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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동시집을 돈 주고 산다고 아까워하지 않아요
"이젠 동시집을 돈 주고 산다고 아까워하지 않아요" 내용보기
동시란..   <동시>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하나는 '어린이가 지은 시'이고, 또 하나는 '어린이를 위한 시'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어린이가 지은 시도 <동시>요, 어린이를 위해 어른이 지은 시도 <동시>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동시를 유치하다거나 시시한 시로 몰아붙일 까닭이 없다.      날 쫓아내고 / 컴퓨터에 첨벙 빠진 / 엄만 뭘 할까?    이럴 수가 / 게임하고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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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시란..

  <동시>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하나는 '어린이가 지은 시'이고, 또 하나는 '어린이를 위한 시'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어린이가 지은 시도 <동시>요, 어린이를 위해 어른이 지은 시도 <동시>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동시를 유치하다거나 시시한 시로 몰아붙일 까닭이 없다.

 

   날 쫓아내고 / 컴퓨터에 첨벙 빠진 / 엄만 뭘 할까?

   이럴 수가 / 게임하고 있잖아!

   -엄마! / -응! 으응……

   말까지 더듬으며 / 날 쳐다보는 엄마

   엄마 눈높이가 / 나보다 / 낮아진 순간

   한 걸음 더 / 가까워진 / 엄마와의 거리

                              <엄마 눈높이 / 전문을 실고 주석을 달다>

  만날 공부만 하라고 목청을 높이시는 엄마도 머리를 식힐 겸 게임을 즐길 때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어린이. 배신을 느끼며 눈을 흘길만한 상황에 어린이는 비로소 엄마와 자신이 같은 눈높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며 그동안 엄마와 자신 사이에서 팽팽했던 긴장감을 늦출 수 있게 되어 마음을 평안하게 된 것을 동시로 아름답게 그려냈다.

 

 동시를 우습게 보았는데..

  그런데도 <동시>는 유치하니 <동시집>은 사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 것 같다. 다름아니라 바로 내 경우에 그렇다. 굳이 변명을 한다면 <시>라는 장르를 그닥 즐기는 편이 아니었기에 때문이지만..

 

   사다리가 전봇대를 보고 놀렸어요

   "넌 다리가 하나밖에 없네"

   전봇대도 사다리를 보고 놀렸어요

   "넌 다리가 두 갠대도 혼자 못 서지?

 

   사다리가 말을 바꿨어요

   "넌 대단해!

   다리가 하난데도 혼자 서잖아"

   전봇대도 고쳐 말했어요

   "네가 더 대단해!

   사람들을 높은 데로 이끌어 주잖아."

                         <고쳐 말했더니 / 전문을 실고 주석을 달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어릴 적부터 뜻도 쓰임새도 아는 속담인데, 살다보면 그렇지 못할 때가 더 많다. 상대의 서툰 대화법에 참자니 억울한 마음이 앞서고, 쏘아붙이자니 금방 후회할 것 같다. 그럴 때 서로를 칭찬해주는 건 어떨까? 단점을 들쑤어내는 것보다 장점을 찾아서 칭찬거리로 삼는 것이다. 힘들 것 같다고? 해보지도 않고서 망설일 필요는 없잖아.

 

 동시집을 돈 주고 사는 것

  그렇지만 잘못된 까닭이 원인으로 생긴 선입견과 내 좁은 소견은 이 <동시집>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 수그러졌다. 어느 정도라 한 까닭은 아직도 마음 한켠에서는 <동시집> 속에는 아름다운 동시도 담겨 있지만 아주 적은 수일 뿐이고, 그닥 감동도 즐거움도 주지 못하는 동시들로 가득그득 담아놓았기 때문에 단순히 <경제적인 논리>를 바탕으로 동시집 사기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시집>을 돈 주고 사보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또 동시집에 수록된 동시들이 모두 아름답지도 않으니 사서 보기보다는 책방에서, 도서관에서 훌훌 넘겨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느냐는 생각도 든다.

 

   엄마는 날 보고 / 지우개래

   잔뜩 오른 / 배추 값 걱정이 / 날 보면 / 말끔히 지워진대

   내 보기엔 / 엄마가 지우개 같아

   친구랑 다툰 뒤 / 머리에 난 뿔이 / 엄마 품에 안기면 / 살며시 지워지거든.

                                  <지우개 엄마 / 전문을 실고 주석을 달다>

 이토록 사랑을 해 본 적이 있나요? 세상의 모든 걱정 근심 모두 쓱쓱싹싹 지워줄 정도로 누구를 사랑해 본 적 있나요? 난 없어요. 그래서 해 보고 싶어요. 난 당신만 보면 행복해져요. 늘항상언제라도무조건..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랑 말예요.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을 사는 것처럼..

  즉, 좋아하는 노래가 담긴 음반에 수록된 곡들 모두를 좋아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런데도 좋아하는 가수가 부른 좋아하는 몇 곡을 듣기 위해 기꺼이 음반을 돈 주고 산다. 이와 같이 좋아하는 동시인(童詩人)이 지은 시를 읽고 또 읽기 위해 수록된 모든 시가 아름답지는 않지만 기꺼이 동시집을 살 수도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동시>는 흔히 <노래>라고도 한다. 실제로 동시에 운율과 가락을 담아 부른 것이 <동요>이고, 동시같지 않은 깊은 감동을 주는 동시를 노래로 부를 때는 퍽 감동적이다. 그런데도 좋아하는 노래가 수록된 <음반>은 아까워하지 않으면서 감동을 받은 동시가 수록된 <동시집>을 사는 것은 아까워했던 내 자신이 꽤나 부끄러웠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z******8 2010.09.19. 신고 공감 3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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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맞아, 나도 그랬어
"맞아 맞아, 나도 그랬어" 내용보기
시를 좋아하는 딸에게 시집을 사주려고 서점에 갔다. 많은 시집 중에서 무엇을 고를까 서성이다가 제목과 겉표지가 맘에 드는 시집을 하나 발견했다. 바로 "넌 그럴 때 없니?"라는 이 시집이었다. 동시 한 편마다 짤막한 글이 곁들여 있는 동시집이었다. 동시는 동시대로 아이들 마음을 잘 표현한 것이 마음에 들었고, 옆에 곁들여 있는 짧은 글은 시와 다른 재미를 주었다. 그리고 어
"맞아 맞아, 나도 그랬어" 내용보기
시를 좋아하는 딸에게 시집을 사주려고 서점에 갔다. 많은 시집 중에서 무엇을 고를까 서성이다가 제목과 겉표지가 맘에 드는 시집을 하나 발견했다. 바로 "넌 그럴 때 없니?"라는 이 시집이었다. 동시 한 편마다 짤막한 글이 곁들여 있는 동시집이었다. 동시는 동시대로 아이들 마음을 잘 표현한 것이 마음에 들었고, 옆에 곁들여 있는 짧은 글은 시와 다른 재미를 주었다. 그리고 어떤 것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지식을 전달해 주는 내용을 담고 있기도 했다. 이 책에 나온 동시들은 대체로 아이들의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것에 대해 쓰여진 것이 많았다. "전화 속에 사는 친구" "일요일 밤에" "엄마 눈높이" "새 똥" "환경미화"들은 아이들이 친구들과 또는 엄마와 생활하면서 자신들이 겪는 이야기였다. 나는 그 시들을 읽고 "아 그렇구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하고 감탄이 절로 나오고 말았다. 나도 그때는 그랬어.하며 내 어린 시절을 회상해 보기도 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과학법칙이 제목으로 쓰여진 것이었는데 "만유인력의 법칙"이라는 시였다. "안 떨어질 거야." 얼굴이 노래지도록 안간힘 쓰지만 기어이 열매는 땅으로 끌려가고야 말지 "끝까지 매달릴 거야" 얼굴이 빨개지도록 이 악물지만 마침내 나뭇잎은 땅으로 떨어지고야 말지 "엄마랑 얘기하나 봐라" 야단맞고 새침하게 토라져 보지만 엄마가 다정하게 부르면 어느새 엄마 무릎 위로 끌려가고야 말지 - 이 시를 읽고 난 슬그머니 웃음이 나오고야 말았다. 엄마랑 항상 토닥이다가 삐져버리던 딸아이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다가도 제 엄마가 안아주고 도닥여주면 언제 삐졌냐는 듯 헤~ 웃어버리던 딸 아이. "맞아 맞아.이런 감정을 바로 만유인력의 법칙일지 몰라"하며 놀랐다. 이책에선 이런 놀라운 발견을 할 수 있는 시들이 참 많았다. "고쳐 말했더니"라는 시에서는 사다리와 전봇대가 주고 받는 말을 헐뜯다가 서로 칭찬하는 말로 바꾸게 되는 이야기가 나와있고 전화 속에도 마음이 왔다갔다하는 길이 있다고 한 "전화 속 길" 같은 시들도 참 재밌었다. 한편 "문과 곰의 차이"라는 시는 동시 자체도 좋았지만 곁들여 있는 짧은 글이 참 마음에 든 시였다. 아파트에 사는 사는 사람들 치고 열쇄를 잃어버렸을 때 자기 집인데도 못 들어가는 경험을 안 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맨 처음 나온 시는 "문과 곰의 차이"로 문이란 열라고 있는 건지 닫으라고 있는 건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열쇄 없으면 자기 집인데도 못들어 가고 마는 답답한 문에 관한 시다. 그런데 옆에 실린 짧은 글에서 제주도 옛집의 막대기 문에 대한 이야기가 써있다. 그 '정랑'이라는 문은 '닫는다'는 역할보다 방문객에게 그 집 주인에 대한 정보를 주는 역활을 한다는 것이다. 또 그 밖에 "안개"라는 시 옆에는 안개의 도시 춘천에 대한 짧은 글이 써 있고... 이렇게 짧은 글과 함께 시를 읽으니 시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이런 생각을 한 건 나뿐만이 아니였다. 딸아이도 무척 재밌어하며 이 책을 그날 밤만에 다 읽고 말았다. 재밌는 시가 많다면서 그리고 짧은 글도 퍽 재밌었다고... 아이가 즐겁게 읽는 시집을 사다준 것이 아주 뿌듯했다.

[인상깊은구절]
사다리가 전봇대를 보고 놀렸어요 "넌 다리가 하나밖에 없네" 전봇대도 사다리를 보고 놀렸어요 "넌 다리가 두 갠대도 혼자 못 서지?" 사다리가 말을 바꿨어요 "넌 대단해! 다리가 하난데도 혼자 서잖아" 전봇대도 고쳐 말했어요 "네가 더 대단해!" 사람들을 높은 데로 이끌어 주잖아."
j******4 2002.04.22.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마주 이야기 시집을 또 찾았다!!!
"마주 이야기 시집을 또 찾았다!!!" 내용보기
사실 오은영 작가라는 이름에 혹해 도서관에서 무리해서 빌려온 이 녀석... 작가와 동명 이인인 선생님을 잘 알아 혹여 이 사람이 글을 쓰지 않았나... 해서 가지고 온 녀석인데 사실 내가 아는 선생님은 아니시더군요... 하지만 역시 아이들을 많이 관심에 두고 계신 선생님이 쓰신 글이라 그런지 시가 따뜻하고 알맹이가 꽉 찬 느낌이 나는 것이 느낌이 너무 좋았습니다. 사실 어려운
"마주 이야기 시집을 또 찾았다!!!" 내용보기
사실 오은영 작가라는 이름에 혹해 도서관에서 무리해서 빌려온 이 녀석... 작가와 동명 이인인 선생님을 잘 알아 혹여 이 사람이 글을 쓰지 않았나... 해서 가지고 온 녀석인데 사실 내가 아는 선생님은 아니시더군요... 하지만 역시 아이들을 많이 관심에 두고 계신 선생님이 쓰신 글이라 그런지 시가 따뜻하고 알맹이가 꽉 찬 느낌이 나는 것이 느낌이 너무 좋았습니다. 사실 어려운 것 보다는 쉽고 재미있는 책을 좋아하는지라 성인 취향의 시는 하나도 안 쳐다보면서 동시집을 너무나 좋아하는 저 랍니다. ^^.

특히 시 하나 하나 끝날 때마다 들어있는 마주 이야기는 할머니 무릎베게를 하고 편하게 드러누워 듣는 것 같은 따사로움이 느껴진다고 해야할까요.. 정말 느낌이 살아 있는 책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눈 높이에 맞추어진 대화체가 제 마음을 더욱 따뜻하게 해 주었구요. 아직 제 딸과는 이야기를 잘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못합니다. 아직 우리 딸이 말귀를 못 알아 들어서 ^^:::::::::::::::::) 하지만 우리 아기가 좀 더 커서 이야기를 주고 받을 때 쯤이면 이런 책을 함께 두고 이야기를 오손 도손 해 봐야지... 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책이랍니다. 가끔 도서관에 가면 이렇게 좋은 책이 많아서 정말 좋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 번 엄마랑 아이들이랑 함께 읽고 방그레 웃어보는 것도 어떨까요?



r******0 2010.04.20. 신고 공감 1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