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3년에 나온 [챔피온들의 아침식사]는 보네거트의 7번째 소설이고, 이 소설의 제목은 아침식사 대용 씨리얼의 상표에서 따왔다고 한다. 이 소설은 작가 자신의 반영이기도 한 킬고어 트라우트라는 공상과학 소설가와 성공적인 자동차 딜러인 드웨인 후버의 만남을 다루고 있다. 킬고어 트라우트는 뉴욕에 사는 무명의 SF작가이다. 소설을 써서 별로 히트한 적이 없는 그는 지하 아파트에 살면서 부업으로 알루미늄 창틀을 팔아 근근히 생계를 유지해나간다. 그의 소설은 포르노 잡지에 실려진 후 이름도 없이 사라진다. 그러던 중 그는 이상한 우여곡절을 통해 중서부의 미드랜드 시티에서 열리는 예술제에 초청을 받는다. 미드랜드에는 이 소설의 다른 주인공인 드웨인 후버가 살고 있다. 그는 자동차 딜러로 성공한 부자이지만 아내가 변기청소액을 마셔 자살한 이후 그의 개에게만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외롭게 살아간다. 그의 정신은 점점 이상해져 가는데 킬고어 트라우트의 소설을 우연히 읽게 되면서 그 정도가 심해진다. 그리고 소설의 후반부에 이 두 사람이 만나게 되는 때에 이야기는 극에 치닫는다.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황당무계한 작가의 작법과 삽화 그리고 이야기의 안과 밖, 시작과 끝을 넘나드는 구조가 인상적이였다. 여기서 소설의 중심적인 내용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다만 인물들의 단편적인 생각이라든지 아니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한 기계적인 묘사는 무척이나 색다른 느낌이었다. 사실 보네거트가 소설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이끌어내고자 하는 인간과 문명에 대한 비판이 바로 이런 기계적인 효과를 통해서 인 것 같다. 드웨인의 아내는 우울증에 시달리다 변기청소액을 마시고 자살한다는 이야기나 자유의 여신상의 이미지가 아이스크림 콘으로 희화화되어 사용된다든가 달러화에 그려진 세상을 지배하는 1%에 대한 이야기나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이나 각종 광고 표지들에 대하여 단편적인 이야기들을 늘어놓는 부분들은 냉소나 블랙 코미디 정도로까지 표현되는 삽화들과 함께 어우러져 현대 물질 문명에 대한 기계적이고 즉물적인 묘사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문명에 대하여 이질적인 느낌을 전달해준다. 우리가 프라이드 치킨을 먹을 때 살아있는 생물로서의 닭에 대해서는 절대 생각하지 않지 않은가? 우리가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이야기할 때도 수없이 죽어 간 인디언들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지 않은가? 단편적인 이야기로 이루어진 장면과 장면들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그 단편 하나 하나가 이 인간중심의 물질 문명에 대하여 신랄한 풍자와 즉물적인 묘사를 통하여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바에 대하여 계속 살을 붙여 나가는 식이다. 이러한 새로운 글쓰기의 매력 때문에 보네거트가 포스트 모더니즘 작가부류에 속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