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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경제를 역사적 관점에서 파악하는 노력이 실종됐다. 우리가 먹고 사는 방식이 순식간에 결정된 것이 아닐진데, 우리가 왜 이런 방식으로 먹고 살게 되었는지 그 역사적 과정을 따지는 시선이 실종된 것은 무척 우려스럽다. 그나마 간간이 이런 책들이 있어서 반갑다. 경제를 역사적으로 파악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반쪽도 못되는 모습만을 드러낼 뿐이다. 이 책의 저자는 해방 이전 일제시절의 경제정책에 관해 주요하게 연구를 한 듯 하다. 그래서 해방 이전의 서술은 무척 구체적이고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해방 이후 특히 최근 30~40년 부분은 너무 간략하게 다뤄져 아쉬움이 크다. 그리고 쉽게 풀어쓰려는 노력이 보이지만 그럼에도 일반인이 이해하기에는 조금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책이 앞으로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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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근대화론’이라는 개념은 사실 내용상 모순적입니다. 식민지 사회가 근대화되었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문제는 어떤 근대인가, 주체가 누구이고, 결과가 무엇인가 하는점입니다. ‘식민지 근대화론’의 요체는 한국 사회가 스스로 근대화할 수 없어 일본의 침략에 의해 비로소 자본주의화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독립 이후 비로소 경제성장ㅇ르 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식민사관의 내용과 아주 비슷하죠 일각에서는 식민지 경제가 성장을 했느냐 안 했느냐 하는 질문을 던지고 이상한 결론을 끌어내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은 이 질문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식민지자본주의에서 개발과 성장이 없었다면 어떻게 수탈이 가능했겠습니까? 문제는 개발과 성장의 주체가 누구였으며, 식민지자본주의의 귀결이 어떠했는가 하는 점이지요. 한국 국민들은 해방 이후 세계사에 유례없는 민주화운동의 역량을 발휘했습니다. 민주적 민족적 국민의식의 확산은 국가권력의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단순히 한국에 거주하는 사람에 불과했던 거민의식에서 벗어나 농지개혁, 교육열 등을 배경으로 양질의 한글세대 노동력이 대거 배출되었고, 이들에 의해 민주적 민족적 국민의식이 확산된 데서 경제성장과 자본축적도 비롯된 것입니다. 이런 변화를 따라 군사정부는 이전 정권이 준비하고 시행했던 경제개발계획안을 활용한 것이고요. 즉 해방 이후 한국 경제의 성장과 축적동력은 민주주적 민족적 국민의식의 성장이 일면으로 국가권력의 정책변화를 추동하고, 또 다른 일면으로 지배정책에 흡수되는 가운데 이루어진 겁니다. 원했던 원치 않았든, 국가권려과 민이 서로 피드백을 나눈 결과였습니다. 절대빈곤에 허덕이던 1950~60년대엔 아무도 식민지배의 유산을 입에 올리지 않았습니다. 당시의 빈곤이 조선 경제를 고갈시킨 일제 지배와 전쟁의 산물이었기 때문이죠. 그게 식민지배의 결과를 보여주는 진실이었습니다. 그런데 1980년대 중반 이후 한국의 경제 성장이 가시화되자 아무런 검증없이 경제 성장의 배경으로 일제하의 기간 시설이나 인적 유산, 일본인이 남기고 간 귀속재산을 부각시키는 이들이 나타났습니다. 일제의 수탈은 간과한 채 엄청난 인플레를 거친 1948년도의 명목 가치로 환산된 귀속재산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식민지근대화론의 역사인식엔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일제 시기와 해방 후의 연속성은 강조하는 반면 병합 이전의 역사와 일제 시기의 연속성은 부정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일제의 지배 때문에 가능했다, 반대로 이제 지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가정을 반복하곤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