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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경제학의 성공과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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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수많은 현안이 존재합니다. 국제 유가는 끊임없이 등락을 거듭하며, 세계경제의 성장 탄력은 10년 전에 비해 거의 2/3 이하로 떨어져 '구조적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됩니다. 그런데, 경제학은 이런 수많은 현안에 대해 이렇다 할 아주 믿을 만한 설명(과 그에 따른 예측)을 제시하지 못 합니다.그리고 경제학이 설명하는 데 가장 실패한 현상이 바로 '불평등'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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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수많은 현안이 존재합니다. 국제 유가는 끊임없이 등락을 거듭하며, 세계경제의 성장 탄력은 10년 전에 비해 거의 2/3 이하로 떨어져 '구조적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됩니다. 그런데, 경제학은 이런 수많은 현안에 대해 이렇다 할 아주 믿을 만한 설명(과 그에 따른 예측)을 제시하지 못 합니다.


그리고 경제학이 설명하는 데 가장 실패한 현상이 바로 '불평등'입니다. 얼마 전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도 결국 글로벌 경제에 불평등이 대단히 심화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래의 '그림'에 나타난 것처럼, 1%가 점유하는 부의 레벨은 1929년 대공황 직전의 이른바 '도금시대'의 수준을 훨씬 넘어서고 있을 정도입니다. 


 

http://itsoureconomy.us/2011/08/inequality-data-statistics/



이 결과 수많은 사람들이 당금의 불평등에 대해 불안해하며, 더 나아가 이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둘러싸고 날카로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저명한 경제학자들의 설명은 매우 극단적으로 갈려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경제학교과서'의 저자로 명망 높은 하버드 대학교 멘큐 교수의 글 "상위 1%를 위한 변호"가 될 것입니다. 이 글에서 멘큐 교수는 1%들의 높은 소득은 그들의 혁신적인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라고 강변합니다.


http://blog.naver.com/hong8706/40191735838



반대편에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스티글리츠가 있습니다. 그는 불평등 문제가 잘못된 정치 경제적 시스템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하죠("불평등의 대가" 52 페이지).


시장은 진공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 아니다. 시장은 정치의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정치는 대개 상위 계층에게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시장의 힘이 작용하는 방향을 바꾸는 데는 큰 영향을 미칠 수 없지만, 지대 추구를 제한하는 것은 우리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다. 정치를 바로잡는 데 성공한다면 우리는 충분히 지대 추구를 제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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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경제학자들의 의견은 극에서 극으로 갈리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 오늘 소개하는 책("그래도 경제학이다")의 저자 대니 로드릭은 '사회과학의 한계'를 거론합니다. 이제부터 '불평등' 문제를 대상으로 경제학자들의 설명(=이론 or 가설)이 바뀌어온 과정을 추적해 보겠습니다. 


불평등의 원인을 설명하는 가장 대표적이면서도 선구적인 이론은 바로 '세계화' 가설(요소부존가설)입니다(책 161~162 페이지).


리카도의 시대 이후 비교우위 이론은 크게 발전했다. 그중 유행했던 버전은 헥셔와 올린이 20세기 초 처음 발전시킨 "요소부존"이론인데, 이 이론은 미국에서 나타나고 있던 상대적인 임금의 변화와 같은 현상을 정확하게 예측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미국은 숙련노동 집약적인 상품을 수출하고 비숙련노동 집약적인 수입할 것이었다.


국제무역에 대한 개방도가 높아지는 것은 이제 더 큰 시장(=세계 전역)에 접근할 수 있는 미국의 숙련 노동자들에게는 좋은 소식이겠지만, 경쟁의 압력이 심화되는 비숙련 노동자들에게는 나쁜 소식이었다. 


UCLA의 경제학자 에드워드 리머가 1990년대 초에 말했듯이, "우리의 저숙련 노동자들은 전 세계에 있는 엄청난 수의 저임금 저숙련 노동자들과 경쟁하게 되었다". 그 결과, 이 두 종류의 임금격차가 커졌다. 


명쾌한 설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헥셔-올린-사뮤엘슨 정리에 대해서는 대학원 과정에서 배운 바 있었는데, 이렇게 접하니 더욱 새롭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 이론이 안 맞는 부분이 꽤 있다는 게 드러난 것이죠(책 162 페이지).


그것으로 논의가 끝날 수 있었지만, 경제학자들은 요소부존 이론과 잘 들어맞지 않는 다른 현상에 주목했다. 우선 임금이 낮은 미국의 무역상대국인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에서도 숙련 프리미엄(숙련근로자의 임금과 저숙련근로자 임금의 차이)이 높아졌다. 요소부존 이론은 이런 국가들에서의 숙련 프리미엄이 미국과 반대로 움직일 것이라고 예측했기에, 이러한 변화는 그 이론의 예측에 반하는 것이었다.


(요소부존 이론에 따르면) 이들 국가에서는 저숙련 집약적인 상품을 수출했기에, 저숙련 노동자들의 임금이 높아졌야 했다. 


이렇게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이 발생하며, 또 이 부분이 이론의 '핵심'에 속하는 부분일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예. 당연하게도 새로운 이론이 이를 대체하거나 혹은 보완하게 됩니다. 그렇게 출현한 이론이 바로 숙련편향적 기술 변화 이론입니다(책 163~164 페이지).


세계화 주장에 대해 주요한 대안은 기술 변화였다. 바야흐로 정보통신기술의 급속한 진보와 컴퓨터의 확산이 나타나는 시대였다. 일반적으로 노동생산성을 상승시키는 광범위한 기술진보는 모든 사람들의 생활 수준을 개선할 것이라고 기대된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은 혜택을 입는다. 


신기술은 그것을 운영할 숙련 노동자들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대학 혹은 그 이상의 교육을 받은 이들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덜 숙련된 노동자들에 대한 수요보다 훨씬 더 빨리 증가했다. 이것을 경제학자들은 '숙련 편향적 기술변화'라고 부른다. 


이 이론은 숙련 프리미엄의 상승을 설명해주었습니다. 또한 세계화 이론과 달리 개도국에서 나타난 임금 불평등의 확대를 잘 설명했죠. 1990년대 말이 되자, 숙련편향적 기술 변화 이론이 숙련 프리미엄 상승의 주된 원인이었다는 것에 경제학자들의 상당수가 합의를 보게 됩니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서 또 다른 문제가 제기됩니다. 1990년대에는 신기술의 도입이 빠르게 진행 중이었지만, 숙련 프리미엄이 별로 크게 확대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숙련편향적 기술 변화 이론대로라면, 1990년대에 숙련 프리미엄이 크게 확대되었어야 했지만 아래 '그림'에 보듯 숙련 프리미엄의 확대는 80년대에 집중되었습니다.



http://blog.naver.com/hong8706/220352755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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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같은 문제에 직면해.. 피케티의 책이 인기를 끌게 된 것입니다. 경제학적 설명이 아닌 '정치경제학적' 설명이 더 잘 맞는 거 아니냐? 이게 최근 미국 경제학계의 논란입니다. '숙련 편향적 기술 변화' 이론만으로 세상을 설명할 수 없으니, 다른 대안에 눈을 돌리는 거죠.


결국 지금까지의 사례에서 본 것처럼, 경제학적 이론은 '일반이론' 혹은 '물리학의 이론'과 전혀 다릅니다. 현실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내놓은 일종의 '아이디어'이자 '가설'에 불과하죠. 


이 책("그래도 경제학이다")의 저자 대니 로드릭은 끊임없이 지적합니다. 이론의 한계에 갇혀서는 안되며, 더 나아가 경제학은 완결된 이론체계가 아닌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그리고 자기 수정을 해야 하는 매우 제한적인 일련의 이론들이 대충 조합된 형태에 불과하다고 말입니다. 


이런 한계를 잘 알고 경제학을 이용하면 매우 유용하지만, 만일 제한적인 합리성. 혹은 제한적인 설명력을 지닌 이론을 맹신할 경우에는 크나큰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즉 시장이 가장 합리적이며 또 뛰어난 자산 배분가라며 '시장의 기능'을 칭송했던 일련의 사람들이 일으켰던,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그 대표적인 예가 될 것입니다. 


결국 바둑 격언 그대로, "경제이론을 잘 배운 후, 이를 잊어버리는" 태도가 이코노미스트가 가져야 할 미덕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끝으로 좋은 책 번역해주신 이강국 교수님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즐거운 독서, 행복한 인생 되세요~ 



 

h******6 2016.08.2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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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이란 어떤 학문인가?ー『그래도 경제학이다』
"경제학이란 어떤 학문인가?ー『그래도 경제학이다』" 내용보기
미국의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가 자신의 저서 <빈곤의 종말>에서 '임상 경제학(Clinical economics)'라는 개념을 주창한 적이 있다. 제프리 삭스의 아내는 소아과를 전공한 임상의사인데, 여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임상 경제학의 주요 개념은 임상의학의 진단, 치료 개념을 경제학에 이식하자는 것으로 이종욱 전 WHO 사무총장이 추진했던 아프리카에서의 말라리아 퇴치 사업도
"경제학이란 어떤 학문인가?ー『그래도 경제학이다』" 내용보기

미국의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가 자신의 저서 <빈곤의 종말>에서 '임상 경제학(Clinical economics)'라는 개념을 주창한 적이 있다. 제프리 삭스의 아내는 소아과를 전공한 임상의사인데, 여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임상 경제학의 주요 개념은 임상의학의 진단, 치료 개념을 경제학에 이식하자는 것으로 이종욱 전 WHO 사무총장이 추진했던 아프리카에서의 말라리아 퇴치 사업도 이와 같은 갈래라 할 수 있겠다. 


굳이 경제학에 임상이라는 말을 붙이지 않더라도, 경제학은 의학과 여러 측면에서 유사하다. 무엇보다도 다른 학문과 달리 경제학과 의학은 인간의 삶에 직접적으로 개입한다. 그 개입이 잘못되었을 경우, 파멸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두 학문 모두 다른 학문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의학의 경우 생물학-생리학-병리학으로 이어지는 가지와 함께 화학-생화학, 물리학, 통계학 등을 종합한 학문이고 경제학은 정치학, 법학, 사회학 등으로부터 개념을 차용한다. 최근에는 심리학에서도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그렇다보니 물리학의 표준 이론이나 생물학의 중심 원리(central dogma)와 같은 일반 이론의 기반이 존재하지 않아 비판이나 변화에 매우 취약하다. 


또한 모든 변수를 고려하기는 어렵다는 점이 공통적인데, 지나친 단순화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할 수 있지만 반대로 너무 많은 것들을 생각하다가는 혼돈에 직면할 뿐이다. 적절한 선에서 타협이 필요한데, 이 책에서 경제학은 최선의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경제학이 과학으로 남아있을 수 있는 이유는, 가설과 이론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검증을 끊임없이 하기 때문이다. 때로 틀릴 때도 있지만, 여기서 얻은 교훈은 고스란히 후대에 전달된다. 


의학과 비교하여 서술하였지만, 모든 학문은 저마다의 특색과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중 늘 우리에게 영향을 주는 경제학이라는 학문이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는지 설명해주는 훌륭한 책이다. 

YES마니아 : 골드 j******4 2017.02.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