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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째달이 금세 가 버렸습니다. 올해는 책을 읽고 조금이라도 느낌을 쓰자고 마음먹고, 지난 한달 동안 읽고 바로 썼습니다. 그래서 다른 것은 못 썼답니다. 다른 것이라고 별난 것은 아니고 편지예요. 누구도 기다리지 않는 편지보다는 이것을 쓰는 게 낫지 않을까 싶더군요. 그런데 막상 써보니 편지쓰는 게 좀더 쉽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느낌은 책을 읽은 다음에 써야 하잖아요. 편지는 그저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쓰면 괜찮잖아요. 이런 말을 하지만 지난달에 쓴 것을 보면, 책을 보고 난 느낌보다는 다른 말이 더 많습니다. 지금 이렇게 쓰고 있는 것도 그렇네요. 조금이라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쓴다면 좋을 텐데 그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사마천이라는 이름을 삼국지에서 봤다고 여기고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곧 삼국지에서 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삼국지에 나온 사람 이름은 사마의였습니다. 그런 착각을 하다니 그래도 같은 사마 씨일 것입니다. 한나라가 먼저인지 삼국시대가 먼저인지 잘 모르겠네요. 유비가 한나라의 후예라고 한 것을 보면, 한나라가 먼저가 아닐까 싶습니다. 재미있지 않을까 하고 읽었는데, 책장이 쉽게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제목이 《소설 사마천》이기는 해도 사마천 한사람에 대한 것이 아닌, 사마천이 살았던 시대로 많은 사람이 나오더군요. 그건 그렇고 왜 사마천은 한자음으로 쓰는 걸까요? 여기 나오는 사람들 모두의 이름을 한자 그대로 읽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랬다 할지라도 요새는 중국어 발음을 쓰잖아요. 사마천도 중국어로 바꿔서 읽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 사람 이름은 일본어 발음으로 쓰고 있잖아요. 아마 일본 문화 전면개방이 늦게 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오래전부터 됐다면 일본 사람 이름도 한자를 그대로 읽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와서 중국어 발음으로 바꾸면 이상할 것 같기도 합니다. 삼국지에 나온 많은 인물들까지…….
사마천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 사마담에게 사서를 쓸 때는 있는 사실을 그대로 써야 한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 가르침에 따라서 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대로 쓴 것을 기분 나빠하는 사람이 있었거든요. 무제는 사마천이 한 말에 기분이 나빠져 감옥에 가둡니다. 사형에 처하려다가 멈추라고 합니다. 바로 풀려나려나 했는데, 다시 감옥에 넣습니다. 자기 마음에 안 드는 말을 한다고 해서 감옥에 가두다니, 무제는 정말 제멋대로입니다. 사마천을 구하려면 벌금을 내라고 하고, 돈을 내지 않으면 궁형에 처한다고 합니다. 친구 임안이 집을 팔아서 돈을 마련해주려고 하지만 누군가의 방해로 안 됩니다. 그렇게 되자 임안은 치욕을 당하느니 스스로 목숨을 끊으라는 뜻으로 병길을 통해 비상을 건네줍니다. 사마천은 그것을 받고 많이 고민합니다. 그리고 죽음이 아닌 살아남는 것을 고릅니다.
두주는 사마천의 출옥을 방해하기 위해서 자신이 아끼는 남창 옥향을 감옥에 보냅니다. 이런 계획을 알아차린 병길은 옥향에게 유서를 쓰라 하고 죽입니다. 그리고 자살로 꾸밉니다. 그렇게 병길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감옥에서 나오지만, 집으로 가는 길에 아내 상관청의 장례행렬을 봅니다. 자신이 받은 벌을 생각하고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서 앞에 나서지 못합니다. 사마천은 딱히 하는 일이 없어서인지 건강이 나빠집니다. 딸 서아는 사마천이 역사책 쓰는 것을 반대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중자가 찾아옵니다. 사마천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한중자를 쫓는 사람들이 나타납니다. 한중자가 없는 것을 보고는 사마천을 끌고 갑니다. 그리고 하백의 묘에서 목을 매달아 죽이려고 합니다. 이때 한중자가 나타나서 사마천을 구해줍니다. 한중자는 사마천에게 《태사공서》(역사책)를 쓸 것을 말하고는 자결합니다. 이 일로 사마천의 마음이 움직입니다.
위에 쓴 것은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이어서 줄거리 정리를 조금 했습니다. 그 뒤에도 사마천은 이런저런 일을 겪습니다. 궁형을 받아서인지 자신의 몸을 걱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무제에게 옳은 말을 합니다. 그때는 무제가 그 말을 받아들입니다. 그러고 나서 사마천은 관직을 그만두고 책 쓰는 데 열중하고 싶다고 합니다만, 무제가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역사책도 쓰고 중서령이라는 벼슬도 그대로 하라고 합니다. 말은 그렇게 했으면서, 나중에 사마천이 쓴 역사책을 빼앗아서는 모두 태워버립니다. 사마천은 이 일로 꽤나 침울해지는데, 제자 곽양이 자신이 따로 적어두고 잘 숨겨두었다고 합니다. 그 말에 사마천은 곽양에게 가졌던 배신감을 풀고, 용서를 구합니다. 곽양은 나름대로 스승인 사마천을 위해 나쁜 역을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서>를 끝으로 사마천은 절필하고, 집을 떠나서 자진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이 말을 듣고 무제 또한 얼마 뒤에 죽습니다. 나이가 많아서이기도 했겠지만 사마천의 죽음 탓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뭐랄까 자신이 겨룰 상대가 없어져서 살 의욕이 없어진 것이 아닐까요? 무제는 사마천을 인정하면서도 질투한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랬군요.
소설을 쓴 커원후이의 후기를 보니, 왠지 사마천이 걸었던 길과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커원후이의 아버지는 사마천이 쓴 《사기》를 무척이나 소중하게 여기고, 태워버리려는 관리한테서 지켜냈습니다. 그런 일들이 이 소설을 쓰게 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한가지 일을 신념을 가지고 해내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사마천은 역사책을 쓰는 데 온힘을 쏟았습니다. 그리고 사마천을 도왔던 사람들도 굉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있었기에 사마천이 《사기》를 쓸 수 있었고, 지금까지 전해진 것이 아닐까요? 저는 아직 《사기》를 읽어보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만날 때가 올거라고 봅니다. 그러면 좀더 사마천에 대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희선
☆마음에 남다
“사관은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수양만으로는 모자라. 왼손으로는 자신의 목을 들고, 오른손으로는 역사를 기록해야 하지. 언제나 순직을 각오하고 일해야 한다는 뜻이야.” (66~67쪽)
“기이한 인재는 자고로 쓰기 어렵지만 사관은 이러한 일도 끊임없이 기록해야 한다. 만사에 성공과 실패는 사실 허망할 뿐이야. 성공했으면 이를 우연이라고 생각해라. 실패했다면 필연이었다고 여겨라. 성공과 실패를 초월하여 언제나 최선을 다해야 한다.” (150쪽)
책에는 이상과 꿈, 환희, 애절함과 긍휼함, 공포와 두려움, 존경과 앙망, 원망과 걱정 어디에도 토해놓을 수 없는 고백이 담겨있고, 재미있는 이야기는 추운 겨울 따뜻한 화롯불이자 어두운 밤의 등불이었다. 가을 하늘 밝은 달빛이자 여름날 시원한 소나기였다.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고, 아무리 마셔도 마르지 않는 달디단 샘물이고, 생명의 버팀목이고, 영혼의 태양이었다. 속세의 때를 벗겨주고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는 친구 중의 친구였다. (3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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