 있었다.

물론 휴가길이나 첩보길, 마중길 같은 것은 특수한 경우라 할 수 있다.

암행어사길은 암행어사를 숨어서 엿보는 사람들 마중하고 배웅하는 사람들

암행어사를 피해 달아나는 사람들이 총동원되어서

장길보다 더 북적북적하게 느껴졌다.

나도 길을 좋아한다. 항상 걸어다니면서 살고 싶다.

어떨 때는 서울 시내의 모든 차들이 다 없어지고

모든 사람들이 걸어다니면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황당한 생각도 가끔한다.

석유매장량이 바닥나고, 그래서 부득이하게 대중교통을 제외한

모든 차가 잠정 운행중단된다면

우리의 삶은 지금보다 얼만큼 느려질까

일주일? 아님 인터넷이 있으니까 한 이틀 정도?

아마 근접 인근 생활지역이 활성화되지 않을까 싶다.

매일 다니는 길이 많이 생기고, 아무래도 길 위의 삶이 활성화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자전거 타고 쌩쌩 달리는 폭주족도 생기겠지.

걷다보면 다리가 아프기도 할 것이다.

다리 아파본 지가 어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목적지에 가기 위해 중간에 한번 쉰다는 것

이런 것도 총알택시 위의 우리에게는 이미 낯선 것이 되어버렸다.

<역사, 길을 품다>의 조선인들은 정말 열심히도 걸어다녔다.

땅 위에서 땅을 끌어안고 지구의 가죽에 윤기를 낸

그들의 삶에 경배를 보낸다.

f*******2 2007.09.1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