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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존재했지만 지금은 없는 것들, 잊히고 마는 모든 것들을 위로하는 음악이 되어버린 프란츠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시간의 장막이 들녘을 덮는 계절에 첼로가 흉내 내는 아르페지오네 선율로 몸을 덮는다. 아르페지오네는 비올라와 첼로의 중간쯤 되는 현악기로 선보인지 얼마 되지 않아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이 악기만의 매력을 발견했는지 슈베르트는 머잖아 사라지고 말 악기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비록 오늘날 첼로나 비올라로 연주로 듣게 되었지만 우리는 슈베르트를 들으며 한때 존재했지만 지금은 없는 것을 떠올릴 수 있다. 현재 유일하게 아르페지오네를 위한 소나타를 들으며 슈베르트를 생각한다. 일생을 가난과 절망을 오가며 살다가 젊은 나이에 요절한 그. 여자와 알코올로 몸을 학대하면서도 음악을 향한 열정만은 꿈틀거렸던 그. 문득 아르페지오네와 슈베르트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혹시 슈베르트는 새롭게 등장한 악기의 운명과 자신의 운명을 겹쳐 보지 않았을까. 채 삶을 다 살아보기도 전에 얼마 남지 않은 생마저 남루할 것이라는 서글픈 짐작이 주목받지 못한 악기에 자기의 모습을 투영시키지 않았을까. 어쩌면 이곡은 슈베르트의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첼리스트 므스티슬라브 로스트로포비치와 피아니스트이자 영국의 대작곡가 벤자민 브리튼의 연주로 녹음된 음반을 디스크에 넣고서 눈을 지그시 감았다. 첼로가 낮은 음으로 주제를 연주하는 피아노에 실릴 때 눈썹을 적시는 것은 눈물이 아니다. 두 유명 연주자의 숨결을 빌려 눈빛을 반짝이는 슈베르트이다. 슈베르트도 아르페지오네도 잊히지 않게 한 힘이다. 2009년 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첼리스트 정명화 세계무대 데뷔 40주년 기념 음악회에서 피아니스트 김대진 반주로 정명화의 연주를 감상한 적 있다. 그보다 몇 해 전 첼리스트 양성원의 연주로도 들은 적 있다. 언젠지 가물가물할 만큼 오래전 우연찮게 들은 적 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고? 하나의 음악이 가슴에 와 닿는 시간, 때로는 이렇게 오래 걸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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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세의 슈베르트는 건강이 악화되어 많이 힘들던 시기였다고 합니다.
그의 일기중에서 인상적이어서 옮겨 적어 놓았던 걸 보자면,
나는 매일밤 잠자리에 들때 또다시 눈이 떠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아침이 되면 전날의 슬픔이 나에게 엄습하여 옵니다. 이렇게 환희도 친근감도 없이 하루가 지나갑니다. 또 나의 작품은 음악에의 나의 이해와 슬픔을 표현한 것입니다.슬픔에의해 만들어 진 작품이 세계를 가장 즐겁게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슬픔은 이해 를 돕게하고 정신을 강하게 합니다. -슈베르트의 일기중- (네이버 클래식 명연주 중 일부를 옮김)
아르페지오네는 소나타형식의 음악, 첼로와 비슷한 모양에,비올라 다 감바 와도 흡사한 모양의 악기 라고 보시면 되겠고 슈베르트는 이곡을 따로 이 악기 연주자를 위해 작곡을 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피아노 소리가 유난히 저는 좋았는데..
Franz Schubert (1797 - 1828 ) Sonata for Arpeggione and Piano ,D821
⑴ Ⅰ.Allegro moderato ⑵ Ⅱ.Aldagio ⑶ Ⅲ.Allegretto
이어서 슈만과 드뷔시의 곡이 나옵니다만,, 오늘은 인상적이기도하고 가장 고전적인 명반으로 소개되었던 로스트로포비치와 브리튼반주 까지만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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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환멸을 느낀 그가 창녀의 집을 나올 때, 그를 맞이하는 것은 새벽의 차가운 바람과 북독일의 황량한 공기였다. 그러면 그는 낡은 코트깃을 세운 채, 집을 향해 비틀거리며 걸어갔다. 그렇게 새벽달을 보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슈베르트의 머릿속에는 지상의 것으로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아름다운 선율이 떠오르곤 했던 것이다' -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박종호 2012년 겨울 스마트폰 클래식 앱에 실려있던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 중 한국에 매료되어 게르하르트 휘시가 노래한 음반을 산 적이 있었다. 클래식에 대해선 문외한이지만 그 음반을 듣고 또 들으며 겨울 한계절을 보냈다. 겨울나그네를 듣고 있으면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처럼 내 자신이 마치 스무살때의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간혹 추억하는 스무살 시절이 너무나 밝고 아름다운 것이라면 실제로 그 당시는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불안정한 미래와 현재의 수많은 내적 갈등,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이라는 단어에 한없이 나약해지는 시기였을 것이다. 겨울나그네를 통해 당시의 내 모습을 다시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어쩌면 활짝 웃는 추억속 스냅사진속의 내가 아니라 진짜 스무살의 나를 다시 만난 것이 너무도 반갑고 애잔했다. '겨울나그네' 후로 간혹 클래식 음반을 구입하고 싶었지만 그럴 때 마다 도대체 어떤 CD를 사야할지 망설여졌다. 책처럼 그때그때 기분에 맞는 걸 고를 수 있으면 좋으련만.. 더군다나 음악을 선택한다 해도 너무나 많은 종류의 음반이 나와있어 도대체 어떤 걸 선택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러다가 저 유명한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박종호'를 읽게 되었고, 책을 읽고 난 후 첫번째 선택이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였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 때마다 다시는 눈을 뜨고 싶지 않을 정도로 슈베르트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씌여진 곡이라 했다. 그리고 그 때문에 더욱 아름다운 곡이라고 소개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로스트로포비치가 긁어대는 첼로의 울림통은 마치 눈물을 잔뜩 담고 있는 통곡의 통 같다고도 했다. 책에 소개된 명곡들 모두 욕심이 났지만 그런 이유로 이 음반을 먼저 구입하게 되었다. 음반이 배송된 후 며칠쯤 기다리다가 주말 외출할 때 차에서 처음 들었다. 음악이 시작될 때 벤자민 브리튼의 피아노 전주도 너무 좋았고 특히 3번 트랙은 로스트로포비치의 첼로에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지난 주말밤은 '아르페지오네 소나타'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과 함께 보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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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좀 바뀌었지만 한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첼로소리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아마 그 전은 플룻이었고 그 다음은 성악이었다). 더불어, 가장 에로틱하게 연주되는 악기라고도 생각했다 ㅡ.ㅡ;
언젠가 TV단막극에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타나가 배경으로 등장한 적이 있다. 그걸 내가 물어본건지, 극중에 언급된 건지 모르지만, 집에 있던 LP판중에서 이걸 찾아내고서 정말 기뻤다. 하지만, 그 이후 이걸 듣는 것은 다소 감상적일 때였는데, 그 극 또한 다소 낭만적인 내용으로 기억된다. 이사하면서 LP판 위주의 시스템이 CD로 바뀌면서 들을 수 없다고 해서 안타까워하다가, CD를 찾으려고 노력한게 두 음반이었는데, 하나는 리스트가 피아노로 편곡한 바그너의 [탄호이저]였고 그 다음은 이것이었다 (첫번째는..한동안 안찾아다녀 확신을 갖고 못말하겠다만, 마지막으로 찾아볼때까진 찾을 수 없었다).
로스트로포비치의 첼로연주를 먼저 들어서인지 몰라도 미샤 마이스키의 바흐 무반주 첼로곡 등은 감상적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만약 이 감상적인 걸 미샤 마이스키가 연주하는 것을 들었다면 난 어쩜 지나치게 빠져버릴지도 모르겠다. 피아노 연주자로 아르헤르치가 한 것도 들어보았지만, 브리튼의 담백하고 소박한 연주가 더 마음에 든다.
이건 명동에서 피아노 악보를 사주던, 내가 사랑하던 친구따라 가서 산, 내가 산 첫 소나타 악보이기도 하다. 몇주전엔가 클래식 감상에 대한 중앙일보의 연재 중에 한 사람이 쓴 글중 악보를 보면서 듣는 감상을 추천했는데, 악보를 보면서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3번째로 글쓰신 분은 이 곡을 추천해주셨는데, 연주자는 다닐 샤프란이었다).
이 음반엔, 또 슈만의 The Fünf Stücke im Volkston (즉, Five pieces of Volkston style, 민속풍)은 1. Mit humor (=With humor), 2. Langsam (=slowly), 3. Nicht schhnell (=not fast), 4. Nicht zu rasch (=not too hurriedly), 5. stark und markiert (=strong and marked)으로 구성되어, 간간히 독일가곡 분위기가 난다. 그런데 첫곡이 with humor임에도, '음음, 이 우당탕 부분이 유머라고 생각한건가?'라고 생각하는 수준이라면, 하하 전반적인 분위기는 짐작하실 수 있겠죠? 민속적이란 이름에 비해서 매우 서정적이다.
세번째 파트는 드뷔시의 Sonata for Cello and Piano는 Prologue, Serenade, Finale의 형태로 일반적으로 보던 소나타형태랑 다른데다 피아노와 첼로가 서로 받쳐준다기 보다는 서로 대화하는 것처럼 주고받고 연주부분마다 속도가 급격하게 변경되는등 연주자들의 기교를 시험해보는 레파토리로 유명한 것은 알겠다만,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의 낭만적인 부분을 기대하기엔 좀 난해한 것같다.
p.s: 근데, 해설은 왜 슈베르트거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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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어도 더늠 봄을 즐길 수없다. 몸도 거부하는 이 온도 변화들. 4월임에도 온 지천에 꽃이 폈는데..혼자 황량하다. 위로가 필요할때..어언 지식없이 귀를 열고 들어도 무방한.. 이 앨범. 다가서기 무람없고..거부감이 없다. 적당한 온도와 적당한 밀착감 질리지않음... 오자마자..며칠을 듣다..울적해지면 플레이어를 돌렸다. 마른풀 빛이 가시는 이 봄..환하게 마음을 열고 싶을때 지식말고 머리말고..가슴으로 듣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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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LP자켓으로 바뀌었네요. 강력 추천합니다. 한 100번 쯤 들었습니다. 로스옹의 운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이 앨범을 너무 많이 들어서 다른 앨범을 들으면 익숙하지 않은 옷을 입는 느낌입니다. 이 앨범에 대한 소개는 박종호님의 '내가사랑하는 클래식1'편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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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애호가라면 꼭 소장해야 할 앨범입니다. 설명에도 나와있듯이 아르페지오네 소나타지만 첼로로 연주를 했습니다. 슈베르트는 가곡의 왕이라지만 저는 가곡 외의 곡이 더 좋더군요. 슈베르트의 피아노소나타나 현악사중주도 좋구요. 슈베르트 곡은 제 견해지만 비극적인 냄새가 나는 곡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 음반도 그렇구요.
오페라 전문가 박종호 선생님이 쓰신 클래식관련 서적에도 이 음반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어서 기억이 납니다. 음반을 구입하고 들었을때도 '좋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지은이의 경험과 연관해서 들으니 더 좋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