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탕달의 작품은 사실 "적과 흑" 하나밖에 읽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 한편으로도 그가 왜 문학사에 이름을 남긴 작가가 되었는지는 충분히 이해가 갔다. 열린 사고를 가진 그가 낸 이탈리아 미술 기행기가 출간된다는 이야기를 신문의 서평란에서 봤을때, 기뻐지면서 마음이 두근거린 것과 반면에 "또 한권의 사야할 책이 늘어난단 말인가!" 하는 경제적인 이유의 부담감이 동시에 교차했다. -_- 책 내용은 예상했던 대로 미술 작품 하나하나를 뜯어서 설명하고, 사조의 흐름을 연대기별로 서술한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연대기별로 나아가지만, 다른 미술사를 쓴 책처럼 차근차근 이 화가 저 화가의 작품 하나하나를 언급하진 않았다. 각주를 잘 보지 않으면 이해가 안되는 신화 속이나 유럽 역사속 인물들과 그들이 한 말에 대한 인용들이 풍부하게 제시되어서 글을 한번에 죽 읽기는 어려웠다. 먼저 각주를 세세히 다 읽은 다음에 단락을 따라 읽어가면서 그의 다양하고 폭넓은 지식과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예술가에 대한 경탄 등을 같이 느끼면서 즐겁게 읽었다. 르네상스를 이끈 두 거장인 레오나르도와 미켈란젤로에 대한 이야기가 책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상대적으로 라파엘로나 티치아노 등 다른 화가들에 대한 이야기는 소홀해진 감이 없잖아 있지만, 그것이 이 책의 다른 장점들을 가리는 큰 단점이 되진 않는다. 스탕달을 좋아하는 사람이거나 기존의 미술사서들의 그만그만한 서술들에 질린 사람이라면 이 여유있고 자세하며 애정어린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아쉬운 점은 표지가 두꺼운 도화지인데 가방에 넣으면서 읽기엔 좀 닳는 감이 있었다. 요즘 너도나도 책값을 올리기 위해서 만드는 양장본이 아니라서 휴대하기도 편하지만 모서리가 닳고 도서관같이 이사람 저사람이 많이 읽는 곳에 비치되면 표지가 다 떨어질 것 같다. 디자인은 단순히 미적 감각보다는 실용적인 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출판사측에서 잠시 잊어버린것 같다. 아니면 이 책은 다들 소장용으로 집에서만 고이 읽을거라고 생각한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