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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투 운동의 폭로로 '을'의 위치에 있는 여성이 당하는 성추행과 성폭행을 통해 아직도 인간사회가 야만스러움을 드러내는 적나라한 진실을 대면한다. 이성적으로나 판단력으로나 절대 부족하지 않을 각계의 남성들이 하루 아침에 줄줄이 고개 숙인 모습으로 만든 그 뻔뻔한 '남성'의 힘은 대체 무엇인가. 성욕설에 기반했다고 무시받았던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게 아닐까라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이 책은 아직도 원시적 힘을 발휘하는 성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자 하는 첫걸음으로 읽었다.
"성적 계급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뿌리가 깊다"로 시작하는 <성의 변증법>은 마르크스-엥겔스의 유물론적 변증법과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콤플렉스의 결함을 각각 '성적 계급'과 '권력'으로 보완해 포괄적으로 설명한다. 또 페미니즘을 역사적 토대 위에 올려놓은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을 수용해 '새로운 성의 변증법'에 의한 페미니스트 혁명의 당위성을 역설한다.
저자는 '음과 양의 구분은 모든 문화, 역사, 경제, 자연 그 자체에 스며들어 있'으므로 '페미니스트들은 모든 서구 문화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문화 구조 그 자체 그리고 더 나아가 자연 구조 그 자체까지도 질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의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 먼저 성차별주의가 어떻게 생겨났고 진화돼 왔으며 어떤 제도들을 통해 작동하는지 알기 위한 방법으로 저자는 마르크스-엥겔스의 변증법적 유물론과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에서 오이디푸스콤플렉스 이론을 비판적으로 수용한다. 알다시피 20세기 초 서구사회에 심대한 영향을 끼친 두 이론은 각각 공산주의 사회의 붕괴와 정신분석적 치료가 비효과적임이 증명되면서 무용론에서부터 수많은 수정주의 학파를 낳았다. 이에 대해 저자는 마르크스의 분석 자체가 불충분했다고 비판하며 생식기능의 차이에 의한 '성적 계급'이 모든 계급분화의 시작이며 노동분업의 출발이라고 주장한다. '계급의 발전으로 이끄는 권력에의 욕구는 이 기본적인 불균형에 따른 각 개인의 성 심리의 형성에서 생겨'나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저자는 페미니즘에 기여한 프로이트의 업적은 섹슈얼리티의 재발견에 있다고 한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섹슈얼리티는 근본적인 생명력으로 어린 아이 때 형성되는 리비도의 조직방식이 개인의 심리를 결정한다. 프로이트는 현재의 문명에 적응하기 위해 성적인 존재가 유년기에 겪어야 하는 억압의 과정을 오이디푸스콤플렉스로 설명한다. 어머니를 성적으로 소유하고자 하는 남자아이는 경쟁자인 아버지를 죽이고자 하지만 아버지에 의한 거세 공포 때문에 자신의 소망을 억압하고 아버지의 세계로 나아간다. 결국 남자아이의 오이디푸스콤플렉스가 거세공포로 소멸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남자아이의 '정상 상태'가 공포와 억압의 결과라는 점에서 프로이트 이론이 자체에 논리적 모순을 갖고 있다고 비판받아 온 측면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오이디푸스콤플렉스가 완전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권력의 측면에서라고 주장한다." 오이디푸스콤플렉스가 뚜렷이 나타나는 가부장제 핵가족은 돈을 벌어오는 남성 가장과 그에 의존하는 여성과 아이로 이루어지는데 남성이 지배하는 이러한 억압적 환경하에서 자란 아이는 일찍부터 권력의 위계질서에 민감하다. 또한 근친상간 금기의 기원이 되는 오이디푸스콤플렉스는 아이에게 '감정적인 것'과 '성적인 것'을 구분하게 하고 이러한 심리적 이분법으로부터 '좋은 여성-나쁜 여성 증후군'을 만들고 자신의 인격 분열을 여성 계급에게 투사하며 전체 문화를 병들게 한다고 비판한다.
저자는 모든 계급제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권력의 심리를 낳는 생물학적 가족의 압제를 해체해야 하며 사회주의 혁명을 넘어서는 '성의 혁명'을 이루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책이 쓰여진 70년도에 저자가 주장한 피임, 낙태, 국가지원 양육의 확산, 성별선택과 인공수정 등 출산 기술이 그 후 실현되면서 예언이 되었다고 한다. 출간 이후 급진적 페미니즘의 대표작이자 여성학의 필독서로 자리 잡은 책이다.
권력의 성적 불균형이 생물학적 근거를 가졌다고 해서 패배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저자는 시몬 드 보부아르의 다음 글을 인용한다. 인간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관념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실천의 문제임을 일깨워준다.
역사적 유물론은 일부 중요한 진실을 밝혀냈다. 인류는 동물의 종이 아니고 역사적 실체이다. 인간 사회는 자연에 대립한다는 의미에서 반자연적이다. 인간사회는 자연의 현존에 수동적으로 순응하지 않고 인간 사회 자체를 위하여 자연에 대한 통제를 떠맡는다. 이러한 월권행위는 내향적, 주관적 작용이 아니라 실천적 행동에서 객관적으로 성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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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의 성의 변증법. 천천히 읽고 있습니다. 구조에 대한 지점들을 속속들이 읽어내려갈 수록 눈이 뜨이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가부장제와 모성의 탄생과 유지를 시키는 힘. 그리고 여성의 재생산성에 관한 대목들... 머리를 사방에서 맞으면서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파이어스톤이 이 책을 25살에 썼다는 점에 놀라워하는 중이에요 하나하나 짚어가며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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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준에서도 너무 급진적이라 와우 스러운 정도는 1%? 그 외에는 정말 속속들이 공감가는 내용이었고, 그 시대에, 그리고 그 나이에 이런 통찰력을 펼칠 수 있었던 작가에게 감탄했다. 아직 1/4정도 밖에 읽지 못했지만 비판적인 시선으로 성차별적인 사회를 분석한 것은 나에게도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해주었다. 사회학 책을 즐겨읽는 편이 아니라서 모르는 단어들이 많았지만 여러번 읽으면 해결될 부분인 것 같아서 남은 3/4도 노력으로 완독해낼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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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 변증법은 제목부터 강하게 매혹됐던 책으로, 서두부터 나는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고전 도서임에도 2020년을 살고있는 나로서도 전혀 상상했던 지점까지 내다보는 통찰력 있고, 대안에 대해서는 몰라도, 적어도 상황에 대해서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도서였으며, 급진적이고 혁명적인, 누군가는 위험하다고 느낄지도 모르는 자신의 사상을 그 누구보다 차분한 어조로 써내려가는 그의 표현법이 나에게는 몹시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인생에서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 중 하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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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설명에도 잘기재되어있듯, 이 책이 출간된 시기를 고려하면 놀라울 정도로 진보적인 담론이 아닐 수 없다. 예언서라도 되듯 , 현재의 남성중심 사회가 성평등을 막기 위해 동원하는 모든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들(ex. 아동과 재생산을 이용하는 전략)에 대한 반론과 대안까지도 읽어낼 수 있다. 우리에게 남아있는 파이어스톤의 책은 한권지만 지금의 여성학자들이 가장 많이 인용하는 책 중 하나인 이유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