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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은 기네스 펠트로와 에단 호크가 출연한 영화 위대한 유산과는 좀 다르다. 물론 영화 위대한 유산이 소설 위대한 유산을 원작으로 한 것은 맞다. 그러나 영화에선 시대가 바뀌었고 결말 또한 소설보다는 장밋빛 해피엔딩에 가까웠다. 영화가 소설과 다른 점을 더 꼽으라면, 분위기다. 찰스 디킨스의 원작 소설은 세태를 꼬집는 은근한 풍자, 그리고 유머러스한 문체가 두드러진 작품이었다. 반면 영화는 미스테리와 멜로가 뒤엉켜 전체적으로 알쏭달쏭 신비스러운 매력을 풍기는 작품이다. 따라서 소설을 먼저 보고 영화를 나중에 보고 하는 등의 고민은 이 위대한 유산에는 통하지 않는다. 둘 중에 무엇을 먼저 보더라도 각각의 감상에 방해가 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도저히 나아질 것처럼 보이지 않던 핍의 인생에도 일대 전환기가 찾아온다. 상류 계급에 속하는 미스 해비샴과 에스텔라를(영화에선 기네스 팰트로) 만나게 된 것이다. 미스 해비샴은 결혼식 날 남자에게 버림 받은 후 오랜 시간 세상을 등진채 살아온 늙은 여자였다. 남자를 향한 끝모를 복수심은 평생동안 그녀의 삶을 이끌어온 유일한 에너지였다. 미스 해비샴은 이 세상 모든 남자들을 향해 복수를 꿈꿨다. 그리고 그녀의 양녀 에스텔라는 이 복수극의 주인공이었다. 에스텔라는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소녀였다. 그러나 미스 해비샴은 그녀의 가슴에서 뜨거운 사랑을 꺼내 차가운 심장과 바꿔치기 했다. 핍은 에스텔라를 보는 순간 평생 그녀를 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직감을 하지만 에스텔라에겐 사랑이 없었다. 그녀의 눈은 오만했고 하층민으로 자란 소년의 태생을 노골적으로 무시했다. 핍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세상의 부조리를 경험한다. 그는 자신의 집과 대장간, 안개에 싸인 고향 마을과 마을 사람들, 심지어 언제나 자신의 친구가 되어 줬던 매형 조 가저리마저 싫어졌다. 핍은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자신의 태생을 저주하고 원망했다.
400쪽이 넘는 양장본 2권으로 이뤄진 소설 '위대한 유산'은 바로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신사 수업을 위해 런던으로 건너간 핍은 그곳에서 상류 계급과 어울리면서 자신의 출신과 처지를 완전히 잊고 지낸다. 그는 어린 시절 유일한 친구가 되어줬던 매형 조가 자신의 런던 집을 찾아오는 것을 달가워 하지 않았다. 핍은 식탁 위에서 보여준 조의 매너가 창피했고 그의 촌스러운 정장을 싫어했다. 얼마전 까지만해도 조의 도제로서 하루 종일 망치질을 했던 대장장이 소년은, 이제 배은망덕한 속물이 되어 자신의 뿌리를 부정하고 있었다. 달라진 것은 핍만이 아니었다. 핍이 막대한 유산을 물려 받았다는 소문은 순식간에 마을로 퍼졌다. 핍은 더이상 마을의 천덕꾸러기가 아니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가 지나갈 수 있도록 알아서 길을 비켜 주었고 핍에게 어울리지 않는 존칭을 썼다. 심지어 핍의 어린 시절을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해쳐 놓곤 하던 펌블추크 마저 완전히 태도를 바꿔 자신이 핍의 절친한 친구이자 그의 성공을 위해 아낌없는 희생을 보여준 위대한 후원자로서 행세하기 시작했다. 핍은, 고향이 싫어졌다. <출처: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minju8230&logNo=10106439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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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항상 어렵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늘 편식을 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고 올초에 독한 마음먹고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읽었다. 그러나 어찌나 어려웠던지 중간에 몇번 책을 내려놓고 싶었다. 그렇게 힘들게 힘들게 다 읽고나니 인내에 보답하듯 일명 글맛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어려운 책을 완독하고 예방접종을 맞아서인지 <위대한유산>은 한편의 영화와도 같은 아름답고 재미있는 교훈이 넘치고 따뜻한 스토리였다.
자기계발서에서 발견하지 못한 고전의 재미는 드러내놓고 주제를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19세기에 살았던 찰스디킨스의 질문은...
'진정한 신사란 누구인가?' 라는 질문을 통하여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무엇인가?
책이 좋은 것은 값싼 가격으로 지혜자의 경험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하여서 핍이라는 한 인생을 값싼 가격으로 볼 수 있다.우리가 잘난 척하지만 결국 우리도 다른사람과 다르지 않음을 볼 때, 애써 자신이 가장 소중한 가치를 찾아 헤메지만 우리들의 오랜 선배들도 21세기의 우리와 같이 똑같이 고민했고, 경험했고, 해답을 우리에게 고전을 통해서 전해주었다. 그러나 우리는 늘 최신의, 새로운 스토리의 베스트셀러만을 찾고, 선배들의 고전을 먼지에 쌓이게 하고 애써 무시하는지도 모른다. 디킨스는 핍이라는 인생을 통해서 삶에서 가장 위대한 것이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핍은 에스텔라를 만나고 나서 자신의 신분에 불만을 품고, 정체불명의 은인으로 부터 위대한 유산을 받고 상류사회로 부터 신사교육을 받게 된다. 21세기의 자본주의에 의하면 위대한 유산을 받은 핍은 이제 행복해야만 한다. 그러나 로또복권에 당첨된 사람 대부분이 오히려 불행해지듯 핍은 결코 행복해지지 않는다. 자신을 경멸한 사람들이 자신이 부자가 되자 태도가 달라진다. 그를 키워준 대장장이 조를 부끄러워하는 속물로 변하게 된다. 자신이 그토록 높게 보았던 연인 에스텔라도 알고보니 자신보다 못한 미천한 신분이다. 역시 보이는 것은 허상이다.
그의 물질적 위대한 유산은 포기하고 그가 그토록 부끄워했던 조에게로 돌아가고 겉으로 보이기에는 허름하고 미천하지만 한결같은 고귀한 인격을 가진 대장장이 조가 진정한 신사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핍은 몰락하면서 보이는 위대한 유산은 잃었지만 보이지 않는 위대한 유산은 회복한 것 같다. 그 위대한 유산은 바로 한결같은 사랑이다. |