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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악(惡)을 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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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주는 암시 또는 복선 <See no evil>은 다분히 종교적 색채를 강하게 띠는 제목으로, "악한 것일랑 아예 보지도 말라."는 강력한 충고를 담고 있다. 게다가 죄인들의 눈알을 빼내는 것으로 종교적 사명을 달성하려는, 뒤틀린 신앙이 초래한 복구할 수 없는 정신파괴의 현장을 조명하고 있으니, 어쩌면 보는 것 조차도 금지한 그 '악'을 스스럼 없이 행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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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주는 암시 또는 복선

<See no evil>은 다분히 종교적 색채를 강하게 띠는 제목으로, "악한 것일랑 아예 보지도 말라."는 강력한 충고를 담고 있다. 게다가 죄인들의 눈알을 빼내는 것으로 종교적 사명을 달성하려는, 뒤틀린 신앙이 초래한 복구할 수 없는 정신파괴의 현장을 조명하고 있으니, 어쩌면 보는 것 조차도 금지한 그 '악'을 스스럼 없이 행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그 지은 죄의 대가로 치르게 될 형벌을 간접적으로 고발하고 있는 지도 모를 일이다.

 

설정과 구성
영화는 호텔이라는 극히 한정된 공간 속에서 가공할 만한 괴력과 질기디 질긴 생명력으로 무장한 짐승에 가까운 거인과 사회의 쓰레기로 낙인 찍힌 8명의 죄수들이 뒤엉켜서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피에 절은 갈고리를 주특기로 휘두르는 '징벌자'는 온갖 악을 행하며 살아 온 죄인들의 징벌을 너무나 태연한 모습으로 집행해 가는데, 그에게 있어서 주어진 사명을 감당하는 데는 세상 그 무엇도 거칠 것이 없어 보인다.

보지도 못하게 한 '악'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저지르며 살아 온 죄인들의 눈알을 산채로 뽑아 낸다는 설정은 공포감 보다는 잔혹함에 치 떨리게 하는 일방적이고 무자비한 '살인놀이'다.

 

시나리오

<씨노이블>의 모델은 저 유명한 그리스신화 중에서 미노타우루스라는 반인반수의 수소가 주인공인 '크레타의 미궁'인 듯하다. 도저히 사람이라 여길 수 없는 괴물이 살고 있는 호텔이라는 한정된 공간과 도주로의 끝을 알 수 없는 미로(迷路)설계가 그 증거이니, 미남과 미녀(선남선녀)로 편성된 죄수 8명은 미노타우르스에 바쳐졌던 제물들의 현생이 아닐까?

아쉽게도 마치 주인공인듯한 경찰들의 싱거운 죽음이나, 살아서 펄펄 날아 다니는 사람의 뒤통수를 비집고 나오는 구더기 떼와 같이 다소 모호한 부분들이 공포영화가 주어야 할 '리얼리티'를 반감시켜 버리는 단점을 보인 반면, 놈이 나타날 때면 어김없이 전위대로 등장하는 음산한 초파리떼와 그 붕붕거리는 날개짓 소리나 맨 손가락으로 눈알을 휘저어 꺼내는 장면들의 반복은 적당한 긴장감으로 영화에 몰입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내가 본 <씨노이블>

<씨노이블>은 약간의 스릴과 계획된 엉뚱함으로 무장한 채, 고대 그리스의 전설 '크레타 섬의 미궁'과 반인반수의 괴물 미노타우르스를 모델로 인간의 원초적인 공포심리를 적절히 자극해 주는, 잔혹 살인극이다. '블랙웰'이라는 작은 호텔 안에서 벌어지는, 이 '비뚤어진 신앙심에 기댄 목적 없는 살인의 파노라마'는 12명이 시작한 피바다의 현장에서 과연 몇 명이나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지를 계산하면서 저절로 손가락을 꼽아 보게 한다.

특별히 의미를 부여할 만한 가치는 찾을 수 없었지만, 시간을 죽이기에는 꽤나 괜찮은 영화로 감상하였다.

 

z****n 2007.12.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