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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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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도 그렇고...   초반의 지루함을 이겨내면 그 이상의 보상(?)을 받을수 있는 책.   속죄 리뷰를 보면 매큐언이 서스펜스를 조절하는 능력이 장인적(?) 경지에 이르렀다   고 하는데... 정말 후반부 사건의 몰입감은 대박..   매큐언의 다른 소설들도 봤지만 속죄이후 부터 어떤.. 품위랄까.. 명품처럼 고풍스러   운 맛이 느껴지는 것 같다. 시멘트가든이나 암스테르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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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도 그렇고...

 

초반의 지루함을 이겨내면 그 이상의 보상(?)을 받을수 있는 책.

 

속죄 리뷰를 보면 매큐언이 서스펜스를 조절하는 능력이 장인적(?) 경지에 이르렀다

 

고 하는데... 정말 후반부 사건의 몰입감은 대박..

 

매큐언의 다른 소설들도 봤지만 속죄이후 부터 어떤.. 품위랄까.. 명품처럼 고풍스러

 

운 맛이 느껴지는 것 같다. 시멘트가든이나 암스테르담처럼 거침없는(?) 맛도 좋고

 

뭐 이것도 괜찮고...

 

 

아무큰 책 뒤에 보니까 다른 작품들도 곧 나온다고 써있던데.. 

 

문학동네, 약속 어기지 말고 꼭 내주세요~

1*******o 2007.11.3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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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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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변호사,딸은 갓 등단한 유망한 시인,아들은 재능 넘치는 음악가로 남 부러울 것이 없는 삶을 꾸리고 있는 헨리는 직장에서도 인정받는 유능한 신경 외과 전문의다.2003년 3월 이라크 전쟁 반대 데모가 예정 되어 있는 어느 토요일,그의 평범한 일상은 불량배의 차에 접촉사고를 당한 뒤 예기치 못했던 방향으로 치닫는다.막가파 불량배들이 그를 쫓아와 집을 점령한 것,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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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변호사,딸은 갓 등단한 유망한 시인,아들은 재능 넘치는 음악가로 남 부러울 것이 없는 삶을 꾸리고 있는 헨리는 직장에서도 인정받는 유능한 신경 외과 전문의다.2003년 3월 이라크 전쟁 반대 데모가 예정 되어 있는 어느 토요일,그의 평범한 일상은 불량배의 차에 접촉사고를 당한 뒤 예기치 못했던 방향으로 치닫는다.막가파 불량배들이 그를 쫓아와 집을 점령한 것,평생 그 누구도 때려본 적이 없는,환자를 살리기 위해 머리만 써온 헨리는 과연 집에 침입해 가족을 위협하는 괴한들을 물리칠 수 있을까?.연약해 보이는 그의 가족들과 그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 시대의 최고 지성이라고 하는 이언 매큐언의  신작이다.쓸데 있는 말이 별로 없다는 것만 빼면 너무도 훌륭한 글솜씨었다.군더더기 없이,정확한 속도로,막힘없이 흘러가는 문장들,탁월했다.말이 어찌나 많던지..그럼에도 거침 없이 술술 넘어가 금방 읽힌다.무거운 소재를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다루던 유능함,아마 작가는 자판기 앞에 앉기만 하면 저절로 글이 따따따따 써지는 글쓰기의 달인이 아닐까 싶다.처음부터 끝까지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품격을 유지하던, 꽉 짜인 소설이었다.그리고 딱 여기까지가 내가 이언 매큐언에게 감탄한 부분이다.

 

그리하여 감탄하지 않은 부분을 열거하자면...

<줄거리>별 볼일 없다.누가 봐도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뇌 전문의 헨리와 누가 봐도 좌절 인생인 깡패 박스터의 충돌,충격 받아야 할까?의외의 사건인가? 전혀.

폭력 수위정도> 이 정도면 온화하다.한대 맞고,칼로 위협 당하고,욕설 좀 들은 걸로는 박진감 넘치는 폭력이라고 하긴 멋쩍지 않은가.

<등장인물>헨리와 그가 사랑해 마지 않는 그의 가족들,내겐 별로 사랑스럽지 않았다.등장인물중 매력적인 사람이 하나도 없다면 그건 이미 실패한 소설이다.

<불필요한 수술과정들>2년 동안 전문의들을 달달 볶으며 취재했다더니 수술장면들과 의학 용어들이 넘쳐 난다.톰 행크스가 "아폴로 13"을 찍으면서 진짜 우주 비행사다워 보이려 끊임없이 질문해대다 결국 관계자들을 진저리치게 했다는 일화가 떠올랐다.이 작가도 얼마나 열심히 파고 들었으면 주인공 헨리는 진짜로 뇌전문의 같아 보인다.생각도 그렇게 하고,사물도 그렇게 보며,행동도 그렇게 한다.그런데 이 책은 의학서적이 아니란 말이지.왜 독자들이 수술 과정들을 자세히 알고 싶어할 거라고 믿었는지 모르겠다.전혀 알고 싶지 않던데.

이라크 전쟁을 지지할 것인가 ,반대할 것인가?>로 고민하던 작가.이 시대의 작가로써 전쟁에 대해 한마디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꼈을 것이란 것은 이해한다.그리고 그가 폭력에 반대한다는 것도 충분히 알겠다.그런데 결론이 뭐냐고요? 그리고 전쟁이 주인공이 불량배에 얻어 터진 것과 비교가 된다고 이 작가는 생각하는 모양인데,거시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모자랐던 것이 아닐까 싶다.

<결말의 난데없음>죽어가던 깡패를 살려내고 하루를 마감하는 주인공,폭력에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응대해야 뜻으로 내린 결론일까?난데 없는 선한 사마리아인 식의 결론이 생뚱맞아 보였다.모든 이슈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겠다는 작가의 욕심이 소설의 줄거리에 맛깔나게 용해되지 않은 듯 보이던,한마디로 글은 넘치도록 잘 쓴 책이지만,재미는 전무했다.이 리뷰를 이토록 길게 쓰면서 내 뇌리에 떠나지 않는 생각은 그냥 재미 없음.이라고 쓰면 안 될까였다.그걸로 충분할텐데 하면서...

 

<결론>그리하여  앞으로도 난 쭈욱~~ 이언 매큐언을 안 좋아해도 되겠다는걸 확인했다.그리고,그것이 그나마 이 책을 읽고 나서 건진 유일한 소득이다.인샬라!

a*******0 2007.10.1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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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세상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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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페이지 가까이에 이르는 이 책의 내용은 하루동안에 일어난 일이다. 토요일 새벽 일찍 잠자리에서 일어나서부터, 평온하게 시작된 주말의 하루가 길고 힘든 하루로 변하고, 마침내 고통과 절망의 밤을 맞은 후 다시 평온 되찾은 새벽이 되기까지 만 하루와 약간의 시간이 더 지나는 사이에 일어난 일들. 그 일들이 주인공의 마음속에 남긴 괘적을 그리는 일이다. 사건들이 이야기를 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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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페이지 가까이에 이르는 이 책의 내용은 하루동안에 일어난 일이다. 토요일 새벽 일찍 잠자리에서 일어나서부터, 평온하게 시작된 주말의 하루가 길고 힘든 하루로 변하고, 마침내 고통과 절망의 밤을 맞은 후 다시 평온 되찾은 새벽이 되기까지 만 하루와 약간의 시간이 더 지나는 사이에 일어난 일들. 그 일들이 주인공의 마음속에 남긴 괘적을 그리는 일이다. 사건들이 이야기를 끌어가지만 이 책은 무엇보다도 주인공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심리적인 움직임의 포착에 민감하다.

 

끈김없이 유려하게 흐르는 문장은 읽기가 쉽고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없다. 천천히 주인공의 마음이 움직여 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중년이라는 삶에 선 한 중상층의 가장이 느끼는 인생이라는 것에 대해서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는 힘든 젊음을 이겨낸 후 지금의 '안정된' 자리에 도달했다. 유명한 신경외과 의사인 그는 날마다 힘든 많은 수술을 성공적으로 치뤄내며 삶의 보람을 느낀다. 그가 이룩한 평온한 삶, 가정, 아내와의 행복, 운동, 건강...

 

그러나 그의 평온은 위협받고 있다. 그의 건강은 날마다 조금씩 젊음을 잃어가고 있다. 그토록 열심히 하는 운동도 점점 힘이 부쳐가고, 그가 사랑으로 이룬 가정은 이제 머리가 큰 자녀들이 자신의 기대에서 벗어나는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스스로는 아직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느끼지만,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는 그의 삶에 서서히 균열이 가고, 그 균열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는 것이 보인다.

 

주인공의 개인적인 삶과 교차해서 흐는 것이 바로 9.11 이후 미국의 아프카니스탄 침공에 이어 이루어지는 이라크 침공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사건은 주인공의 개인적인 사건과 절묘하게 교차하며 함께 이 책의 주제를 이룩한다. 주인공이 느끼는 삶의 위기가 단지 개인사의 아픔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아픔과 함께 통합되면서 사회성을 얻게되는 것이 바로 저자가 개인의 삶은 사회의 아픔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요일 하루에 일어난 가장 큰 사건. 결코 치유될 수 없는 '헌팅턴 무도병'이라는 희귀한 병에 걸린 거리의 부랑자와의 우연한 조우에서 이루어진 조그만 접촉사고가 결국은 그의 가정에 부랑배의 침입을 가져와 가족 모두의 생명에 위협을 가져오는 상황설정은 기묘하게 이라크전 반대시위와 연결된다. 그가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 가장 먼저 감지한 사건이 이슬람의 테러를 상기하게 되는 비행기 불시착 사건이었다. 그의 낮은 런던을 가득메우는 200만 인파의 반전 시위에 휘둘린다.

 

그날 그의 개인사가 영국과는 멀리 떨어진 이라크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관한 사람들의 반응에 큰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주인공은 토요일 하루동안 사람이 사람에게 가하는 폭력과, 그 폭력을 제거한다는 이름으로 가해지는 또 다른 폭력 사이에서 많은 생각을 한다. 그의 의식내부에서 또 그의 자녀들과, 또 길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는 사람들과. 마침내 이라크 반대 시위의 여파로 휩쓸리게 된 부랑배들이 그날 저녁 그의 '안정되었으나 파열음이 일어나는' 집에 쳐들어 왔을때 이야기는 극적인 고조의 순간을 맞게 된다.

 

삶은 무엇이고, 안정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순간 발현되는 분산된 듯한 가족간에 벌어지는 놀라운 응집력은 또 무엇인가. 이제 죽음을 앞둔 노인과, 새로운 생명을 잉태한 젊은 여인. 그리고 불한당을 한순간에 무장 해체 시켜버리는 한편의 '시'. 이 길고 복잡한 하루를 통해서 저자가 말하는 것은 명확하다. 아픔과 폭력과 삶의 무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삶과 사랑은 영원할 것이며 그 힘에 대한 신뢰가 계속되는 한 우리에게 아직은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s***g 2008.09.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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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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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작주의 독자는 아니지만, 이언 매큐언의 소설은 토요일을 끝으로 번역된 작품을 전부 읽었다. 그리고 아직 번역되지 않은 아홉 권의 장편 목록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흠. 맞나 아홉 권?       나는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일수록 좀 찔끔찔끔 아껴보는 편인데 그게 일정선을 넘어서면 조절이 안된다는 걸, 이언과 매카시를 통해서 알았다. 그러니까 진짜 좋아하는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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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전작주의 독자는 아니지만, 이언 매큐언의 소설은 토요일을 끝으로 번역된 작품을 전부 읽었다. 그리고 아직 번역되지 않은 아홉 권의 장편 목록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흠. 맞나 아홉 권?

      나는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일수록 좀 찔끔찔끔 아껴보는 편인데 그게 일정선을 넘어서면 조절이 안된다는 걸, 이언과 매카시를 통해서 알았다. 그러니까 진짜 좋아하는 작가일 경우에 그렇게 된다는 얘기이다.  

      이언의 작품은 뭔가 모를 중독성이 있다. 활자에다 필로폰을 녹여놓은 것인지도 모른다. 일종에 금단현상 같은 게 생기는 걸로 봐서 그렇다. 나는 아마도 그의 냉정한 지성과 은은하게 배어나오는 감성에 깊이 빠져있는 듯하다.

 

      지금까지 읽어 본 바를 돌이켜보면 이언의 작품은 세기의 경계에서 작품 간에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20세기에 발표된 작품은 다소 어두운 지성쪽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21세기에 들어 발표한 작품은 지성에 감성이 덧씌어져 있다. 잔잔하게 흐르는 그만의 독특한 감성이 가슴 한쪽을 촉촉하게 적신다. 2001년에 발표한 [속죄]와 2005년에 발표한 이 작품 [토요일]이 그렇다.

      그는 21세기에 들어서 의식의 흐름이란 소설 기법에 욕심을 내는 듯 보인다. 두 작품이 그것을 명확히 보여준다. 그리고 그가 연출하는 의식의 흐름은 훌륭하다. 의식의 흐름이란 어떤 하나의 사건을 기점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념의 세계로 기술하는 방식을 말한다. 동적 장면은 정지되고 의식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것이다. 독자가 읽기에 작가의 그러한 시도는 위험하고 어려울 거로 여겨진다. 단순한 이유때문이다. 사념의 폭이 독자로 하여금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그처럼 지루한 작품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그에 걸맞는 지성과 날카로운 통찰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얘기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아줌마 소설가들의 끊임없는 우울한 사념과는 격이 다른 문제다. 기술되는 의식 속에는 우리가 인지하고 있지만 표현은 하지 못하는 경이로움이 담겨져 있어야 한다. 그것을 표현하는 건 단지 삶의 연륜만으로 불가능할 거로 여겨진다. 다양한 경험과 그에 따른 깊은 사유가 작가의 신경 속에 녹아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두 작품을 보면 이언의 방식은 성공적이다. 그는 맺고 끊는 시점을 매우 정확히 알고 있다. 내가 그를 경이로운 작가라고 여기는 점이 바로 거기에 있다. 이언은 보기 드물게 자신의 작품을 잘 통제하는 작가이다. 그런 면은 비단 의식의 흐름 뿐이 아니라 서스펜스를 조절하는 능력에서도 탁월함을 보여준다. 의식의 흐름이든, 서스펜스든 어디까지 유지되어야 독자가 지치는 선을 넘지 않는가를 정말 잘 아는 작가이다. 그래서 얻어지는 결과가 바로 깊은 몰입이다.

      그 몰입을 따라가다보면 결국 그가 표현하는 서정적인 감성에 빠져들게 된다. 차분한 기분을 느끼며 지성적인 만족감을 만끽하게 된다.

 

      일단 그가 그리는 심리묘사가 탁월하다. 그런데 심리묘사를 구사하는 여느 작가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에 있다. 소설이니 당연히 문장이 도구가 될 것이고 그 문장이 대체적으로 우아하고 세련됐다.(번역에서 맛이 조금씩 가는 부분만 제외한다면) 이언의 작품에서 보이는 공통점이라 할 수 있겠다. 문장의 우아함은 그가 채택하는 단어와 지성적인 표현에 근거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가 포착하여 그려내는 장면의 각도들이다. 이 시각적인 각도가 작품의 영상미를 살려주는데, 이것이 수사적으로 화려한 묘사를 곁들여서 연출하는 것이 아니다. 

      가령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매카시를 예로 들어보자면, 그는 시각적으로 실감나는 묘사를 통해 장면을 연출하고 독자의 피부에 와 닿도록 한다. 쉽게 말해 액면 그대로를 리얼하게 노출시킨다. 반면, 이언은 간결하고 다소 설명적인 묘사로 장면을 연출한다. 그러니까 장면이 다소 해체 분석되어 연출된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그 설명적인 장면이 시각을 거쳐 뇌에서 정화되어 표현되는 과정에서 날카로운 지성미를 느끼게 한다.

      매카시의 작품들은 감각적인 부분에서 큰 자극을 준다하면, 이언은 작품들은 지각적인 부분에서 큰 자극을 준다고나 할까? 두 작가가 각자 서로 다른 방식으로 최고의 경지에 오른 작품을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들이 위대한 작가라고 생각되어지는 부분이 이런 다른 표현법을 구사하면서도 그 속엔 깊이 있는 사유와 커다란 은유의 세계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의 작품은 곱씹을수록 씹는 맛이 우러나는 맛이 있다.  

 

      [토요일]은 작품의 이름처럼 토요일 하루 간에 일어난 일을 소재로 하고 있다. 어떤 대단한 사건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평범하고 안정적인 삶을 사는 중상류층의 신경외과 의사가 느끼는 토요일 하루이다. 물론 작품의 이야기를 끌고나가는 중추적인 사건이 하나 등장하고 그 사건을 기점으로 나머지 이야기들이 방사형으로 분산되어 있고 그것이 작품내에 긴박감을 조절하는 서스펜스의 장치로써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 이외에도 생각해 볼만한 가치가 풍부하게 담겨있다. 주인공 헨리가 끌어나가는 사유. 물론 유독 예민함을 지닌 신경외과 의사이기는 하지만 그가 연결해나가는 사유의 고리가 일반인과 전혀 상관없지는 않다. 오히려 일반인의 삶을 헨리의 토요일 하루에 함축시켜놓았다고 보는 것이 옳을 듯 싶다. 그 점에서 이 작품의 위치가 더욱 높아진다고 생각된다. 단 하루의 일상이지만 한 사람의 일생 모두가 담겨있는 듯한 흐름을 가지고 있고 그 흐름에 대한 집요한 분석이 우리가 현재, 날마다 고민하고 사는 그런 종류의 사유에 해당된다. 게다가 그 범위를 개인의 영역을 넘어서 사회적 차원으로 확대시킨 부분도 있다. 물론 이것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라는 이슈를 통해 매개하고는 있지만 그보다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각각의 견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역시 결정적인 판단의 권한은 독자에게 넘긴다. 나는 이 점에서 작가의 노련함을 다시 한 번 느낀다.

 

      하나의 작품이란 다양한 면에서의 장점이란 게 있겠지만 모든 면이 탁월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 어느 한 면이 다른 작품에 비해 월등하다, 라는 식의 판단이 내려질 수도 있을 거로 여겨진다. 모든 면에서 흠잡을 데가 없다고 하면 그것이야 말로 위대한 작품이 아니겠는가. 이 작품은 작가의 이전 작품과 견주어 보았을 때, 서스펜스적인 측면이 다소 둔화된데 반해, 지성적인 사유의 폭이 훨씬 깊어졌다. 게다가 그 흐름이 격정적으로 흘러가지 않기 때문에 다소 서정적인 감성을 자극하는 부분에서도 성공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고나면 차분한 기분이 되는 이유가 아마 거기서 비롯되는 게 아닐까 싶다.

      번역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 하지만 굉장히 고생스러웠을 거란 생각이 든다. 신경외과적인 전문 용어가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도 그렇고, 이언이 구사하는 문장 자체가 그다지 만만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고민을 많이 해야 살려낼 수 있는 문장이니 만큼 단지, 번역의 문제가 아니라 한글로 구사하는 문장력 또한 일정 경지에 이르러야 구현해 낼 수 있는 묘사들이 많아 보인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언 특유의 문체가 사라지지는 않았다. 힘겹게 살려내고 있다고나 할까? 아무튼 작품 자체가 정적이고 사유를 주로하는 내용이다 보니 번역의 어려움을 감안하고 본다면 대체적으로 괜찮다는 생각이기는 하나, 역시 아쉽기는 아쉽다. 이언이 다작 작가는 아니므로 더욱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이 정도 해둘까? 오늘은 리뷰도 드럽게 안 써진다. 뭔 얘기들이 저리도 줄줄이 늘어져 있다니. 손보기도 귀찮다.

b******k 2009.03.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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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이언 매큐언이 딱 맞다.
"나에겐 이언 매큐언이 딱 맞다. " 내용보기
이언 매큐언에게 반하게 된 것은 두 편의 소설 때문이다. 문학상에 혹하지만 좀처럼 재미있게 읽지 못하던 나에게 <암스테르담>은 예상하지 못한 즐거움을 주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읽은 <속죄>는 이 작가에 대한 완전한 믿음을 가지게 만들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이런 감정은 작가의 책이 새롭게 번역되어 나올 때면 언제나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점점 읽고 싶어지는 작가가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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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 매큐언에게 반하게 된 것은 두 편의 소설 때문이다. 문학상에 혹하지만 좀처럼 재미있게 읽지 못하던 나에게 <암스테르담>은 예상하지 못한 즐거움을 주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읽은 <속죄>는 이 작가에 대한 완전한 믿음을 가지게 만들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이런 감정은 작가의 책이 새롭게 번역되어 나올 때면 언제나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점점 읽고 싶어지는 작가가 늘어남에 따라 기억 속에만 남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하루키의 소설도, 에코의 신간도, 미야베 미유키의 새 번역도 그렇다.

 

토요일. 단 하루 동안 벌어지는 일이다. <일요일들>이란 일본 소설 때문에 한 동안 토요일이란 잘못된 제목으로 기억하기도 했다. 책을 읽으면서도 왜 나 자신이 "들"이란 단어를 붙였는지 모르지만 작가의 다른 책처럼 나를 사로잡았다. 그의 문장은 단문이 아니다. 긴 호흡의 문장으로 감정과 상황을 표현하는데 쉼표가 긴 호흡의 흐름을 잠시 쉬게 만들면서 그가 풀어내는 감정에 빠져들게 만든다. 일인칭으로 이야기를 풀어내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다. 하루 동안의 이야기지만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시간과 공간을 확장한다. 이 시간의 넘나듦은 작가가 잠에서 깨면서 마주하는 현실을 배경으로 끝까지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가 눈을 뜬 새벽, 한 대의 비행기가 추락한다.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시간에 그 사고를 본 것이다. 새벽의 어스름이 채 물러나지도 않은 시간이다. 한 잔의 커피를 마시기 위해 부엌으로 내려왔을 때 나온 뉴스에 아직 속보도 나오지 않고 있다. 이 사건과 더불어 그를 하루 종일 사로잡는 행사 하나가 있다. 바로 영국이 미국과 함께 이라크를 침공하기로 결정하는 것에 반대하는 시위가 예정된 날이 그 토요일이다. 이 두 가지 일은 그의 행동과 심리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알게 모르게 그 일들은 하루 일과에 스며들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건을 만들기도 한다.

 

40대 후반의 그는 뛰어난 뇌 외과의다. 그의 행동과 심리묘사를 보면 만나는 사람들을 한 명의 환자처럼 분석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냉철하고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이런 시각은 조금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만약 나를 만난 의사가 이런 분석을 하면서 나를 대한다면 어떨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습관은 나중에 그를 좋지 않은 상황으로 몰아가는 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오랜 세월 몸에 붙은 이런 의사로서의 습관이 쉽게 사라지기는 힘들다. 그래서인지 그의 외면은 내면의 따스함과 열정을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한다. 사람을 살리는 일에 열중하다보니 세상을 보게 되는 시각은 경험에 기반을 두게 된다. 자신이 만난 환자의 경험에서 반전 시위를 해석하고, 이라크의 현실을 이해한다. 나이가 들게 되면 경험이 쌓이게 되고, 이런 경험의 축적은 사물을 이해하고 해석할 때 냉철하고 분석적이고 따스한 마음보다 우선하는 경우가 많다.  그가 딸과 토론하는 장면에서 느낀 점이다.

 

토요일 하루 그가 겪은 일은 어쩌면 많지만 일상의 삶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하는 방식이다. 자신의 한계를 벗어난 듯한 주변 상황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나타나고, 분노는 한계에 달하고, 공포는 몸을 얼어붙게 만든다. 현재에서 바라본 과거는 아름답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그러다 발생한 하나의 사건은 그의 삶을 뒤흔든다. 사실 이 장면을 마주하면서 그 냉정한 대처에 놀랐다. 그리고 그 사후 처리는 마지막 장면에 가서야 조금 이해가 되었지만 그 과도한 반응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몰랐다. 하루의 여정을 통해 작가가 보여주는 삶과 가족과 사랑과 사회에 대한 모습들은 머릿속에서 가슴속에서 울려 퍼진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다시 느낀 것이지만 나에겐 이언 매큐언이 딱 맞다.

f***2 2008.10.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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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 당신은 안전한가.
"평범한 일상, 당신은 안전한가." 내용보기
책 제목 "토요일"만 보면 그저 평범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평화로운 하루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2003년 2월 15일 토요일, 신경외과 의사 헨리 퍼론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악몽으로 기억될 것이다. 아름답고 유능한 변호사 아내, 아들과 딸. 무엇 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 그에게 대낮에 벌어진 접촉사고는 살아가면서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 일이
"평범한 일상, 당신은 안전한가." 내용보기
 

책 제목 "토요일"만 보면 그저 평범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평화로운 하루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2003년 2월 15일 토요일, 신경외과 의사 헨리 퍼론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악몽으로 기억될 것이다. 아름답고 유능한 변호사 아내, 아들과 딸. 무엇 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 그에게 대낮에 벌어진 접촉사고는 살아가면서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 일이 끔찍한 일이 될 줄이야.

 

딸이 집으로 오는 날, 헨리는 직접 장을 보고 딸을 기다리는 행복한 기분에 젖는다. 동료 의사 제이와 스쿼시 시합을 하고 여느 토요일과 다름없이 보내고 있는 평화로운 일상의 모습들은 그 뒤에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 알고 있는 독자들에게 오히려 긴장감을 느끼게 해 가슴이 두근거리게 된다. 왜 하필 건달들의 차와 접촉사고가 났을까, 그 자리를 모면하기 위해서였지만 헨리는 왜 박스터의 '헌팅턴병'에 대해 언급하여 자존심을 상하게 했을까. 아마도 그 사건을 겪고 헨리는 무수히 많은 물음표를 자신에게 던졌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 당시의 위험은 피할 수 있었지만 저녁에 퇴근하는 아내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집으로 쳐들어 온 건달들을 봤을 때 차라리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겠지.

 

박스터는 딸 데이지가 적은 '시'에 돌연 관심을 보이고 애초에 계획을 세우고 헨리의 집에 쳐들어온 목적은 잊어버린 채 다른 건 원하지 않고 데이지의 책만을 고집한다. 갑작스러운 변화, 그가 왜 이러는지 사실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이런 모습을 보고 박스터와 함께 왔던 동료들이 조용히 이 집을 빠져나가 가족들이 더이상 큰 위험에 노출되지 않아 다행이다. 아내를 칼로 위협해 딸이 옷을 벗게 만들어 수치심에 치를 떨게 만들지만 더이상의 끔찍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박스터가 헨리와 테오에 의해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다쳐 헨리에게 수술을 받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그래, 헨리는 분명 박스터를 수술할 때 사적인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가족들을 위협한 그를 살리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겠지만 그는 의사로서의 사명감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사건의 피해자로써 그를 용서한다. 이미 박스터의 몸은 망가질대로 망가졌기에 그대로 두는 것이 박스터에게는 큰 형벌임을 아는 것이다. 헨리는 용서라고 하지만 이미 박스터는 그동안 잘못 살아온 자신의 인생에 대해 죗값을 톡톡히 치르고 있었던 셈이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가벼운 접촉사고라 이렇게 위험한 사건으로 번질 것이라 누구든 예상하지 못할 것이다. 나에게만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며 따분하고 지루한 하루하루를 원망하고 살아가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평범한 나의 일상이 얼마나 행복한지 깨닫게 될테니까. 나의 인생도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며 헨리가 겪은 일이 그다지 먼 곳의 일로 여겨지지 않게 될 것이다.

y*****6 2008.09.1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일상을 향하여 가혹하다 싶게 미시적으로 들이대는 소설가의 시선... <토요일>
"일상을 향하여 가혹하다 싶게 미시적으로 들이대는 소설가의 시선... <토요일> " 내용보기
어떤 이의 하루, 그리고 한 권의 소설... 성석제는 몇 초를 가지고 한 편의 단편소설도 만들어내지 않았는가. 그러니 이언 매큐언이 의사 헨리 퍼론을 내세워 2003년 2월 15일 토요일 새벽부터 (이 날은 전세계적으로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반전 시위가 벌어진 날이라고 함) 다음 날 새벽까지의 하루를 한 권의 소설로 만들었다고 해서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     “..
"일상을 향하여 가혹하다 싶게 미시적으로 들이대는 소설가의 시선... <토요일> " 내용보기
  어떤 이의 하루, 그리고 한 권의 소설... 성석제는 몇 초를 가지고 한 편의 단편소설도 만들어내지 않았는가. 그러니 이언 매큐언이 의사 헨리 퍼론을 내세워 2003년 2월 15일 토요일 새벽부터 (이 날은 전세계적으로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반전 시위가 벌어진 날이라고 함) 다음 날 새벽까지의 하루를 한 권의 소설로 만들었다고 해서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

 

  “... 최근 그에게 일어난 모든 일이 한꺼번에 밀어닥친다. 그는 더 이상 현재에 있지 않다. 살풍경한 광장, 비행기와 단순 사고로 끝난 화재, 부엌에 있던 아들, 침실의 아내, 파리에서 오는 딸, 거리의 세 청년…… 그의 시간 좌표가 잘못된 것이거나, 아니면 그가 그 모든 순간들 속에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거나...”

 

  소설은 의사인 헨리 퍼론이 잠에서 깨어나면서 시작된다. 다른 때보다 이르게 잠에서 깬 헨리는 창밖으로 불이 붙은 비행기를 발견하고, 주방에서 아들인 테오와 이에 대해 잠깐 이야기를 나눈다. 그렇게 그의 하루의 시작과 함께 이 치밀하다 못해 권태로울 지경인 초현실주의풍 세밀화를 닮은 소설은 전개된다.

 

  “... 어느 순간엔가 논리마저 해체되자 그는 지그시 눈을 감은 채 조수의 흐름 속에 자신을 내맡긴다. 생각은 혼탁한 강 물결과 뒤섞이고, 서툰 손놀림으로 매듭진 밧줄을 풀어내듯 유쾌한 기분이 된다...”

 

  하지만 조금만 정신을 바짝 차리면 권태로움 속에서도 빛나는 순간들을 소설 속에서 맞닥뜨릴 수 있다. 별다른 스토리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그저 일상을 살아가는 한 의사의 일거수일투족을 조근조근 따라가는 것 뿐인 듯 보이지만 그 속에 거부하기 힘든 우리들의 일상이 있다. 아내인 로설린드, 아들인 테오, 딸인 데이지, 장인인 그라마티쿠스와 동료 의사인 제이와의 만남 혹은 그들에 대한 상념은 스토리라고 부르기인 민망하지만 나름의 에너지를 가지고 독자들을 추동한다.

 

  그리고 그 일상 속에서도 서서히 폭발은 준비되고 있는 중이다. 의외의 폭발은 거리를 가득 메운 반전 시위자들 사이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시위대를 피하려 들어선 거리에서 만난 건달 패거리에 의해 헨리 퍼론의 폭발은 일어난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패거리의 우두머리인 박스터에게서 ‘퇴화하는 정신의 진수’를 발견함으로써 간발의 차이로 피한 것처럼 보이는 그 폭발로부터 달아난다.

 

  “이것이 바로 퇴화하는 정신의 진수다. 주기적으로 일관된 자기상을 완전히 상실하며, 그리하여 다른 사람들이 이 일관적이지 못한 상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로부터 날아오는 이제는 어엿한 시인이 된 딸 데이지 그리고 손녀딸 데이지와의 화해를 위하여 딸네를 방문하는 헨리의 장인 그라마티쿠스, 할아버지에게 배운 기타 연주로 이제 블루스 밴드를 이끄는 테오까지 한 자리에 모인 저녁, 가족의 마지막 주자 헨리의 아내 로설린드가 들어서면서 소설은 갑작스럽고도 당황스러운 새로운 지경으로 치닫는다.

 

  “... 그는 어떤 한 가지 생각의 중심점 위에서 떨어지기 직전, 균형을 잡고 있으며, 따라서 앞을 차분히 내다볼 수 있다. 어쩌면 그가 상상하는 것은 동쪽으로 회전하는 지구, 시속 1660킬로미터로 장엄하게 이동하여 그를 새벽으로 이동시켜주는 지구인지도 모른다. 하루를 시계가 아니라 잠으로 분할한다면, 지금은 아직도 토요일일 것이며, 그는 저 아래, 한평생의 시간만큼 깊이 잠겨 있을 것이다...”

 

  거대담론이 판을 치는 세상의 틈바구니에서 작고 사소해 보이지만 결국 개인에게는 우주와 맞먹을 일상을 들여다보는 일 또한 의미있는 일일 터이다. 소설 속에서 드러나는 헨리 퍼론의 입장(이 작가의 입장인지 궁금하다)이 불편한 것은 사실이되, 한 개인의 어떤 하루를 대상으로 한 이언 매큐언의 투철해 보이기까지 한 소설 작업의 정신에는 한 표 던지지 않을 수 없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08.08.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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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결론이 어리벙벙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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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하루라는 특정한 날을 잡아내서 작가는 많은 주제를 끄집어낸다.   직업이 외과의사인 그에게 인간의 모든 활동 영위는 뇌의 정상적인 기능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언제나처럼 질서정연하게 돌아가는 수술 스케쥴 속에서 그는 인간을 분석하고 이해한다. 그의 가정 역시 우수한 유전자의 결합으로 부유하고 화목한 중산층의 전형이다.   뇌수술에 관한 명징하고 매력적인 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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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 하루라는 특정한 날을 잡아내서 작가는 많은 주제를 끄집어낸다. 

 직업이 외과의사인 그에게 인간의 모든 활동 영위는 뇌의 정상적인 기능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언제나처럼 질서정연하게 돌아가는 수술 스케쥴 속에서 그는 인간을 분석하고 이해한다. 그의 가정 역시 우수한 유전자의 결합으로 부유하고 화목한 중산층의 전형이다. 

 뇌수술에 관한 명징하고 매력적인 서술이 한창동안 진행되다 끝나고 나면 갑자기 일상에 그가 예측할 수 없었던 폭력이 끼어든다. 그런데 그 폭력이라는 것이 뇌에 유전적 결함을 가진 깡패다. 거리 저편에서는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데모시위를 벌이고 있는데 우리의 주인공은 자동차 접촉사고로 인해 스스로 방어할 수 없는 상태에 처하게 된다. 주인공 의사가 깡패의 병을 추측함으로써 그를 무기력하게 돌려보낸다는 설정에서는 정말이지 웃음이 나왔다. 가슴을 얻어맞고 안전한 세계로 돌아온 주인공은 다시 동료와 테니스 시합을 하는데 이 대목의 묘사가 또 한참을 지루하게 계속된다. 그리고 다시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만나서 뇌의 기능을 상실했을 때 인간은 인간적인 생활을 계속 할 수 없다는 살짝 감성적인 부분으로 넘어간다.

 하루를 온갖 사념 속에서 바쁘게 보내고 난 주인공의 마지막 저녁은 오랫동안 헤어져있던 가족 상봉이다. 시인으로 성공한 딸과 음악으로 성공하려는 아들과 시인이었던 장인과 변호사인 아내의 화기애애한 저녁이 이어지려고 하는데 여기서 막판 클라이막스라고 저장해둔 것이 바로 교통사고 접촉을 냈던 깡패의 등장이다. 주인공에게 자존심을 다쳤다고 앙심을 품고 그의 견고하고 아름다운 집에 침입한 이 불한당들은 딸을 강간하려다 그만 딸의 아름다운 시집에 감명을 받아 스스로 철회하려고 한다는 나로서는 도통 이해못할 해결책이지만 이 또한 깡패의 뇌의 어떤 부분이 감명을 받았다고 하니 그럴 수밖에....

 꼼꼼한 자료와 조사를 통해 묘사되는 뇌수술의 대목은 굉장히 매혹적이다. 인간의 모든 사고의 행위가 뇌의 정상적인 범주를 벗어나면 가능하지 않다는 주장은 끊임없이 되풀이된다. 그런데 주인공을 의사로 정한 이유가 단지 이것뿐이란 말인가? 그의 아름답고 성공적인 가족들은 왜 등장하는지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책을 덥고 나면 무슨 얘기를 하기 위해서 맥큐언이 이렇게 장황하게 떠들어댔는지 조금 화가 난다. 깡패는 병원으로 실려가고 그의 가족간의 작은 갈등은 이 사건을 통해서 자연스레 해결되고 주인공은 일상의 전개는 결코 우연이 아닌 상호 꼬리를 물고 연관되어 있다는 생각으로 마무리된다. 음. 그 속에 담긴 더 깊은 통찰은 나로서는 잘 잡아낼 수 없고 단지 스토리에 더 치중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닥 권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