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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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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봄은   바닷가 파도 알갱이가 백사장에 스며들 듯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노오란 개나리꽃이 폭죽처럼 만발하면서 시작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아직 기지개도 펴지 못한 나비들이 비몽사몽 헤매일 때   목련은 황홀한 하이얀 빛깔들의 경이를 터트리고,   성급한 봄바람은 움츠린 들녘 보리밭 위로 따스한 입김을 불어넣는다.    겨울 내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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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봄은

 

바닷가 파도 알갱이가 백사장에 스며들 듯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노오란 개나리꽃이 폭죽처럼 만발하면서 시작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아직 기지개도 펴지 못한 나비들이 비몽사몽 헤매일 때  

목련은 황홀한 하이얀 빛깔들의 경이를 터트리고,  

성급한 봄바람은 움츠린 들녘 보리밭 위로 따스한 입김을 불어넣는다. 

 

겨울 내내 삶의 흔적들을 하나 둘 잃어버린 검회색 뒤뜰 텃밭에도  

엷은 보랏빛 실크 머플러와 같은 한들거리는 미풍이 휘감아 들고  

숨죽인 봄동이 파릇한 싹을 틔운다.  

어느새 훈풍에 녹아버린 하늘빛이 시냇물 표면 위로 반사되면  

연한 연둣빛 버들강아지들이 서로 으스대듯이 자태를 뽐내기 시작한다. 

 

이즈음이면 봄비에 흐무러진 앞마당 위로 노랑나비 한 마리가  

유연한 춤사위를 펼치면서 이쪽 마루턱을 지나 저쪽 싸리문 사이로 사라진다.  

지난 밤 푸른 고독을 이기지 못해 별빛처럼 울어대던 소쩍새의 그림자가  

솔가지 옆둥으로 숨어 버리면, 앞산 자락에 도열한 연분홍 진달래가 흐드러진 벚꽃과  

뒤범벅이 되어 마치 프랑스 화가 피사로(Camille Pissarro,1830~1903)의  

「퐁트와의 봄(Spring at Pontoise)」을 연상시키는 봄빛의 앙상블을 연출한다. 

 

따뜻한 봄볕을 희롱하는 실바람들이 내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는 화창한 오후,  

민들레 꽃씨 날리는 강둑에 누워 새삼 '연인'이라는 카페에서 만난 그 여인의  

해맑은 얼굴을 떠올리며 이내 살포시 오수(午睡)에 잠겨버린다.  

봄은 야트막하게 누워 있는 코끼리 바위 옆으로 굽이굽이 돌아간 철길 저편에서 들리는  

아련한 기적 소리와 함께 어느덧 꿈결과도 같이 내 곁에 와 머문다

   

h*****k 2012.03.30. 신고 공감 1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